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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
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 / 판미동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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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정갈하게 살고 싶다. 아직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주변에 가득하고, 돌아다니다보면 시선을 복잡하게 하는 구조물들이 가득하다. 나도 복잡하고 세상도 복잡하다. 현대 사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단순한 삶』은 백 년도 더 전에 출간된 '심플라이프'를 최초로 전파한 백 년의 고전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순한 삶은 현실이라기보다는 지향점이었나보다. 

열에 들뜨고 갈증으로 목이 타는 환자는 자면서 서늘한 개울물에 몸을 담그거나 맑은 샘물을 벌컥 들이켜는 꿈을 꾼다.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한 현대 생활에 지친 우리의 영혼도 단순함을 꿈꾼다. (초판 서문 中)

단순한 삶을 열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가장 고결한 인간의 운명을 완수하고자 열망하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저자의 말에 시선을 고정하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의 저자는 샤를 와그너. 영감 어린 저술 활동으로 개혁 신앙에 큰 영향을 끼친 진보적인 목사이다. 프랑스 모젤 주에서 태어나 루터교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열네 살 때 파리로 유학을 떠나, 1869년 소르본 대학에 입학해 역사와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스트라스부르와 괴팅겐에서 신학 공부를 이어갔다. 그의 철학은 교리 없는 기독교로, 자연을 사랑하며 소박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1895년에 출간된 대표작『단순한 삶La vie simple』은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04년에는 그의 책에 감명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초대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에나, 어느 시절에 읽어도 어울릴 법한 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기 시작한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저자의 이야기에 동조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내면의 법칙이 필요하다는 것, 본질과 부수적인 것을 구분하자는 것에 귀 기울여본다. 또한 내면이 단순해지면 삶도 단순해진다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되는 책이다.

 

단순한 삶이라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과 행동 모두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마음 먹는 것이 기본이다. 정리를 할 때에도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며, 삶 자체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도 마음이 먼저다. 이 책에서는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다'라며 단순한 정신을 강조한다. 생각부터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생각, 말, 의무, 욕구, 기쁨, 아름다움, 사회관계, 교육 등에서 단순함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물질적인 것에만 단순한 것을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정신적인 면에서 단순함을 짚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  

나는 지금 거창한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다. 잠시 인생의 모든 교차로에서 거듭 울려 퍼지는 메아리가 전하는 진실 몇 가지를 지적하며 인생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는 말이다. (100쪽)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나보다. 그 당시의 제안이 지금 제안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잘 들어맞는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다. 그때보다 더 복잡해졌으면 복잡해졌지, 세상은 단순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단순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본을 잊지 말도록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잊고 지냈을지도 모를 '기본'에 대한 재인식이다. 백 년의 고전을 국내에 첫 번역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한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해본다.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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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천국을 보았다 2
이븐 알렉산더.프톨레미 톰킨스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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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신경외과 의사 이븐 알렉산더의《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궁금함, 신경외과 의사의 임사체험담이 궁금해서 첫 번째 책을 읽었다. 뇌사상태에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체험한 이븐 알렉산더 박사의 실제 기록을 담은 첫 번째 책을 읽고 나니,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책에서는 첫 번째 책과는 또다른 깊이를 던져준다.

 

이 책의 맨 앞에는 이해인 수녀의 추천의 말이 담겨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천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꾸는 한 권의 책이 여기 있다.''이 책은 단순한 호기심보다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거울에 비추어 읽기를 바란다.'는 당부에 시선이 간다. 그래서일까? 이 책《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책을 접하는 나의 마음이 달라져있었다. 1권을 접할 때에는 '어디 한 번 들어나보자'는 심정으로 반신반의하며 읽어본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전작에서 이븐 알렉산더'라는 사람의 임사체험에 관해서 집중해서 보았다면, 이 책에서는 과학과 철학, 임사체험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좀더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 그 너머까지를 꿰뚫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동서양의 철학을 총망라하여 사후세계를 탐방하는 묘미가 있다. 예전부터 있었던 이야기인데 이렇게 한데 모아놓고 보니 이븐 알렉산더의 임사체험담과 영적 세계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준다. 또한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내 안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임사 체험 여행을 통해 나는 진정한 탐구자라면 자기 존재의 진실을 깨닫는 데 근접하기 위해 자신의 의식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사람의 체험이나 생각을 읽고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가 항상 보아왔듯 과학 이론과 종교 교리는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기에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우리 내면의 안내 체계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쪽)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이상 사후 세계가 있을까 없을까, 혹은 천국이 있을까 없을까 같은 의문에는 흥미를 잃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그 이외의 것에 대해 결론없는 소모적인 논쟁에 시간 낭비할 일은 아니다. 보다 집중해서 생각해야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방향을 달리해본다. 이 책을 읽으니 죽음 이후의 세계와 현재의 삶을 모두 경이롭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려면 1권과 2권을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각 권을 차례대로 읽다보면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며, 현재의 나 자신에 집중하고, 존재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혹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특정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 뿐더러, 제목 때문에 읽지 않는다면 많은 부분을 놓치는 우를 범할 것이다. 누군가의 임사 체험이 궁금한 사람,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깊이 통찰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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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1
이븐 알렉산더 지음,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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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알지 못한다. 과연 죽음 이후에 영혼은 어디로 갈 것인가, 천국이나 지옥이 있는 것일까? 누군가는 죽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후 세계가 있다고 한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수수께끼일 뿐이다. 죽어야만 알 수 있는 세계이니 말이다.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궁금한 이야기가 바로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체험자의 꿈일 수도 있고, 환상일 수도 있으며, 실제 상황일 수도 있다. 그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뿐 믿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가 실제로 임사체험을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이븐 알렉산더'는 하버드 신경외과 의사인데, 듀크 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뇌기능 매핑을 연구했다. 이후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 앤 위민스병원, 어린이전문병원,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 교수와 의사로 근무했다. 과학 학술지에 150여 편이 넘는 논문들을 게재했고, 국제의학컨퍼런스에서 200회 이상의 연구 발표를 하는 등 뇌와 의식의 작용에 관해 뛰어난 업적을 쌓은 세계적인 뇌의학 권위자이자 신경외과 전문의이다. 이 책『나는 천국을 보았다』뇌사상태에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체험한 이븐 알렉산더 박사의 실제 기록이다.  

