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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땠어요?
임승진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제 1부 탄생으로 시작되는 <엄마는 어땠어요?>는 시인 엄승진이 쓴 수록시가 담긴 시집으로 제 5부 가슴에 뜨는 별 까지 주로 가족이나 집에 있는, 혹은 집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시인 엄승진은 맏딸로 태어나 고회에 접어든 나이지만, 구순에 이른 어머니를 생각하며 독백처럼 쓴 엄마는 어땠어요? 가 표제의 시로 실려있다. 수록된 시 속에는 엄마! 하고 부르는 구절이 많다. 엄마에게 말을 건네듯 쓰여진 시는 평소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이 시로 남았다. 표제의 시에서
엄마!
나도 엄마처럼 소녀적 가슴으로
늙어갈 수 있을까요?
<엄마는 어땠어요?> 중에서
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엄마가 소녀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며 나도 그렇게 늙어갈 수 있을까? 하고 물어보고 있다. 아마 엄마가 늙지않고 소녀처럼 옆에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과 나도 엄마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이 보여진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얼마전 오래 저장되어 열어보지 않았던 사이트에서 찾은 가족사진이 떠올랐다. 십여년이 지난 사진을 발견하고 가족 대화방에 올려져서 추억을 떠올리게 했던 사진. 주름도 없고 늘씬하기만 했던 그 시절의 엄마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추억이라 더 애틋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 일까.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은 더 빠르기 흐르는것 같은데 과거의 딸은 앞으로 후회할 일만 떠오른다.
언제나 나에게는 무한한 사랑을 주고 실수를 거듭할 지라도 용기를 주고 나를 반짝이게 만들어준 유일한 사람.
엄마는 누군가의 딸 이었고, 누군가의 첫사랑 이었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다.
엄마 나이만큼 살아서
삭정이 말라비틀어지듯 가벼워지면
옹기종이 둘러앉은 맷방석만한 달이 보일까
나날이 희어지는 머리카락 따라서
마음자리 훤하게 넓어지면
온 세상 끌어안을 여유가 그때엔 생기려나
<엄마의 달> 중에서
나는 늙어가는 엄마를 보면서 나를 생각하고 있다. 배회하지만 좀처럼 현실화 되지않는 상상을 하면서 언젠가 엄마가 없을 그때의 나를 그려보며 생각을 더듬는다. 엄마 나이만큼 살았을때의 나, 그때의 내가 되면 엄마가 말하던 잔소리로만 들리던 무수한 말들과 행동이 이해가 되고 온통 후회할 일들 로만 남지 않을까. 나는 불완전한 기억에 의지하며 남겨질 소중한 시간들을 다시 잘 보내보려 한다. 지금은 남겨지는 시간의 과정에 놓여져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