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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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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 게 없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오일쇼크의 재림인가?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식량쇼크’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경고한다. 식량쇼크는 오일쇼크를 능가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생존기반을 무너뜨릴 만큼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프랑스등 식량 자급률이 높은 국가들은 서둘러 곡물 수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개도국의 소비와 인구증가는 식량문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 G20, 다보스 포럼등 세계 국제회의나 기구들은 식량위기를 최대 주요논제로 다룰 예정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만큼 성숙했다고? 시장의 원리에 인류의 미래를 맡긴다고? 경제학은 원리부터 다시 써야할 판이다.

잠잠했던 물가가 갑자기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살인적인 물가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주었다. 물가를 잡지 못한 국가나 도시는 심각한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물가는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인간의 모든 상황이 가격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인간은 가격의 지배권 하에서 가격의 통제를 받고 가격에 의한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적으로 가격은 인간의 우위에 있다. 우린 물가를 이해하기 전에 가격정책이 실패했을 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가격은 인간을 위한 대체수단에 불과했지만 다른 많은 기재들처럼 인간사회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원래부터 가격이 가치를 산출했던 것은 아니다. 그리스시대 이래 수백 년 동안 가격에 대한 가치 분석은 도덕에 대한 연구를 출발점으로 시작했다. 당시 가격은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교회의 출현과 원죄개념은 가격의 유동성을 더욱 확장시켜 놓았다. 사물은 물론 인간의 죄에도 가격을 매기는 면죄부를 시판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노동의 가치로 환산이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마르크스는 가격에 대한 노동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가격혁명을 일으킨다. 하지만 19세기 경제학자들은 그들이 생각해왔던 것과는 달리 사물은 절대적이거나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대적 가격과 상대적 가치의 주관적인 성질이 새롭게 증명되는 순간이다. 이후 가격은 빠르게 세상을 점령해나가며 스스로 지위를 획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격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인간은 스스로에게 가격을 매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911사태 후 희생자보상기금을 통한 희생자의 가격은 우리가 생각과는 다른 가격의 이중성을 알 수 있다. 희생자 가족은 경제적 손실과 비경제적 손실에 따라 보상금액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적 손실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짓느냐는 부분에서 극렬한 논쟁을 벌였고 결국 부유한 몇몇은 소송을 통해 더욱 많은 보상금을 가져갔다고 한다. 인간의 연령, 임금, 사회적 지위, 가족의 수를 일률적으로 보상금액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보상금액을 넘을 수 없다는 논지는 인간의 가격이 정해져있다는 사실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의 가격’은 우리의 삶이 가격에 의해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물이나 노동의 가격만이 물가의 지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린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격으로 정해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더불어 여성의 가격(가치)는 빠르게 증가한다. 문화의 발달은 콘텐츠의 확보를 증가시켜 새로운 가격을 창출시킨다. 또한 당신이 믿는 신앙에 대한 가격은 얼마인가? 행복은 돈과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부유한 사람일수록 행복하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많다. 가격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모든 을 통제한다. 가치가 높을수록, 수요가 많을수록, 희소성이 강할수록 가격은 강한 통제력을 발휘한다.

나의 가치는 얼마일까? 지금가지 살아온 경력과 미래의 잠재력을 통해 예상되는 가격을 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이 가격정책을 실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도 가격정책을 실패한다면 참담한 시기를 보내야할 것이다. 세상은 평평해졌다고 자랑하지만 인간은 너무 쉽게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가치 대체재를 우상화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린 가격의 통제 하에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며 살아간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 자신의 가격을 더욱 높일 수단을 강구한다. 결국 가격은 원시족을 이끌었던 황금동상과 같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자본주의가 득세할수록 가격은 더욱 더욱 우리의 삶을 옥죌 것이다.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가격의 모든 것, 에두아르도 포터의 The Price of Everything 을 적극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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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테이너블 엑설런스 - 미래를 선점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코드
아론 크래머.재커리 캐러벨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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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살펴보자. 옷장엔 철지난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있다. 그 옆을 채우고 있는 건 언젠가는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던 물건을 넣어두었던 박스들이다. 박스엔 추억보단 자욱한 먼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니 필요한 일이 있더라도 철지난 옷과 먼지 수북한 박스를 열어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세련되고 멋진 옷과 공구 혹은 제품들을 얼마든지 살 수 있지 않은가? ‘소비’에 관한한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부에선 오히려 소비가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지 않는가?

