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학교‘ 라고 부르는 제도를 사회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세상의 어떠한 교육에도 나는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그 교육들은 상반된두 개의의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양자를 모두 놓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은 항상 모든 이익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는 것 같지만, 자신의 이익밖에는 생각지 않는이중인격자를 만들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선은 공통적인 것이므로 아무도 속이지 못한다. 우리들이 끊임없이 내부에서 겪는 갈등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자연과 인간 양쪽에 의해 상반되는 길로 이끌리고, 그리하여 여러 다른 충격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모순이 드러나서 그 어느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들은 일생 동안 시달리고 방황하며 자신과의 조화를 이룰 수도 없고, 또 자신이나 남들을 위해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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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를조용히 내버려 두었다. 그는 낙제가 결정되어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아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없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필요가 없어 묘하게도 통쾌한 특전을 향유하게 된 학생과 거의비슷한 상태에 있었다. 이는 방종한 형태의 자유라고 덧붙이고싶지만, 그러나 자유라는 것에 이와는 다른 형태와 종류가 있을수 있는지 자문해 본다. - P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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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해 둬, 클라브디아. 나는 물론 원래 스케일이 큰 인물도 아니고 천재도 아니거든, 말도 안 되지, 그런데 나는 우연히도 - 우연이라고 부르겠어 - 이러한 천재적인 지역으로 아주 높이 떠밀려 온 거야. 요컨대, 너는 아마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연금술적인 밀봉 교육, 즉 성체 변화라는 게 있어서, 네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내가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고양된 거야. 하지만 물론 외부의 영향으로 나를 좀 더 높은 곳으로 떠밀려 올라가게 한 요소가 애당초 나의 내부에 어느 정도 있었어. 그리고 나의 내부에 들어 있는 것이 오래전부터 병이나 죽음과 아주 친숙했다는 걸 나는 정확히 알아. 여기서 사육제 날 밤에 그랬듯이, 나는이미 소년 시절에 너에게서 무분별하게 연필을 빌린 적이 있었어. 하지만 그 무분별한 사랑이 천재적인 표식이야. 죽음이란 알다시피 천재적인 원칙이고 이원론적 원칙이며 지혜의 돌이자, 교육적원칙이기도 하기 때문이지. 죽음에 대한 사랑은 삶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이끌어 가니까. 발코니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이 이런 것이었어. 그리고 너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기뻐 가슴이 벅차. 삶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평범하고 직선으로 반듯한 길이고, 다른 길은 죽음을 통과해 가는 사악한 길인데, 그게 바로 천재적인 길이야!" - P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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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무척 안심이 되네요." 그녀는 빨아들인 연기를 뿜어 내면서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어떻게 열정적일 수 있겠어요? 열정적이라면 독일인이 아니라는 말이 될 테니까요. 열정적이라는 것은 삶 그 자체를 위해 산다는 말인데, 잘 알다시피 독일인은 경험을 위해 사니까요. 열정이란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거예요. 하지만 당신네들은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요, 그것이 혐오스러운 이기주의이며, 언젠가 그로 인해 당신네들이 인류의 적이 될 거란 사실을 모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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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언제나 강조되며 국민 위에 군림해왔지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국가는 빈곤한, 그보다는 사기업이 피고용자-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국가 없는 국가주의라는) 모순적인사태는, 이 난해한 사태의 한 가지 예에 불과하다. 사실상 독점재벌이 전 국민을 고객으로 환원해 그 삶과 정신의 세세한 구석까지지배하고 있는데도, 그 피지배의 당사자들은 재벌을 지배자로 인식하기는커녕 명예로운 한국의 대명사로 호출하는 데 망설임이없는데, 이러한 사태도 받아들이기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언제어디서라도 단일민족이라는 데 감격하고 서로를 감싸줄 것같이 동일한 코드에 (이를테면 박지성, 김연아 등 민족영웅코드) 마음이움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는 서로를 지나치게 냉대하는 (보복운전을 생각해보라) 공동체 제로 사회의 현상이라는 점에서 기이하기 짝이 없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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