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5
김호동 지음 / 사계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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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중국사>의 책날개 뒤편에서 김호동 선생님의 중앙유라시아가 근간 예정이라고 적힌 것을 본 이후, 얼마나 손꼽아 이 책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드디어 책이 나왔다. 얼른 주문했다. 유치한 경쟁심이 있어서, 다른 분들보다 특히 치약님보다 먼저 읽고 먼저 리뷰 쓰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은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다른 역사서에 비해 이 시리즈 책의 글자야 많은 편이 아니다. 본문과 지도를 같이 음미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쓸 말이 없다. 내 경우에는 중국사를 통해 누덕누덕 기워 읽고 내 상상력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보던 내용이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한 권으로 정리되어 있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게다가 김호동 선생님 책이 아닌가. 물론 한 권 분량 안에, 아틀라스 시리즈라는 책의 틀에 이 방대한 내용을 축약해 넣으려니 좀 무리는 있다. 저자도 편집자도 정말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확실히 독자의 배경 지식에 따라 매우 어렵게 읽힐 수도 있는 책이다. 그래도 이 지역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은 이 책을 갖추어 놓으시라. 이 책을 기본 교과서로 삼고 책 뒤쪽 참고서적을 한 권씩 격파해가시라. 

 

 

- 본문 38쪽에서.

 

책의 만듦새가 감동적이다. 지도 자체도 그렇지만 그 지도를 독자에게 보여주는 솜씨도 감동적이다. 위의 지도를 보면, 흉노의 좌현왕 우현왕 위치를 독자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지도의 남북을 바꿔 놓았다. 글로 설명을 달아놓지는 않았어도, 유목민들의 동서남북 전후좌우 개념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봐야 한다,,, 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 정성어린 지도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말 편집팀이 애 많이 쓰셨다. 다른 아틀라스 시리즈와 달리 이번 중앙유라시아 편에 실린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네모지게 그린 지도가 아니라 지구 형태대로 둥글게 그린 지도가 많은 것도 감동적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리면 적도 부근만 정확하다. 고위도로 올라갈수록 실거리보다 과장되게 그려진다. 그래서 네모낳게 그린 유라시아 지도를 보면 유목민들이 말타고 달려 대륙을 횡단했다는 것이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북반구의 둥근 모양을 살려 그린 유라시아 지도를 보면 좀더 실감이 난다. 그래서인지 이번 책에 실린 대부분의 지도는 지구의 구형 모양 지도다.   

 

