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충격의 미래 한국 - 인구 변화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프롬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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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는데 한참이 걸렸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썩 재미스러운 것도 아니어서일까.


근육을 포기한 남성거세, 그로 인한 여성시대, 

자립을 위해 고립을 선택하는 중성 청년,

돈도 없고 꿈도 없는 가난숙명의 감축성장,

미래불안, 

없는 살림 축내는 착취구조의 시장재편,

일찍 불가능을 깨달은 무념무상 방관세대,

없으면 버리고 있으면 반기는 도시 블랙홀,

노인포류,

죽어야 바로소 끝나는 고단한 일의 숙명 - 평생근로.


뭐하나 긍정스러운 면이 없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스럽고, 염려되고...

내가, 남편이, 내 아이들이, 

우리 사회가, 우리 나라가, 이 세계가, 이 지구가!!!


그랬던 것이 

다른 이의 독후감으로 겨우 좀 진정을 하고

다소 편안해진 마음으로 이 독후감을 적을 수 있어 어찌나 고맙다.


그냥 살밖에!

그 옛날에는 더한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지 않았나.

지금이야 

흘러넘쳐서 사단이 나고, 

너무 편리해서 사단이 나는 시대이니 뭐 대수랴.

그냥 살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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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순이삼촌 2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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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 길을 야간열차를 타고 자다 깨다 하며 수면 속을 자맥질 했다."


수면속을 자맥질했다라니!

어떻게 이런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죽어 있는 마을, 소등해버린 자정 이후의 먹칠 같은 어둠으로 지워진 마을, 노형리 함박이굴이라는 지리상의 대견한 장소에서 조그만 반점으로 응축되어 내 상상 속으로 옮아와버린 지금, 고향이란 게 대체 무얼까? 아이시절의 그 여름밤같이 새깜깜한 망각이 고향의 윤곽을 헐고 안으로 함몰시킨 뒤 최후로 운동장의 흰 반점만을 나에게 남겨주듯이 여겨진다. 오랜 방학으로 텅 비어 있던 운동장, 불타버린 마을을 벗어나며 마지막으로 본 그 희디희던 운동장 말이다."


이런 문장은 만들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글로 잘 표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까닭이 무얼까?

무엇이 이 글은 글로 잘 표현한 듯한 느낌이 들고,


어떤 글은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또하나의 의문은,

삼촌이면 남자를 뜻하지 싶은데

순이삼촌은 여자였다. 


전체적인 내용이 상당히 고달프고 무거워서 읽는 내내 나도 고달프고 무거웠다.

이제 다 읽었으니 가볍고 싶다. 어서 빨리 가볍고 싶다.


오늘은 현충일,

오전에 싸이렌이 울려서 벌떡 일어나 묵념을 했다.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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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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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라는 글을 보고 

참 글도 잘도 만들었다 싶었다, 이것도 재주겠지 싶었다.

이 책은 위의 문장을 만든 사람의 것이었다.


어떤 글은 잘 적었다 싶은 것이 있고,

어떤 글은 잘 만들었다 싶은 것이 있더라.

이 책은 잘 만들었다, 글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잘 만들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처럼!


책의 말미에 2005년에 쓴 <권정생>의 유서가,

전쟁은 없어야 한다던 그의 호소를 무색하게 하는 전쟁 중인 지금인지라

이것이 더욱 부각되어 남는다.

<권정생>의 글은 만든 것이 아니라 그냥 쓴 것이라 더 크게 남는다.







*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나는 이 문장을 바꾸고 싶다. "돌아오기위해서는 떠나야 한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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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영혼 - 내면의 자유를 위한 놓아 보내기 연습
마이클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성해영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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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팥알 크기(?)로 시작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흥분이 되고 읽기가 아깝던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분명 뭔가를 얻어건질 것 같은 흥분, 기대, 설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더니,

이제사 왔구나, 내게도 왔구나!

라는 흥분으로, 

내내 흥분으로 읽었다. 


죽비를 탁! 내리치며 

바로 이것!!!

