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다
하승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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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때가 있다. 내 감정을 돌아보고 위안을 얻고 싶을 때. 지금 감정을 돌아보고 위로받을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 칸에 곪아가는 상처가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거나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며 읽게 된 글이나, 우연히 들린 카페에 장식된 문구에서도 위로를 받는다. 글이란 이렇듯 문자를 따라 읽음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신기할 따름이다.

 

 

 

하승완 에세이를 집어 든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요즈음의 나는 길을 잃은 마음을 잡아줄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 같다. 사람은 이토록 어리석어서 올바른 직선으로 가는듯하면서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 거린다. 그리고 주변의 무언가로부터 길잡이로의 도움을 받으면 또 직선으로 나아간다. 아마 죽기 전까지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삶이겠지. 제목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다>라는 부분이 끌린 것도 그 때문이었던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서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당연하게 익숙한 것들을 되돌아본 적은 얼마나 되었던가.이 책은 물 흐르듯 흘려보낸 지난 시간들 속에서 느꼈던 소중함을 이토록 허황된 꿈으로 져버린 것들을 다시금 끄집어 올려주는 책이다.

총 네 가지의 큰 단락으로 구성된 글은 전체적으로 평범한 일상의 감정을 표현하는 따스한 글이다. 179페이지에서 작가가 언급한 부분 '한 문장에 수백 번을 고민하는 나의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문구가 그냥 시선에, 마음에 박혀들었다. 말은 마음으로부터 오는 진심이라는 글이 내 생각과도 같아서 나만 느끼는 유치한 동질감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친애하는 사람이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속닥거리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이랬고, 그래서 그랬어. 하승완 작가님의 지극히 사적인 부분을 공유하는 사람이 된 느낌이 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형체 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그럴싸한 형체로 빚어내고 싶을 때.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까만 밤이 번지는 어느 날, 여러 가지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추천하고 싶은 책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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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걷는사람 시인선 27
안상학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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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이라는 제목에 끌려서 집어 든 시집, 걷는 사람 시인선의 27번째 작품으로 안상학 시인이 제목을 이리 지은 이유는 <고비의 시간>이라는 구절을 읽을 때 알 수 있었다.

지나온 날들을 모두 어제라 부르는 곳이 있다

염소처럼 족보도 지금 눈에 있는 어미나 새끼가 전부

지나간 시간들이 모두 무로 돌아간 공간을 보며 살아가는

황막한 고비에서는

그 이상의 말을 생각할 그 무엇도 까닭도 없으므로

남은 날들을 모두 내일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펌프가 있는 어느 작은 마을

사람이라곤 물을 길어 가는 만삭의 아낙과

뒤따라가며 가끔 돌아보는 소녀뿐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이 보이는 황황막막한 고비에서는

굳이 그 이상의 말을 만들 어떤 필요도 없으므로

--- 「고비의 시간」중에서

여기서

나오는 고비라는 단어는 굽이의 제주 방언으로 보이는 데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듯하다. 막다른 절정, 위험한 시기라는 뜻으로, 말을 생각하거나 말을 만들 까닭과 필요가 없다는 문장으로 유추해보았다. 지나간 시간이 무로 돌아간 현재를 살고 있는 이에게 거칠고 아득하게 넓은 굽이는 위기의 순간인 고비를 맞이한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 안상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인 내일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구절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고비의 시간’을 느끼게 만든다.

비어 있는 곳으로 몸이 옮겨갈 수 있듯이 비어 있는 곳으로 마음이 옮겨가는 여기, 비어 있는 곳을 확실하게 채워가며 바람이 불어간다, 불어온다.