,,, 그런데 내겐 사망한 칸의 부인(카툰)에게 '미망인'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좀 거슬린다. '그의 미망인 소르칵타니 베키(134쪽)'와 같은 표현이 여러 군데 보인다. '미망인(未亡人)'은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으로, 성차별적인 단어다. 신문 방송 출판 등에서 이런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추세인 단어인데, 편집팀에서 실수한 것 같다. 또, 당시 몽골의 상황으로 봐도 맞지 않는다. 몽골에는 인도의 '사티'같은 풍습은 커녕, 죽은 아버지나 형의 아내와 결혼하는 수혼제가 있었다. 그시절 다른 농경정주 문화권에 비해 여성의 권리가 높은 편이었다. 칭기스칸은 아내와 딸들에게 권력을 나눠 주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182 ~183쪽에 서술된 다얀 칸과 만두 카이 카툰 부분도 나는 좀 신경쓰인다. 7세 정도에 즉위한 다얀 칸의 업적은 사실상 연상 아내인 만두 카이 카툰의 업적인데  그 부분을 좀더 명확히 써 주셨으면 싶다. 물론 저자분은 몽골 카툰의 위상과 업적을 이 책에 쓰긴 쓰셨다. 본문 182쪽을 보면 만두카이가 바투 뭉케(다얀 칸)과 결혼하기 전에 에시 카툰(소르칵타니 베키)의 영전에 기원을 했다는 부분이 길게 서술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그뿐이다. 다른 칸들은 즉위시 칭기스칸의 사당에 기원을 했는데 만두 카이는 소르칵타니 베키에게 기원하여 즉위했다는 것, 이는 명목상 남편인 17세 연하(이 부분은 학자에 따라 조금씩 나이 차가 다르지만 일단 17세로 적음)의 어린애 대신 몽골을 지배하는 카툰으로서의 자신의 각오와 권력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것, (소르칵타니 베키는 남편 톨루이 사망 이후 재혼하지 않고 은인자중, 아들을 후대 칸으로 키워냈다. 아들 중 하나가 그 유명한 쿠빌라이 칸이다. ) 이후 만두 카이는 몽골을 다시 일으켰다는 것 등등의 내용은 이 책 이 부분에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만두 카이가 소르칵타니 베키의 영전에 기원을 했다는 내용만 서술된 이 책을 읽고 이런 내용을 다 알아차릴 독자가 얼마나 될까. 이런 점에서 나는 독자의 배경지식에 따라 이 책이 어렵게 읽힐 수도 있다고 앞에서 썼다. (쓰고 보니 잘난척 같아서 좀 민망하다.) 이런 점이 이 책의 약점이다. 아틀라스 시리즈의 성격상, 한정된 지면에 한 주제를 압축해서 서술해야 한다. 저자분은 다 알기에 생략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다. 그러기에 역사 초보자의 경우, 이 시리즈는 결코 만만하게 읽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좀 읽은 역덕들에게는 시시할 것이냐, 그것도 아니다. 이미 알고 있던 네르친스크 조약 서술이라도 다른 중국사나 러시아사 책에서와 달리 이 책은 이 조약이 중앙유라시아에 미친 영향 위주로 서술한다. 역사서 독서 이력이 많이 쌓인 독자에게도 다른 쪽 입장에서 다시 보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뭐 미망인이니 뭐니 조금 지적하기는 했지만, 이 책 전체적으로 큰 편견은 없다. 오히려 중앙유라시아 지역 유목민족의 역사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내용이 많아 정주농경민족 위주의 사관과 서술에 익숙한 일반독자들의 시선을 교정해준다. 하기사, 그런 점은 김호동 선생님 책을 읽으면 계속 느끼게 된다. 아래, 그런 부분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1260년경 쿠빌라이의 집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몽골 제국의 지배체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대해 이제까지는 하나의 통일 제국이 4개의 지역 정권, 즉 '칸국'으로 분열되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방식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올바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몽골 제국, 즉 '대몽골 울루스'라는 거대한 정치체는 칭기스칸 일족들이 보유하는 다수의 울루스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몽골 제국이 울루스들의 연합체라는 구성적 원리인 '울루스 체제'는 14세기 중후반 제국이 붕괴될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중략) 따라서 몽골 제국이 4개의 독립적인 국가로 분열되었다고 보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중략) 따라서 쿠빌라이가 집권과 함께 중국적인 왕조인 '원'을 창건했다고 하는 주장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상충된다.

- 본문 142쪽에서 인용

 

 

- 사계절에서 나온 중앙유라시아 쪽 역사서들 중 내가 읽은 것. 그리고 우리집의 지배자 냐'옹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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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2-1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ㅎㅎ 전 다 읽었지만 퍼풱트하고 아튀스트적이며 아방가르드한 리뷰를 작성하고자 숙성시키고 있답니다.~~~ / 이쪽 동네 중앙아시아는 그런대로 익숙한데 저쪽 동네 중앙아시아는 익숙치 않아 읽기 뻑뻑해 느릿느릿 읽고 있습니다.

자유도비 2016-02-17 14:55   좋아요 1 | URL
오 나의 치약님! 저 무안하지 않게 이렇게 등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hengken 2016-02-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사계절출판사 인문팀입니다. 서평이 너무 좋아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댓글 남깁니다. 지적해주신 점 저자 분과 상의하여 책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이 서평을 사계절출판사 페이스북에 링크해도 될까요?

