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부 - 논어에서 찾은 인간관계의 처음과 끝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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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공부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공부를 한다고 해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물론 사람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이해도 넓어지고 깊어질 수는 있어도 사람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조윤제의 사람 공부란 책은 사람을 공부하기 위해 논어를 기반으로 한다. 논어는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스승과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정확한 저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공자가 제자들과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람 공부는 논어를 바탕으로 한 고전 해설을 통한 사람 공부의 길잡이로 엮인 책이다. 요즘 세상살이가 참 각박하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무한한 경쟁 속에 지쳐 있고 그 안에 화가 많고 다른 사람을 자신의 지배 아래에 두려고 한다. 심지어 약자 앞에서 한없이 강한 사람이 되고 강한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사람이 된다. 이런 시기에 사람 공부를 통해 나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존중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은 충, 서, 성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 하면 인의 사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저자는 충과 서가 결국 인을 달리 말한 것이라고 하는데 근본적으로야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만 엄연히 다른 글자와 의미를 너무 넓게 포용적으로 흡수해 버린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다. 

 

나 자신의 중심을 잡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내 기준으로 쉬이 이해하기 어려운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도 쉽지 않고 일상의 작고 사소한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힘들다. 사람이 갖고 있는 체력의 한계가 있기에 이 모든 노력들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 공부를 통해 공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오랜 시간 묻어둔 삶의 지혜들을 만날 수 있다. 더구나 이 책은 논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상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하고 있으니 더 넓게 앎의 배움을 누릴 수 있다. 이런 지혜들을 만난다는 것만 해도 인생의 소중한 자산을 얻는 것이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여러 사람의 힘은 결국 어울림에서 오는 것이란 것을 이렇게 책을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며 그 듯대로 실천하게 된다면 아름다움의 작은 한 발자국이라고 옮기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나를 아는 것과 타인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 관계의 출발이자 마침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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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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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참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은 책이다. 그만큼 다양한 책으로 출판된 것이 고전이기도 하다. 논어도 참 다양하다. 그런 다양한 논어 중에서도 어느 특정 세대를 위한 논어라니 과연 이런 책의 깨달음이 특정 세대에만 국한시킬 필요가 있을 듯 하지만 그래도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니 60대를 위한 논어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했다. 

 

책은 일단 글씨가 커서 좋았다. 만약 60대를 위한 논어라면서 글씨가 작았으면 이건 60대를 위한 배려가 없는 것이겠지만 출판사가 그런 배려를 해주었다. 논어의 전문을 해석하기 보다 적절한 것을 소개한 책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 어려운 것보다는 60대의 삶에 꼭 필요한 적절한 글들을 뽑아 저자의 생각은 덧입혔다. 더구나 한자의 음까지 적어 넣어 한자를 몰라도 따라 읽을 수 있게 해놓았으니 60대가 아닌 20~30대가 읽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책속 부록으로 논어에서 뽑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말을 첨부했다. 작은 말 한 마디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풍부하다. 짧은 격언 같은 문구로 오히려 여운을 크게 만든 것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논어 속에는 삶의 지혜로운 무궁무진한 말이 담겨 있다. 더구나 60대를 위한 논어라면 저자의 이야기대로 인생의 후반 작업을 준비해야 하는 그리고 살아야 하는 그런 60대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논어의 구절을 풀어가면서 얻는 삶의 지혜들도 많을 터인데 이 책의 약간 아쉬운 점은 너무 단편적으로 훑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가볍게 읽기엔 좋으나 60대를 위한 논어라면 조금은 더 깊이있게 다루어도 좋지 않겠나 싶다. 이 정도 책은 십대를 위한 논어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60대면 인생의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 나이다. 그럼에도 짧막하게 논어의 구절을 소개하고 자신의 느낌 또한 짧막하게 나열하는 정도로 논어의 깊은 정수를 맛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논어는 인간관계의 보고이다.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관계의 소통을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논어이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나가며 60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가야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논어의 역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2회차 인생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논어 속에 나오는 지혜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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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란 무엇인가 - 우리 시대 공정성에 대한 모든 궁극적 질문의 해답
벤 펜턴 지음, 박정은 옮김 / 아이콤마(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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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때 우리 사회의 흔들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쉽지 않은 책이 베스트셀레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초청 강연회에서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참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가 정의롭게 살아간다면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는다면 굳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열광할리는 없었을 것이다. 

 

벤 펜턴의 공정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문득 정의란 무엇인가가 떠올랐다. 정의란 무엇인가도 첫 번째부터 아주 난해한 문제가 등장한다. 정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정의를 알고 있는 것 같아도 쉽게 정의를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한다. 공정도 마찬가지일터. 사실 공정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아도 쉽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공정성을 절차라고 이야기한다. 절차를 통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정을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심리적으로 심리에서 다시 역사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다 스포츠와 경제 그리고 법을 넘어 정치와 인간 관게에서의 공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포츠가 공정해지기 위해서는 동일한 조건에서의 일정함이 있어야 한다. 법도 정치도 마찬가지다. 어떤 힘의 논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 가능해야 공정성을 가질 수 있다. 