이라고 말하던 <선으로 읽는 금강경(김태완)>도 생각나고,

오직 모를 뿐 이라던 <선의 나침반(숭산스님)>,

사띠, 사띠, 사띠만 떠오르는 <여름에 내린 눈(우조티카 사야도)>,

<영혼의 의자(게리 주커브)>,

<왓칭(김상운)>,

법정스님, 

법륜스님까지,


그러고도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 그것!

나를 바라보는 자, 

그것!


이제 팥알 크기만큼이 보이는 것일까 싶어서 그렇게 흥분이 됐던 것이

그러던것이 책의 말미에는 거대한 우주만큼 커져서 

이건 도저히 내가 따라가내지는 못하겠구나 라는 좌절!


이것이 또한 마음이 지껄이는 소리니,

그 좌절도 보내버렸다, 놓아버렸다.

그냥 가는거다.


신과 내가 하나일 수 있는 경지.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텅 비었으며

얼마나 꽉 찰까!!!

나는 그저 내 마음이 항상 지껄이는 소리만 없어도 너무 좋겠다.


책의 표지에 깃털사진이 있다.

문득 나의 수행이 이 깃털처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어있지만 견고한 뼈대,

얼굴을 부비고 싶은 보드라운 털,

가벼움.


도가 이런 것이고, 사랑이 이런 것이고, 자연이 이런 것이지 싶다.


수도 없는, 끝도 없는 마음의 지껄임,

이제는 정말 그만 듣고 싶은 강한 열망이 이 책을 내게 불러들인 것 같아 쾌재를 부르며

이 책은 구매를 한다.


읽는 내내 번역한 책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면 당신은 목소리가 하는 대부분의 말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대부분은 그저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일 뿐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삶의 대부분은 당신의 마음이 삶에 대해 지껄이는 말과는 전혀 상관없이 당신의 통제력을 훨씬 넘어선 힘의 흐름에 따라 전개될 것이다. 


* 내면의 목소리가 하는 말이 그토록 부질없고 의미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애당초 왜 거기 있는 것일까? (...) 그러까 풀어내야 할 에너지가 속에 많이 쌓여 있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잘 관찰해 보면, 마음속에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에너지나 욕망의 에너지가 쌓여 있을 때는 이 목소리가 극도로 활발해진다. (...) 이것을 잘 관찰해 보면 당신은 마음이 이렇게 해설해 주는 덕분에 주변 세상에 대해 더 편한 느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결국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여과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진짜 세계가 아니라 당신의 해석에 따른 당신만의 세계인 것이다. 


* 당신이 그 일을 맡겼기 때문에 마음이 그토록 끝없이 지껄였다는 것을 이제 당신도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은 그것을 하나의 보호 장치, 일종의 방어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그것은 당신을 더 안전하게 느끼게 한다. 


* 당신이 따라가지 않으면 그것들은 그저 사라져 버린다.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생각이 일어나기 시작해도 당신은 거기에 따라갈 필요가 없다. (...) 중심을 잡지 못하면 의식은 그저 무엇이든 주의를 끄는 것에 딸려 간다. (...)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면 당신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러면 그것은 지나간다. 


* 가슴이 불안해지기 시작할 때, 당신은 그 느낌을 분명히 인식한다. 그런데 누가 그것을 인식하는가? 그것은 의식, 내면의 존재, 영혼, 참나이다. 그것은 보는 자, 보는 그다. 


* 누군가 당신의 가슴을 당기는 것처럼 그 끌어당기는 힘을 느낄 때, 그저 놓아 보내고 당신은 뒤엥 떨어져 남으면 된다. 그냥 힘을 빼고 놓아 버려라. 아무리 자꾸만 잡아당기더라도 다시금, 다시금 힘을 빼고 놓아 버리면 된다. 말려드는 습관은 끈질기므로놓아 보내고 뒤에 떨어져 남으리라는 의지 또한 꿋꿋해야만 한다. 의식의 중심은 그것을 끌어당기는 에너지보다 언제나 더 힘이 세다. 당신은 다만 대어서 의지를 발동하기만 하면 된다. 