그의 시에서는 마음에서 비롯한 과거의 나로부터 스스로 돌이켜보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또한 지독하게 외로운듯하면서 제주 4.3 사건,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 시, 슬픔을 기반한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다 보면 특정한 대상을 주제로 애정으로 관찰한 듯한 느낌을 주는 시 몇 편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애착 어린 물건을 주제로 시를 쓰기도 한다. 그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세상 모든 슬픔의 출처는 사랑이다 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연 사랑이 형체를 잃어 가는 꼭 그만큼 슬픔이 생겨난다.는 그의 시구절에 깊은 공감의 순간을 느낀다. 그의 시구절은 다시 되새겨 곱씹을수록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이 계절에 이토록 잘 어울리는 시집이라니. 안상학 시인 특유의 슬픔과 마치 지구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외롭고 쓸쓸함이 담긴 시집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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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의 인생 수업
오기노 히로유키 지음, 황혜숙 옮김, 가오리.유카리 만화 / 삼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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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담은 <인생수업>이라는 책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궁극적으로 갈등과 어려움을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에 관한 교훈을 주고 있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용어들로 접하기 힘든 주제를 지은이 오기노 히로유키는 카툰과 해설로 보다 쉽게 풀어내어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은 어떤 관점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는 있다. 즉, 자신이 겪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명확하게 제시한다기 보다 그 문제를 돌아보고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도움을 준다. 이 책은 크게 인식을 바꾸는 법, 감정의 노예에서 벗어나는 법, 인간관계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진정으로 성장하고 잘 사는 법의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구성마다 에피소드가 있고, 그 에피소드를 카툰으로 묘사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에픽테토스의 철학 사상을 쉽게 풀이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세심하게 돋보이는 책이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는 부분은 읽는 사람의 현재 기분이나 상태 등이 반영된다. 책을 읽는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원할수록 불행해지는 것’ 이라는 챕터이다. 여기서 다루어 지는 것은 욕망하는 태도를 경계하라고 주의한다. 세상에는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과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 두 가지가 있다. 판단, 의욕, 욕망, 혐오처럼 무릇 우리(마음)의 움직임에 의한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에 속하지만, 육체나 재산, 타인으로부터의 평판, 지위 등 우리의 움직임에 의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은 원래 자유롭고 방해받지 않으며,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은 취약하고 예속적이며 방해받고,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 첫 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구절이 인상에 남은 이유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상대와 비교하여 권리나 자격 등 자신에게 있어야 할 어떤 것을 빼앗긴 듯한 느낌을 말하는 단어로 상대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내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시샘하는 기분을 종종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러한 욕망으로 괴로움을 자처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즉 자유롭게 산다=달려있지 않은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행복한 인생을 누리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에 공을 들이고 신경을 세우는 것은 나의 문제점이었다. ‘타인의 평가 속에 산다는 것’ 이라는 챕터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구절이 나오는데,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타인으로부터 받는 평가나 평판은 자기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에 지나치게 연연하게 되면 정작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에픽테토스는 이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무언가를 마땅히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면 그것을 행함에 있어 다른 이에게 보이는 것을 결코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설령 많은 사람(대중)이 그대의 확신과는 다른 판단을 할지라도 말이다. 그대가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 행동 자체를 피하라. 그러나 실로 올바르게 여긴다면 ‘옳지 않다’라고 떠들어대는 자들을 무엇 때문에 두려워 하는가? 엥케이리디온 제 35장 이 페이지를 넘기며 글을 읽는데 순간 누가 머리를 세게 내려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의 옳은 확신과 신념을 따라 충실히 사는 것. 그것이 에픽테토스의 말을 빌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이렇듯 다양한 문제들을 가진 우리로 하여금 이 책을 읽고 나의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을 주거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계기가 된다. 나 자신이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고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며 발전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내가 발전하는 것이고 깨닫는다. 현실의 벽이나 마음이 복잡할 때,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읽으면 분명 어떠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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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다한 요리 - 셰프만 알고 있는 토마토 비밀 레시피 33
김봉경 지음 / 이덴슬리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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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에 유익한 식재료들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토마토'에 대해서 몰랐던 사실과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 <Only Tomato, 토마토가 다한 요리>라는 책을 보게 된 것은

토마토의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레시피가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마침 집에는 토마토 한 박스가

쌓여져 있었고 처치 곤란인 이 재료를 가지고 늘 먹던 방식 (과일처럼 생으로 먹는)으로 먹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으므로.


나는 현재 주부로 우리 집에서 셰프를 담당하고 있지만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늘 헷갈렸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 덩굴 식물의 열매이므로 과일이고, 요리에서 채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나와있다. 이처럼 토마토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고 많은 요리에서도 맛과 비주얼, 그리고 영양까지 책임지는 꽤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저자 김봉경 셰프님은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조리외식 경영학을 공부하셨고 다양한 쿠킹클래스도 진행하고 계신 분이다. 여러 가지 레시피를 소개하는 저서들 중 만난 토마토가 다한 요리책. 셰프님은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토마토 요리를 많이 만들어서 맛있게 먹기를 바라며 책을 냈다고 한다. 집에서도, 식당에서도 맛있고 건강하게 그리고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토마토 레시피가 담긴 책.

