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를 위한 변론
송시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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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우 작가의 미스테리 소설집 『선녀를 위한 변론』에서는 총 다섯 편의 추리 소설이 소개된다.


그 중 표제작이기도 한 『선녀를 위한 변론』은 위의 이야기와 같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현대 법률적인 시각으로 비틀어 사건을 그려낸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은 것이다는 식의 전래동화.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안데르센의 유명한 동화 <인어공주>, 어찌되었든 행복하게 살면 되는 <선녀와 나무꾼> 사이에서 살인이 일어난다. 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법정. 이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선한 동기를 부정한다.


어느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되는 법정, 오직 증거로만 가지고 범인을 밝혀내야 하는 곳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모든 전래동화에 숨겨진 그들의 동기를 속속들이 밝혀낸다.


"옛날 옛날에 나무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사모한 나머지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 선녀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그 후 나무꾼과 선녀는 재회를 하였고 하늘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전래동화의 눈으로 바라본 <선녀와 나무꾼>에서는 모든 동기가 선하다.

선녀옷을 훔친 나무꾼 이쇠돌의 행위는 잘못되었으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행위가 미화된다.

그리고 선녀에게 옷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니 그는 순박한 사람이다. 그 과정이 어떻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면 모든 게 용서되는 전래동화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자신의 집인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게 선녀의 옷을 훔치고 자신의 아내로 삼은 나무꾼의 행동은 절도이자 인신매매 행위이다.

선녀 또한 자신을 납치한 나무꾼을 용서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간혹 납치범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를 볼 수 있지만 그건 사연 있고 잘 생긴 납치범과의 이야기지 가난하고 늙으신 노모를 모시고 사는 이쇠돌이 이뻐 보이겠는가? 자신을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 전리품처럼 여기는 나무꾼에게 콩깎지가 씌울 수 있을까?


옛날에는 용서될 수 있었던 행위들이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되며 그 행위들은 범죄로 변한다.범죄로 변한 이야기에는 사랑이 있을 수 없고 욕심과 질투 미움이 팽배한다.

선녀에게는 나무꾼을 향한 증오가, 나무꾼에게는 선녀를 향한 기만이, 이웃집 김삼둥은 이웃집 아낙네인 선녀를 향한 호감과 이쇠돌에 대한 질투심이 활활 타오른다. 해피엔딩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 숨은 동기를 철저히 파헤쳐내어 아름다운 전래 동화에서 살인 법정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인어공주>를 변주한 소설 「인어의 소송」 또한 마찬가지다.

인어가 살렸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전제하에 해피엔딩을 기대하게 하지만 현대의 시각에서 볼 때 사랑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 조건이 주는 사랑의 이점을 설명한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옛 광고의 카피처럼 영원한 사랑이 아닌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의 마음이 일으킨 살인사건. 전래동화는 선한 사람이 승리하는 권선징악을 띠지만 현대에서는 꼭 선하지 않더라도 상관없는 우리의 모습에 비추어 새롭게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와 <모서리의 메리>는 임기숙과 반려견 타미의 이야기이다.

뜬금없는 말을 잘 하지만 임기응변이 강하고 사건 판단력이 빠른 임기숙의 재치가 빛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전래동화를 비튼 앞의 두 단편 「인어의 소송」 과 「선녀를 위한 변론」보다 주는 흥미는 다소 덜하다. 전래동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두 편의 이야기가 주는 강렬함이 너무 커서인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뜬금없는 말을 하는 임기숙의 성격도, 그리고 <모서리의 메리>에서 나오는 임기숙이 사건의 개요를 알게 되는 과정이 친절하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시라. 마지막 단편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은 앞의 두 편의 아쉬움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


가상의 세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현실에서도 저지르는 살인사건.

텔레그램, 트위터 등 SNS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역할극. 그들만의 게임이 존재하고 그들만의 언어가 존재하는 곳. 그리고 계정만 삭제하면 모든 범죄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외국회사의 SNS 세계. 평범한 경찰이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가상세계에 다가가기까지 끊임없는 반전이 펼쳐지는 게 이 마지막 소설의 백미이다. 그 반전앞에 소름이 돋고 소설 속의 이야기라기엔 현실 가능한 이야기라서 소름 돋게 한다.

 

마지막 단편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에서 범인은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그거 알아요 형사님?

아무리 해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정말 별짓을 다해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면 돼요.

 

이 다섯 편의 소설 이야기 속에 벌어진 살인 사건의 동기를 나는 이 한 마디에 모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행복하지 못하면 너도 행복할 수 없다. 그러니 너를 불행하게 만들어야 한다.

