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내가 풀빛 그림 아이
장덕현 지음, 윤미숙 그림 / 풀빛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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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만약에~’라고 시작하면 일어나지 않는 일을 상상하거나 생각할 때, 또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어떠했을까되돌아볼 때 많이 사용한다. 이 그림책의 제목을 보면서 앞으로의 상상인지, 과거을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선택을 했을때를 가정해 보는건지 궁금해진다.

 

앞면지를 펼치며 만난 첫문장이 그림책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모든 국민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왕의 무슨 명령이든 복종하라는 의미.

 

과연 백성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싶을까? 넌 어떨것 같아?”

그럼 난 이민갈 거예요.”



 

왕은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이웃 나라 사람들도, 발이 큰 사람도, 개 키우는 사람도, 장애인도, 노인도 모두 성 밖으로 내쫓는다. 이웃 나라 사람들은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발이 큰 사람은 게으르니까, 개때문에 시끄러우니까, 장애인은 우리와 다르니까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사회적 약자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라도 차별을 하여서는, 받아서는 안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왕의 행동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지 않으니까. 나는 성 밖으로 내쫓지 않으니까. 왕이 나는 쫓아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림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지금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지. 혹시 나도 그림책 속 은연중에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만 아니면 된다고 사는 것은 아닌지.’

 



결국 나도 성 밖으로 쫓겨난다. 이유도 모른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무서워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만약에 내가 이웃나라 사람들을 보호했다면, 개를 키운다고 욕하면 안된다고,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된다고 항의했다면 내가 억울할 때 맞서줄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잠자코 있지 않았다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모습을 생각한다면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차별이라고 생각되면 항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며 사는 것이며,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나라가 진정 모두가 행복한 사회나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인권교육을 할 때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생각해 보는데 활용하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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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다시 둥지가 되었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코랄리 소도 지음, 멜라니 그랑지라르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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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그림책을 떠오르게 한다.

묵묵하게 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행복해 하는 나무.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언덕 위에 나무가 딱 한 그루 있다.

이 나무는 여우, 무당벌레, 새들의 삶의 장소가 된다.

오래 전 이 나무는 온통 바위뿐인 언덕에 뿌리를 내리다.

아니 왜, 평평한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삶의 시작부터 어렵다.

그렇지만 이 나무는 환경에 맞추어 구불구불 가지를 뻗는다.

그리고 누가 오든 반갑게 맞이하며 자리를 내어준다.

행복한 삶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여름날,

벼락에 나무는 쓰러진다.

동물들이 찾아오지만 뾰족하게 도울 방법이 없다.

모두가 나무가 다시 일어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나무를 좋아했던 한 아이가 팔을 뻗어 나무를 안아준다.

 

한 남자가 나타나 나무를 잘라 수레에 싣는다.

말 못하고 숨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동물들은 남자가 원망스럽다.

이제 나무는 그루터기로만 존재한다.

나무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세상이 텅빈 것만 같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동물들에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마을로 내려갔지만 쉴곳이 없다.

나무가 없는 언덕에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굳세고 용감한 나무 친구를 생각하며 힘을 낼 뿐이다.



 

둥지로 돌아온다고? 어떻게?’

나무를 잘라갔던 한 남자는 그 나무들로 동물의 집을 만든다.

잘라간 나무 줄기로 만든 집을 마을 곳곳에 놓아둔다.

보금자리로 내어주었던 나무의 향기와 추억이 가득한 둥지가 되었다.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나무는 죽어서도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파랑과 주황, 초록, 흰색을 사용한 이 그림책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한 묵직함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주고 받으며 공존하고, 자연이 주는 교훈은 더불어 살아갈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서보라고, 그리고 가지려고만 하지말고 나누라고, 나눔의 가치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됨을. 그 실천은 나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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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아델 타리엘 지음, 밥티스트 푸오 그림, 이찬혁 옮김 / 요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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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NE

자연과 도로가 어울려진 표지 그림에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아무도 없다. 동물도, 사람도.

그냥 텅빈 도로의 모습니다.



 

그림책을 넘기면 우리 삶의 터전이 나타난다.

공원, 수영장, 학교.

그런데 아무도 없다. 표지처럼.

3년전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공공장소에 아무도 없던 것처럼.

 

책장을 넘겨도 똑같다.

길거리며, 미술관이며, 공원이나 영화관에도, 카페에도 사람은 없다.

너무나 조용하고 공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자연에는 변화가 없다.

바람이 불고, 나뭇잎은 춤을 춘다.

