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아
하즈키 카나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제목과 표지를 보고, 고교 생활에 해보고 싶은 거라?라고 생각하다보니, 이것도 꽤나 달달한 순정만화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는데, 이게 웬일!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건, 정신적인 사랑을 포함한 육체적 사랑까지였다.

 

4가지의 각기 주인공이 다른 에피소드가 나오는 데, 1편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는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연인이 되어도 아무런 변함이 없는 남자친구에게 꽤나 적극적인 여고생편. 2편 <원하는 게 너무 많아!>는 1편에 잠깐 나왔던 토라라는 꽤나 바람둥이가 첫상대였던 여자와 잘 되는 내용이다. 3편은 <긿잃은 어린양>으로 유일하게 씬이 등장하지 않는 편으로 자신을 인정해준 학교 선생님께 반하지만 맘고생을 하던 중, 선생님의 동생의 위로로 그와 잘 되는 내용이다. 4편 <사랑합시다!>는 바람둥이를 좋아하는 어두침침한 여주인공이 자해시도를 하려다 휘말린 남학생과 잘 되는 내용이다.

 

화자는 전부 여성의 시점에서 진행되지만,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모두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같이 귀엽고 애정이 가는 커플로, 읽고나면 잘 됐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4칸만화대신 각 편의 후기를 통해 자꾸만 성을 의식하는 사춘기 아이들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하는데, 확실히 1편은 그에 부합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성을 의식하기보다는 당연하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아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완전 퓨어한 순정만화로 보기에는 힘들고, 꽤나 수위도 있지만 구성자체는 순정만화의 요소는 갖춰져 있고 풋풋한 고등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앞의 부분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4편의 커플인데, 여주인공을 위해 싸운 남주인공이 병원에 같이 가 진료를 받을 때의 표정이다.

정말 표정이 너무 귀엽다.:)

 

3편의 커플인데 둘 다 강아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여자주인공은 머리스타일때문도 있지만, 어째서일까나. 귀여운 커플임은 확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운로드 애플리걸 1
모치즈키 카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받고 표지를 봤을 때 느낀 건, 꽤나 미연시스럽다는 생각이었다.

남정네들이 잔뜩 나오는 책은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여인네들만 잔뜩, 그것도 여고생들이 잔뜩 나오는 만화는 처음이었다.

처음이라는 묘한 긴장감을 동반한 채, 읽기 시작.

 

쿠로세 우루미라는 여교사 (남교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듯 한데, 아니었다.)가 새로운 고등학교에 부임하게 되는데, 학교에 도착하니 있는 것은 달랑 컴퓨터 하나였다. 책 제목 그대로 그 컴퓨터를 통해 다운로드를 하니, 애플리걸이라는 여고생이 컴퓨터를 통해 튀어나오는데 이 학교의 학생이라는 것.

제일 처음 다운로드 된 것은 반장으로, 그 뒤로 다운로드 조건을 만족 할 때마다 애플리걸들이 하나 둘 씩 다운로드 되어 교실은 조금씩 학생들로 차간다.

그리고 그러한 다운로드 과정중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고 그것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특히 애플리걸들은 사회성이 없기때문에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수업을 위주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인 쿠로세 역시 교과서가 친구이자 전부였던 외로운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는지라, 사회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애플리걸들과 같이 합숙을 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책장을 펼치자 말자 서비스 컷 등장. 표지도 꽤나 서비스하지 않았나했는데, 뒤로 갈수록 서비스컷들은 더 잔뜩 나온다.

쿠로세 선생님을 두고 펼쳐지는, 하렘물로 단지 왕도 여자이고 신하들도 여자라는 점이 색다르다.

백합 요소도 보이고, 츤데레 등의 미연시 적인 요소들이 잔뜩 포함된 것이 처음 잘못 본 것은 아니었나보다.

게다가 꽤나 개그만화적인 요소도 섞여 있는데, 단순히 개그만화만가 아니라 애플리걸들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함과 동시에 쿠로세 선생님 역시 나아가는, 성장만화의 요소도 포함하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감동적인 요소도 꽤나 있다는 것.