자유도비 2016-02-17 14:58   좋아요 0 | URL
어이쿠, 저자 선생님과 출판사에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입니다.
// 사계절 역사서와 김호동 선생님 팬입니다. 그래도 이번 책에서 미망인이란 용어 사용과 만두 하이 업적 부분을 정확히 서술해 주지 않으신 점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 어차피 공개된 서점 블로그에 쓴 글이니 상관없습니다.
 
우크라이나, 드네프르 강의 슬픈 운명 - 우크라이나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모든 것
김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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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역사가 궁금해 찾아 읽은 책이다. '슬픈 운명'이 들어간 책 제목을 보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반식민지가 되고 폴란드의 지배를 받던 시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책은 현대사 위주였다. 20세기 이전 역사는 단 한 장에 요약되어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아, 물론 저자와 이 책의 문제가 아니라 내 실수다.

 

다시 말한다. 이 책은 현대사 위주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2004년 오렌지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 정치, 경제, 국제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현지 특파원으로서 2004년 오렌지 혁명과 10년후 시민혁명을 취재한 경험이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정계 인물 정리와 러시아와의 관계 분석이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저자는 오렌지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 역사를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른다. 물론 정치인들의 부패와 지역감정과 재벌, 외세 의존 등등으로 민생이 어려워진 점을 생각하면 그렇긴 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 혼란스러운 10년을 보내면서 얻은 것은 없었을까? (이 부분은 내가 알지 못하니 저자가 어떤 시각으로 어떤 현실을 책에 담아 보여주는 것인지 판단이 안 되어 쓴다)

 

여튼, 내가 아는 것이 없으니 이 책을 제대로 리뷰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히 편집은 꽝이다. 어떻게 지도 한 장 안 넣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특집 기사를 그대로 책에 실은듯, 전체 책의 구성과 맥락 면에서 공을 덜들인 티가 난다. 

 

( ,,, 그런데 나는 우크라이나 정치 현황보다, 우크라이나 민중들이 시위하면서 노래부른다는 타라스 쉐브첸코 시인이 더 궁금하다. 이어서 쉐브첸코의 시집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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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 and Goal of History (Hardcover, 1st)
Jaspers, Karl / Routledge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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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기원과 목표> 

 칼 아스퍼스 지음, 백승균 역 /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86.

 

 

 

우선 밝힌다. 나는 이 책을 영어 원서로 읽지 않았다. 리뷰 올리려니 1986년도 번역본이 검색되지 않아 할 수 없이 영어번역본에 올린 것이다. Karl Jaspers(1883-1969)의 원저는 1949년도 독일어판 <Vom Ursprung und Ziel der Geschichte>이다. 

 

 

이 책도 참 재미있는게, 여기저기서 언급은 많이 되는데 절판되어 구해 읽을 수가 없다. 도서관에도 거의 없다. (나는 남산 도서관에까지 땀 흘리며 올라 가서 대출해 읽었다.) 그런데도 '축의 시대'관련해서 언급하는 글에 이 책이 꼭 등장한다. (그들은 이 책까지 다 찾아 읽고 그 글을 쓴 것일까? 끝까지 다 읽어보면 이 책 그렇게 위대하지는 않은데? )

 

그렇다, 이 책이 중요한 것은 바로 '축의 시대( die Achsenzeit, 이 책은  '차축시대'라고 번역하고 있다)라는 개념때문이다.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 이전, 그 시대를 언급한 원조가 야스퍼스 선생인 셈이므로.

 

 

이 책은 야스퍼스의 역사철학을 담았다. 주로 서양을 기준으로 삼아 세계사의 도식을 구상해 보고 있다.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 헤겔, 베버 등 선대 학자들을 종횡무진 언급해서 지금 내 수준에서 읽기가 버겁다.

 

 

이러한 역사관들을 우리는 여기서 이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전체 역사관을 위한 도식을 구상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구상은 인류란 하나의 유일한 기원과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신앙적 명제에 기원한다. 우리는 역사의 기원과 목표를 알지 못한다.

