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로또부터 진화까지, 우연한 일들의 법칙
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일들이 가끔 신의 장난처럼 일어날 때가 있다.

그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면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종교니 미신이니 각종 초자연적인 근거를 가져다 이를 합리화시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상당히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란 추측을 하게 하는데

우리가 지극히 확률이 낮다고 생각하는 우연같은 일들에도 숨은 법칙들이 존재함을 잘 보여준다.

 

먼저 극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대처하는 여러 가지 유형을 보여주는데,

실제론 없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미신은 여전히 도박이나 스포츠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래를 미리 말하려는 시도인 예언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는 방식이다.

신과 기적은 그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인 반면 설명을 회피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초심리학이나 초자연 현상은 우리가 잘 모르는 특정한 자연법칙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렇게 개연성 낮은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시도되었지만

어느 하나 명쾌한 설명이 없었는데, 이 책은 우연을 설명하는 법칙으로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의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필연성의 법칙은 무슨 일인가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단순한 사실로, 가능한 모든 결과들의 목록을

완전하게 작성한다면 그 결과들 중 하나는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로또를 예로 들면 모든 가능한 경우를 모두 구입하면 반드시 당첨되게 되어 있다는 것인데,

물론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당첨금보다도 더 많은 엄청난 돈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10주 연속으로 어떤 주식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여부를 예측하는 부분은 전에 읽었던 1~000 사이에

생각한 숫자를 알아맞추는 비범한 범인이 등장한 658, 우연히'의 수법과 동일했다.

아주 큰 수의 법칙은 아주 많은 기회가 있으면, 아무리 드문 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벼락 맞을 확률이 30만 분의 1이라고 하지만 지구 인구가 70억 명인 걸 감안하면

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추정된 통계에 의하면 매년 약 24,000명이 벼락을 맞아 죽는다니 벼락도 무시해선 안 될 것 같다. 다음으로 선택의 법칙은 활을 먼저 쏘고 그 결과에 맞게 과녁을 그리는 것처럼 사후 선택을 통해

확률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른바 인간의 선택편향을 잘 보여준다.

로또 당첨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복권을 더 많이 사는 것뿐이지만 만약 당첨되었을 때 

당첨금이 높으려면 다른 사람이 선택할 가능성이 낮은 번호를 선택하라는 사실을, 선택의 법칙의

다른 얼굴인 평균으로의 회귀 법칙은 올라간 놈은 반드시 내려온다는 평범한 듯한 진리를 알려준다.

확률 지렛대의 법칙은 우리가 흔히 나비효과로 알고 있는 내용과 유사했는데,

상황이 미세하게 바뀌면 확률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앞에서 벼락 맞을 확률이 30만 분의 1이라고 했지만 누군가가 7번 벼락 맞을 확률을 계산할 때

그 사람이 폭풍 속에서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면 위 평균적인 확률을 적용한다면

심각하게 틀린 결과가 나올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충분함의 법칙은 충분히 유사한 사건들은 동일하다고 간주한다는 것으로

일치의 기준을 완화할 경우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섯 가지 우연을 설명하는 법칙들을 적용하면 왠만한 일들은 다 설명할 수가 있는데,

인간은 확률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부정확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에 빠지곤 한다.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은 아주 큰 수의 법칙과 선택의 법칙에 의해 추진되는 등

우연의 법칙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법칙을 적용하면 그 어떤 이례적인 사건들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확률이 주는 묘한 매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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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필 고티에

어쩌면 우연은 신이 서명하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는 가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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