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테이너블 엑설런스 - 미래를 선점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코드
아론 크래머.재커리 캐러벨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집 안을 살펴보자. 옷장엔 철지난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있다. 그 옆을 채우고 있는 건 언젠가는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던 물건을 넣어두었던 박스들이다. 박스엔 추억보단 자욱한 먼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니 필요한 일이 있더라도 철지난 옷과 먼지 수북한 박스를 열어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세련되고 멋진 옷과 공구 혹은 제품들을 얼마든지 살 수 있지 않은가? ‘소비’에 관한한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부에선 오히려 소비가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지 않는가?

생산과 소비에 관한한 중국은 할 말이 많은 국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가공할만한 성장을 이루는 동안 배출했던 환경오염물질의 기준을 새롭게 자국에게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껏 이용해놓고 이제 와서 당신은 안 된다 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을뿐더러 감정을 자극하는 것밖엔 안 된다. 이들의 염려(?)와는 달리 중국은 처음부터 환경오염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양쯔, 황허등 대륙을 관통하는 젖줄을 폐수로 오염시키면서까지 경제성장에 모든 것을 걸었다. 또한 가공할만한 생산기지가 되어 세계의 원자재를 싹쓸이하고 있다. 이미 세계의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국의 농촌, 폐기물 때문에 질병이 창궐하는 도시주변, 이제 부패한 관료들조차 이대로 가서는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에게 성장은 삶의 지표와도 같다. 하지만 단기적인 성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환경오염이 결국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포함되어있다. 성장이 과연 모든 것을 해결해줄 만능의 열쇠일까? ‘서스테이너블 액셀런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탁월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는 기업들이 생각하는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1987년 노르웨이 수상을 지냈던 하람 브룬트란트는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재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 이라 정의를 내렸다.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 말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기업들의 경영방식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무슨 말이든 그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면 ‘자유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내세우고 불리한 상황이 되면 언제 그랬나는 듯이 공적자금에 사활을 건다. 한마디로 경쟁보다는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글로벌 기업들이 에코매지네이션 운동으로 턴을 하고 있겠는가? 그들은 보다 근접한 거리에서 소비자를 상대하길 원한다. 리더십에 대한 재발견, 경영 방식의 재고찰, 무엇보다 기업을 이끌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각 되고 있다. 서스테이너블 엑셀런스는 최근에 첨예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동반성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어떤 상황이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결정지을 수 없듯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거절한다면 홀로 살아가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세계는 빠르게 하나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있다. 이제 누구도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려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둘러싼 애플과 삼성간의 글로벌 다툼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구글이 어떻게 특허권을 알지 못하고 삼성에 판매를 했을까? 결국 문제는 애플의 위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단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첨예한 경쟁과 까다로운 법적인 절차만이 남겨질 뿐이다. 지속적인 탁월함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기 보다는 생존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탁월함을 보여주는가? 하루아침에 수조원대의 기업들이 몰락하는 현실에 기업의 성장 코드는 무엇보다 중요한 생존조건이 될 것이다. 2020년을 선도할 한국 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일까? 그들은 과연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지니고 있을까? 서스테이너블 엑셀런스를 통해 그 해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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