- 본문 18쪽에서 인용

 

야스퍼스는 일단 차축시대를 정의 내린다. 차축시대는 인류의 정신적 비상이 응축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중국에는 공자와 노자가 생존했으며 묵자, 장자, 열자 등 중국 철학이 완성되었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가 성립되고 석가모니 부처가 생존했다. 이란에서는 짜라투스트라가 등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예언자 엘리아, 이사야, 예레미야가 활약했고 그리스에는 시인 호머와 철학자 에라크레이토스, 플라톤 등이 활약했다.  

 

이러한 세계사의 차축은 기원전 약 500년경으로 BC 800년과 200년 사이에 이루어진 정신적 과정 속에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시기가 우리에게는 가장 심오한 역사의 기점으로 되었다. 오늘날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이 바로 그 때부터 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기를 우리는 요약해서 차축시대(車軸시대, die Achsenzeit)라고 부른다.

- 본문 21쪽에서 인용

 

이 시기, 이 지역의 사람들은(저자는 중국 인도 유럽 사람들을 놓고 말하고 있다) 처음으로 자신을 전체 속의 존재로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의 참모습을 궁금해 했으며 세계의 공포를 대면하고 자신의 무력함을 경험하자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었다. 전쟁과 가혹한 현실 속에서 해방과 구원을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이때 인류에게 다른 사람을 이끄는 정신적 스승이 등장했다. 이들은 오늘날까지 인류 사유의 근본 범주를 형성했으며 세계 종교를 창조했다. 인류는 아직도 이 시대에 이들 스승이 창조한 틀 안쪽에서 살고 있다. 차축시대는 뛰어난 개개인이 이룩한 업적이 전체 인류에게 영향을 미쳐서 인간 존재를 비약시키는 놀라운 경험을 처음으로 이룩한 시기였다. 현재까지 인류에게 새로운 위기가 나타날 때마다 인류는 차축시대로 회기하여 돌파구를 찾았다. 르네상스나 종교개혁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차축시대의 사실을 실제로 본다는 것과 그러한 것을 우리들의 보편사로서 역사상의 지반으로 획득한다는 것 등은 신앙의 모든 차이성을 초월하여 전인류에게 공통되는 그 어떤 것을 획득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본문 49쪽에서 인용

 

인간은 4번이나 새로운 근거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1기가 선사시대로서 우리들이 거의 접근하지 못하는 프로메테우스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언어와 도구 그리고 불의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시기로 인해서 사람이 비로소 사람으로 되었던 것이다.

2기는 고대 고도문화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3시기는 차축시대로 시작한다. 차축시대로 인해서 사람은 전적인 개방적 가능성에서 정신적으로 참다운 사람으로 되었다.

4기는 과학적 기술적 시대로 시작한다. 이 시기에 접어 들면서 우리는 우리의 자신을 경험하게 된다.

- 본문 55 ~  56쪽에서 인용

 

 

- 본문 59쪽. 야스퍼스가 설명한 세계사의 도식.

 

이 정도, 이부분까지, 나는 저자의 견해를 거의 수긍하며 읽었다. 그런데 읽어나갈수록 조금씩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차축시대 이후에 전개되는, 위의 도안에 제자리를 차지 못한 민족은 '무(無)역사적 삶'을 사는 '자연 민족 (Naturvolk)'이라 칭한다.  차축 시대를 이끈 중국, 인도, 그리스, 유태, 이란인이거나 아니면 이들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간 민족들, 즉 마케도니아, 로마, 게르만, 일본 등등의 민족은 '역사 민족'이라고 한다.

 

모든 민족은 정신적 발현을 경험하는 세계에 기반을 둔 민족과 그런 정신적 발현을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에 기반을 두 민족으로 구별된다. 전자가 역사민족이고, 후자가 자연민족이다.