강물은 흐름고 풍뎅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오리도 물결 따라 헤엄치고

갈매기와 독수리는 하늘을 난다.

다만 사람만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햇빛은 내리 비추는데

자연은 햇빛을 받아들이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이 없는 세상은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마지막 장을 폈을 때 답답함을 느낀다.

지금까지의 모습과 상반된 거리의 모습이다.

사람들과 차로 거리는 가득하고 분주하다.

네온과 자동차의 불빛이 밤거리를 밝힌다.

그 빛을 따라 사람들은 움직인다.

나의 여유롭던 시간이 이제는 시끄러운 소리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다시 첫장으로 넘어가봤다.

아무도 없는 첫장의 모습은 공허함보다는 여유로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작가도 이런 생각에서 그림책을 썼을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마지막장보다 첫장이 더 다가온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소유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소유의 여유로움을 추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함과 비움의 여유가 오히려 더 꽉참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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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에 나를 쳐다보는 예쁜 강아지.

노랑 바탕에 먹물로 표현한 까만 강아지가 나를 쳐다본다.

너무나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에 눈길이 간다.

 

책날개를 걷어낸 표지에는 여러 동물들의 얼굴이 있다.

강아지와 동물들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까만 강아지는 개구리를 만난다.

어떤 색이 좋아?”

거북이의 질문에 머뭇거림 없이 대답한다.

초록

까망이는 새, 도마뱀, 족제비, 나비도 친구에게 물어본다.

빨강, 파랑, 갈색, 노랑

까망이는 물어보는 동물 친구들의 몸색깔을 말한다.

어쩜 이리도 친구의 맘을 잘 아는지.’

친구들은 까망이의 말을 듣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데 친구의 질문에 까망이는 당황하게 된다.

까망아, 너는 어떤 색이 제일 좋아?”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 모든 색을 좋아하는 것인지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때,

친구 색깔

이라는 대답이 들린다.

까망이가 한 말인지, 친구들 중 한 명이 한 말인지 쉽게 구분이 가지 않지만 까망이도 친구들도 이 말에 모두가 기뻐 소리친다.

 

이 그림책을 읽은 후 물어봤다.

무슨 색깔 좋아해?”

그러자 모두가 외친다.

친구 색깔이요.”

 

친구의 색깔은 모두가 다르다.

생김새나 성격,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등.

그런데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틀림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까망이처럼 다름을 따뜻한 시선으로, 마음으로 바라봐 주고 존중해 주며 살아가면 좋겠다고 바란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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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 봐! 너답게 웅진 세계그림책 214
피터 H. 레이놀즈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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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는 11일 새해가 시작이지만 학교에서는 32일 새로운 학년, 새로 만난 친구와 선생님과의 시업식이 시작이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기, 특별하고 가치있는 사람이니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와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 이 그림책이 딱이다.

 

이 그림책은 , 단어 수집가로 모든 세대의 독자들에게 사랑하는 피터H. 레이놀즈의 그림책이다. 작가의 그림책은 짧은 메시지에 세상을 바라보는 강력한 힘이 담겨있어 좋아한다. 이번에 만난 그림책 시작해봐! 너답게도 그렇다.

 

앞면지에서 만나는 긍정의 수많은 단어들을 만나게 된다. 단어들을 천천히 살피며 따라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열리게 된다.



 

넌 많은 것을 가직 태어났단다.”

그래서 너답게 살라는 조언으로 그림책은 시작한다.

놀라운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고,

보이는 것을 살펴보며 호기심으로 해답을 찾고,

둥지 밖으로 나가 모험을 즐기기도 한다.

단짝 친구를 찾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어려움이 닥칠 때 멈추지 않고 끈기있게 해낼 수 있다며,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지금 네 모습 그대로 하라고 용기를 준다.

세상을 좀 더 귀기울이며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감한 아이라고 격려한다.

혼자 힘으로 생각해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너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손을 내밀라고 조언한다.

 

이 그림책의 책장을 넘기다보면

시 한편을 읽는 것 같다.

자기도 모르게 내면의 무궁무진한 능력을 지닌 존재임을,

특별하고 가치있는 사람임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생각하고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달려가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거나 비교하지 말고

나의 속도에 맞추라고 강조한다.



 

만화 주인공 같은 친근하며 사랑스런 인물의 모습에 웃고,

글을 읽으며 생각 주머니를 부풀리게 한다.

시작점에서 이래라 저래라 강조하지 않아도 이 그림책 한 권으로

부모로서 또는 선생님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레 전할 수 있다.

꽉 차지 않은 글과 그림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꽉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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