 

이 책은 저자인 이븐 알렉산더가 직접 임사체험을 한 기록이기에 몰입도가 뛰어났다. 먼저 저자는 임사체험 전과 후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신기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신비롭고 놀라운 풍경 속을 여행했다거나 죽은 가족들과 대화했다거나 심지어는 신을 직접 만났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의 견해로는 이 모든 것은 순전히 환상일 뿐. 그저 뇌에 기반한 현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임사체험을 한 것이다. 그것도 뇌가 작동하지 않는 일을 직접 당해본 것이다. 이 세상 어떤 일이든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막연하게만 상상할 수 있을 뿐, 확신하지는 못할 것이다. 저자도 그랬다. 그런 그가 직접 체험하고 변화된 생각을 들려주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뇌의 필터가 허용하는 것만을 볼 수 있다. 우리의 뇌는, 특히 언어/논리를 관장하는 좌뇌는 합리성에 대한 감각과 개인 또는 자아라는 인식을 발생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더 높은 차원을 알고 경험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나는 우리의 삶이 지금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뇌(분석적 좌뇌를 포함해서)가 온전히 작동하고 있는 동안에, 지상에 살아 있는 동안에, 높은 차원의 앎을 더 많이 회복해야 한다. 내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과학과, 내가 저 너머에서 배운 것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이 모순된다고 믿고 있다. 유물론적 세계관에 고착된 과학계의 일부 구성원들은 과학과 영성이 양립될 수 없다고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잘못 알고 있다. 고대로부터 전해져온 이 기본적인 궁극의 진실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내 이야기의 다른 양상들, 즉 내가 어떻게 해서 병이 났으며, 혼수상태에서 어떻게 다른 차원의 의식을 갖게 되었고, 그리고 어떻게 이토록 완전히 회복될 수 있었는지 등은 순전히 부차적 사실들이다. (102쪽)

 

이 책에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임사체험을 통해 어떤 세계를 보았는지, 그에 따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상세하게 들려준다. 처음에는 임사체험에 대한 이야기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배경이 되는 그의 개인 고백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 존재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의 세계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삶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사람이 속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실이 아닌 것을 믿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인 것을 믿으려고 하지 않을 때다.

-쇠렌 키에르케고르

키에르케고르의 말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사실이 아닌 것을 믿기도 하고, 사실인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의문을 품기도 한다. 여전히 직접 체험한 것은 아니기에 막연하게만 추측할 뿐이지만, 누군가의 임사체험 경험담을 듣는 것만으로도 내가 생각하지 못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가 바라본 천국을 엿본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쪽에 힘이 실린다. 이 책의 두 번째 이야기도 자연스레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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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곳"에 기회가 있다
치키린 지음, 이민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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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비슷비슷한 생각 안에 갇혀있고,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리며 살고 있다. 창의적인 생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이제 당신에게 묻겠다. 만약 당신이 창업을 준비한다면 어떤 아이템을 선정할 것인가? 혹 모두가 생각하는 치킨, 피자, 커피 전문점은 아닌가? 취업 시장의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모두가 준비하는 학벌, 학점, 토익 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사회봉사 활동, 인턴 경력 등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 분야와 업종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시장이 포화 상태다. 똑같은 아이템으로 똑같은 시장에 들어가봤자 백전백패할 것이 뻔하다. 회사를 그만둬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은 어떤 특수한 능력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자기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을 뿐이다. 남과 다르게, 어제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7쪽)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어제와 다른 경쟁 우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마켓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남들과 똑같은 일상에서 시장에 팔릴 만한 가치를 찾아내는 감각, 즉 마켓센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이 책『시장을 만드는 사람들』을 계속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치키린 Chikirin. 일본 관서지방에서 출생했다. 일본에서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시기에 증권회사에서 근무한 후, 미국의 대학원에서 유학했다. 졸업 후 현지 글로벌 기업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2011년 9월 4일 마지막 회사를 퇴사한 후, 현재까지 무려 6년 동안 직장에 적을 두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그 역시 마켓 크리에이터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스마트한 생각법만 배우면 누구라도 마켓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뉜다. 이 책을 통해서 마켓 크리에이터의 스마트한 생각법인 '마켓센싱'을 살펴보고, 마켓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마켓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비즈니스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마켓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장의 상황은 늘 변하고 거기에 대응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비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5장에서는 '시장의 진정한 승자가 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다. 물론 핵심을 보기 위해서 저자의 논리에 따라가려면 앞부분의 이야기부터 접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이 이 책에서 알려주는 핵심 팁을 들여다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처음 펼쳐들 때만 해도 마켓 크리에이터는 관련 업종의 사람들만 관심을 가지고 볼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나가다보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면 '보통 사람이 마켓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 다섯 가지'에 저절로 눈길이 갈 것이다.

