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를 너에게
사노 요코 지음, 히로세 겐 그림, 김난주 옮김 / 샘터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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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실로 묶여 있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실.
이 책에선 실이 아닌 우표가 그 역할을 한다. 우표를 붙이고 태어난 소년은 우표를 잃어버린채, 우표에 그려진 새들을 그린다. 우연히 우표를 가지게 된 소녀는 소년과 만나 사랑하게 된다. 소녀가 소년이 찾던 잃어버린 우표 속 새였던걸까.

넌 내가 잃어버린 우표야. 라며 이 책을 선물하고 사랑을 고백한다면 어떨까
요즘도 손으로 눌러쓴 편지에 혹은 책 한권과 함께 하는 고백이 통할까
긴 밤 하얗게 세우며 한 줄도 쓰지 못해 빈 집같은 마음 잠그며 설은 눈물 흘리던 시인처럼 그런 사랑이 통할까.

아이들에게 예전에 낭만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은?
낭만도 좋지만, 그 낭만이 실장님이나 본부장님의 낭만이기를, 꾹꾹 눌러쓴 편지도 좋으나 그 속에 보석반지 하나쯤은 있기를, 혹은 사랑한 이가 짜잔 하고 상속녀로 나타나길 누구나 맘 속 깊이 바라지 않냐는 질문을 오히려 받았다. 낭만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 그렇다고 뭐라할순 없지. 온통 그런 이야기들뿐이잖아. 드라마고 웹툰이고 가난한 연인들의 이야긴 없는 걸. 가난해도 결국은 남자든 여자든 신데렐라가 되는 걸. 현대인들의 삶은 가난한다. 마음도 몸도. 그러니 다른 사람의 가난을 봐 줄 여유가 없는걸까.아니 보고싶지 않은거 아닐까. 상상도 꿈도 현실적으로 꾸진 않으니까.
그래서 이 책은 동화다. 비현실적인 동화. 우표를 붙이고 태어나 진짜 사랑이란걸 찾은 소년.


(나의 새를 전부 너에게 줄게.
아 너무 낭만적이다.
사노요코님은 38년생 황금호랑이띠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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