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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얼마전 출장으로 부산을 갔다왔다. 고향이 부산이라 명절때마다 가지만 집에서 연휴를 다보내고 오면 시내나 바닷가 구경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회, 해운대, 부산국제 영화제 등등은 내고향 부산의 이야기이지만 나랑 현실적으로 거리가 멀다.
차라리 일적인 일로 부산을 가게 되면 더많은 곳을 가게 된다.
이번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추석이 지난 그다음주 출장이라 같은 부산을 가지만 이번에는 시내의 풍경들 , 도시의 건물들, 곳곳을 보게 되었다.
같이 간 일행중 부산분이 계셔서 회를 먹자고 하면서 섶자리라는 곳을 가자고 하셨다.
이기대 옆에 있는 곳인데 회도 싸고 맛있다고 하여 가게 된곳 .
난 어릴적에는 생선을 너무나 싫어해서 , 살아있는 회는 더욱더 싫어했다. 서울올라와서 회식에 다들 회를 먹으러 간다고 하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참 이해가 안되었다. 그러나 그들도 나를 이해못하긴 마찬가지였다. " 아니 부산사람이 회를 못먹고 싫어하다니 " 하면서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그때는 왜그랬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현재 지금의 나는 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말이다.
섶자리에서 맛난 회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살살 녹는다고 하던데 그맛을 거기서 맛보았다.
그러고 보니 부산에서 먹는 회는 그날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부산에서 살때는 회를 싫어했고 , 명절이나 휴가때 간혹 가더라도 회보다는 고기를 먹었는데 ...
이게 말이 되나 부산에서 자고 나란 사람이 부산에서 먹는 회가 올해가 처음이라니 ㅎㅎ
거기서 또하나 생애 처음 먹은 음식이 있으니" 아나고" 라는 것을 먹었다.
아나고 일명 붕장어라고 하는데 난 얼릴적 이물고기의 색깔이 너무 징그러워 먹기를 거부했다.
벗겨놓은 살집에서 시뻘건 핏기가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빨간 불위에서 익어 가는 것을 보다 보면 웬지 내가 야만인이 된듯했다 (어릴적에 말이다)
지금은 영국에 가서 살고 있는 내절친이 이 아나고 회를 너무나 좋아해서 가끔 소주에 아나고를 먹으러가자고 하면 아주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생각해보니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싶다. 몇해전 영국에서 잠깐 한국에 들어와서 있을때 아나고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내가 싫어해서 못갔는데 이제 그친구가 오면 내가 먼저 가자고 해야 할것 같다. 이렇게 난 음식에도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먹을 음식중에서 내가 먹어보지 못하고 죽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모든 음식을 먹고 죽지는 못하겠지만 편견을 가지고 내주위에 있는 음식을 거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ㅎㅎ 책이야기보다 내사설이 너무 길었나 !
이처럼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 음식에 관한 추억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음식에 관련돈 박찬일의 맛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머니와 같이 젓가락이 부러지도독 말아서 먹었던 냉면집과 그맛이야기,
어릴적 아버지가 직접 닭을 목을 잡아서 손질을 해서 먹었던 닭백숙이야기
맨처음 양식집을 가서 돈가스를 먹으면서 수프와 샐러드를 아껴 먹다가 웨이터가 가져가버려서 황당했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읽고 있노라면 그가 말하는 음식이야기에 나의 추억도 찾게 된다. 나에게는 어떤 추억의 음식있을까?
맨처음 엄마와 먹었던 외식음식, 맨처음 먹었던 짜장면, 맨처음 소개팅에서 만나서 먹었던 음식등등
우리는 끊임 없이 먹으면서 우리의 추억을 만들고 있다.
내가 먹고 있는 모든 음식들이 나의 추억과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도 언젠가는 박찬일 셰프처럼 따스한 나만의 음식이 담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