 

앞으로는 '전문성만 갖추면 변화는 필요 없다'가 아니라 '전문성을 익히고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세계가 온다. 어떤 분야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손에 넣어 그것을 휘두르면서 평생 살겠다는 생각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20대에 평생 가라앉지 않는 배를 찾아 올라타려 하지 말고, 언제 그 배가 가라앉더라도 다른 배로 갈아탈 능력을 갖추라. 이것이야말로 '긴 인생+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비결이다. (254쪽)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한다. 부모 세대에서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이 스마트한 생각을 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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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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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는 마치 아름다운 여인의 변덕스러운 마음과도 같다.

오븐을 여는 순간, 수플레의 한가운데는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부풀어 있지만,

한순간 폭삭 꺼져버린다.

마치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인생처럼…. (책 띠지 中)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저 수플레의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수플레는 프랑스 디저트인데, 달걀 흰자를 거품내서 그밖의 재료를 섞어서 부풀려 오븐에 구워낸 것이다. '수플레'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에는 그냥 쉽게 접하던 디저트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제대로 된 수플레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수플레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요리사는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최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사들도 손님이 이 전설적인 음식이나 디저트를 주문하면 두려워한다. 파리의 카르나발레 박물관에 걸린 19세기 회화에 요리 작가의 선조인 미식가 그리모드가 수플레 접시와 같이 그려져 있는 이유가 다 거기에 있다. 음식 비평가는 어떤 레스토랑을 칭찬하거나 망하게 하고 싶다면 항상 이 악명 높은 요리를 선택한다. 평범한 수플레란 없기 때문에 중간도 없다. (155쪽)

조리법에 나온 재료들을 다 쓴다고 제대로 된 수플레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어떤 책에도 수플레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비결이 없으며, 그 어떤 사람도 수플레를 완벽하게 만드는 법을 말할 수 없다고.

 

수플레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나니 그야말로 인생과 잘 연결되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부터 작가가 보여주는 의미에 감탄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수플레를 지켜보며, 나 자신의 수플레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면, 수플레와 우리네 인생을 연결시켜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생은 어느 순간 폭삭 주저앉아버릴 것 같은 순간이 오기도 하고, 달콤한 디저트로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하는 것이니….

 

요리가 나오고 달콤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소설을 읽을 때에는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소설,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만나고 싶다.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제목만으로도 이끌렸다. "주저앉아버린 영혼을 다시 일으켜주는 인생 레시피"라는 수식어에 궁금증이 더해졌다. 수플레와 세 주인공의 인생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는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애슬리 페커. 터키 이즈미르 출생이다. 현재 오르한 파묵, 엘리프 샤팍 이후로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는 터키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세 번째 작품인《수플레》는 이스탄불, 뉴욕, 파리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좌절과 회복을 프랑스 디저트인 수플레에 은유적으로 풀어낸 소설로, 유럽, 미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 아시아까지 약 23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고통을 겪을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겪지 않을 것인가를 두고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고통을 택할 것이다. -윌리엄 포크너

이 소설을 펼쳐들면 볼 수 있는 문장이다. 세 명의 주인공, 릴리아, 마크, 페르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소설은 시작된다. 견디기 힘들고 푹 꺼져버리는 듯한 순간이 그들에게 찾아왔다. 소설을 읽으며 처음부터 집중하게 된 것은 이들의 이야기가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이거나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법했기 때문이다. 가정에 헌신해왔지만 남편과 자식들에게 무시만 당하는 중년의 주부 릴리아, 삶의 전부인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마크, 병든 엄마에게 매여 한 순간도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페르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삶의 답답함마저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것은 섬세한 묘사로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드는 공감대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에는 답답함에 짓눌리지만, 또다른 순간에는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도 모르게 감정 이입을 해서 이들의 마음으로 소설을 읽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폭삭 주저앉아버릴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이 와도 무언가를 계기로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 달콤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수플레는 들려준다. 한동안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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