 

책은 42라는 숫자에서 시작하여 42란 숫자에서 끝난다. 여기서 스포를 할 수는 없다. 42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만 첫 부분에 등장하는 것만 소개한다면 크리켓 42조가 페어플레이에 관한 규정이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42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누구나 똑같이 태어난다면 인생은 공정할까? 사실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인생은 불공정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사회가 그리소 그 사회의 구성원이 공정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인생 자체가 불공정이니 사회라도 공정해야 살아갈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이웃이 공정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살아가면 훨씬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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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옳다는 착각 -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김희봉 옮김 / 선순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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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EBS 다큐프라임 실험에서 복권을 일부러 떨어뜨리고 어느 행인이 주우면 연기자가 다가와 그 복권을 두 배로 줄테니 팔라는 이야기에 대부분은 팔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알고 보니 거리에 뿌린 복권 중 담첨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만 옳다는 착각을 읽으며 갑자기 복권 생각이 났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나만 옳다는 착각에 빠져 사는지도 모른다. 실제론 내가 옳지 않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첫 이야기부터 흥미를 끌었다. 2009년에 있었던 실제 사고 내용인 에어프랑스 447편이었다. 항공기 조종사는 비행에 있어 베테랑이다. 물론 그 비행이란 것이 여객을 운행하는 그런 비행만 한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실제와 똑같은 가상 훈련과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움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비행 시간도 많다. 물론 기장 정도면 여객 운행도 베테랑이다. 

 

그런데 저자는 부기장의 실수가 많은 사람을 희생케 했는데 이것을 인내 오류라는 것을 통해 설명한다. 과연 이것 가지고 모든 것이 설명이 가능할까 싶다. 우린 핵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핵이 생각보다는 안전함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에 과연 그럴까 싶다. 물론 과도한 공포를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경각심 없이 핵을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저자 또한 자신이 옳다는 착각에 빠져 얄팍한 심리를 이용해 자신의 논리를 대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 단체의 논리도 나름 일리가 있는 것인데도 저자는 마치 이것 또한 자신이 옳다는 착각에서 오는 무지함의 소치라고 결론 내린것 같았다. 저자가 어디에도 속하는 것 없이 중립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겠지만 저자 또한 중립적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또 다른 논리를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여기엔 충분히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연약함을 돌아보는 이번 여행이 즐거웁기를 바라며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소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이 아쉬울 뿐인 책이었다. 첫 이야기는 눈길을 끌었지만 그것을 정말 합리적인 판단으로 이끌 수 있는 심리적 논증은 약해 보인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책 읽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었을 뿐이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실제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구나 좌파 우파 하는 것 보다 차라리 진보적인 보수적인 하는 것이 더 어감이 좋았을 거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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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는 소년 바다로 간 달팽이 24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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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거리를 지날 때도 저 길을 한 번 가볼까 하는 순간이 있다.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누군가의 추천과 좋아하는 작가가 있기에 이런 책들을 선호하지만 가끔 한 번씩은 그냥 직감적 끌림으로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박세영의 수를 놓는 소년은 직감적 끌림이 있었다. 그것은 우선 독특한 소재 때문이었다. 소년이 수를 놓는다? 소녀라면 별로 끌리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생각할 수 있기에. 근데 당연하지 않은 그래서 예상을 깬 이 지점이 좋았다. 하지만 병자호란에 수를 놓는 소년이라니 이건 너무 나갔다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일단은 그래도 읽어보고는 싶었다. 소설은 그저 소설로 읽어야지 역사로 읽으면 안 되니까. 

 

이야기는 병자호란이 배경이다. 주인공 윤승은 노예로 청나라 심양에 왔다. 호의를 베풀고자 한 행동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가 자신이 가진 재능 때문에 일단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오히려 더 큰 곤경에 빠지게 되고 만다. 하지만 끝내 꿈을 향해 나아간다. 뭐 이것이 대략 줄거리다. 

 

재능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 재능이 때론 사람을 힘들게도 한다. 그래서 꿈이 필요하다. 주인공 윤승은 사부를 만나면서 차츰 삶에 대한 눈이 조금씩 떠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성장 소설이라고 할 만하다. 

 

역사적으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너무 단언했나? 우리가 어린 시절에도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처럼 행동하지 못하게 했다. 더구나 조선시대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거기다 병자호란이란 전쟁 중에 자수를 할 수 있다고? 이렇다 해도 역사적 사실에 가설을 더한 이야기에 상상력까지 양념을 하여 좋은 요리를 만들었으니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재주를 갈고 닦는 것이 오롯이 나의 책임인 것처럼 이 재주를 어떻게 사용할지도 내가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윗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꿈이 있어야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어느 대학에 가고 무엇을 전공하여 어느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 아니다. 뭐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뭐가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중요하다. 작가는 이 부분을 그래도 사부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머지는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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