생산과 소비에 관한한 중국은 할 말이 많은 국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가공할만한 성장을 이루는 동안 배출했던 환경오염물질의 기준을 새롭게 자국에게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껏 이용해놓고 이제 와서 당신은 안 된다 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을뿐더러 감정을 자극하는 것밖엔 안 된다. 이들의 염려(?)와는 달리 중국은 처음부터 환경오염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양쯔, 황허등 대륙을 관통하는 젖줄을 폐수로 오염시키면서까지 경제성장에 모든 것을 걸었다. 또한 가공할만한 생산기지가 되어 세계의 원자재를 싹쓸이하고 있다. 이미 세계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국의 농촌, 폐기물 때문에 질병이 창궐하는 도시주변, 이제 부패한 관료들조차 이대로 가서는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에게 성장은 삶의 지표와도 같다. 하지만 단기적인 성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환경오염이 결국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포함되어있다. 성장이 과연 모든 것을 해결해줄 만능의 열쇠일까? ‘서스테이너블 액셀런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탁월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는 기업들이 생각하는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1987년 노르웨이 수상을 지냈던 하람 브룬트란트는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재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 이라 정의를 내렸다.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 말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기업들의 경영방식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무슨 말이든 그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면 ‘자유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내세우고 불리한 상황이 되면 언제 그랬나는 듯이 공적자금에 사활을 건다. 한마디로 경쟁보다는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글로벌 기업들이 에코매지네이션 운동으로 턴을 하고 있겠는가? 그들은 보다 근접한 거리에서 소비자를 상대하길 원한다. 리더십에 대한 재발견, 경영 방식의 재고찰, 무엇보다 기업을 이끌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각 되고 있다. 서스테이너블 엑셀런스는 최근에 첨예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동반성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어떤 상황이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결정지을 수 없듯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거절한다면 홀로 살아가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세계는 빠르게 하나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있다. 이제 누구도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려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둘러싼 애플과 삼성간의 글로벌 다툼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구글이 어떻게 특허권을 알지 못하고 삼성에 판매를 했을까? 결국 문제는 애플의 위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단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첨예한 경쟁과 까다로운 법적인 절차만이 남겨질 뿐이다. 지속적인 탁월함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기 보다는 생존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탁월함을 보여주는가? 하루아침에 수조원대의 기업들이 몰락하는 현실에 기업의 성장 코드는 무엇보다 중요한 생존조건이 될 것이다. 2020년을 선도할 한국 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일까? 그들은 과연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지니고 있을까? 서스테이너블 엑셀런스를 통해 그 해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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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메디치가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책입니다. 부와 권력을 손안에 쥔 유럽 최고의 가문, 그들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었을까요?  

중세시대의 화려한 귀족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귀족들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공부법’에 대한 해석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주를 이루더니 최근엔 토론을 중심으로 한 학습이 고개를 들고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그리 많은 학생 수는 아닌 것 같은데 왜 어렸을 적부터 대화나 토론 학습을 병행하지 않는지 교육의 현실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머리를 지끈거리게 합니다. 변화하지 않는 하버드만의 교육방법, 지표로 삼아도 좋을만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믿지말고 의심하라! 그리고 검증하라! 

당신의 투자 상식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 고전처럼 들리는 이유는 우리들의 투자습관이 맹목적이지 않나를 반성케합니다. 캔 피셔의 투자의 재구성도 무척 기대되는 책입니다. 

 

 

  

 

 

과연 자본주의의 종말은 오는가? 