토마토의 레시피에 대해 알아보기 전 먼저 토마토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토마토에 포함된 라이코펜은 18-23도의 온도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다. 라이코펜은 카로티노이드 색소로 항암작용을 하며 성질은 카로틴과 비슷하다. 따라서 리코펜을 많이 섭취하면 항산화의 기능으로 인해 피부의 노화를 억제하며 혈관을 부드럽게 하여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토마토 한 개의 칼로리는 30칼로리 정도이며 칼로리는 적으면서 구연산, 사과산, 아미노산, 칼슘, 철, 인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 C의 경우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가량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맛있는 토마토 고르는 법

토마토는 둥근 원형 모양

단단하며 무거운 것이 좋다

붉은빛이 짙고 선명하며 색이 균일한 것

꼭지가 초록색을 띠고 시들지 않은 것

표면의 윤기

표면이 매끄럽고 쭈글쭈글하지 않은 것

잘랐을 때 두꺼운 것

이 책의 레시피는 전체적으로

상큼한 토마토소스

새콤한 홀토마토

매콤한 토마토 고추장

달콤한 토마토청

선드라이 토마토

토마토 브런치

토마토 반찬

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부라토 치즈와 토마토를 곁들여 먹는 샐러드를 좋아하는데 p111에서 소개되고 있다.

부라타 치즈와 여러 색깔의 방울토마토, 올리브, 바질 그리고 레몬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로 부라타치즈의 부드러움과 토마토의 상큼함과 영양을 맛볼 수 있는 샐러드이다. 재료만 준비되어 있다면 손도 많이 가지 않고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영양만점 요리.

p113에 소개된 바질 토마토를 응용해 샐러드에 바질을 뿌려 같이 먹으면 바질의 향긋한 향과 고소함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토마토를 이용한 반찬 만들기, 브런치 만들기, 손님을 초대했을 때 대접할 요리, 술안주 등 다양한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늘 시판용으로 나오는 토마토소스를 사용해 요리를 만들곤 했는데 다음번에는 소개되어 있는 라구소스 리가토니 만들기를 해볼 생각이다. 요리하기 전 재료를 사는 것부터 만들어서 정리하는 것까지의 과정이 귀찮아서 해보지 못했던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을 거쳐 요리가 탄생한다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 과정을 거쳐 진심으로 요리를 대접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본다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토마토 요리를 색다른 레시피로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Only Tomato 토마토가 다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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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하지 않으면 늦어버린다 - 죽음을 앞둔 28인의 마지막 편지
이청 지음, 이재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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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 전, 나는 가만 생각해본다. 죽음을 앞둔 내가 책상에 앉아 마지막으로 써 내려갈 유언의 내용은 무엇일까?

마지막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던 내면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는 말이 있다. 그저 시간에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것 같은 요즘,

이 책은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다.

10대와 20대,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차게 잘 이루어낸 것도 없이 30대가 되었다.

그동안의 나는 사소한 한순간도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가. 과연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왔던가?

가끔 이런 열정 한줄기는 아무런 의욕도 없고 무의미한 일상에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해야 할 일들을 모조리 끝마치고 책을 가지고 의자에 앉은 그 시간.

<지금 말하지 않으면 늦어버린다>는 그렇게 내게 읽혔다.


<죽음을 앞둔 분들의 유언을 모집합니다>

만약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할 수 없었다면, 저에게 이야기해주세요.


뉴욕타임스 지면에 조그맣게 실린 엉뚱한 광고는 수 천명의 뉴욕 시민들의 편지를 받았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28개의 마지막 편지를 엮은 것이다.

부자의 손에 남겨진 것, 극작가의 피날레, 가족의 사랑 이야기, 어느 신부의 마지막 말.

이 책을 읽다 보면 진정으로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금을 누려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내 마음을 가장 무너지게 만들었던 편지는 세 번째 편지.

ㅡ진실한 행복을 깨닫게 해준 단 하나의 가족이다.

퇴직한 지 오래된 중학교 교사인 그는, 전립선암 말기 환자이고 실패한 가정생활 후 만난 반려동물 피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빈 종이 상자 안에서 버려진 피치를 데려와 가장 우울하고 쓸쓸했던 그의 하루를 함께 해주었고, 인생에서 가장 진실한 행복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존재라고 했다.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었는데, 들어줄 이가 없었고, 친구와 가족도 떠나간 그에게 피치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아이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그 구절을 읽는데 얼마 전 떠내보낸 우리 막내, 나의 가족이었던 아이가 생각나면서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끔 온갖 스트레스에 날선 나의 반응에도 늘 내가 첫 번째였던.

나는 친구도 만나고, 바쁜 일정에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았지만 언제나 나만 기다렸던.

아이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감히 짐작이라도 해보는 시간이 찾아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당신은 어떤 말을 남기겠습니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나의 지난 시간을 보았을 때

단 하나의 후회와 괴로움 없이 죽는다는 것은 현재를 진실로 보람 있고 알차게 보내야만 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재를 끝없이 도전하며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다 해보는 일도 어쩌면 무작정 두렵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주어진 이 시간, 내가 나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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