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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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영어로 duel , 결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이 소설은 절대 악인,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 경찰의 결투를 뜻한다.

범죄자와 경찰의 대결. 흔한 소재인 이 이야기를 작가는 새로운 형식의 옷을 입혔다.

 

대결 직전, 번개에 맞아 죽은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가 다시 환생해서 다시 대결하는 스릴러 소설이다. 전생도 모자라 환생하면서까지 펼쳐지는 운명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 소설이다.

 

프로파일러 최승재 경위. 그는 모든 경찰들이 포기한 연새 살인마 리퍼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피해자들간에 어떤 연결 고리도 없이 매번 다양한 방식으로 죽이는 연쇄살인마. 리퍼. 전혀 잡히지 않는 그의 존재에 전국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최승재 경위는 그를 미치듯이 잡고 싶다. 범인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그의 집착에 아내는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난다.

 

"당신, 그 악마를 잡으려다가 괴물처럼 변하고 있잖아."

 

갈수록 강해지는 집착에 동료 경찰마저 등을 돌리고 홀로 끝까지 추적해간 최승재는 드디어 리퍼의 정체를 밝혀낸다. 그를 체포하기 직전, 그에게 울리는 전화 한 통. 바로 살려달라는 아내의 전화이다.

자신의 가족까지 건드렸다는 사실에 화가 난 최승재는 이성을 잃고 리퍼를 공격하던 중 번개에 맞아 연쇄살인마와 함께 죽게 된다.

 

이렇게 허무한 죽음이 있을까.

차라리 다행이다. 어차피 아내와 딸도 이제 세상에 없고 악인 리퍼는 지옥에 떨어졌겠지.

그러니 내가 지옥에 간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중, 이상하다. 추운 기운도 느껴진다. 육체의 고통도 느껴진다. 이게 뭐지? 분명 번개가 몸을 관통해서 죽었는데 몸이 움직인다. 영안실의 관 속에서 걸어나온다. 그리고 영안실을 나와 마주한 경찰들을 보는데 경찰이 그를 향해 전혀 다른 이름을 부른다.

 

"우필호!"

 

나는 최승재인데 왜 사람들은 우필호라고 부르지?

이 낯선 몸은 무엇이지 의아해하던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범죄자 우필호의 몸으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듀얼》 을 읽다 보면 생각나는 단어는 바로 '절대 악'이다.

 

이 소설 속의 악인들은 성선설, 또는 조그마한 인간의 양심 등 모든 것을 배제한 악인이다.

그래서 이 연쇄 살인마 리퍼를 쫓는 전생의 최승재이자 환생한 우필호는 프로파일러여야 했다.

인간들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절대 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파헤치는 건 프로파일러가 잘 하니까.

이 소설이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는 게 하는 건 바로 그 이유다. 프로파일러인 최승재가 아무리 악마에 가깝게 생각한다해도 악마는 그의 예상보다 더 악하다는 사실.

그 사실을 연쇄 살인마 리퍼도 알기에 그는 끝까지 최승재를 위협하고 조롱하며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최승재가 죽기 전 방송에서 기자가 그에게 던진 " 악마가 과연 흔적을 남겼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의미심장하다.

 

"악마가 아니길 빌어야죠. 그래야 체포할 수 있으니까."

 

악마가 아니기를 바랬지만 결국 악마였고 쉽게 잡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이미 암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결국 악을 이길 수 없는 것일까? 끝까지 몰아치는 악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최승재가 반격을 할 수 있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 역시 악마처럼 생각할 때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악을 생각하고 더 나아갈 때 만이 반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악마는 또 진화하며 혀를 찌르는 계속되며 소설 끝까지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전건우 작가의 소설 《듀얼》은 '환생'이라는 옷을 입혀 흔한 소재를 매우 신선한 날 것으로 만든 작품이다. 그 환생에 또 다른 사건을 끼어 넣으며 사건 속의 사건 또한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영리함까지 선보이며 최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인간은 악을 상대할 수 있을까?

끝까지 계속되는 대결 끝 이 질문에 맞닿는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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