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의 아폴론 4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초반엔 그저 그랬는데 갈수록 더 재밌어진다. 이 미칠 듯이 5권이 기다려지는 이 기분이란!!

(침착해! 침착해!)

이번 4권에서의 핵은 역시 우리 카오루와 센타로 이야기다.(늘 그랬던 것 같은데..) 처음 이야기는 4권의 마지막에 이어서 카오루의 어머니가 등장하신다. 카오루를 버리고 갈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과 눈치껏 자리를 피할 줄 아는 센타로의 모습에 흐뭇한 편이었다. 카오루도 마음의 짐을 던 것 같고, 더불어 다시 리츠코와도 마주하게 되고 합주실도 나올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난 후 이제는 또 다른 새로운 인물과 함께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었다. 이번 메인 표지를 장식하신 후카호리 유리카 양을 흠모하는 센타로에게 테이트 후 기대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곱게 자란 아가씨하고 너처럼 막돼먹은 놈하고 어떻게 봐도 잘 될리가 없잖아."라고 일침을 가하는 카오루. 하지만 일침을 가한 후 더 마음을 졸이는 건 카오루다. 그렇게 심하게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리고 때마침 비틀즈를 좋아하고 록 밴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센타로와 같은 반인 마츠오카라는 새 인물이 등장한다. 무섭기로 소문난 센타로와 즐겁게 이야기하는 마츠오카를 보는 카오루의 등은 참 쓸쓸해보였다. (그리고 다른 의미로 내 망상을 부풀렸다. 이거 우정 맞지? 응?)

여하튼 진정한 친구인 센타로를 빼앗긴 건만 같은 카오루. 그를 잃을까봐 두려워한다. 그런 와중에 성지와 같은 재즈 합주실에 마음대로 들어온 마츠오카에게 센타로가 유행에 휩쓸려서 록 같은 걸 할리가 없다고 강하게 카오루는 밀어부친다. 그러자 마츠오카는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하고 때마침 들어온 센타로는 "물을 것도 없어. 나에 대해서는 그 녀석(카오루를 말한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마츠오카에게 재즈를 얕보는 사람 및 외부인은 출입금지라면서 꺼지라고 한다. 아아. 이 녀석. 진짜 순진하고 귀엽다가도 이렇게 할 때는 확실하다. 그러니까 리츠코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겠지.

하지만 마츠오카도 록 밴드를 만들고 싶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센타로의 집안 환경과 닮았다. 수많은 동생들. 센타로는 그 점 때문에 마츠오카가 준 비틀즈 LP를 들어보게 되고 록 밴드를 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츠오카에 자체도 껄끄러운데, 센타로가 같이 록 밴드까지 하겠다고 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카오루는 그대로 조개를 캐다 말고 집으로 돌아가버린다. 그리고 친구가 없었던, 센타로를 만나기 전의 과거를 떠올리며 "애초에 난 사람들 사이에 잘 섞이는 인간이 아닌데 이곳에 온 뒤부터 그걸 잊고 있었다. 처음으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녀석이었기에 그 녀석이 멀어져 가는 게 어떡하면 좋을지 모를 만큼 두려워서 나도 모르게 내가 먼저 내던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걸로 그 녀석은 새로운 친구와 음악을 손에 넣었다. 그래 잘된 일이다. 난 그저 원래 있던 세상으로 돌아가면 그 뿐. 아무런 문제도 없다." 버스 배경과 함께 흘러가는 카오루의 독백에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이 녀석.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잖아! 그리고 센타로도 왜 록 밴드를 하기로 마음 먹었는지 카오루한테 얘기해줄만도 하지 않았어?! 카오루도 센타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정도 이해할지도 모르고 같이 록 밴드를 하겠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하아. 여하튼 마지막은 또 다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예고하고는 끝이 났다. 이번엔 또 어떤 인물이 등장하려나. 준이 형은 아니겠지?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건 마음을 울리는 유리카의 대사다. 물론 앞서 센타로가 나에게 대해서 가장 잘 하는 녀석은 카오루라고 말한 대사도 인상 깊었지만, 또 다른 의미로 와 닿았던 건 유리카가 공모전에 낼 그림(센타로가 모델이었다.)을 그리면서 카오루와 나눈 대화의 일부였다. "네가 예술에 무지하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걸. 음악도 예술이잖아. 특히나 그림과 재즈는 의외로 닮은 점이 많지 않을까? 그림은 캔버스라는 공간 속에 재즈는 연주라고 하는 시간 속에 그 장소, 그 시간을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새겨 넣는 게 아닐까 싶어." 뭐랄까, 이런 대사를 던지니까 유리카가 표지 인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대사였다. 언덕길의 아폴론은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재즈' 속에 청춘을 녹여내는 거니까, 같이 쿵짝거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다음권은 언제 나올까. 정말이지 갈수록 기다리기 힘들어지게 재밌어지는 언덕길의 아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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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2012-08-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지나가다가^^;; 이거 애니메이션 보면 정말 더 근사해지는 작품입니다.. 꼭 애니도 보세요!라고 추천하고 싶어지네요.

2012-08-27 15:31   좋아요 0 | URL
애니메이션이 있었군요! 지금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ㅋ.ㅋ 책도 애니도 다 재밌는 작품인가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