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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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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에 앞서 책 날개에 적혀있는 저자의 사진과 프로필을 먼저 보았습니다. 우선 얼굴이 낯이 익었는데 알고보니 김연아 선수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그 교수더군요. 그런데 학력이나 현재 직위보다도 먼저 심리학계의 아이유, 황크라테스, 황반장, 셜록 홈즈같은 심리학자...’ 같은, 차마 자화자찬이라고 말하기도 우스운 수식어가 가장 먼저 쭉 나열되어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짓게합니다. 솔직히 김연아 선수와 관련된 사건에서 저자인 황상민씨가 한 일련의 행동과 발언들은 책임감이나 인식있는 지식인이라기보다는 이슈를 만들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속물적인 지식 장사꾼의 냄새가 더 많이 풍겼는데, 저자의 최근 활동들을 보니 종편 등지에서 여전히 그런 활동들을 계속하고 있어서 우선적으로 신뢰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책의 내용은 소비심리학에 관한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소비심리 일반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소비심리학을 특정해 다루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책의 맨 앞부분에서 예를 든 한국인의 소비심리의 예부터가 의아합니다. 한국인의 하루를 요약해 묘사하면서 이선균이 선택한 과학적인 침대에서 일어나 김태희처럼 디오스 냉장고의 문을 열고, 송중기가 마시는 서울우유를 꺼내들고, 뚜레쥬루 빵을 원빈의 미소와 함께 먹는다...’라고 서술하면서, 유명인들이 선전하는 제품에 대한 동경이 소비의 원천이라고 말합니다. 글쎄요? 과연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가 아닌 단순한 연애인이나 배우가 특정 제품을 선전한다고, 그것을 사야 뭔가 있어보이고, 그럴 듯 한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설마 그것이 전부일까 싶어서 쭉 읽어보았지만, 놀랍게도 그것이 유명인이나 브랜드자체만이 그 소비와 유행의 근거로 제시될 뿐, 왜 그것이 소비의 원천이 되는 가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유명인이 선전하고, 명품 브랜드니까라는 동어반복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간 이론이나 설득력있는 통찰을 전혀 제시하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소비라는 행동의 매커니즘을 너무나도 단순하고 속물스러운 형태로 단순화시키고 그것을 시종일관 근거로 제시하는데 그칠 뿐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볼만한 11장의 소비심리학의 학문적인 설명 이후의 내용들은 한결같이 기존의 여러 해외 마케팅 서적들에서 발췌한 너무나도 일면적이고 단순화된 예들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이론에 끼워맞추려고 합니다. ‘이러이러한 원인으로 소비를 하는 것이다가 아니라 명품이니까 사는 것이다라고 단순한 말만 반복하는 것이고, 예도 결과론적인 것들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뿐입니다.

 

2부 격인 사례 연구를 통한 분석도 역시나 자의적이고 협의적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세는 돈이라고 전제하고는 돈의 있고없고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를 단순하게 나누고, 그 기준에 근거해 논지를 펼쳐 나갑니다.

 

일반인들의 소비심리가 유명인이나 돈가진 사람들의 패턴에 종속된다는 한 마디로 단정내릴 만큼 단순화한 분류와 논리 전개 방식은 솔직히 놀랄만큼 구시대적이고 전근대적입니다. 사회가 다분화되고 권력이 다극화되고 개인의 개성이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 20세기 중반 대중 문화가 막 팽창하던 시절의 논리와 현상 분석으로 일관하고 있는 저자의 분석틀을 보면, 근본적으로 사회와 사람, 그리고 문화에 대한 진지한 공부와 고찰이 더 필요하지 않나하는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원인이나 과정이 아닌 나타난 결과에서 거꾸로 유추해서 도출해 낸 이론들은 돈 많은 부류와 유명인에 대한 대중의 추종 심리또는 유명 브랜드에 대한 근거없는 환상에 다름아님에도 저자는 시종일관 사회와 사회 현상들을 바라보는 자신의 좁은 시각만을 그럴듯한 자료들을 내세우며 반복해서 말할 뿐입니다.

 

가장 단적인 예는 책의 제목에서 들 수 있습니다. 책의 제목은 <대통령과 루이비통>이지만, 이 책 속에 대통령에 관계되는 이야기는 고작 3쪽에 불과할 뿐입니다. 대선 시기를 겨냥해서 정치적인 제목을 붙인 것일 뿐이죠. 이처럼 진실과는 거리가 멀고, 상업적인 저의를 가지고 단 제목 하나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내용은 진실이거나 타당한 주장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게 편협하고 고루합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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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철 2012-10-2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신간평가단인데, 오늘 같은 책을 보고 글을 올리고 나서 올리신 제목이 눈에 띄어 잠시 댓글을 달아봅니다. 우선 황상민 교수님은 현재 한국의 심리학 분야에 꽤 유명인사이십니다. 그 분이 하시는 일이 평가절하되어서는 안될거라 봅니다. 오히려 교수님을 탓하기 보다는 한국의 심리학 분야가 현재 그 정도 수준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심리학이라기보다는 마케팅 관점에서 보셔야 합니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소비자 심리분야는 대부분 경영쪽에서 마케팅학과목의 일환으로 배우지, 심리학에서는 배우지 않습니다. 심리학적인 접근을 한다면 정말 인간을 속물로 보는 상황이라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물건을 팔아먹으려는 마케팅 관점에서는 비인간적일수밖에 없죠. 어쨌든 이 책에서 황 교수님이 주장하는 것은 물건을 팔아먹을 때 기존 마케팅 관점으로 물건만 보지 말고 사람도 좀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이 책 보면서 실망한 부분은 사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 책에 나온 질적연구 방법론들이나 군집분류 등도 기본이거든요. 뭐 이런걸 가지고 책을 냈는가 할 정도랍니다.

해진 2012-10-2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저는 기본적으로 마케팅에 심리학이 도입될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대 마케팅은 행동경제학적인 접근이 대세이고
행동경제학을 주창한 심리학자인 데니얼 카너먼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니까요.
게임이론이나 행동전략도 모두 심리학적인 전제가 바탕에 깔려있죠.

문제는 현대 마케팅에서 심리학적인 접근이 이미 대세화된 지금에 와서
기껏 나온 신작이 고작 담고있는 내용이
경제학에, 마케팅에 심리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뻔한 당위성 정도이고,

그 내용 전개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편협되게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 책에 실망감을 느낀 이유입니다.

도대체 다양화되고 개체화된 현대인들이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이나 명품의 허울에
맹목적으로 빠져 소비한다는 대전제 자체가
저자의 앝은 안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더군요.

2012-10-2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