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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들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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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한 남자를 만났다. 그 사람은 존 내쉬다!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러셀 크로우다. 막시무스로 출연했던 글래디에이터를 본 후에 그의 연기에 푹 빠졌다. 올 곧은 충성심, 자기 가족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뛰어난 지도력, 그에 합당한 검술 실력! 막시무스로 분한 러셀 크로우는 간만에 보는 연기파 배우였다. 그런 그가 드라마류의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이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러셀 크로우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갔던 나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막시무스가 사라지고, 존 내쉬가 살아 숨쉬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위의 사진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그가 불안과 두려움이 극에 달했던 순간이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불안과 두려움과 싸우면서 어렵게 모교로 돌아온 장면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뷰티풀 마인드를 다시 보았다. 이 책의 내용이 이 영화에 그대로 들어 있기 때문에 영화를 살펴보고 넘어간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불안의 시대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수없이 많은 불안들과 싸우며 살아간다. 불안으로 인한 질병들도 많이 생겼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사회적인 비용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도 이런 현실에 대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불안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는 사람을 그저 미친 사람 취급하고 있는 것이 우리 시대의 속살이다. 불안에 빠지는 것은 약자들이기 때문이며, 그들은 낙오자 취급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일까? 수없이 많은 정신과 질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남몰래 눈물을 흘린다. 약간이나마 그들에게 인정을 베푸는 사람들도 그저 약물 치료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쪽만 바라보는 무지하고 야만적인 시각이다.

 

  불안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저자가 그리고 역자가 말하는대로 불안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역자는 오히려 불안이 없는 사회가 더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불안의 유무가 아니라 그 불안을 건강하게 끌어 안는 것이다. 뷰티풀 마인들에서 존 내쉬가 진정 위대한 학자로 거듭나는 대목도 그가 가지고 있는 불안을 끌어안는 순간이다. 영화의 대사 중에서 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은 "지금도 보여. 아마도 이들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지 몰라. 아마 그들은 악몽이었을지도 몰라.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를 은근히 바라는..."이다. 그렇다.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모습도 이러한 모습일 것이다. 불안에 사로잡힌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불안을 있는 그대로 끌어 안는 것!

 

  오늘도 난 불안을 끌어 안아 보려고 한다. 그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이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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