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세이건의 배우자 앤 드루얀이 전작 <코스모스>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간 후속작.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느낀 경이로움과 황홀감을 다시 맛볼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부부의 책을 나란히 서재 책장에 꽂아두고 싶으네여.
소장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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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요미님이 애정하는 책
추천받아서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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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각각의 사물 앞에 그보다 더 짙고 더 단단한 그림자를 늘어뜨리며 사물을 두 배로 확대하거나 뒤로 처지게 하면서, 마치 접혀 있던 지도를 펼치듯이 풍경을 작거나 크게 만들었다. - 66쪽



내게 새로운 책이란 그 책과 유사한 많은 것들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유일한 사람 같았다. 그렇게도 일상적인 사건들, 그렇게도 평범한 일들, 그렇게도 흔한 말들이 내게는 특별한 어조나 낯선 억양처럼 느껴졌다. - 81쪽



마들렌은 보통명사로는 과자를 의미하지만 고유명사로는 성녀 마들렌을 가리키는 단어로, 마들렌은 창녀이자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으로 목격한 성녀다. 이와 같은 마들렌의 양가성은 바로 어머니에 대한 어린 마르셀의 감정을 구현하는 것으로... - 86쪽 주석



흔히 ‘속물근성‘으로 번역되는스노비즘(snobisme)은 프루스트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이 말은 원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그 대학 출신이 아닌 대학 출신의 낯선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하는데, 보다 일반적으로 명문가에서 유행하는 태도나 방식을 찬양하고 채택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 125쪽 주석



˝물론 제 집에는 불필요한 것밖에 없습니다. 여기 커다란 하늘 조각처럼 정작 필요한 건 하나도 없고 말입니다. 어린 친구, 언제나 그대 인생 위에 한 조각 하늘을 간직하게나˝ -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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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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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에 대한 주제에만 국한해서 더 다양하고 깊이있게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입부에 쓰여진 강렬한 자기고백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받았으리라. 헌데 중반 이후부터는 그냥 이런 저런 주제에 저자가 읽은 책, 영화, 단상들을 엮은 평범한 책이 되어 버린 듯.
특히 현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시니컬하게 비판하다가 어쨌든(?) 종합화,객관화해서 문제 해결을 제시하며 서둘러 문단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드는 글은..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사회를 바라보는 진지함과 때로는 팩트만을 잡아내는 통찰, 비주류에 대한 따뜻한 시선 등은 일관성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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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투사가 되기 싫으면 연기자라도 되어야 하는 거다. 나는 어릴 때부터 좋게 말하면 냉소주의였고, 정확하게 말하면 비겁했다. 불의를 질끈 잘 참는다. 타인들이 원하는 연기를 잠시 해주면 내 자유가 더 확보된다는 걸 일찍 영악하게 깨우친 거다. - 8쪽



이놈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견뎌햐 하는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눈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불란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 9쪽



사회에 나와 지금까지 겪어온 사람들의 모습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누구나 자기 몫의 아픔은 안고 살고 있더라는거다. -13쪽



나는 감히 우리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생각한다. 23쪽



‘개인주의‘라는 말은 집단의 화합과 전진을 저해하는 배신자의 가슴에 다는 주홍글씨였다. 나는 우리 사회 내에서가 아니라 법학 서적 속에서 비로소 그 말의 참된 의미를 배웠다. 그 불온한 단어인 ‘개인주의‘야말로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의 발전을 이끈 엔진이었다. - 25쪽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자를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이다. - 32쪽



실제 사회에서는 예술이든 무엇이든 무엇 하나가 지고지선의 가치고 나머지를 희생시킬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사춘기를 사로잡는 선명한 매혹과는 달리 실제 세계는 지루할지 몰라도 균형과 타협, 다양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 43쪽