- 본문 100쪽에 인용

 

이런 견해, 의아하다. 그런데 역사 민족 내에서도 저자는 동양에서 서구를 분리해낸다. 17세기 이후 인도와 중국의 후퇴는 전 인류의 가능성을 위한 위대한 상징과 같은 것(99쪽)이라며 서양에서는 차축시대 이후에도 많은 극적인 새로운 시작이 있었지만 중국과 인도에는 없었다(101쪽) 단언한다. 이후, 이와 같은 견해가 주욱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런 서술이 세계사를 보는 역사 철학인가? 단순 무식한 나는 잘 모르겠다.

 

정신적 발현의 대변혁은 인간 존재를 신성화하는 것과 같다 그 이후의 모든 정신적 발현에 관계하는 것은 그러므로 일종의 새로운 신성화의 작업인 것이다. 정신적 발현 이후 오직 신성을 전수받은 인간과 민족들만이 참다운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였다.

- 본문 102쪽에서 인용

 

수천년을 통해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서양은 결단성 있는 전진을 해왔고 단절과 비약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철저한 사고방식을 세계에다 적용시켜 왔으나 동양에서는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에서도 그러한 정도의 사실들은 전연 일어나지 않았다.

- 본문 106쪽에서 인용

  

저자는 책의 후반부로 가서, 과학과 기술이 새로운 차축시대를 열었다고 말한다. 그 과학과 기술의 기원은 로마, 게르만 로마 민족에게 유래했으며 이들이 보편적 인류사, 세계사 기틀을 마련했다고 서술한다. 이어 서양 과학 기술에 동화된 민족들만이 오로지 인류사의 결정적인 현실적 역할에 동참하게 되었고 동양은 유럽에서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아아, 지겹도록 많이 들은 이야기다. 왜 근대 이후 서양이 세계사를 주도했는가에 대한 서양 입장의 써머리와 자화자찬.

 

결국, 저자 야스퍼스 선생은 축의 시대 이후 오랜 세기에 걸친 정신적 대립속에서 서구인들은 자기 인식과 투쟁의 과정을 거쳐 자기 발전을 이루었으며 이것이 역사적 발전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내가 무식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지금 내 지적 수준에서 보기에, 이 책에서 야스퍼스 선생은 서구인 철학자 입장에서 딱 그 시대에 맞는 수준의 역사 철학을 논한 것 같다. 나처럼 궁금증 대마왕인 독자는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에 언급된 야스퍼스의 견해가 궁금해서 찾아 볼 수 있겠지만, 일반 독자라면 굳이 절판되고 시중 도서관에 있지도 않은 이 책까지 찾아 읽을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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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와 연금술사 - 신화상징총서 5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이재실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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얊지만 대단한 책이다. 읽는 내내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멍했다. 넉 달 전에 읽었지만 감히 리뷰를 쓸 수 없었다. 이런 책의 리뷰는 기를 모으고 모았다가 새벽에 일어나 다시 읽고, 찬물에 세수하고 써야 한다. (뭐 그렇다고 내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엄청 잘 쓸 예정이란 말은 아니다. ) 일단 목차부터 옮겨 놓는다.

 

1. 운석과 야금술
2. 철기시대의 신화
3. 성화된 세계
4. 지모, 생식석
5. 야금술의 의례와 비의
6. 용광로에 대한 인신제물
7. 비빌로니아 야금술의 상징과 의례
8. 불의 지배자
9. 신성한 대장장이와 개화 영웅
10. 대장장이, 전사, 입문 스승
11. 중국의 연금술
12. 인도의 연금술
13. 연금술과 통과의례
14. 기술의 비밀
15. 연금술, 자연과학, 시간성

 

이 책은 요약 소개가 안 된다. 나는 책 읽을 때 연필로 줄 긋고 메모하며 읽는 버릇이 있다. 덕분에 이 책은 완전 밑줄과 메모 범벅이 되어 버렸다. 아예 소형 연필깎이를 옆에 두고 읽었을 정도니까. 읽는 내내 그동안 내가 품었던 의문을 엘리아데 선생이 어찌 그리 잘 알고 딱딱 풀이해주시는지 깜짝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문학서도 아니고 이론서인데 감동받아 막 눈물도 났다. (이래서 내가 책 읽는 변태인가 보다.)

