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같은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공공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장하준은 분명 이 시대 한국 지식인들 가운데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임에 틀립없다. 장하준 교수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을 움직이는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선진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경제력과 영향력을 확대 및 지속시키기 위해 신자유주의의 이념을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세계화, 자본 개방이 어떤 맥락에서 진행되는 지를 알려주고, 개방과 자유가 무조건 좋은 것인지,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이번에 새로 발간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또한 그의 장점이기도 한 대중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기 쉽게 쓴 '시장과 자본',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자유시장경제의 허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자본주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장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높으면 그만큼 보수를 많이 받게되며 공평하고 효율적인 보상은 자유로운 노동시장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이 감추는 진실이 있는데 그들은 '임금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로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가난한 것은 그나라의 부자들이 내는 생산성이 낮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시스템이라 생각하는 기조에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의 결정에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수록했다. 저자는 자유시장 경제학은 소수의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한테 좋은 논리이기 때문에 자유란 좋은 것이라는 피상적인 선입견으로 자유화가 역사적인 대세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의 저서와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저자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두웠던 현대사를 통째로 수긍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도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2차 대전이후 독립한 제3세계 국가들이 대체로 그러했듯이 한국도 개발과 민주주의를 향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전통과 물적 토대의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과제를 해결해 나갔다. 진보진영에서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경제학자들과 관료들이 만들어놓은 신자유주의라는 시민들이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신자유주의를 왜 경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였을까? 한때 장교수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국방부 선정 볼온서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적까지 있었음을 상기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