그러나 1권에서는 감동에는 포인트를 맞추고 있지 않고, 시선을 끌기 위한 서비스컷과 개그 요소가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 그래서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앞으로 감동에 점점 더 포인트를 맞추기 시작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개그만화의 성격도 잘 살리면서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잘 섞어, 두 요소의 밸런스를 잘 맞춰간다면 꽤나 재밌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교장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왔는데, 뒷모습을 봐선 성별을 분간하기 힘들긴 하지만,

만약 유일하게 남자가 등장한다면 교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게임 1
미야자키 슈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야기의 배경은 카노시에 위치한 카노학원이다.

카노학원은 두뇌가 명석한 부회장인 타카라를 필두로 학생회 임원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카노학원에 숨어든 창조주인 신을 찾아 지구 규모의 '숨바꼭질'을 하게 되는 것이 주 핵심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타카라는 토지신인 카노의 저주에 의해 카노 학원의 학생들의 가슴팍에 소원의 꽃이 피면 그것을 꺽어야 한다.

거기다 학생회 관련 임무들도 해내야 하는 타카라는 그야말로 몸이 몇개라도 부족할 지경.

그뿐만 아니라, 세번째 창조주신의 후보로 같은 학생회 임원이자 친한 친구인 카즈야와의 사이까지 틀어진다.

그리고 1권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증만 남겨놓고 끝이 난다.

 

전형전인 학원물이지만 이번에는 중심이 되는 인물이 부회장이라는 점이 조금 독특하다.

주변사람을 구하고 싶다에서 세계를 구하고 지구를 구한다라는 이야기로 발전하는 만화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본 만화는 그런 과정은 전부 각설하고 바로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임무를 던져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아무리 만화이고 사건의 발단이야 어떻든 작가 마음이라지만, 첫 부분부터 이렇게 개연성없이 갑자기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작품에 대한 몰입도도 떨어지고 뜬금없다고 느껴져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소원의 꽃을 꺾는 것과 창조주인 신을 찾는 것은 서로 관련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렇게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단서와 해야할 일들만 잔뜩 늘어놓아 정신이 산만하다는 느낌도 준다. 한 달이라는 기한이 1권에서 거의 일주일을 남기고 지나가는데 주요 사건인 창조주를 찾는 것이 먼저인지 100송이의 소원의 꽃을 꺽는 것이 먼저인지 도통 구분이 안 가는 것이, 뭐가 먼저인지 명확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 등장하는 학원물이라는 점을 빼면 다른 학원물과 같이 학원 행사도 하고 임원들간의 로맨스도,대립구조 등의 구성은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옴니버스 식으로 이야기가 나아가는데, 진행이 무척이나 빨라서 그만큼 흡인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1권으로 단정짓기엔 아직 부족한 느낌이며, 1권에서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한 복선을 많이 깔아놓은 듯하다. 다음권에 나올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하나 앞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창조주를 찾는 신의 게임을 같이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카노신과 타카라의 첫만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토랑 2010-12-2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것도 찜해야겠군요.. 재미나게 보이네요

2011-01-18 13:40   좋아요 0 | URL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이야기였습니다. 하하:)
 