 

나는 그동안 중세가 궁금했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사고방식, 편견, 차별을 규정짓는 기본 틀이 중세에 형성되었다고 생각했다. 서양사를 읽으면서 가톨릭 관련한 중세인의 의식 구조와 민간 신앙에 관심을 두었다. 그런데 좀 읽다보니 이상했다. 중세 이전, 고대에 아니 선사시대에 뭔가 기본 틀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 같았다. 선사시대의 역사를 보려면 신화와 고고학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건 완전 내 역량 밖이고 재야 학설이 너무 많다. 아리엘 골란을 읽고 난 후, 난 길을 잃고 헤맸다. 아니, 길 없는 길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좀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면서, 농경과 정착 생활이 시작되면서 뭔가 인류에게 큰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세계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틀의 문제만이 아니라 차별과 억압과 불평등의 발생까지 현실적 고난이 이어지고, 인류는 그 충격에서 지금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 관심이 있는 지금의 내 입장에서 읽기에, 이 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야금술과 연금술에 남아 지금까지 신화전설민담 등 설화나 비의적 종교 의례와 성인식 등 통과의례에 남아 있는 상징이 그런 변화가 있기 전 우리 인류가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입장을 비밀스럽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구석기 시대부터 근대까지, 아프리카 대장장이부터 중국 도사들까지, 저자는 종횡무진 예를 들이대며 설명한다. 정말 대단하다. 나는 보물 창고를 열었지만, 그 번쩍이는 황금과 보석의 광채에 놀라 그만 입구에 서서 얼어붙은 아이가 되었다. (항복. 항복. 엘리아데 선생님, 제가 졌어요. 더 공부해서 리뷰 다시 쓸게요. 더 이상 선생님의 망치로 머리 두들겨 맞다가는 제가 돌아버릴 것 같군요. )

 

중세의 종교적 세속적 민간 전승에 따르면, 예수와 악마는 모두 '불의 지배자'이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것은, 대장장이와 제철공의 신화적 이미지가 오랫동안 민중의 상상력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또 이런 민담에는 통과의례적 의미가 지속적으로 함축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략) 불과 대장간, 불에 의한 죽음과 소생, 모루 위에서의 단련 등 통과의례적 상징은 샤먼의 신화와 의례를 통해서 명백히 확인된다. 민담을 통해서 되살아난 이와 유사한 이미지들은 듣는 사람이 그러한 상징이 갖는 본래의 의미를 의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그의 영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 본문 111쪽에서 인용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그의 영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 문학동네 출판사는 이 시리즈 책들을 어서 빨리 더더더 많이 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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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5-03-21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 극찬을 하시니 읽지 않을 도리가 없네요.^^ 감사합니다.

자유도비 2015-03-23 00:39   좋아요 0 | URL
저에게는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점들이 한꺼번에 서술되어 있어서 보물창고를 발견한 기분이었지만, 다른 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 책에서 저자는 매우 원형적 보편적 이야기만 해요.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식으로 세계 어느 지역 설화 화소에나 다 적용될 수 있는. 각 문화권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은 세세히 언급하지 않습니다.

돌궐님, 칭기즈칸 이름이 테무진(鐵木眞), 철이 들어가는 것 관련한 내력 아시거나 읽을만한 책 있으면 알려 주세요. 이 책에도, 웨더포드 책에도 언급만 하고 그냥 기나가네요.