타인을 불행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살인을 저지른다.

나만 죽을 수 없다는 생각, 나만 불행할 수 없다는 생각이 결국 살인을 일으킨다.


이 소설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전래동화를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얼마나 많은 죄명이 생길까?

<춘향전>의 이몽룡은 혼인빙자죄이고 <홍길동전> 또한 일급 도둑일 뿐이다.

다음에 송시우 작가가 차기작에 이런 이야기들을 연이어 써 준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전래동화부터 SNS까지 종횡무진하니 잠시도 쉴 틈이 없는 소설이다.

두 편의 이야기는 다소 아쉽지만 세 편의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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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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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임을 전혀 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 그 흔한 오락실 한 번 들어가보지 않았다. 오락에 대한 편견은 없다. 다만 내가 게임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질 게 뻔한 게임 굳이 하고 싶지 않았다. 즉 나 혼자 게임은 어차피 지는 거야. 져서 기분 상하기 싫어 먼저 포기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소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게임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깨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 물론 이 책으로 게임이 재미있어 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지는 기분이 싫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게임이지만 져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는 감정을 알려 준 소설이라는 의미다. 

 

먼저 소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의 저자 개브리얼 제빈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아마존 서점에서 작가의 도서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제 번역본이 출간될까 기대하면서도 읽기를 망설였던 이유는 바로 '게임'이라는 소재였다. 

 

그녀의 전작 <비바 제인>, <섬에 있는 서점> 매번 다르 주제이지만 게임은 난데없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전작 <섬에 있는 서점> 의 소재가 책인데 이번에는 독서의 방해물이자 대척점이라고 생각되는 '게임'이라니 이건 너무 전혀 다른 방법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더구나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개베르일 제빈은 나의 모든 우려를 뛰어넘었다. 개브리얼 제빈은 또 한 번 내 최애작을 써내려가며 자신의 작품에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자, 그러므로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라는 이야기가 재미있고 꼭 읽었으면 하는 내 바램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와 닿지 않았다면 그건 순전히 내 잘못이다. 

 

1. 소설 한 권에 미국 사회의 축소판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상이 휘리릭 뒤바뀔 수 있다는 게, 

샘은 그저 놀랍기만 했다. 

그리고 그것은 샘이 세이디와 함께 만들고자 했던

게임들의 주제가 되었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얼마나 자의식이 달라질 수 있는지.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게임을 만드는 친구 샘과 세이디의 이야기지만 이 책 한 권에 미국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하버드생이자 사고로 장애인이 된 한국계 미국인 샘, 

부유하지만 일본계 미국인으로 끝내 주연 배우가 아닌 엑스트라에 머물렀던 친구 마크스, 

그리고 후배 동료이자 동료인 동성애 커플 사이먼과 앤트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 등 미국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진다. 주류가 아니기에 알 수 있는 아픔, 샘이 어린 시절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며 병실에서 지냈기에 느낄 수 있는 고통 등이 게임의 주제가 된다. 그리고 그 게임은 타인을 위로해준다. 

아... 이 게임은 나를 잘 알고 있구나 느끼게 한다. 

게임을 설계하면서 각자의 아픔이 노출된다. 그리고 그들이 현실에서 극복하지 못한 주제들이 게임을 통해 완성되며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대리만족시켜 준다. 

 

2. 게임이기에 알 수 있는 인생의 세이브 포인트 

 

뭐니뭐니해도 이 소설의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세이브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주인공인 샘과 마크스는 하버드 재학생 그리고 세이디는 MIT로 미국에서 알아주는 명문대를 다니는 천재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이 야심차게 시작한 게임 만들기 프로젝트. 천재들이 모인 집단이니 승승장구만 계속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던 어린 대학생들이기에 실패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우여곡절끝에 그들의 합작품 <이치고>로 데뷔 초기부터 히트작을 터뜨렸지만 세이디의 야심작 <세계의 양면>은 대중의 기대를 사그라들게 만든다. 

어린 시절 당한 교통사고로 평생 통증에 시달려야 했던 샘은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 고통을 주는 주체였지만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은 쉽지 않다. 

세이디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주장해서 만든 <세계의 양면>이 실패해서 자신에 대한 실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영원할 것 같던 파트너 샘과 세이디 그리고 마크스의 관계는 때론 빛나기도 하지만 때론 위험하기도 하고 위기를 맞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나와 같이 게임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실패는 '끝'이라고 생각된느 반면 게이머들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세이브 포인트'가 있으니까 말이다. 

 


 

인생의 매 순간 고비고비마다 그들은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들이 끝내 이길 때까지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느끼게 된다.

