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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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보물창고


 

모두가 아는 이야기, 거기에 함정이 있다. 정말 알고 있는가?

《왕자와 거지》이야기도 그랬다. 똑같은 모습을 한 왕자와 거지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로의 신분이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 그래서,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으로 나온 이 책을 손에 들었을때 아는 이야기를 확인 차 보는 정도로 여겼다. 이것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던것인지!

저자가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이라는 것도 다시 눈에 담으며, 책장을 넘겼다.

영국 런던, 당시 시대를 담아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을 등장시켜 ㅡ 현실과 다른 이야기도 있었지만 ㅡ 진행되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내 기억속 왕자와 거지는 갑작스런 만남과 한순간의 치기가 빚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런던 길거리에 사는 톰은 왕자를 동경하고 그래서 정말 한번이라도 왕자를 만나보고 싶어한 소년이었다. 그리고 이 바램은 그를 왕궁쪽으로 움직이게했고 그렇게 궁전 안으로 들어간 아이가 만들어낸 상황이었다!

왕자가 된 평민 아이의 일상을 통해 왕자가 병이 들었다는 설정 속에서 궁정 안에서의 허례허식과 함께 왕이 서거하고 이제 왕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하는 아이가 보이는 재치가 보이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또한 평민이 된 왕자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듯한 모습, 여전히 상황에 적응하기보다 진짜 왕자이긴 하지만 '왕자병'에 걸린 불쌍한, 혹은 제정신이 아닌 아이로 취급받으며 일어나는 일상들이 나온다.​​


 

궁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어려울 때 이 아이들이 내 이야기와 신분을 믿어 준 것을 기억해야지.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늘 존중해야겠어.

반면 자신들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나를 조롱하고 거짓말쟁이 취급을 했지.

왕자와 거지 p.210

세상이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

왕들도 가끔씩 자신의 법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자비심을 깨우쳐야 하느니라

왕자와 거지 p.295

왕자라는 보장된 신분에서 한 순간에 평민 소년으로 신분이 바뀐 이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말 한마디로 온 세상을 제 손안에 둘 수 있었던 왕자는 이제 소매치기를 강요받고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불쌍한 아이로 취급받는다. 도둑과 살인자들과 함께 감옥에서 지내기도 하고 바보에 사기꾼 소리를 듣기도 했다. 세상이 가지지 못한 자에게 얼마나 가혹한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스스로 판단 기준이 되어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는지 경험한다.

지금과 다른 시대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에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고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왕이 어서 제자리로 돌아가 그동안 깨달았던 바를 바탕으로 선정을 베풀었으면, 왕이 되었던 평민아이는 넓혀진 견문으로 한 걸음 더 성장했으면 싶었다.

타성에 젖어 문제 상황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왕자는 평민으로, 평민은 왕자(왕)이 되어 처음 만나는 상황을 자신의 현실로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책은 독자로 새로운 관점으로 현실을 보게하는 책이구나.' 이번에 왕자와 거지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적어도 평민에서 왕의 위치로 바뀐 톰은 그 자리가 탐이나 왕으로 임명되는 대관식에서 거지행색의 진짜 에드워드 왕과 만났을 때 자신이 왕이라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톰이 진짜 왕이 나타났다고 인정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 국새의 행방을 확인하는 것도!

삼 주 동안의 헤프닝.

지독한 악연도 있었지만, 부랑자의 모습을 한 에드워드 왕을 지켰던 마일스 헨든과 같은 이들도 있었다. 왕인지 모르고 어린 아이를 향한 선한마음에 도왔던 이가 보상을 받는 것을 보는 것도 흐뭇한 일이다. 상을 받을 자가 상을 받고 잘못을 행한 자가 벌을 받는 세상. 소설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현실에도 이렇게 되기를.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역할을 넓혀진 시야로 감당하면서 말이다!

다 아는 이야기, 하지만 자세히 들여보지 않아서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게 되는 이야기

고전은 그런책이 아닐까. 읽을 수록 지금도 울림을 주는 이야기.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19 《왕자와 거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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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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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조오 그림책

웅진주니어


 

 

더운 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 있노라면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 듭니다. 조오 작가님의 그림책《나의 그늘》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안전한 피난처'라는 것이었습니다. 허허벌판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햇볕을 피해 앉을 수 있는 곳. 책 장을 펼치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지요.

 

 

 

글 없는 책인 이 그림책은 면지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밖에서 보이는 창문 실루엣으로 누군가가 언뜻 보이는듯 합니다. 큰 부리를 가진 이가 커다란 식물을 마주한 것 같아 보이지요.

 

 

집 안에서 더 이상 기르기 어려워보이는 화분을, 창 밖, 길 모퉁이에 옮겨심었나봅니다. 책의 펼침면이 자연스럽게 집 면의 한 경계가되어집니다.

집 안에서는 어쩌면 그리 필요하지 않았을 식물의 그늘이, 밖으로 나오니 까마귀가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네요.

 

 

 

때로, 까마귀 대신 작은 동물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한 나무그늘. 까마귀의 시야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벽면에서 고양이가 다가옵니다. 새와 고양이가 천적이듯, 고양이는 처음에는 식물을 위협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거기에 식물을 지키는 수호자로 나타나는 까마귀! 결국은 고양이도 작은 동물들도 함께 나무를 돌보며 그 그늘을 누리는 친구가 됩니다.

