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간은 2시 53분이고, 바깥 온도는 3도입니다. 조용한 토요일이예요. 즐거운 토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주부터 12월이 시작되었는데, 12월이 한참 된 것 같으면서도, 실은 얼마 전에 시작해서 이제 막 12월이 시작 된 것 같은, 하나가 성립되면 하나가 성립되지 않을 것 같은, 모순관계에 가까운 두 가지를 모두 느낍니다. 바깥에 파란색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봅니다. 천천히 지나가는 버스가 그리고 그 다음으로 지나가는 빠른 오토바이가 모두 미끄러지듯이 길 위를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길 위에 있는 것들은 멈추지 않고 지나가는 것만 같습니다. ^^



 오늘은 페이퍼에 쓸 사진이 없어서 사진 때문에 바깥에 나왔습니다. 보통은 집에서 가까이 있는 다육식물을 무료로 출연(?)시킵니다. 그리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계절에 맞게 피는 꽃과 나무들도 많이 출연했습니다. 오늘은 준비된 다육식물 사진이 없어서, 어쩌지, 하다가 달달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집을 나섰어요.^^


 집 근처의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횡단보도 앞에 못보던 차가 있어요. 궁금해서 가봤는데, 맛있게 잘 구운 붕어빵 하나가 갑자기 손에 들리고, 크리스마스 초대장도 받았습니다. 모두 어어어, 하는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아아... 자동차에는 교회 이름이 없었는데;;;


 걸어오면서 손에 든 붕어빵을 먹었습니다. 따뜻하고 맛있었어요. 많이 달지도 않고, 솜씨 좋게 자 만든 조금 작은 크기의 붕어빵이었습니다. 붕어빵 안에는 따뜻하고 달달한 팥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잘 먹지 않는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붕어빵이 이런 맛이었구나,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전에는 겨울이면 붕어빵 만드는 분들도 자주 길에서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아직 겨울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군고구마도 호떡도, 그리고 붕어빵도 없네요. 가끔 추운 날에 만두가게를 지나갈 때면, 오늘처럼 사진이 없는 날에는, 커다란 만두솥의 뚜껑이 열릴 때의 화악 날리는 하얀 김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 것일까요. 있을 때는 괜찮은데, 없을 때는 "없다는 것"이 주는 빈 공간이 참 큽니다. 때로는 다른 것들로 인해서 "없음"을 느낄 때는 그것이 아닌 다른 것들도 연이어서 "없어요" 신호를 보냅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어느 공간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처럼, 마음을 그렇게 자극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요. 때로는 그런 것들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하나도 필요하지 않지만, 내 마음 한 구석이 조금 찌그러져있거나, 또는 비어서 균형이 맞지 않을 때, 그와 상관없을 다른 것들 역시 조금 덜 채워진 것에 예민해지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진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잘 모른다면, 원하는 것을 채우지 못할텐데, 어떤 부분인지는 잘 몰라요. 매번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붕어빵을 손에 들고 먹으면서 집 근처 카페에 와서, 사진이 예쁘게 찍힐 라떼를 샀습니다. 하얀 크림 위에 분홍색 보석같은 반짝반짝한 사탕가루가 있습니다. 이정도면 예쁘게 나오겠지.^^ 그렇지만 생각만큼 예쁘게 잘 나오지 않아서 여러번 찍었어요. 그렇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을 찍고 여기까지 페이퍼를 쓰다 생각이 나서 보니, 벌써 위의 크림이 거의 없어졌어요. 다 녹았나본데요. 분홍색으로 반짝이던 것들은 분홍색 얼룩처럼 되었는데, 근데... 맛을 살짝 봤는데, 위의 크림보다도 라떼가 엄청 달아요. 아이스크림 보다 더 달아요. 아, 기분이 이상하다 ;;;


 하루가 금방 금방 지나가는데, 오늘은 오늘의 일들을 해야겠어요. 

 간단하지만 계속 잊어버리게 되니까, 한번 더 생각하고, 다시 꺼내서 확인해보고 살아야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잘 잊어버려요.

 그래서 다시 꺼내서 새로 써요.


 오늘은 어제보다는 따뜻해요.

 좋은 토요일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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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2-09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0분 이내에 다 썼습니다.^^
그리고 온도는 4도가 되었습니다.^^

이하라 2017-12-09 15: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군고구마 파는 지역이 있군요. 저는 아직 안파는 게 아니라 아예 안파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귀촌을 했는데 오히려 군고구마를 파는 분들이 없더라고요^^;

서니데이 2017-12-09 16:04   좋아요 2 | URL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군고구마를 판다고 하는데, 여기는 편의점에서도 없어서 아직은 만날 수 없어요. 그런 것들도 점점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지역차도 있나봅니다.
이하라님,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7-12-09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스크림인 줄 알았습니다.ㅎ

에쿠오니 가오리는 표정이 늘 비슷해요.
그래서 안 보고도 알겠다능.ㅋ

서니데이 2017-12-09 16:07   좋아요 1 | URL
저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하얀 소프트아이스크림 같았는데, 지금은 하얀 크림이 얼음 위에 녹아서 그 때의 모습이 없어요. 실내가 따뜻해서 그런지 진짜 금방 녹았어요.^^;

에쿠니 가오리는 몇 년 째 같은 사진을 쓰는 것 아닐까요. 저도 볼 때마다 비슷해보여요.
stella.K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7-12-09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9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12-09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서니데이님 상쾌한 토요일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17-12-09 22:04   좋아요 2 | URL
사진을 찍고 크리스마스 느낌이 드는 필터를 썼습니다.^^
겨울호랑이님도 좋은 토요일 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7-12-10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