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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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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른 게 없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오일쇼크의 재림인가?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식량쇼크’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경고한다. 식량쇼크는 오일쇼크를 능가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생존기반을 무너뜨릴 만큼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프랑스등 식량 자급률이 높은 국가들은 서둘러 곡물 수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개도국의 소비와 인구증가는 식량문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 G20, 다보스 포럼등 세계 국제회의나 기구들은 식량위기를 최대 주요논제로 다룰 예정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만큼 성숙했다고? 시장의 원리에 인류의 미래를 맡긴다고? 경제학은 원리부터 다시 써야할 판이다.

잠잠했던 물가가 갑자기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살인적인 물가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주었다. 물가를 잡지 못한 국가나 도시는 심각한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물가는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인간의 모든 상황이 가격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인간은 가격의 지배권 하에서 가격의 통제를 받고 가격에 의한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적으로 가격은 인간의 우위에 있다. 우린 물가를 이해하기 전에 가격정책이 실패했을 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가격은 인간을 위한 대체수단에 불과했지만 다른 많은 기재들처럼 인간사회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원래부터 가격이 가치를 산출했던 것은 아니다. 그리스시대 이래 수백 년 동안 가격에 대한 가치 분석은 도덕에 대한 연구를 출발점으로 시작했다. 당시 가격은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교회의 출현과 원죄개념은 가격의 유동성을 더욱 확장시켜 놓았다. 사물은 물론 인간의 죄에도 가격을 매기는 면죄부를 시판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노동의 가치로 환산이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마르크스는 가격에 대한 노동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가격혁명을 일으킨다. 하지만 19세기 경제학자들은 그들이 생각해왔던 것과는 달리 사물은 절대적이거나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대적 가격과 상대적 가치의 주관적인 성질이 새롭게 증명되는 순간이다. 이후 가격은 빠르게 세상을 점령해나가며 스스로 지위를 획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격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인간은 스스로에게 가격을 매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911사태 후 희생자보상기금을 통한 희생자의 가격은 우리가 생각과는 다른 가격의 이중성을 알 수 있다. 희생자 가족은 경제적 손실과 비경제적 손실에 따라 보상금액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적 손실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짓느냐는 부분에서 극렬한 논쟁을 벌였고 결국 부유한 몇몇은 소송을 통해 더욱 많은 보상금을 가져갔다고 한다. 인간의 연령, 임금, 사회적 지위, 가족의 수를 일률적으로 보상금액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보상금액을 넘을 수 없다는 논지는 인간의 가격이 정해져있다는 사실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의 가격’은 우리의 삶이 가격에 의해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물이나 노동의 가격만이 물가의 지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린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격으로 정해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더불어 여성의 가격(가치)는 빠르게 증가한다. 문화의 발달은 콘텐츠의 확보를 증가시켜 새로운 가격을 창출시킨다. 또한 당신이 믿는 신앙에 대한 가격은 얼마인가? 행복은 돈과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부유한 사람일수록 행복하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많다. 가격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모든 을 통제한다. 가치가 높을수록, 수요가 많을수록, 희소성이 강할수록 가격은 강한 통제력을 발휘한다.

나의 가치는 얼마일까? 지금가지 살아온 경력과 미래의 잠재력을 통해 예상되는 가격을 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이 가격정책을 실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도 가격정책을 실패한다면 참담한 시기를 보내야할 것이다. 세상은 평평해졌다고 자랑하지만 인간은 너무 쉽게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가치 대체재를 우상화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린 가격의 통제 하에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며 살아간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 자신의 가격을 더욱 높일 수단을 강구한다. 결국 가격은 원시족을 이끌었던 황금동상과 같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자본주의가 득세할수록 가격은 더욱 더욱 우리의 삶을 옥죌 것이다.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가격의 모든 것, 에두아르도 포터의 The Price of Everything 을 적극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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