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가 없어진 그들의
뽈이 돌기처럼 점점 무디어만
가고 딱딱히 굳은
감각에는 벌써부터 예리함도
잃어버렸다. 각질의
껍질에 그려진 지문 닮은 문신은 초원을 달리던 선대 들소의 사라진 환영. 소의 몸을 탐닉하는 인간들.
근처에서 온순할수록 윤기를 잃고 모종의 체념을 눈망울에 맺힌
맑은 점액질로 써
내려간다. 짊어진 쟁기는 벗어
버렸으나 대신 육신의 감옥에 갇혀버린 음울도
덩달아 점점 높은
담을 쌓고 생의 나이테 두께가 나날이
두터워질지라도 표피의 가죽은 늘어지고
얇아졌다. 아침에
무의지로 눈을 뜬 일상은 질겨빠진 여물을 씹어
먹으며 꾸역꾸역 일터로 나가는
것은 마치 창살
없는 감옥의 거대한 시스템의 하부 조직원처럼 단백질의 맛 들인 소를 닮았다.
뿔도
없어 윤기 빠진
뭐라도 하나 들고 쓸모없는 시간에 대해 뿔로 받아
버릴 객기조차
그들과 내가 비슷하게도 없다. 심장 어느 한
곳에서 뿔보다
작은 바늘은 호주머니의 못처럼 심장 이곳저곳을 굴러다니다가 온통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찌르며
돌아다니고 미노타우로스의 신화가 사라진 것과
같이 늘
굶주렸다. 세상의
모든 소들은 시간으로부터 뿔의 각도를 조금씩 조금씩 비틀어
깍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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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 블로그는 당분간 쉽니다.
어깨도 좀 아프고요.
자판 두드리다보면 손가락도 저립니다.
리뷰 자주 못할 듯합니다.
네, 조금만 천천히 갑시다.
이웃분들의 글은 자주 보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