[새로운 황금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가 공룡과 파충류들, 거대한 조류와 포유류들을 모두 제치고 지구의 실질적인 지배자의 위치를 점유할 수 있게 된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바로 그러한 자연의 원리들을 거꾸로 거스른 것이기도 합니다. , 약육강식의 냉혹한 자연 법칙에 의한다면 몸집도 작고 강한 뿔이나 이빨, 강력한 힘, 두꺼운 피부, 날렵한 다리, 날개 같은 물리적인 능력을 어느 것 하나 보유하지 못한 인간이 그 모든 것을 갖춘 다른 동물들을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러한 자연 법칙과 정면으로 맞서는 불과 도구라는 인간 만의 장점으로 수 십 억년 동안 지구를 지배해 온 자연의 법칙들을 깨부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은 따지고 보면 엄청난 기적이자 이변인 것입니다. 공룡과 거대 포유류들이 페어 파이팅을 할 리도 없고, 그러한 결과를 얻기 까지는 인간이라는 한 종의 존재 전체를 건 잔혹한 투쟁을 수 억년 동안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불과 도구로 자연과 다른 동물들을 지배한 인간은 자연의 일반적인 법칙과는 전혀 다른 인간만의 법칙으로 자연에 맞서 대항하고 정복해 왔습니다. 자동차나 기차, 선박, 비행기, 우주선, 무기 등은 모두 인간이 도구를 이용해 자연의 일반 법칙에 맞춰 그것을 극복하고 자연을 정복해 나간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19세기 기계 기술 시대와 20세기 고도 생산 사회를 거치면서 극대화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고도 기계화 기술이 한계에 부닥치게 되는데, 그런 벽들은 단순히 물량을 늘리고 파워를 증가시키는 기계적인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종류의 한계였습니다. 그리고 그 단계를 지나면서 인간의 생산 활동의 중심은 사이버 세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근대적인 기계화 기술과 공장굴뚝 문명이 1970년대에 정점에 도달했을 때 부닥친 기술 성장의 한계선상은 기존의 힘과 기술로 자연을 정복하던 개념으로는 넘을 수 없는 명백한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엔진의 출력을 높이고 기계를 정밀하게 다듬는 데에서 해결되는 종류의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힌트를 준 것은 바로 기계 물질 문명을 대체하는 새로운 산업의 중심인 컴퓨터였습니다. 대부분 잘 아는 컴퓨터의 구조는 바로 인간의 두뇌의 구조와 작용을 본 딴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새로운 IT 시대의 기술들은 기존의 자연에 맞서고 정복해 온 인간 기술의 큰 흐름과는 정반대로 자연의 법칙과 흐름에 주목하여 자연의 원리로부터 기술 발전의 모티브와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미래학자인 제이 하먼는 바로 이러한 흐름을 생체 모방 혁명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인간이 자연계의 동식물이나 무기물의 발전과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모방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기술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생각하보면 자연계의 동식물들은 물론 유기물과 무기물까지도 수 십억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 최적화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그것을 각자의 행동과 사고, 생존 법칙 속에 구현해 내었습니다. 그러니 동식물이나 유지물, 무기물들이 터득한 그 극대화된 효율성을 발견하고 응용하면 수 십억년의 노력과 적응 과정을 통해 체득한 결과물들을 고스란히 얻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이 하먼은 바로 이러한 생체혁명이 바로 산업화의 물결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말하며, 자연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러한 원리와 그것을 응용한 신기술들을 차례로 설명해 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이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기술과 비즈니스 계의 지각 변동을 예견합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러한 생체 모방 혁명의 신기술을 IT에 이은 새로운 산업의 신기술이자 물결로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의 재편과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들에 할애합니다.

 

저자가 이러한 생체 모방 혁명을 주창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자연과 함께 성장했으며, 해양야생국에서 12년 동안 동식물학자로 일하며 동식물연구가이자 생태학자로 쌓은 경험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과 통찰을 토대로 에너지 연구 그룹 ERG를 설립해 오스트레일리아 최대의 기술 전문 회사로 성장시켰고, 생체 모방 기술로 수많은 특허를 획득한 팍스 사이언티피와 팍스 워터 테크놀러지사를 통해 냉장고, 터빈, 보트, , 믹서 등 다양한 신기술 적용 제품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이 책은 생체모방 혁명이라는 환경공학과 생물학, 유전공학을 물리학과 정밀 기계 공학에 결합시킨 현대의 주목할 만한 흐름을 잘 설명해주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3부에서 본문에 아무런 언급도 없고 내용상으로도 타당하지 않은 창조 경제라는 단어를 억지로 삽입시켰는데, 도무지 설득력도 없으며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주어도 판매를 노린 얄팍한 눈속임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하나의 작지만 치명적인 제목 붙이기가 이 책 전체에 대한 신뢰성에 결정적인 흠을 남기는 것은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코머핀 2013-10-22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