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깜찍하지도 않고 따스한 색채도 아닐뿐더러 제목도 크게 와닿지 않아서 무심히 지나쳤던 책을 우연스럽게 도서관에서 보고 잠시 살펴보게 되었었다. 트위터에서 1년동안 연재한 그림을 묶어 '관계나 소통에 서툰 이들을 위해' 썼다는 저자의 그림을 읽다 주책스런 눈물을 내비칠뻔한 사건을 경험하며 그림이 주는 강렬함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래 호랑이지만, 고양이인줄 알고 데리고온 할머니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고양이로 살아가는 호랑이. 자신의 모습이 갈수록 호랑이처럼 변해가지만 늘 유순한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호랑이 곁에 고양이지만, 자신은 호랑이라는 주문을 걸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고양이가 어느날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울던 장면에서 울컥한 마음을 진정해야만 했다.

 

할 수 있다는 강한 긍정심을 억지로 끼워맞추며 살아가던 때에 스스로 한계를 절감하고 토로해야할때의 느낌이란. 그간의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것 같은 허무한 느낌과 현실에서 먼지처럼 쌓여만 가는 불신감들이 그림을 통해 전달되던때 나도 고양이처럼 아픈 마음이 느껴져 주책스럽게 울컥 울컥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해야만 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표정과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달되는 강렬함이 바로 그림책의 매력임을 느껴보는 시간이였다. 달콤쌉쌀한 초콜릿같은 결론에 도달하면서 온전히 자신이 되어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였다.

 

 

 

 

 

 

 

 

 

 

 

 

도서관에 들릴때마다 펼쳐보는 책이다. 손바닥한 그림책인데 볼때마다 뭉클한 기분을 선사한다. 강아지 시로와 미키라는 여자 아이의 우정이 담긴 이야기. 그림만으로 모든 이야기가 설명이 되면서 동물과 사람이 서로 교감하고 있음을 느끼게하는 뭉클한 그림책이다.

 

 

 

 

 

 

 

 

 

 한때 삼촌네 집에서 '몽이'라는 강아지를 데려와 키운적이 있다. 한동안 집에서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쌓아갔지만, 내가 결혼하게되면서 이곳까지 데리고올 수 없게되자 몽이는 삼촌이 아시는 할머니집에 가게되었다고 한다. 원래 애교도 많고 익살스럽던 녀석이라 할머니께서도 많이 예뻐해주셨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식음을 전폐한 몽이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아무리 작은 생명체라도 함께 교감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들던 사건이였는데 이 시로의 마음이 그때의 몽이 마음을 대변해주는것만 같아 그 앙증맞고 작은 체구의 몽이를 자꾸 떠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 속의 책 2015-10-07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ㅎㅎ

해피북 2015-10-07 20:5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숲속의 책님^^
저도 도서관에서 읽고선 홀딱 반해서 ㅎㅎ
숲속의 책님께도 많은 도움과 즐거움을 선사해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읽으시면 소문내주세용 ^~^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보슬비 2015-10-0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기억해두었다가, 도서관에서 보면 빌려봐야겠어요.
그림이 단순한듯 하지만, 그래서 더 귀여운것 같아요.

해피북 2015-10-09 11:34   좋아요 0 | URL
그림을 사랑하시는 보슬비님은 좋아할수있을것같아요^~^ 가끔 도서관은 생각지두 못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것 같아요 ㅋㅂㅋ

살리미 2015-10-1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메모했어요^^ 도서관에 가면 찾아보려고요^^

해피북 2015-10-11 16:0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랬던거 처럼 오로라님 마음에도 따스하게 스며드는 책이 되었음 좋겠어요 ^^
 
루쉰 그림전기
왕시룽 지음, 이보경 옮김, 뤄시셴 그림 / 그린비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식 이야기그림책 '연환화(連環畵)'라는 특성상, 글은 전체적으로 연결된다는 느낌보다 주요한 사건을 기술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전후 사정이 상세하지 않아 가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게되는 단점도 있는듯 싶다.

 

격변의 시대, 문화의 태동기에 계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루쉰의 삶을 보며, 우리나라 역사와 꼭 닮은 일대기가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위험한 시국에도 끝내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루쉰을 지켜준 수많은 사람들과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끊임없는 강연과 집필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루쉰의 일대기에 뭉클하게 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일본으로 유학을 갔을 당시 후지노 선생님이 보인 인품이였다. 타국에서 공부하는 루쉰이 혹여나 공부에 문제가 생길까봐 노트에 첨삭해주며 꼼꼼하게 지도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루쉰은 평생을 후지노 선생님의 사진을 곁에 두고 존경의 마음과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어려운 환경속에서 늘 책을 가까이하고, 다양한 지인들과 어울리며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 덕분인지, 말년에 박해를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인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넘기는 모습들로 그의 인품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였다.

 

처음 루쉰에 대해 궁금증을 갖은 이유는 김서령 작가의 글 때문이였다.

 

' 전철을 탈때면 루쉰의 얄팍한 산문집을 들고 탄다. 몇달동안 책을 바꾸지 않는다. 반복해서 읽어도 새로운게 루쉰이다. 나는 그 이유를 정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정직한 글을 쓰는 이에게는 괴로울 수 있지만, 읽는 이에게는 싱그럽다. 다시봐도 새로운 힘이 느껴진다'<참외는 참 외롭다>( 김서령/ 나남출판사)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한 작가의 생각을 침잠하여 오래도록 곁에 머물수 있는것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루쉰이란 인물이 궁금했는데,  청빈하고 곧은 삶 그리고 나라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김서령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 후기를 보면, 이 책을 집필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는데, 루쉰의 많은 일화중에서 몇가지로 골라내기가 힘들었을뿐더러 '연환화'라는 특성을 제대로 담아낼수 있을까 싶은 고민을 했음을 느끼게된다. 그런 작가에게 이 책을 통해 루쉰의 소설들이 궁금해졌고,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전기傳記를 글과 그림으로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으므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루쉰의 책들을 찾아보며 그의 삶을 깊이 느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자를 향한 작가님의 깊고 풍부한 지식과 스토리는 혀를 내두르게되지만, 상위 1% 주인공들의 익숙한 패턴이 계속해서 같은 소설을 읽고 있는듯 착각을 일으킨다. 스토리에 비해 인물구성의 참신성이 참 아쉽다고 해야할까? 책을 읽으면서 `천년의 금서`가 오버랩 되는 이유도 그때문인듯해서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따뜻한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겨진 소설이라 읽고나서 흐믓하고 뭉클했다. 13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어른이되어야했던 펙의 모습이 안타까웠고, 담담하고 의젓하게 삶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지금의 아이들에게 가만히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되었다. 마음이 아팠지만 아픈만큼 뭉클해지는 소설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0-07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9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맛있는 세계사 - 음식, 인류 역사 1만 년을 가득 채운 그 달콤 쌉싸래한 이야기
주영하 지음 / 소와당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문명이 시작된 시기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열가지 음식으로 살펴본다는 발상이 재밌었는데 특히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알아본 음식의 변천사와 그 시기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역사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힘겹지 않게 설명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aesar 2015-10-0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덕분에 몰랐던 보물 하나 찾은 것 같아요^^

해피북 2015-10-06 21:35   좋아요 0 | URL
오홋!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기쁜걸요^^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caesar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