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할머니, 초강력 아빠팬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름도 정겨운 오메 할머니의 이야기,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내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기니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다. 그 정도 나이 갖고 할머니 운운하기에는 거시기하지만(오메 할머니의 말투대로), 점점 나이를 먹어가니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비록 몸은 녹슬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이팔청춘이라고.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섞인 말이려니 하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나이를 먹어가니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런 마음이다.

  그래서 오메 할머니의 이야기가 정겹게 마음에 다가왔다. 말끝마다 ‘오메’라는 감탄사를 붙이는 바람에 오메 할머니라 불리는 은지 할머니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다. 정 많고 남의 일에 무심할 수 없는 할머니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할머니다. 죽기 전에 자식들 집 한 바퀴 돌아보고 가겠다며 서울에 올라와 아들 집에 있으면서 손녀 은지랑 알콩달콩 추억도 쌓고 그 동네에서 사귄 멋쟁이 반지댁 할머니와 박스를 주워 손자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빡스댁 할머니와도 정을 나눈다. 가끔은 어려운 살림살이와 바깥일로 바쁜 아들 며느리 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오메 할머니는 이 집에 살고 있는 개 봉지를 돌보면서 어울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세상에 이런 할머니들만 계신다면 행복하겠다. 할머니가 얼마나 사람이나 개에게 잘 대했으면 봉지마저 할머니에게 반했겠는가?

  이 할머니는 평생을 호의호식하지 못하고 어렵게 살았기에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더 잘 헤아리는 정 많고 통 큰 할머니다. 오메 할머니가 평생 호사하지 못하고 산 자기 삶에 대한 보상으로 일흔 살 생일을 자축하면서 진주 목걸이를 사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난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이런 할머니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은 자식들을 위해 자기 것을 모두 내어주는 그런 삶을 사셨다. 아이들이 그런 것을 이해하면서 할머니들이 말씀하시는 것이 촌스럽다고, 또는 시끄럽다고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많아서 그런 것임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오메 할머니는 평생 쪽진 머리를 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했듯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멋진 분이었다. 그래서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모두가 만나봤으면 좋겠다. 웃음과 감동으로 우리의 이웃 할머니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뜻하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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