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에 대비하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누군가는 정처 없이 길을 걸어가고 누군가는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걸어간다. 간혹 정신을 차리라는 목소리를 듣기도하지만 불필요한 소리라 판단해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믿을 수 없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기에 대중적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고 내일보다는 눈앞의 불편함에 필요이상의 신경을 쓴다. 당연히 우리들이 요구하는 경영, 경제학의 가치는 불편함에 대한 감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편익을 볼 수 있는 구조, 우린 어느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편익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도 미래의 불안과 두려움에 동정의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일순간 비용으로 전락한다면, 아니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경제학은 행복을 추구하기위한 학문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을 행복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낸다. 통계, 수치, 데이터, 경제학을 이끄는 변수들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만치 외부의 침입을 불허한다. 이러한 명분은 정치적으로 충분히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에 비해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의문이다. 왜 우린 100년 전의 경제학적 고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는 필요이상의 뻔뻔함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빠르게 진화되어가는 국제정세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시험해볼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는 변화의 크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블랙 스완’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역작이다. 일견 우리의 상식을 파괴하는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마치 하얀 백조사이에 검은 백조를 발견했다면 말이다. 나심은 반복되는 경제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어리석음에 더 이상 희망을 걸지 말라고 충고한다. 모든 것은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진행된다. 그나마 자산을 보존하고 생존을 연명하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통찰력을 부여해야한다. 우린 나심이 말하는 칠면조가 아니기에 충분히 고려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누구도 스스로에게 ‘이럴 것이다’ 란 예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나심은 대표적인 비관론자이자 독설가다. 그렇다고 세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필요 없는 가설과 엉뚱한 방향설정으로 마치 신이 된 듯한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에게 불편함을 토로한다. 실제적으로 그의 강의는 우리들이 알던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통계나 모델보다는 경험치를,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조언보다는 ‘하지 말라’ 는 부정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 충고한다. 또한 경쟁구조에서 이기려고하기보다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며 역시 과도한 낙관을 유심히 살펴보라는 충고도 곁들인다. 실제로 그가 추천하는 투자방법은 10%는 옵션에 90%는 국채라는 다소 특이한 방법이다. 아무리 기대치가 커도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불필요한 예측을 대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익률에 대한 거부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나심은 규모의 경제를 비판한다. 즉 큰 것은 추하고 허약하다는 이론이다. 그는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리는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보면서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언제까지 국민의 기대치를 만족할지 의문이 든다고 한다. 규모는 부의 독식과 모럴해저드라는 필요치 않는 거부감을 안고 있다. 그의 이론을 읽다보면 마치 고대의 제사장이 예언을 하는듯한 인상을 받는다. 특히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귀를 기울이고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변수에 대항하지 말라는 부분은 수치를 다루는 통계학자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블랙 스완’은 그가 선택한 경고의 목소리다. 우린 참으로 겸손할 필요가 있다. 있는 것에 만족하고 충분한 교감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과연 세상에 이를 수용할 국가나 개인이 존재할까? 사회적 합의는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 언뜻 스쳐간다. 블랙 스완은 경이로움이 아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우리들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최소한의 생존의 법칙에 대한 나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