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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잡혀간다 실천과 사람들 3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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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대학 다니던 시절, 최루탄에 눈물 흘리고 북소리와 구호 소리가 강의보다 친근했던 시절이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다.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우리를 슬프게 해서 우리는 울었다. 어리고 순수한 나이에 만난 사회는 무섭기 그지 없었다. 그 혼란의 세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때로는 서로를 힘들게 하며 20대를 보냈고 어느새 지금의 나이가 되어 송경동의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야할 것은 격세지감이어야 할텐데 내가 느낀 것은 일종의 기시감이었다. 어디서 본듯한 그런 기분, 한 번은 경험한 듯한 그 느낌 말이다.

 학교라는 고상한 울타리 속에서만 살아온 내게 송경동의 책은 사실 충격적이다. 텔레비전 뉴스로만 들었던 많은 것들은 날것 그대로 전달되었고 그 안에서 송경동은 세상을 향한 분노를 쏟아놓고 동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박탈과 폭력의 기억을 함께 갖고 있는 그의 형제들은 바르고 곧게 자라 어느새 대의를 위해서 앞장 서는 사람이 되어있고, 아빠와 사우나를 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그의 아이는 오늘도 눈을 반짝이며 아빠를 기다린다. 그가 원하는 세상은 아마도 제 시간에 퇴근하는 아빠와 가벼운 마음으로 목욕탕에 가는 아들이 많은 세상이 아닐까?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던 그의 글들을 이제는 내려 놓고, 시인이 꿈꾸는 그런 세상을 그려 본다. 때로는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희망이 우리를 배반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도

여느 시인들처럼

꽃을,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한 잔의 진한 커피

한 잔의 맑은 녹차와 어우러지는

양장본 속 아름다운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송경동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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