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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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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그것 처럼 성인판이 나올 것 같은 결말.
스티븐 킹 소설들을 좋아한다. 아드님과 협업한 책은 빼고 ㅠㅠ
특히 아이들의 성장소설? 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에서 감탄하게 된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이 겪는 많은 고민이나 섬세한 감정, 선하지만은 않은 아이들과 교활함, 그러나 아이들이 연대하며 이겨내는 이야기는 성장의 상징으로, 그리고 그 속의 괴물이나 부조리한 일들은 사춘기를 뒤흔드는 혼돈의 상징같다. 선과 악의 중간, 아이와 어른의 틈같은 나이대의 아이들이 불의든 괴물이든, 맞서싸우면서 영웅보단 터지고 상처입은 모습으로 그래도 어쨌든 이겨내는 모습을 잘 표현한다. 그렇게 트라우마와 아픔을 갖고 혹은 잠꼬대로도 뱉을 수 없는 악몽같은 비밀을 갖고 성인이 된다면, 이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들의 가슴에 남은 영웅, 에이버스터의 목소리가 남아 있는한 옳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 스티븐 킹 작가님은 47년생 빨간 돼지띠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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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시 한편 읽어야 될 것 같지 않으신가요 *^^*
가을에 어울리는 시집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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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0-07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mini74 님 영상 만드셔서 그런가 갑자기 친근한 느낌이 들어요!!^^ 저 얌전한 강아지가 mini인가요? 무척 얌전하네요!! ^^
저는 시를 안 읽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 나네요. 시 소개해주신 것 보고 저도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
 
나의 새를 너에게
사노 요코 지음, 히로세 겐 그림, 김난주 옮김 / 샘터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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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실로 묶여 있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실.
이 책에선 실이 아닌 우표가 그 역할을 한다. 우표를 붙이고 태어난 소년은 우표를 잃어버린채, 우표에 그려진 새들을 그린다. 우연히 우표를 가지게 된 소녀는 소년과 만나 사랑하게 된다. 소녀가 소년이 찾던 잃어버린 우표 속 새였던걸까.

넌 내가 잃어버린 우표야. 라며 이 책을 선물하고 사랑을 고백한다면 어떨까
요즘도 손으로 눌러쓴 편지에 혹은 책 한권과 함께 하는 고백이 통할까
긴 밤 하얗게 세우며 한 줄도 쓰지 못해 빈 집같은 마음 잠그며 설은 눈물 흘리던 시인처럼 그런 사랑이 통할까.

아이들에게 예전에 낭만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은?
낭만도 좋지만, 그 낭만이 실장님이나 본부장님의 낭만이기를, 꾹꾹 눌러쓴 편지도 좋으나 그 속에 보석반지 하나쯤은 있기를, 혹은 사랑한 이가 짜잔 하고 상속녀로 나타나길 누구나 맘 속 깊이 바라지 않냐는 질문을 오히려 받았다. 낭만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 그렇다고 뭐라할순 없지. 온통 그런 이야기들뿐이잖아. 드라마고 웹툰이고 가난한 연인들의 이야긴 없는 걸. 가난해도 결국은 남자든 여자든 신데렐라가 되는 걸. 현대인들의 삶은 가난한다. 마음도 몸도. 그러니 다른 사람의 가난을 봐 줄 여유가 없는걸까.아니 보고싶지 않은거 아닐까. 상상도 꿈도 현실적으로 꾸진 않으니까.
그래서 이 책은 동화다. 비현실적인 동화. 우표를 붙이고 태어나 진짜 사랑이란걸 찾은 소년.


(나의 새를 전부 너에게 줄게.
아 너무 낭만적이다.
사노요코님은 38년생 황금호랑이띠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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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캔디, 올훼스의 장미,은하철도 999, 요술공주 샐리, 리본의 기사, 메칸더브이, 요술공주 밍키, 미래소년 코난, 빨간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금발의 제니, 천년여왕. 내가 어릴 적 즐겨보던 만화, 그리고 일본만화일거라곤 꿈에도 몰랐던 만화들이다. 그땐 일본문화가 수입금지되던 시기였고, 더빙에 우리나라 가수가 주제가를 부르니 당연히 우리나라 만화인줄 알았다. 만화책 또한 수많은 해적판들, 당연 우리나라 작가이름이니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이들이 몰래 보는 일본잡지와 소년대? 를 좋아해서 일본가사를 외우는 친구들을 보면서 일본은 밉지만, 문화적으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방탄의 쾌거, 우리 만화들의 승승장구는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라바도 뽀로로도 펭수도 방탄도 우리꺼라니 ㅎㅎㅎㅎ
어릴적엔 원피스니 드래곤볼등과 악마의 신부같은 순정만화등에 빠졌다면, 나이가 들면서 소소한 이야기들에 더 정감이 간다.
그러면서 찾은 작가가 바로 다카기 나오코.
처음으로 산 책이 우리집 무쿠 란 강아지에 대한 책, 여기서 일본도 강아지에게 된장국 등 남은 음식을 준다는거에 웃음이 났다. (어린 시절 시골 강아지들은 그렇게 낡은 양은냄비에 된장에 남은 밥 덩어리를 먹곤 했다. 커서는 저런 걸 먹으면 아플텐데란 생각을 했는데, 시골에선 아픈 개를 본 기억이 없다. 그때 가르쳐 준 울 언니의 정답, 아프기전에 다 먹잖아 ㅠㅠㅠ 슬프다. )
작가가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자취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공감을 샀다. 나홀로 여행 시리즈도 좋았지만, 특히 좋아한 책은 작가가 본인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한 책이다.
30점짜리 엄마란 책, 그런 작가가 이제 엄마가 되어 책을 썼다. 아이를 키우는 건 고생스럽지만 행복한 일.
본인의 엄마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 30점을 준 작가가, 본인은 몇 점짜리 엄마가 될지 궁금하다.
( 예전 육아의 기억이 겹치기도 한다. 그리고 책 속 기억에 남는 장면 ~모든 아빠는 딸바보 아들바보가 된다. ㅎㅎ)