 

"아... 지면 끝인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하면 되는구나." 

 

소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게임이야기다. 

하지만 이 게임 안에는 게임을 만드는 샘, 세이디, 마크스 모두의 이야기가 압축되어 있다. 

게임을 만들게 된 배경, 게임을 만드는 태도, 게임을 해 나가는 과정 모두 각각의 삶이 농축되어 있다. 

그래서 이건 게임 이야기이자 사랑이야기다. 

그리고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계속되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다. 

 


 

이 묵직한 책을 끝낸 후 이 소설을 떠나보내기가 매우 아쉽다. 

임볼로 음붸의 소설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이후 이런 기분이 너무 오랜만이라 설렌다. 진심으로 꼭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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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번씩 그 노인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우연히낯선 골목을 지날 때, 걸음을 멈추고 어두운 골목 안쪽을주시할 때. 그러면 미로처럼 이어진 이 골목에 내가 알지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다. 그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평소에는 까맣게잊고 지낸다는 사실도. 어쩌면 그래서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도.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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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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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영어로 duel , 결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이 소설은 절대 악인,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 경찰의 결투를 뜻한다.

범죄자와 경찰의 대결. 흔한 소재인 이 이야기를 작가는 새로운 형식의 옷을 입혔다.

 

대결 직전, 번개에 맞아 죽은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가 다시 환생해서 다시 대결하는 스릴러 소설이다. 전생도 모자라 환생하면서까지 펼쳐지는 운명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 소설이다.

 

프로파일러 최승재 경위. 그는 모든 경찰들이 포기한 연새 살인마 리퍼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피해자들간에 어떤 연결 고리도 없이 매번 다양한 방식으로 죽이는 연쇄살인마. 리퍼. 전혀 잡히지 않는 그의 존재에 전국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최승재 경위는 그를 미치듯이 잡고 싶다. 범인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그의 집착에 아내는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난다.

 

"당신, 그 악마를 잡으려다가 괴물처럼 변하고 있잖아."

 

갈수록 강해지는 집착에 동료 경찰마저 등을 돌리고 홀로 끝까지 추적해간 최승재는 드디어 리퍼의 정체를 밝혀낸다. 그를 체포하기 직전, 그에게 울리는 전화 한 통. 바로 살려달라는 아내의 전화이다.

자신의 가족까지 건드렸다는 사실에 화가 난 최승재는 이성을 잃고 리퍼를 공격하던 중 번개에 맞아 연쇄살인마와 함께 죽게 된다.

 

이렇게 허무한 죽음이 있을까.

차라리 다행이다. 어차피 아내와 딸도 이제 세상에 없고 악인 리퍼는 지옥에 떨어졌겠지.

그러니 내가 지옥에 간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중, 이상하다. 추운 기운도 느껴진다. 육체의 고통도 느껴진다. 이게 뭐지? 분명 번개가 몸을 관통해서 죽었는데 몸이 움직인다. 영안실의 관 속에서 걸어나온다. 그리고 영안실을 나와 마주한 경찰들을 보는데 경찰이 그를 향해 전혀 다른 이름을 부른다.

 

"우필호!"

 

나는 최승재인데 왜 사람들은 우필호라고 부르지?

이 낯선 몸은 무엇이지 의아해하던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범죄자 우필호의 몸으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듀얼》 을 읽다 보면 생각나는 단어는 바로 '절대 악'이다.

 

이 소설 속의 악인들은 성선설, 또는 조그마한 인간의 양심 등 모든 것을 배제한 악인이다.

그래서 이 연쇄 살인마 리퍼를 쫓는 전생의 최승재이자 환생한 우필호는 프로파일러여야 했다.

인간들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절대 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파헤치는 건 프로파일러가 잘 하니까.

이 소설이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는 게 하는 건 바로 그 이유다. 프로파일러인 최승재가 아무리 악마에 가깝게 생각한다해도 악마는 그의 예상보다 더 악하다는 사실.

그 사실을 연쇄 살인마 리퍼도 알기에 그는 끝까지 최승재를 위협하고 조롱하며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최승재가 죽기 전 방송에서 기자가 그에게 던진 " 악마가 과연 흔적을 남겼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의미심장하다.

 

"악마가 아니길 빌어야죠. 그래야 체포할 수 있으니까."