돌궐 2015-03-23 06:29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걸 알 턱이 없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책장에 있던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을 찾아보니 이븐 바투타가 여행기에서 ˝틴키즈 칸Tinkiz Khan은 하타(북중국) 지방의 대장장이˝라고 했다고 나오네요. 그리고 테무진과 그 형제 테무게, 테물룬 등에 쓰인 `테무르temur`란 말은 `쇠`를 뜻한다고도 하는군요.
<이븐 바투타 여행기>나 앙리 꼬르디에의 <중국으로 가는 길>은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 아직 못 읽었어요.
왜 이렇게 어려운 걸 저한테 물으셨는지... `돌궐`이라는 제 별명은 전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답니다.^^;;;

자유도비 2015-03-24 00:41   좋아요 0 | URL
답변 감사합니다. 유라시아 유목민족에서 대장장이의 위상이 어땠는지가 궁금해서요. 부족 리더 겸 샤먼 같은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정확히 서술된 책을 아직 못 만났거든요. ^^
돌궐님께 프로의 기운이 느껴져서, 저는 ˝심봤다!˝외치고 있었는걸요. 앞으로 많이 여쭤볼 생각입니다.

YR 2015-03-2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극찬할 정도면 꼭 읽어봐야겠네요.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리뷰에요~

자유도비 2015-03-23 00:28   좋아요 0 | URL
아, 제 리뷰는 믿을만한 것이 못됩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궁금했던 점이 많이 서술되어 있기에 이 책이 좋았지만, 다른 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죽염먹는고흐 2015-05-0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성과 속`을 쓴 작가군요. 이 책 외에 추천할 만한 좋은 역사책(여러권이라도)말씀해 주실수 있나요?

자유도비 2015-05-03 00: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역사 어느 분야에 관심 있으신가요? 워낙 고수분들이 많으시고 독서 이력이 각각이시므로, 제가 어떤 답글을 달아야할지 모르겠네요.
 
로마에서 중국까지 이산의 책 3
장노엘 로베르 지음, 조성애 옮김 / 이산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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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를 읽다보니 당연히 <대당서역기>에 관심이 갔고, 자연스레 현장과 실크로드 쪽으로 옮겨가며 읽게 되었다. 서구에서 현장이 어떻게 평가받는지 궁금해 찾아보다보니 이 책을 만났다. 그런데 독특하다. 실크로드 역사 이야기인데 로마에서 중국까지라니? 로마, 로마, 로마!에서라니?

 

그렇다, 저자는 로마에서 출발하여 실크로드, 더 나아가 고대 동서양 교류사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펼치기 전에 가졌던 생각 - 마르코 폴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장건도 현장도 혜초도 이븐 바투타도 없는 서양인데 서쪽에서 출발하게? 하는 생각- 은 내 편견이었다. 166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보낸 사신이 중국 후한 시절 환제를 방문했다는 <후한서>의 기록으로 책은 시작한다. 당시 중국은 로마제국을 대진으로, 로마는 중국을 세레스라고 부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서로 상대국을 풍요롭고 이상적인 나라로 보고 있었다는 것.

 

당시 고대 로마제국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오리엔트로 향하고 있었다. 동방의 풍요로운 물품을 얻을 수 있었던 오리엔트로. 그래서 저자는 로마 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교역로를 말한다. 팔미라, 알렉산드리아, 페트라 등등. 특히 이 세 도시는 제노비아, 클레오파트라, 세미라미스 여왕 덕분에 더 흥미롭다. 이어 바닷길의 고대사가 이어진다. <에리트라이 해 일주기>라는 고대 항해 안내서를 소개해준다. 다른 실크로드 서적과의 차이는 이 책은 교역로에 위치한 모든 오아시스 국가들을 개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 철저히 고대 로마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하지만 기존 서구인 연구자들이 범하기 쉬운 서구 우월주의의 잘못된 시각은 없다. 아래 문단과 같은 설명은 올바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전설을 미화하려는 의도에서, 그리스인은 이 마케도니아의 장군이 관대한 문화정책을 베풀기 이전의 박트리아는 단지 초원과 사막에 불과하며, 유목민이 원시적인 관습에 따라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유포시키고 있었다. 이것만큼 부정확한 사실도 없다. 이때보다 수백 년도 훨씬 전부터 박트리아는 비옥하고 풍요로운 나라였다.