물론 노력은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지만 맹목적인 노력만이 가치의 척도는 아니다.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성찰이 먼저 필요하고,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는 구조에 대한 분노도 필요하다. 가장 위험하고도 어리석은 건 ‘노력해야 성공한다‘를 넘어서 ‘성공한 이들은 다 처절하게 노력했기에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만큼 노력하여 성공한 이들이니까 괴팍하고 못되게 굴 만하다.‘ ‘강한 것은 아름답다‘ 등으로 끊임없이 가지를 치는 스톡홀름증후군이다. 스티브잡스가 매혹적이라 하여 그의 괴팍함과 못된 점조차 찬양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대체로 성공에는 재능과 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사회에는 그저 우연히 부모 잘 만나서 과분한 기회를 누리며 사는 이들도 많다. - 45쪽



행복에 관한 과학의 연구 결과 중 가장 씁쓸한 진실은,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유전적인 외향성, 사회성이라는 점이다. 타고나길 남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 중독증 환자들이야말로 행복해지기 쉬운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난 것이다. 그러나 문명은 과학이 밝혀낸 자연의 불편한 진실을 그대로 수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해야 한다. 내성적인 이들도 외향적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적절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행복을 느끼는 체질인 것이다. (...) 이런 차이를 인정해주지 않고 무조건 집단이 요구하는 술 잘 먹고 윗분 잘 모시고 분위기 잘 띄우는 씩씩한 전사로 거듭날 것을 강요하는, 그래야 어른되었다고 취급하는 문화 속에서 예민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고통받을 수 밖에 없다.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함부로 간섭하지 않고 배려하는 성숙한 개인주의 문화의 사회라면 이들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집단의 강요 없이, 자기가 스스로 선택한 취향이 맞는 작은 인간관계들의 고리 속에서 말이다. - 57쪽



직업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될 것은 없고 오해받을 소지는 만은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은 내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남들은 어떻든 나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거나 변호사 사무실 개업하여 재벌 회장들 변호하며 큰돈 버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체질이 소시민적이다. 야심도 없고 남들에게 별 관심이 없고, 주변에서 큰 기대를 받는 건 부담스럽고, 싫은 일은 하고 싶지 않고 호감 가지 않는 사람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 내 일을 간섭없이 내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해내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내가 매력을 느끼는 소수의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고, 심지어 가끔은 가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을 갖길 원한다. 정말이지 공부라도 잘했으니 망정이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힘들 뻔했다. - 59쪽



철없게 들려도 할 수 없지만, 내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것도 지금처럼 거장이 되어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말씀을 한마디씩 해줄 것을 요구받는 노벨상 만년 후보 하루키가 아니라, 일본사회에 매이지 않은 채 로마에 일 년, 크레사 섬에 일 년, 세계를 뿌리 없는 부평초처럼 자유롭게 떠돌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소설과 소소하고 유치한 수필을 끝도 없이 써대던 에전의 하루키다. 뭐, 그 와중에 돈도 잘 벌었으니 더욱 부러울 뿐이고.... - 61쪽



대학 서열에 따라 인간의 능력, 태도 자체에 우열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가간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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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쾌락 독서>로 유명한 문유석 판사의 에세이다. 글을 읽노라면 성향이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딱 들어맞는 부분은 신기할 정도다.
매체나 출판문화가 ‘개인주의자‘들의 함성에 힘을 실어준다. 주류에서 소외되어온 자들이 커밍아웃하듯 당당하게 개인주의 성향을 밝히고 사회성 좋은 이들이 ‘선‘의 표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것에 선과악의 프레임을 씌어 왔다.
따라서 지금의 청춘들에게 ‘세대‘의 잘못이 아닌, ‘시대‘의 고통이라고 다독인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고..그렇게 귀에 박히도록 이야기하고 책을 읽어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로 통하고, 때로는 나조차도 상대방을 격하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유석 판사의 성향과 생각 상당 부분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위로받는다.
이 책의 성공은 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는 ‘공감‘ 덕분일 게다. 그렇다면 ‘개인주의자 선언‘이 ‘이기주의자 선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사회적으로 사랑받는 이타주의자보다 더 되기 힘든 것이 엄격한 ‘개인주의자‘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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