사회주의의 붕괴, 하지만 자본주의의 불완전성이 더욱 어두운 그늘을 만들고 있습니다. 꽤 오래전 출간된 책으로 알고 있는데 새롭게 조명되는 것을 보면 휴버먼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의 구조와 이념의 탄생, 과연 자본은 어떻게 자가증식을 멈출것인가? 새로운 사회적 대안을 만알 수 있는 가치있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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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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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정처 없이 길을 걸어가고 누군가는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걸어간다. 간혹 정신을 차리라는 목소리를 듣기도하지만 불필요한 소리라 판단해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믿을 수 없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기에 대중적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고 내일보다는 눈앞의 불편함에 필요이상의 신경을 쓴다. 당연히 우리들이 요구하는 경영, 경제학의 가치는 불편함에 대한 감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편익을 볼 수 있는 구조, 우린 어느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편익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도 미래의 불안과 두려움에 동정의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일순간 비용으로 전락한다면, 아니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경제학은 행복을 추구하기위한 학문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을 행복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낸다. 통계, 수치, 데이터, 경제학을 이끄는 변수들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만치 외부의 침입을 불허한다. 이러한 명분은 정치적으로 충분히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에 비해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의문이다. 왜 우린 100년 전의 경제학적 고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는 필요이상의 뻔뻔함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빠르게 진화되어가는 국제정세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시험해볼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는 변화의 크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블랙 스완’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역작이다. 일견 우리의 상식을 파괴하는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마치 하얀 백조사이에 검은 백조를 발견했다면 말이다. 나심은 반복되는 경제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어리석음에 더 이상 희망을 걸지 말라고 충고한다. 모든 것은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진행된다. 그나마 자산을 보존하고 생존을 연명하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통찰력을 부여해야한다. 우린 나심이 말하는 칠면조가 아니기에 충분히 고려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누구도 스스로에게 ‘이럴 것이다’ 란 예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나심은 대표적인 비관론자이자 독설가다. 그렇다고 세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필요 없는 가설과 엉뚱한 방향설정으로 마치 신이 된 듯한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에게 불편함을 토로한다. 실제적으로 그의 강의는 우리들이 알던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통계나 모델보다는 경험치를,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조언보다는 ‘하지 말라’ 는 부정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 충고한다. 또한 경쟁구조에서 이기려고하기보다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며 역시 과도한 낙관을 유심히 살펴보라는 충고도 곁들인다. 실제로 그가 추천하는 투자방법은 10%는 옵션에 90%는 국채라는 다소 특이한 방법이다. 아무리 기대치가 커도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불필요한 예측을 대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익률에 대한 거부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나심은 규모의 경제를 비판한다. 즉 큰 것은 추하고 허약하다는 이론이다. 그는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리는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보면서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언제까지 국민의 기대치를 만족할지 의문이 든다고 한다. 규모는 부의 독식과 모럴해저드라는 필요치 않는 거부감을 안고 있다. 그의 이론을 읽다보면 마치 고대의 제사장이 예언을 하는듯한 인상을 받는다. 특히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귀를 기울이고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변수에 대항하지 말라는 부분은 수치를 다루는 통계학자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블랙 스완’은 그가 선택한 경고의 목소리다. 우린 참으로 겸손할 필요가 있다. 있는 것에 만족하고 충분한 교감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과연 세상에 이를 수용할 국가나 개인이 존재할까? 사회적 합의는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 언뜻 스쳐간다. 블랙 스완은 경이로움이 아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우리들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최소한의 생존의 법칙에 대한 나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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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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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들의 자살은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다. 그들은 사회가 원하는 모델이었고 추종하는 자들의 로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한명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공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삶의 모든 부분이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중으로 인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자신을 선택할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한다. 도시를 배회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린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인생을 가꾸고 있는가? 인기인들 못지않게 우리 모두는 자신을 갈망하고 있다. 보이는 모습이 전부일리 없다. 우린 스스로에게 커다란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절벽위에 선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불쾌한 상상이다. 하지만 일상은 나를 절벽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중성은 현재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두운 곳을 좋아해 세상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어느 순간, 자신이 알던 모든 것들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당신의 사용하던 물건, 당신이 만나는 사람, 당신이 매일 사랑을 속삭이던 가족들에게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차가움이 느껴진다면, 당신은 지금 어느 세계에 있는 것인가? 당신은 ‘나’ 인가 아니면 다른 객체인가?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는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내 몸은 거대한 물줄기에 휩쓸려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거대한 파도 속으로 돌진한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나는 나를 다시 만나야 할지도 모른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제3기 문학’을 출발하는 최인호 작가님의 새로운 장편소설이다. 30년 동안의 주제가 타인을 위한 역사와 종교였다면 이번 작품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결국은 나마저 사라져버리는 본지풍광과 본래면목을 이해할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이라 자평한다. 그는 현재 암투병중이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허락된 시간을 통해 그가 바라본 세상은 나를 잃어가는 도시의 군상과 마치 미로처럼 얽힌 세상을 빠져나오려는 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는 대중들에게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암시하고 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존재하지 않는 나를 찾아나서는 K의 혼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예전과 다름없는 토요일 아침, 요란한 자명종이 울린다. K는 분명 달콤한 늦잠을 자기위해 토요일엔 자명종이 울리지 않게 해놓았다. 자명종은 결국 그를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든다. 욕실에 들어선 K는 알몸뚱이를 한 낯선 남자를 만나게 된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K,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보고 낯선 감정을 느낀다. 이상하다. 모든 것이 바뀐 것 같다. 그가 사용하던 스킨도 사라졌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그는 어젯밤 일을 기억해낸다. 의사 친구와의 만남, 끊임없는 친구의 불평, 그리고 어두운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그리곤 기억이 없다. 핸드폰과 함께 어젯밤의 1시간 30분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K는 처제의 결혼식에 도착하면서 더욱 혼란에 빠진다. 돌아가셨다던 장인이 버젓이 살아있고 모든 이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우여곡절 끝에 핸드폰을 주은 사람과 연락이 닿아 그를 만났지만 뭔가 꺼림칙하다. 핸드폰을 주은 곳이 영화관이란다. 어젯밤 술집을 기억하는 그는 그 짧은 시간에 영화를 보러 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왕복거리만으로도 2시간이 족히 걸릴 것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타임머신 속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인가? K가 찾은 곳은 어젯밤 술집이었다. 그 곳은 성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호스트바였다. 분명 이곳이 맞는데, 그는 아무런 기억을 할 수가 없다.

K는 의사 친구의 권유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누나를 만나기로 한다. 잠시 정신적 혼란이 있었을 것이란 위안을 주면서. 하지만 K는 익숙지 않았던 누나와의 포옹과 사는 모습을 보며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누나에게 욕정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K는 분명 다른 K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작가는 원리 원칙적이고 매사에 빈틈이 없는 K를 등장시켜 일상이 어떻게 허물어지는지를 보여준다. K는 주변의 작은 물건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가족에게 이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건은 K를 중심으로만 이루어진다. 어느 것 하나 변한 것 없는데 K의 선택만이 변하는 것이다. K는 자신에게 닥친 극도의 혼란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만나는 사람은 K다. 바로 자신이다. 문득, 어딘가에 자신의 가면을 쓴 자신이 있을 거란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의 진짜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또한 진짜일까? 그렇다면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무엇일까? 일순간 세상이 케오스에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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