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 세계질서의 위기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G. 존 아이켄베리 지음, 홍지수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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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어떤 이론도 어떤 사회 사상도 그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소련의 붕괴가 곧 공산주의가 잘못된 혹은 틀린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어쩌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런 현상을 만든 것이지 어느 하나 완전한 것은 없다. 민주주의 혹은 자본주의가 다 옳은 것이냐 할때 과연 그럴까. 

 

존 아아켄베리의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이란 책을 읽었다. 어느 것도 완전한 것이 없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역시 완전한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여기 저기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민주주의의 허점을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라는 것으로 설명한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란 다소 생소한 용어를 등장시켰지만 1917년 윌슨 대통령이 의회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독일에 대한 전쟁 선포에 있어 이 전쟁은 민주주의를 실행하기에 안전한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한 연설이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에 시초가 된다고 한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분쟁이 있고 테러가 있다. 이런 위험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생존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다. 저자는 특정 시대의 특정 사람을 중심으로 이 이론과 논리를 펼쳐갔지만 사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생각의 자유까지 저자는 고려해 보았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전 세계가 예측하지도 못한 순간을 우리는 맞이했다. 이런 불확실한 시대의 흐름 속에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난 역사를 통해 우리가 한 번쯤 되짚어보아야 할 국제 질서가 있다면 노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세계대전이란 것은 국제질서의 향방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사상과 세계관의 충돌 속에서도 굳건하게 지켜낸 질서를 따라가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의 이상향을 따라 자유주의적 국제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다. 민주주의를 보호할 최상의 방법이라 저자가 강조하니 말이다. 

 

어느 것이나 갈등은 반드시 존재한다. 갈등 속에 대립이 되어 서로 싸우는 형식이 아니라 서로 마음을 열어 대화를 나누고 갈등을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려는 열린 자세로 상대를 바라보며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민주주의의 모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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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낼 수 없는 대화 - 오늘에 건네는 예술의 말들
장동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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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시작한 것은 책 읽어주는 친구들이란 카페에서 만난 흐르는 강물처럼님을 통해서다. 그 전에는 간헐적으로 그림을 본 적은 있지만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미술관에 가서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난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다 강물님이 추천해 주신 책을 통해 그림을 접했고 이후로도 그 저자의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그림을 알게 되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챙겨 보지 못했지만 다른 저자의 서양미술사와 서양 미술에 관련된 책을 일부러 찾아 읽기 시작했다.

 

장동훈의 끝낼 수 없는 대화란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은 그림에 관련된 책이다. 그림을 너무 오랜시간 동안 멀리하고 지냈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그림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느낌을 머리 속으로 그려가며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익숙한 그림이 나오면 그 그림대로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 나오면 그 그림대로 비록 작은 도안이지만 꼼꼼하게 그림을 보려 했다.

 

그림을 보면서 저자의 이야기도 귀를 기울였는데 그림 하나에 이토록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주세페 카스틸리오네란 작가를 처음 들어보는데 그림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카스틸리오네는 이탈리아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중국의 화가로 활동했다. 당시 동양화와 서양화는 명백하게 구분이 되어 있었다. 지금도 동양화와 서양화의 구분이 있지만 서로 영향을 받아 서양화 속의 동양화 그림이 녹아 있고 동양화 속의 서양화 그림도 엿보인다. 그런데 1700년대에 이것이 가능했을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 미션 임파서블한 작품을 만든 사람이 바로 카스틸리오네다. 더구나 그는 화가와 선교사의 경계선에 있던 인물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작가와 그림 그 시대 상황까지 이야기를 하며 독자들을 그림의 세계로 이끈다. 단순히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대화하게 만든다. 묘한 흡입력이 있다. 아마도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냥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면 별로 흥미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덮으면서 묘한 여운이 남는다. 그림도 사유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한 여운이다. 마치 오래도록 입가에 남겨두고 싶은 향의 차를 마신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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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의 뇌과학 - 움직임은 어떻게 스트레스, 우울, 불안의 해답이 되는가
캐럴라인 윌리엄스 지음, 이영래 옮김 / 갤리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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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하루에 만보를 걷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움직임은 거의 최소화된다고 보면 된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하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따로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버스 정류장 한 정거장 전에 내려 일부러 걸어간다면 만보는 가능할 것이다.

 

캐럴라인 윌리엄스의 움직임의 뇌과학이란 책을 읽었다. 사실 우리는 걷는 것에 대해 그렇게 큰 중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걷는 것이 무슨 운동일까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어디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움직임이고 이런 움직임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가 돈을 주고 헬스를 한다든지 아니면 기타 다른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의 움직임을 통해 뇌를 자극해 주는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의 움직임 예찬은 대단할 정도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걷기에서 스트레칭 그리고 춤까지 어쩌면 사소한 것이라고 움직일 수 있다면 움직이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춤을 출 때 머리를 흔들면서 추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또한 웃음 자체가 얼굴의 근육을 움직인다고 하여 스트레스가 완화된다고 하니 많이 웃어야겠다라고 생각해 본다.

