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기록되기를 -
아비가 아내와
자식을 굶주림에 버려두고,
비틀거리며, 유혹하는
달콤한 패륜에 몸을 던진다. -흙먼지 가운데 공덕은
배신자들에 의해서
명예에서 비참함으로
떠밀려 돌아간다.
거지의 차림새를 하고


-시대의 책들 - - P139

두렵고도 두렵도다!
그 책에 쓰여 있는 것 모두
두렵고도, 두렵도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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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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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란 말은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좋은습관연구소에서 나온 이번 신간은 위로를 테마로 한 정화영 작가의 에세이다고교시절부터 방송작가가 꿈이었던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기획한 SBS TV 문학상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메인 작가로 데뷔했다 한다이후 2018년 <엄마의 봄날>로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백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꿈을 이루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면 누구보다 활력 넘치는 에피소드가 나올 줄 알았는데스무 개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남편과의 불화와 외로움으로 불륜을 시작한 친구의 사연부터 배려 없이 내뱉은 상사의 말에 감정의 상처를 받고 위로를 나눈 선후배 이야기친구를 위로하려다 서툰 위로에 어긋나버린 우정에 대한 후회 등 일터에서 만난 출연자의 사연들을 담고 있다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고 사람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묘하게 위로가 되었다비교와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 사회에서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여기에 우리는 지금 3년째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코로나가 아니어도 제각각 다양한 이유로 힘들다고 하는데코로나라는 악재를 핑계로 인간관계가 더욱 소원해지지 않았을까문득 주변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방송작가여서 그런지 에피소드가 다양하고 드라마틱하게 느껴졌고 소설 같은 느낌도 들었다여기에 작가가 읽은 책이나 영화사람들 이야기 등이 곁들져 술술 잘 읽힌다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책이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그 해결방법을 모두 책과 영화에서 말하고 있으니까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위로받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그래서 책과 영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위로받곤 하지 않은가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지만나중에 읽을 독자를 위해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다.

 

 


 어떤 재난이나 곤경에 처한 이야기를 만나면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알게 된다여기에도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와 동명의 영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책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재난 속에 버려진 아빠와 소년이 불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걸어야 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에 시선이 머물렀다죽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 고통 속에 있지만지금 우리가 여기 있고살아 있다는 게 중요하다, 는 아빠의 말이었다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지언정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에 갇힌 상황에서는 누구나 무력한 존재가 된다그래서 작은 행복을 놓치기 일쑤다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아무런 위험에 휩싸이지 않고 안전한 집안에서 평온하게 지낼 수 있는 행복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방송 출연자의 안타까운 사연 이야기로 풀어내는 위로 이야기였다중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가족의 뒷바라지를 하다가 치매 환자가 된 엄마와 함께 살게 된 이야기다지난날을 원망한들 기억이 없는 엄마에게 따질 수 있을까. ‘기억은 안 좋은 기억은 더 오래 가슴 속에 남아 있지 않은가작가는 기억으로 삶을 해석하는 습관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때가 있다.' 고 했다또 기억도 다르게 생각하면 다르게 쓰인고 했다정말 그런 것 같다나쁜 기억은 깨끗이 잊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좋은 인생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방송작가라는 특성상 다양한 상황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하다 보면저절로 공감 능력이 생길까그렇지 않을 것이다어떤 일이든지 자기만의 철학이나 사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다를 것이고 물론 노력이라는 수고가 들 것이다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어버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작가의 일에 대한 애정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따뜻한 시선 덕분이 아니었을까.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결국새로운 기억을그것도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P230)

  

 


 이 밖에도 분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이야기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비대면이 일상화되어 있는 요즘에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쏟아내는 감정표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관계를 지키면서도 나를 지키는 방법을 작가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사례로 알려준다. “당신이 그렇게 하면 나도 아파요” 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 스무 개의 이야기는 우리와 관계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가족과 회사 생활 등 인간관계 속에 흔히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의 이야기다어쩌면 이야기 속에서 이건 내 얘기잖아?, 하는 공감을 자아내며 동지의식을 느낄지도 모르겠다코로나를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게 될 줄 몰랐다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걱정과 관계 속에서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아니 어쩌면 너무나 달라진 일상 때문에 소원해진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그래서 이 위로 이야기는 우리의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는 메시지로도 들렸다어떤 특별한 위로는 아니다그저 얘기를 들어주고공감해주고 함께 울고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는 얘기다어쩌면 너무 평범한 얘기 같지만지금 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 이 리뷰는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이 보내주신 책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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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



인간들이여, 인간들이여! 그대들의 삶은 무엇인가,
그대들의 세상, 눈물 가득한 세상,
이 연극의 무대, 그것이 슬퍼함과나란히 하지 않는 기쁨을 줄 수 있는가?
오! 그대들을 에워싸 떠도는 이 그림자들,
그것들이 그대들의 기쁨의 삶이다.
- P53

오! 겸손, 겸손이여! 우리 모두가 그대를 사랑하도록 하라,
그대는 우리를 하나의 유대로 합치게 한다.
그 안에서 선량한 마음 결코 흐려지지 않으며,
그 안에서 학대받는 순수한 자 결코 울지 않는다.


그럼으로 슈바벤의 한층 위대하고 고귀한 아들들아겸손, 겸손이 그대들의 첫 번째 덕목이 되도록 하라,
마음이 외부의 광채를 심히 동경할지라도겸손, 겸손이 그대들의 첫 번째 덕목이 되도록 하라.


-‘겸손‘의 일부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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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상황의 연결 고리가 있으며, 어쩌면 바로 그 순간 운명이자네에게 내 길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는지도 모르네. 언제나 ‘인간은 흔들리며 신이 인간을 인도한다. 라고 하니까.
우리 두 사람이 빌파리지 부인 댁에서 함께 나오던 날, 자네가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그 후에 일어난 많은 일들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지 누가 알겠는가?"** 당황한 나는 빌파리지 부인의 이름이 나온 기회를 재빨리 포착해서 대화의 방향을 바꾸고, 부인의 죽음이 내게 야기한 슬픔에 대해 말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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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가 억압하는본성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해서 어느 천재적 인간이 쓴 새로운 걸작을 읽으면서, 우리는 때로 우리 자신이 멸시했던 온갖 성찰이나 억제했던 기쁨과 슬픔 혹은 무시했던 많은 감정들을 발견하면서 기뻐하는데, 책을 통해 그런 감정들을 알아보면서 그 가치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삶의 경험을 통해, 누군가가 나를 조롱할 때 다정하게 미소를짓거나 원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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