리오우 - 개정판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카무라 가오루의 작품 <리오우>의 화자는 일본인 대학생 요시다 가즈아키이다. 그가 여섯 살 때 어머니는 자오원리라는 집 주변 평범한 공장 이상이었던 모리야마 공장의 중국인 사내와 도망가 버림받았다. 그 뒤 외조부집에서 지내며 자란 요시다 가즈아키는 대학생이 되고 프리터로 일하며 적당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어릴적 집 근처 공장에서 자랐던 영향이 있는지 금속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의 매커니즘을 좋아했다. 그런 금속 물건에는 총도 포함되었다. 그리고 고급 회원제 클럽인 나이트게이트에서 리오우를 만나고 총기로 인한 살인사건의 발발, 가즈아키는 경찰에 조사를 받게 된다.
 나이트게이트에서 처음 본 리오우는 춤을 추고 있었고 가즈아키는 그의 그런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얼마 뒤 스즈키라는 이름으로 같이 일하게 되었고 모리야마 공장에서 만나 훗날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야밤에 부두에 숨겨진 밀수총기를 훔쳐낸다. 그리고 가즈아키는 사사쿠라와의 거래로 모리야마 공장을 부도로부터 지켜내고 리오우는 배를 타고 떠난다. 그렇게 헤어진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가즈아키는 나이트게이트 사건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4년 간 감옥에 가게 되고 출소한 후 모리야마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모리야마의 사후 후, 그의 공장을 이어받아 가즈아키는 후계자가 되고 틈틈히 공장을 운영 하던 중, 감옥에서 만난 조폭 히라구치와 반년에 한 번 정도 아무도 없는 섬으로 총을 테스트하며 보내곤 한다. 그리고 마치 '어쩔 수 없다는 듯', '인연이라는 듯', 가즈아키 주변의 모든 일든은 리오우와 연결되어 있었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리오우를 향한 가즈아키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도, 인연도 아닌 가즈아키가 원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처음 리오우를 만났을 때부터 그간 있었던 사건들, 그와 헤어진 뒤에도 자꾸만 들리는 그의 소식은 그가 듣고 싶어했고 그래서 사건에 개입했으며 리오우에 관련 된 것이라면 일상까지 내팽겨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본 소설이 본의 아니게 BL소설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 (가즈아키가 나이트게이트에서 경리책임자 가와시마와 육체적 관계가 있었지만 그건 별로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에 관조적이다 못해 허무하다고까지 느껴지는 가즈아키의 생각 속에 뿌리내린 리오우라는 존재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자신의 주변 일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개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리오우는 가즈아키의 삶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인물이 되는데, 그 묘사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볼 수 없었던 격정적인 감정이나 간절한 소망등이 들어났기때문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단순한 동성애를 뛰어넘은 무언가로 우정, 부정, 가족애등을 모두 포함한 사랑이라는 카테고리, 그 자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즈아키와 리오우는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이자 가족이었고 인생에 단 하나뿐인 사람이었다.

 딱히 BL소설이나 미스터리나 추리로 어느 하나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게 필자 심정. 어느쪽으로 봐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분류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즈아키도 꽤나 한 인물 하는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리오우는 그를 훨씬 뛰어넘는 그야말로 미남자로 묘사되어 나오는데다가 리더쉽에 머리까지 똑똑하고 못하는 것이 없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 지는데 그는 갱이었다가 공산 게릴라였다가 마지막에가서는 실업가까지 되는 변화무쌍한 인물로, 본 소설의 배경은 오사카의 모리야마 공장을 필두로 일본,중국,대만, 홍콩, 미국, 필리핀 등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스케일하나 무척이나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일본 대학생이던 가즈아키는 어쩌다가 이런 큰일에 발을 들이게 되었을까. 어릴적 놀았던 모리야마 공장이 발단이 되었을까.

 가즈아키는 리오우가 한때 내연녀가 있었고 자식까지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고, 아버지가 된 리오우를 생각한다. (이 사건이 더 뒤에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지만) 총에 맞아 병원에 누워 있던 리오우는 유체이탈을 해 가즈아키를 찾아와 데릴러 왔다며, 잉화뚠에 매년 천그루의 벚나무를 심을거라며 네게 바치는 거라고 얘기한다. 그 뒤, 그 모든 것이 사실임을 가즈아키는 알게되고 벚나무는 천그루로 충분하다며 리오우의 대변인을 통해 말을 전한다.

 일본의 상징인 벚나무는 이야기 내내 나오는 소재 중의 하나로 모리야마 공장 근처에 무척이나 오래 되고 예쁜 벚나무가 있다. 벚나무의 등장은 그야 말로 일본스럽다 못해 그 자체이며 살인사건,총,심문 등 평범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찾는 낭만과 여유를 내포하고 있었다. 리오우가 유체이탈 했을 때에도 등장한 벚나무는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흩날리는 벚나무의 꽃잎과 식탁을 마주보고 앉은 두 남정네라. 하하. 대사까지 아주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가지 시작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가즈아키는 모리야마의 딸 사키코와 결혼하게 되고 아들도 가지게 된다. 그 뒤 리오우를 만나러 중국에 가겠다는 가즈아키의 말에 사키코와 다투게 되고 사키코와의 다툼과 화해로 지금까지는 자신과는 마치 다른 별개의 것처럼 생각되었던 감정들인 부정과 가족애, 사랑등을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 몇명의 대역을 세워 세계를 흔드는 리오우를 끌어내기 위해 가즈아키 주변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희생양으로 사키코는 우편 폭탄에 의해 죽게된다.