 

사회가 안정되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 사회는 불안정하다. 코로나의 상황으로 인해 모든 것이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이 가속화된다. 다른 사람을 만나 교류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함께 춤을 추고 떼창을 부르고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아쉬운 일이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할 때는 역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니 쉼이 아니다.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움직이는 시간, 혼자 사색하며 쉬는 시간, 때론 혼자 멍 때려보는 시간 등 이런 시간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더 활기차게 만든다고 한다.

 

물론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는 사람도 있지만 이럴 땐 가벼운 산책이나 음악에 맞추어 살짝 몸을 흔들며 움직여 보는 것도 좋단다. 이런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니 어쩌면 저자의 이야기대로 우리는 움직이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책상에 앉는 시간이 많다면 일부러라도 기지개를 켜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아겠다. 몸을 흔들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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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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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겨울이다. 어느덧 나뭇가지에 달린 잎들이 다 떨어진 계절이다. 추워지기 시작하는 날 사실은 따스함이 그립다. 호호 하며 입김 불어가며 먹던 호빵과 오뎅 국물이 생각난다. 바깥에서 활동하기보다 실내에서 활동하기에 좋은 시절이다.

 

캐서린 메이의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란 책은 이런 시기와 어울린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을 다시 돌아본다. 우리 인생이란 언제 해뜰날이 있었을까 싶다. 혹자는 터널을 지나면 빛이 보인다고 하지만 인생의 터널을 너무나 길기만 해서 빛이 잘 보이지 않는다. 때론 인생을 겨울에 비유하여 봄일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지만 과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시의 제목처럼 인생의 겨울에도 봄은 오는가 란 질문을 던진다면 쉬이 대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책은 살아내는 인정 여정 같다. 우린 산다고 하지만 살아내는 것이다. 살아낸다는 이야기 속에는 끝없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그런 과정이런 거다. 저자는 겨울의 한 시절을 살아낸 이야기를 그렸지만(그 안에는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살아내는 인생 속에는 참 다양한 사건들이 많다.

 

저자도 배우자의 아픔을 겪었지만 나의 아내가 갑상선암이란 이야기에 충격이 아주 컸다. 아내와 만난 길거리에서 난 그저 아내를 안아주고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생의 큰 시련이었고 아픔이었다. 우리 삶의 아픈 순간들이 연이어 터질 때 이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 어렵다. 아무리 의식 속에서는 지금이 인생의 겨울이고 이런 추운 시절을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고 하여도 실제의 삶 속에 그렇게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비록 인생의 겨울을 나고 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을 소망하며 바라보는 것 이것이 그나마 삶을 살아가게 하는 그리고 견디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겨울엔 때론 겨울잠이 필요할 수 있다. 겨울잠을 잘 수 있다면 그래서 아픈 기억을 한 순간이라도 잊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봄의 따스함을 완전히 이길 수는 없다. 인생도 그런 시기가 올 것이다. 이런 희망을 안고 살아내는 법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지혜를 알아가는 것이 삶을 살아내는 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속삭임에 한 번쯤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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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꿈 - 제왕학의 진수, 맹자가 전하는 리더의 품격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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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혼란스러운 시기가 있다. 요즘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혼란스럽다. 국제 유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고 전쟁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다. 이런 시기가 사실 리더가 출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 명의 리더가 중심을 잡고 모든 사람들이 리더를 중심으로 뭉쳐간다면 이런 혼란스러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신정근의 맹자의 꿈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맹자에 대한 내용인데 맹자란 것이 때론 책 이름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맹자는 사람 이름이다. 맹자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인 전국 시대에 활동했다. 전국 시대란 진시황이 통일하기 전 일곱 개의 나라가 서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했던 시대였다. 이런 혼란스러움의 시기에 맹자가 등장한 것이다.

 

저자는 맹자를 통해 이야기를 전한다. 그런데 독특한 순서가 있다. 입문, 승당, 입실, 여언으로 이루어졌다. 입문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전과 연결시키고 승당은 원문 소개를 입실은 한자의 뜻과 풀이를 여언에서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하며 이야기한다. 여언에서는 주로 저자의 주관적 맹자의 말 주석서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설명서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렇다.

 

맹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리고 때론 보면서 우리 시대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생각했다. 다만 저자의 설명이 너무 장황한 나머지 맹자 본연의 글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다. 맹자를 읽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야 좋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베풀면 오히려 부담스러운 것처럼 이 책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맹자의 원문을 우리 말로 풀어서 장황한 주석이 아닌 간략한 소개로 끝난 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런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한 편의 영화를 보고도 본 사람들간의 느낌과 감동은 차이가 있듯 맹자를 읽고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과 생각대로 느끼는 것이 다르니 저자의 이야기에 꼭 따를 필요는 없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맹자를 참 오랜만에 다시 살펴본 것만으로도 이 책이 내게 주는 가치는 충분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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