* 열쇠는 즉시 놓아 보내지 않으면 일깨워진 에너지의 혼란스러운 힘이 당신의 주의를 빨아들인다는 사실을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다. 혼란 통에 당신의 의식이 말려들 때, 당신은 참나의 선명한 자리를 잃어 버린다. 그것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어디로 가는 듯한 느낌조차 없다. 


* 혼란된 에너지에 말려들었을 때 마음이 시키는 일 중 몇 가지를 실제로 감행했다고 상상해 보자. 실제로 직장을 때려지원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라. (...) 그것이 얼마나 깊이 떨어지는 나락인지 당신은 모를 것이다. 마음속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표현하도록 허락하는 순간, 그 에너지가 당신의 몸을 움직이도록 허용하는 순간 당신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하강하는 것이다. 이제 그것은 놓아 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 에너지를 이렇게 외면화라고 나면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방어하고 정당화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이 결코 정당하다고 생긱해 주지 않을 것이다. 


* 살펴보면 마음은 매사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하려고 늘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을 것이다. (...) 그것과 싸우지 마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 마음과 싸우는 대신 그저 거기에 끼어들지만 마라. 마음이 세상과 사람들을 어떻게 고쳐 좋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발견하면 그저 거기에 귀 기울이지만 않으면 된다. 비결은 입을 다무는 것이다. 당신의 마음이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입을 다무는 것이다.


* 이 연습은 의식의 중심이 잡히는 순간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지속적으로 중심에 머무는 의식을 지니게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중심에 머무는 의식이 참나의 자리이다. 이 상태에서 당신은 언제나 자신이 의식함을 의식하고 있다. 완전히 깨어서 알고 있지 않은 순간이 없다. 아무런 노력도 없다. 아무런 행위도 없다. 당신은 그저 거기에 있고 당신의 감각 앞에서 세상이 펼쳐지는 동안 생각과 감정이 당신 주변에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린다. (...) 가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모든 것이 마음mind가 아니라 가슴heart이 된다. 당신은 마음이 가슴을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마음이 말을 시작하기 훨씬 전에 가슴이 먼저 반응한다. 의식이 개어 있으면 가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의 변화가, 당신은 배후에서 모든 것을 인식하고 있는 자임을 즉시 알아차리게 할 것이다 가슴에서 놓아 보내므로 마음은 일어날 틈도 얻지 못한다. 


* 당신은 안전지대에 머물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사람과 장소와 사물이 당신의 틀에 맞아떨어지게끔 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것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당신은 불편해진다. 그거렴 마음이 부산을 떨며 나서서 어떻게 하면 일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돌아갈지를 말해 준다. 누군가가 당신의 기대를 벗어나는 짓을 하면 마음이 지껄이기 시작한다. (...)  하지만 당신이 결국 무엇을 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단지 당신의 안전지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구역은 유한하다. 거기에 머물려는 모든 시도들이 당신을 유한하게 만든다. 너머로 간다는 것은, 무엇을 당신의 한정된 울타리 안에다 가두려는 노력을 놓아 보내는 것을 뜻한다. 


* 사람이 신께 바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가 창조한 것을 기꺼이 즐기는 것이다. 

당신은 신이 행복한 사람들 곁에 있는 것을 흐뭇해 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비참한 사람들 곁에 있기를 흐뭇해 하리라고 생각하는가?


* 수용이란 사건이 저항없이 당신을 지나가게 하는 것을 뜻한다. 


* 삶에서 얻어야 할 유일한 것은 삶을 경험함으로써 오는 성장임을 당신이 이해했을 때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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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순이삼촌 1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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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이 무엇이길래 양민이 죽창에 무참하게 죽어가야 한단 말인가!


내가 지금껏 살아 온 날들을 둘러 보면 

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러한 것들을 경험도 못해보고 

억울한 죽임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읽는 내내 억울하고 분해서 억장이 무너졌다.

너무 처참하고 잔인해서 과연 사람이 이럴수가 있을까 하는 물음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죽창이라니!

뾰족한 죽창이라니!