< 아참. 작가님은 74년생 파란 범띠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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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4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빠가 자식의 사춘기를 겪고 나면 마음이 돌아서지요. 그저 빨리 독립해다오. 결혼이든 취직이든.... ㅎㅎ
님 글 덕분에 잠시 추억돋는 만화들을 잠시 소환해봅니다. 저 만화들 저 다 좋아했어요. ^^
 
신화의 미술관 : 영웅과 님페, 그 밖의 신격 편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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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미술관 2편이 나왔습니다. 올림포스 주신들을 다룬 1권과 달리 님페나 영웅들의 이야기가 주입니다. 그리고 별 의미은 없지만 작가님은 61년 흰소띠시다. )

처음 기억에 남는 건 님페의 아름다움, 그리고 아틸란테. (첫번째 그림 존 윌리엄 고드워드)

아틸란테는 여자라 아버지께 버려졌고, 여자라 멧돼지 사냥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음에도 무시당했어요 . 그리고 결혼을 하면 동물로 변할거란 예언으로 결혼을 거부했고, 자신과의 달리기에서 이기는 것을 결혼의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황금사과 세 알로 경주에서 우승했고 결혼에 골인 ~~둘은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사랑을 나눴고, 신전 등에서의 사랑은 신들의 분노를 샀기에 , 둘을 사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자는 표범과 사랑해서 새끼를 낳는다고 믿었기에,사자로 변한 부부는 두 번 다시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형벌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이야기 중에 항상 마음을 빼앗는 이야기는 이카루스입니다.

이카로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에게, 이카로스의 추락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 사악한 질투로 정말 소중한 것을 잃은 이가 있습니다
바로 다이달로스
아테네의 천재 , 지상의 헤파이토스
그러나 그의 조카..탈로스(자신의 엄마인 페르딕스랑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요)의 천재성을 질투했습니다.
민들레잎사귀를 보고 톱을 만들고, 바람개비를 보고 컴퍼스를 만든 천재.
젊고 활기찬 조카를 보며 다이달로스는 질투로 숱한 밤을 지새웠습니다.
결국 날고 싶어, 절벽끝에서 그 나락을 재어 보던, 탈로스를....뒤에서 밀어 버렸고, 그 일로 결국 아테네에서 도망치듯 쫓겨나게 됩니다.
크레타의 미노스왕은 그에게 노예를 선물로 주었고, 그 사이에 아들 이카로스도 태어나게 됩니다.
그는 또한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를 위해 나무 암소를 만듭니다.
미노스가 포세이돈의 황소를 돌려 주지 않자, 저주에 걸려 아내인 파시파에가 바로 포세이돈의 황소를 사랑하게 되었도, 그녀는 다이달로스에게 암소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자신이 그 속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바로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나고,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미궁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미궁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미노스왕은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를 가둬 버립니다.
 자신이 만든 미궁에 갇힌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정성껏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 아들에게 붙인 다음 , 온갖 정성과 기도를 하며 아들을 밀었을 다이달로스.
그저 평온하게 날기를 바라며, 부디 무사하기를 바라며 이카로스를 밀어 주고 있습니다. (두번째그림 랑동의 이카로스와 다이달로스)
그러나...그의 손은 아들의 무사함을 바라는 간절한 손길만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운명은 기억하고 있겠지요.
조카를 밀던 그 손길...
결국 그때의 잔인했던 손길이 바로 부메랑이 되어 그의 아들 이카로스는 추락한  것이 아닐까요
그때의 잔인했던 손길이 이카로스를 태양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계속 밀었던 것은 아닐까요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가 있습니다
질투는 나를 키우게 합니다.
조금 더 잘하게 하고,
조금 더 노력하게 하고,
조금  더 힘내게 합니다.
질투에 눈 멀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질투에 눈이 멀어, 아무것도 앞도 뒤도 옆도 보지 못한체
결국 누군가를 밀어 버리게 되지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 보면,
누군가를 밀어 버린 것 같지만,
원 밖으로 밀려 나 있는 건 바로 자신.
지금 나는 질투가 힘이 되고 있는 걸까요. 질투에 눈이 멀어 있는 걸까요