 

악마가 아니기를 바랬지만 결국 악마였고 쉽게 잡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이미 암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결국 악을 이길 수 없는 것일까? 끝까지 몰아치는 악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최승재가 반격을 할 수 있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 역시 악마처럼 생각할 때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악을 생각하고 더 나아갈 때 만이 반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악마는 또 진화하며 혀를 찌르는 계속되며 소설 끝까지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전건우 작가의 소설 《듀얼》은 '환생'이라는 옷을 입혀 흔한 소재를 매우 신선한 날 것으로 만든 작품이다. 그 환생에 또 다른 사건을 끼어 넣으며 사건 속의 사건 또한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영리함까지 선보이며 최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인간은 악을 상대할 수 있을까?

끝까지 계속되는 대결 끝 이 질문에 맞닿는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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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독서 브랜딩
배정환 지음 / 북오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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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분 중에 도서 인플루언서이신 하늘혼님이 계신다.

사실 이 분과 서로이웃으로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분이 책을 출간하신다는 글을 읽고 표지를 문의하셨을 때 배정환 작님에 대한 사전지식 없었다. 사심 가득히 말하자면 '독서 브랜딩'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였고 인플루언서 선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반이었다.

 

 

앞서 말했듯,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은 건 실질적인 '독서 브랜딩' 의 실행 방법과 인플루언서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다.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시고 브런치, 유튜브 그리고 더 나아가 주식회사 '꿈의 도서관' 대표를 맡게 되셨는지까지의 실행방법이 매우 궁금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원하고자 하는 방법을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독서 브랜딩』을 통해 얻었을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독서 브랜딩』의 저자 배정환님은 솔직히 말한다.

남들은 몇 번씩 고배를 마신다는 인플루언서에 한 번에 합격했고 통과하기 힘들다는 브런치 작가에도 바로 합격했다고. 그래서 자신은 어떻게 해야 인플루언서나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는지 알 지 못한다고 말한다. 단지 꾸준히 썼다라고만 말한다. 나와 같이 인플루언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저자가 블로그 글쓰기를 위해 1000일 글쓰기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으며 꾸준히 해 나가고 있는지를 저자는 담담히 설명해나갈 뿐이다.

그래서 이 책으로 나와 같이 인플루언서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당혹감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 배정환님이 어떻게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갈 수 있었고 자신의 독서 브랜딩을 할 수 있었는가? 애 대한 질문이 남는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브랜딩은 블로그 이웃분들과의 함꼐 한 협업의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블로그가 어떻게 수익화를 내 주는지 설명하는 책은 많다.

블로그 강의에 대하여 어떻게 이웃수를 늘리는지, 그리고 조회수를 늘려나가는지 기술적인 부문에 집중하는 강의가 대부분이다.

 

반면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독서 브랜딩』 에서는 "이웃 소통"에 집중한다.

단지 이웃수를 늘리기 위한 게 아닌 이웃과 친해지고 필요할 때 이웃과 도움을 청하기 주저하지 않는다.

 

책을 내고 싶어서 <오토바이 타는 여자> 의 저자 밤호수, 임수진 작가님께 도움을 청하고

팟캐스트를 하고 싶을 때는 블로그 이웃 지요님께 도움을 요청해 화상으로 팟캐스트 수업을 듣는다.

저자 배정환님에게 책 쓰기 도전을 추천한 분도 이웃 지요님이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에서 손을 내밀고 도움을 받으며 이 느슨한 관계는 실질적인 관계로 바뀐다.

무형의 관계는 함께 같은 꿈을 꾸고 '꿈의 도서관'이라는 꿈을 실천해나간다.

 

 

이 관계는 '블로그'의 이웃을 서로의 필요가 아닌 함께 도와주는 소통의 관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블로그의 본질이 단지 퍼스널 브랜딩의 도구로 보기에 앞서 이웃과 소통하고 도와줄 수 있을 때 그 때 상대방도 손을 내밀어준다는 본질을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 나는 한 가지를 가져간다면 바로 이것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블로그 이웃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나는 블로그 이웃들을 어떤 이웃인가?"

 

성경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씀이 있다.

바로 하늘혼님은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도와주는 상생의 과정을 통해 지금의 브랜딩을 이룰 수 있었다.

내가 아무리 글을 멋지게 써도

브랜드 없는 초보자에게 주목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많이 소통하는 것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웃들과 친해져야 뭐든 도전해볼 수 있다.

내가 먼저 다가서야 사람도 생기고 일도 생긴다.

누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겠는가?

처음에는 먼저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했다.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독서 브랜딩』은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간 블로그 이웃분들과의 합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느슨한 관계가 소통하며 같은 꿈을 꾸는 꿈..

 

나는 이 책을 브랜딩을 기대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배웠다.

 

브랜딩 이전에 '소통'이 먼저임을, 그리고 남에게 도움을 받기 보다 먼저 대접해 주는 사람이 되라는

기본이 블로그의 본질임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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