- 본문 188쪽에서 인용

 

하여간 현대인의 관점에서 볼 때에 이런 뜻밖의  글로벌한 교류는 당시 세계를 분할하고 있던 4개의 대제국인 로마, 파르티아, 쿠샨, 중국의 평화와 공존 아래 이루어졌다. 이렇게 볼 때 대다수 고대사 필자들이 말하는 고대의 평화가 결코 로마 제국만의 평화, 팍스 로마나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저자는 연대기적으로 지루하게 역사를 나열하지 않는다. 인도에서 발견되는 로마 은화들, 인도에 전해지는 성 토마스의 전설, 중국에 있는 로마인들의 마을,,, 이런 이야기들을 역사 자료, 설화, 학계의 가설 등을 고루 섞어가면서 다각도로 전해준다. 솔직히 좀 건조하고 흡입력이 떨어지는 느낌이긴 한데, 그건 내가 고대 로마사와 오리엔트 역사를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 6장에서 <대당 서역기>와  취경 여정 중에 있는 오아시스 국가들 이야기 나왔을 때는 비교적 이해가 잘 되었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내 배경지식인듯.

 

책은 끝부분으로 가면 이런 위험한 여행에 로마 사람들이 목숨 걸고 도전하게 된 이유, 즉 비단과 향료 등의 사치품에 대해 말한다. 로마인들은 비단실이 세레스(중국)의 나무에 열린다고 생각했단다. 산업스파이를 이용해 동로마제국도 비단을 생산하게 되고,,, 이런 일화도 소개하고 이런 사치품들이 로마 경제와 일상생활 문화에 미친 영향도 설명한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이 부분도 지나서 마지막에 있다. 대부분의 실크로드 서적이 실크로드를 통한 불교 전래와 간다라 미술을 말하듯, 저자 역시 실크로드를 통한 로마, 아니 유럽 세계가 받아들인 정신적 유산을 언급한다.  9장의 제목대로, 실크로드는 '영혼의 길'이기도 했던 것이다.

 

브라만교 교의의 어떤 측면이 기독교의 초기 교회에 반영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몇몇 저자들이 기독교의 의식과 인도의 고행자의 그것 사이에 존재하는 놀라운 유사성을, 예컨대 고립 생활을 하는 브라만교 수도자들과, 오리엔트에서 발달한 수도원 제도 또는 원기둥 위에 올라가서 가장 완전한 극빈생활을 했던 초기 기독교의 수도자들의 존재 사이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 비록 정신적인 영역에서 인도와 로마 사이의 영향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서양에서 동양의 종교와 철학이 유행했다는 것을 고려하고, 로마 제국 사람들이 동양과 인도의 지헤에 대해서 품고 있었던 큰 호감과 존경의 마음에 주목한다면, 적어도 무의식적으로는, 그들의 신비주의의 영적인 힘과 금욕주의적인 교의가 서구에서 의식의 변화나 기독교의 신비주의 형성에 전혀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 본문 303쪽에서 인용

 책을 읽어가는 내내, 어떻게 실크로드 역사를 서쪽에서 출발해 쓸 생각을 했을까? 하며 감탄했다.  내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실크로드는 늘 장안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좀 더 가봐야 금성(경주)이나 헤이안쿄(교토). 다 동쪽, 동쪽, 동쪽!에서 출발한다. 아놔, 이런 틀에 박힌 사고라니. 나름 다르게 생각하는 재주가 있다고 자뻑 좀 하며 살았는데. 아아, 난 아직 멀었다.


책은 이산 출판사 책 답게 글자가 작고 빽빽하고 도판이 훌륭하다. 프랑스어로 된 저서를 옮겨서인지 종종 영어식 표기 아닌 프랑스 표기가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시바'의 여왕이 아니라 '사바'의 여왕. 뭐 나름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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