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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 비판 - 지식 경제 시대의 부와 분배
가 알페로비츠 & 루 데일리 지음, 원용찬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다. 먼저 1부'지식의 열매들'에서는 과거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지식이 현대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한 여러 연구 성과들을 하나씩 짚어간다.  솔로, 에드워드 데니슨, 모지스 애브라모비츠의 선구적 작업을 조명하고 있다. 이 경제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성장 과정을 보다 잘 이해하게 해주는 '성장 회계'의 방법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 메릴랜드대의 가 알페로비츠 석좌교수와 사회운동가 루 데일리는 미국의 진보적 연구자그룹에 속한다. 스미스의 <국부론>은 토지·노동·자본의 요소에 집중할 뿐이며, ‘기술’은 다른 생산 요소에 종속된 것으로 본다. “현대의 모든 부는 개인의 천재성이 아니라 사회의 축적된 지식에서 나왔다”는 중심사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는 1987년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가 제기한 ‘잔차’(殘差, residual)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잔차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지식, 그것이 부의 산출에 미치는 총체적 효과를 일컫는 개념이다.  솔로는 노동과 자본 같은 전통적 요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산출량의 변화에 주목했고, “‘잔차’야말로 전통적 투입 요소를 질적으로 결합해 효율성을 증가시킨 본질”이라는 이론을 펼쳤다.  그것은 경제성장을 노동과 자본의 공급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던 애덤 스미스의 이론과 차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또 예측하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영국의 성직자 에드워드 데니슨의 말을 인용, 미래를 위한 검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들은 18세기 '산업 계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커의 연구성과까지 고찰하며 농업과 의류 생산에서부터 철강과 조선에 이르기까지 지식이 어떻게 생산성과 질적 수준을 높였는지에 대해 또 기술 혁신이 현실세계에 경제적으로 응용되게 만들었는지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공정한 보상에 대한 논의이다. 기술이라는 공동 축적물은 공동체사회가 낳은 실체이며, 따라서 이는 해당 공동체 문명의 실체적 핵심을 구성한다. 기술 공동 축적물운 사회의 공동 소유물이며, 그에 따라 보관되고 실행되고 확산된다.  저자들은 특허 같은 지식의 축적이야말로 오늘날 부의 압도적 원천인데 이 지식은 우리 자신의 노력은 하나도 거치지 않은 채 우리에게 그냥 굴러온 것들이라고 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현대의 많은 연구는 과거에 이룩한 진보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개인적 활동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제시된 실증 자료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서 개인이 가진 부의 최저 20퍼센트에서 최고 80퍼센트까지는 개인 자신이 노력해서 번 소득이 아니라고 조사되었다. 부의 편중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분배는 제자리라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자본주의경제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경기안정이 정책으로서 추구되고 있다. 공공부문의 경기에 대한 조세의 효과는 공공지출과 세입의 균형으로 결정되지만, 증세(增稅)는 민간부문의 구매력을 흡수함으로써 경기에 대하여 억제효과를 주고, 불경기 때에 감세하면 민간부문에 새로이 구매력을 높여 경기자극효과를 가져온다.  


누진세, 실업보험 등의 사회보장세, 법인세 등은 경기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다시 말해서 경기가 좋을 때 소득은 증대하지만, 누진세제도 하에서는 소득의 증대보다 높은 비율로 세금이 늘어난다. 사회보장세는 실업률이 낮을 경우에는 부담금의 형태로 민간에서 정부로 구매력이 이전되지만, 불경기가 되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정부로부터 민간부문으로 구매력을 이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조세제도에는 이른바 빌트 인 스태빌라이저(자동안정장치)가 되어 있어 경기안정기능을 하고 있다. 


사회에서 부(wealth)는 그 성원들간에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엄청남 부를 소유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지극히 적은 부를 갖는다. 평등주의자들은 그러한 차등을 불공정한 것으로 간주하는 자들이다. 현대 경제의 극단적 불평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하고, 지식 경제 시대의 새로운 소득 지형을 제시하는 굳이 정의에 대해 원론적으로 접근해보지는 못했지만책을 통해 느낀 결론은 구조적인 부의 편중은 많은 문제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더 그런것 같다. 평소 인문도서는 어렵다는 선입견때문에 잘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친 편독을 하는 버릇이 있어 정말 큰 걱정거리였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본 탁월하고 폭이 넓은 책이다. 비록 읽어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녹록하지 않았지만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 그리고 모든 지성인들의 필독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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