 무미건조하게 삶을 바라보고 자신의 감정마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대하며 사람에 대한 애정따윈 없는 것처럼 굴던 가즈아키의 변화는 리오우에 의한 것이 아닌, 처음으로 자기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하게 되는 무언가와 닮아 있어서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그 뒤 중국 잉화뚠에 아들과 함께 가 리오우를 만나고 리오우가 일궈놓은 그 땅에 살게되는 가즈아키. 벚나무의 꽃잎이 흩날리는 가운데 리오우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끝나는 해피엔딩. 어느덧 책을 덮으니 젊은 시절의 가즈아키와 리오우는 폴라로이드 사진에 피스 사인을 하며 웃고 있었고 조금 더 나이를 먹은 멋진 두 남자가 드디어 만나 같이 걸어가는 뒷 모습이 보였다. 

상세한 오사카 지명과 권총을 비롯한 배경등의 디테일한 묘사는 현실감을 더했고 머릿속에는 영화 한 편이 그려졌다. 물론 아무리 오사카지명을 들어도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알 수 없었고 권총의 디테일이나 용어는 아무리봐도 낯설고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저 그런 것도 다 뛰어넘어서 좋았다. 참고로 오사카는 다카무라 가오루 여사님의 고향이니 더 자세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필체답지 않게 무척이나 거침없고 스케일도 크고 빠르게 흘러가는 진행에 눈 코 뜰 새 없이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가즈아키의 시선에서 상황을 보고 생각을 하며 1년, 2년, 3년... 10여년이 넘는 시간을 같이 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얇아지는 책의 두께에 아쉬워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이야기. 무척이나 가독성 있는 작품이다.  


  요시다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내 일이 아니다, 내가 상관 할 바가 아니다, 결국은 나와는 관련이 없다라는 식의 비슷한 결론을 내며 자기 주변 상황을 외면하고 자신의 감정을 외면한 가즈아키는 꽤나 나와도 닮아있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내 일이 아닌걸.'이라는 태도는 타인의 일에 개입 해 귀찮은 일은 겪고 싶지 않다는 서구적이고 개인적으로 변한 현대인의 일면도 보여주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니, 사실 매우 아쉽다.) 책 하단 페이지 마다 있는 글씨와 챕터별로 새 이야기가 시작될 때 있는 두 줄의 짧은 문구의 글씨체는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들었다. 읽는 내내 눈에 거슬렸다. 본 이야기는 꽤나 진지한데 그렇게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글씨체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뭐, 글씨체야 어찌되었든 내용이 중요한 거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 속 미스터리.
 

 언제부터 이렇게 매력적이게 된 걸까.
 이 책을 읽고 나도 일상 속에서 미스터리를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느낀건 일상에서 미스터리를 찾으려면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물에 대한 관심, 통찰력과 상상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써먹을 아주 보편적인 상식마저도 말이다.
 작가도 화가도 전부 섬세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을 관찰하고 관찰하고 거기서 무엇가를 얻어 다른 매체로 옮겨 표현한다. 이런점에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 특유의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시선이나 생각은 의외로 여기저기에서 닮아있고 또 책 속에서 드러났다.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늘 신기하고 조금은 부럽다. 어떻게 하면 주변에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풍경들 속에서 그런 재미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 
 본소설은 일상 속에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재미있게 또 소소하게 꾸몄다.
 때로는 섬뜻하게, 때로는 아련하게 그러면서도 상쾌하다.

 

 특히 끝에가서 익명의 단편 소설 작가를 만나러 가, 1년하고도 특집편 하나가 더 실린 이야기에서 터뜨리는 것이 아주 인상깊었다.

 단순히 일상 미스터리의 단편의 연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반에 가서 모든 12월의 단편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이 소설이 얼마나 잘 짜여있는지 보여준다.

 

 일상 미스터리가 궁금하다면 나는 단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된건 이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인데 정말 엄청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덕에 와카타케 나나미 팬이 되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뒤로 읽은 네 탓이야는 아직까지 다 읽지 못한 채 가끔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올해는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책을 올해 안에 읽을거야 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언젠가 읽게 되지 않을까.
 전작이 너무나 재밌어서 그 감흥에 취해 지금은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전작을 너무 의식해서 그것과 비슷한 것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의문스러워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