이나루스에게 자신의 추락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 세명의 이카로스가 있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모습..
마티스와 샤갈, 브뢰겔의 눈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이카루스..
아버지의 말을 거역한 못말리는 십대 일까요
아니면 꿈을 이룬 그래서 태양을 가진 이일까요


(세번째 그림 마티스)
붉지만 , 맑은 심장 하나가 뛰고 있습니다.
곧 꿈을 이루겠지요.
누구는 무모하다 하겠지요.
누구는 한심하다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소년의 꿈은 태양 가까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 보는 것.
소년의 손은 추락하는 순간에도 자꾸만 태양을 그리워합니다.
소년에게...태양은, 하늘 높이 나는 것은 꿈이자 첫사랑이지 않았을까요.
결국 이리 될 줄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일.....
사람들은 그런 일들은 꿈과 사랑이란 이유로 말하곤 하지요.
마티스의 눈엔, 그러했나봅니다.
그래서 소년의 왼쪽 가슴엔 시리도록 붉은 심장 하나를 그려 넣었나 봅니다.
그렇게 소년은  꿈을 이루었고, 추락하는  대신 별이 되었나 봅니다.

여기 이카루스를 눈여겨 보는 이 또 하나 있습니다.(네번째 그림 브뢰겔)
그에게 이카루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브뢰겔은 그저 돌아가는 세상을 보여줄 뿐입니다.
농부는 밭을 갈고, 배는 유유히 바다에 떠 있고,
브뢰겔의 시선이 차갑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풍경, 지금을 닮았습니다.
(브뢰겔의 그림엔 네덜란드 속담들이 담겨있습니다. 이 그림 또한 브뢰겔이 무심하다기 보단, 자신에게 아무리 큰 일이라도 세상은 돌아간다..뭐 그런 의미의 속담을 그린거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샤갈의 이카로스의 추락입니다.( 다섯번째 그림)
마을 사람들 모두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 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들 어쩔 줄 몰라 하지요.
이카로스는 꿈을 이룬 모습이라기 보단 겁에 잔뜩 질려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몰랐던 무모한 소년의 모습입니다.
태양 옆 이카로스를 향한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애닮은 손짓도 빛에 바래 보이기만 할뿐.

똑같은 이야기에 똑같은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인데도 느낌이 정말 다르지요
한 사람은 꿈을 그렸고,
또 한사람은 그저  모든 것이 세상의 일부일뿐임을
또 한 사람은 무모한 소년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렸습니다.
무모함이라기 보단, 꿈이라고 믿고 싶은건 왜 일까요

어릴적 어른들이 꿈을 물으면, 전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뭇잎이 예뻐서, 나무의 질감이 좋아서, 나무옆에 서면 나도 하늘만큼 키가 커져, 저 햇살 아래 설 수 있을것 같아서..
햇살 가득한 평상에 누워 바라보던 , 커다란 감나무잎사귀 사이로 비치던 햇살이 너무 좋아 그렇게 나무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지요.
그러면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게 무슨 꿈이냐...
어른들에게 꿈이란 생산적인 일, 돈이 되는 일, 거창한 일과 같은 뜻이란걸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 후론, 선생님이라던가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꿈을 이야기 했지요. (커서는 ㅠㅠ 나무의 님페들은 어마무시하게 예쁘다는 걸 알게되었지요)

이카로스...한심한 녀석, 저 봐라,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에구, 호기심은 위험해..실수안 하게 조심해야지
어디선가 이런 말들이 들리는 것 같지 않으세요?
그런데 왜 이리 마티스의 그림이 와닿는걸까요
무모함도 호기심도 실수도 아닌, 태양에 조금 더 가까이, 그 햇살 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꿈을 택한 이카로스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어릴적 감나무 잎사귀에 실리던 햇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그때 그 바람이 부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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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3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주헌씨는 저도 참 좋아하는 작가예요. 덕분에 오랫만에 이주헌씨의 그림 이야기를 들이니 좋네요. ^^
예전에 우리 애들이 어릴 때 저 마티스 그림보고 울랄라 울랄라라고 제목 붙여놓았던게 생각나서 또 잠시 웃기도 하구요.

mini74 2020-10-03 21:24   좋아요 0 | URL
울랄라. 어울려요 ㅎㅎ 저희 아이는 어릴 때 브뢰겔 그림에서 이카로스 찾는 걸 좋아했어요. 다리만 나와 있는게 너무 신기하다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