그 뾰족한 것이 바로 내 가슴을 찌르는 듯한 무서움에 몸서리가 쳐진다. 


사람을 해치기 위해 누군가는 대나무를 뾰족하게 만들었을 것 아닌가!

세상에나!

그게 어찌 가능하단 말인가!


무서운 세월이었다. 

정말 무서운 세월이었어!


젖을 먹이지 못해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엄마 마음은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감당해낼 수가 있을까!

그러한 세월을 살아 낸  우리의 선조들,


지금의 이 풍요로운,

흘러 넘쳐서,

버리기를 수없이 해도 흘러 넘치는 이 시절이 오히려 죄스럽다. 









* 가마솥에 달궁달궁 삶아갖고 국물을 나눠주겠다는 거 아닌가


*마침내 사람들이 뭣에 홀린 듯 스적스적 앞으로 걸어나와 방리별로 자리 잡고 앉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그런데 한발짝씩 앞으로 내디딜 때마다 주춤주춤 커지는 듯싶더니, 솥뚜껑 앞에 당도하자 별안간 무섭게 커져올랐다. 


* 나는 잊어먹고 있던 낱말들이 심층의식 깊은 데서 하나하나 튀어나올 때마다 남모르는 쾌재를 불렀다. 이렇게 추억의 심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내 머릿 속은 고향의 풍물과 사투리로 그들먹해지는 것이었다. 


* 귀리집은 두 눈을 슴뻑슴뻑해서 눈물을 나온 구멍으로 다시 길어넣는다. 


* 기꺼운 마음에, 가슴이 주체 못할 지경으로 왈랑왈랑 달떠오른다. 


* 풀주머니 쥐어짜듯 두 손으로 아프게 젖을 쥐어짜도 그저 젖꼭지 끝에 이슬 슴슴 맺히듯 할 뿐이었다. 


* 허기진 뱃심으로 담가를 들자니 자연 허리가 새우등 모양으로 휘고 발이 허청허청 헛논다. 


* 노형에 생긴 호열자가 다른 지방으로 전염될까봐 이 고개에다 돌을 쌓고 가시나무를 베어다 길을 차단하고 사람 왕래를 막았다. 호열자는 순구 또래의 어린것들을 무더기로 죽이고 물러갔다. 죄익사상인가 뭔가 하는 것도 딱 호열자병을 닮았다. 그건 호열자처럼 무섭게 번지고 일단 거기에 걸리면 꼭 죽게 마련인 무서운 전염병이다. 호열자 때문에 돌을 쌓아 두달 동안이나 길을 차단하던 이 도령마루에 한동안 좌익 사람들이 읍내 토벌군 차가 못 오게 여러차례 돌을 쌓더니, 이베는 토벌군 쪽에서 계엄령까지 내리고 성을 쌓아놓았구나.


* 누구는 편리하게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전쟁이란 으레 그런 거다, 그게 전쟁의 메카니즘이라는 것이다, 전쟁이 그렇게 시킨다, 그 사람들이 특히 잔인해서 그런 게 아니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 전쟁 통에선 어느 때 어이서든 얼마든지 일어날 수가 있는 일이다., 월남 땅 밀라이 사건을 보라, 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전쟁 중에 일어난 게 아니다. 6. 25 터지기 두해 전 일, 그러니까 그건 전쟁이 아니라 죄익폭동 진압이었다. 폭동 진압에서 삼만이 죽었다니!


* 허울 좋은 이념 때문에 폭동을 일으켜 살인, 방화를 일삼던 장본인들의 죽음이야 자업자득이라 하겠지만, 어째서 양민의 숱한 죽음들마저 자업자득이란 말인가. 그것을 자기 박복한 탓으로, 전생에 무슨 죄가 있는 탓으로 돌리다니.

어머니의 자격지심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모든 것을 당신 탓으로만 여겼다. 천재지변과 같이 막강한 가해자들, 그들에게 분노나 증오를 품는다는 것은 마치 천둥벼락에 적개심을 품는 것과 다를바 없이 허망한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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