항상 좋은일만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날, 까마귀의 나무는 시름시름 앓게됩니다. 더이상 소망이 없다 여기고 나무를 버려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까마귀. 그 시간동안 나무를 살리기위해 작고 하얀 새 친구는 온 정성을 다해 나무를 돌봅니다.

그 찬양이 생각났어요. 🎵당신이 지쳐서 기도할 수 없고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릴 때...누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

덕분에 나무는 튼튼하게 다시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작은 나무들과 풀들도 곁에 함께 자리잡으며 책 하단부는 회색빛에서 연두빛으로 점차 물들지요.

 

인생에 아주 조그만 부분을 내주었다고 여겼는데, 실제로는 그것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존재라는 걸 경험한 적이 있나요?

이 나무가, 이 나무의 그늘이 까마귀의 삶에는 그러했습니다.

집 안에서 키우기엔 컸지만 밖에 나오니 자그마한 나무였을 뿐이었는데, 그저 나 하나 낮잠자기 좋은 그늘일 뿐이었는데 이 나무하나가 친구들을 만나게하고,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하면서 결국에는 내가 사는 공간 전체를 바꿔놓는 이야기.

그런데 그게 슬픈결말인가?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새는 아무리 높은 집이라도 새장 안에 갇히면 행복하지 않죠. 이전에 살 던 콘크리트집이 무너지고, 정말 '새들의 집'이 만들어지니 모두가 행복해 보였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회색빛이 아닌 연둣빛이 펼쳐진 장면이 보는 이로하여금 행복을 느끼게합니다.

작은 나무 한그루가, 그가 만들어내는 그늘이 나만 만족케하는 것을 넘어 그 지역풍경을 바꾸고 모두를 아우르는 그늘이 되었다는 것.

작가가 '나의 나무'라 하지않고 이리저리 시간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때로는 사라진것처럼 보이기도해서 실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늘'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하네요.

 

조오작가님의 전작 《나의 구석》도 이런 구성일까요?

보고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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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 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상희 외 지음, 김경태 사진 / 새의노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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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지음

새의노래


 

책보 그림책 특강을 듣고왔다. 책 읽는 봉사를 하는 초등 엄마들을 위해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행사. 강사님과 함께 한 그림책을 보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보통 두께의 평범한 그림책인데, 분명 읽어봤던 그림책인데 책 속 인물이 생동감이 넘치고, 책이 말을 걸어오는게 들린다. 누군가가 그림책을 곱씹어 들려주는 이야기란 이런것일까. 이전과 다른 맛이 느껴진다.

 

그림책 전문가라 칭해도 손색없는 네 분이 모였다.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 번역가이신 이상희선생님, 문학,북리뷰 담당 기사를 쓰시며 작가이신 최현미선생님, 어린이책 평론가이자 출판평론가이신 한미화선생님, 아동문학평론가이자 문예학부 교수이신 김지은 선생님. 이들이 모여 그림책을 읽고 주제별로 엮은 평론이자 서평이자 감상문인 글을 만났다. 《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이분들이 들려주는 그림책은 또 어떻게 다가올까.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그림책들은 아동독자들만을 대상으로 두고 있지않다. 오히려, 그림책을 매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림책을 더 깊이 볼 수 있게 삶으로 읽는 법을 들려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다정함을 '겸손한 사랑'이라 정의했다고한다. 봄날 햇살이나 살랑거리는 바람 같은 거라는 말이 딱인듯 싶다. 그렇게, 그런 다정함으로 저자들은 '기억'으로 시작한다.

기억하지 않음으로 스스로를 아픈 감정에서 보호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한 첫 글. 무관심하고 무뎌진 기억속에서 소중한 것까지 놓친것은 없을까. 내 곁에 공룡의 모습으로 옛 친구가 찾아온다면 난 알아챌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 그림책 <너였구나>.

그림책 상을 받은 책이라도 다소 무거운 주제나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선뜻 손에 들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며 그런 장벽을 살포시 넘게되는 경험이 이어졌다.

 

 

그림책을 이야기하며 저자들의 일상 경험이 버무러져 언제 그림책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레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있는 독자인 나를 보게 된다. 보통 그림책을 소개하는 서평집들은 그림책 표지정도만 보여주고 책 속 그림은 작게 보여주는게 대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실제 그림책을 보는 듯 펼침면으로 그림책 장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림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기억에 이어, 내 곁에 있는 다정함, 무엇을 하든 응원하는 메시지, 다정함을 품은 것들, 다정함으로 다가가고 싶은 것들에 이어 앞에서 등장한 다정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그림책 목록까지 담겨있는 책.

하나씩 아껴서 꺼내 읽고 싶으면서, 동시에 두루마리를 도르륵 펼쳐내 한 번에 보고싶은 다정한 그림책들을 소개해주는 책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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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들 -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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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들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마로니에북스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이 부제가 제목보다 더 마음을 두드렸던 책. 저자 조안나님의 일상과 잘 버무러진, 그래서 낯선 그림조차 친근하게 보게 했던 그림 에세이를 만났다. 제목은 《나의 다정한 그림들》.

부제처럼, 이 책은 저자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겪은 일,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명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때로는 아이와의 다툼에서,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하는 출발점이 되어 글이 이어진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책을 들었지만, 글을 읽다보면 이 분이 가정을 이룬 3인가족이며, 한 아이의 엄마, 전 편집자에 지금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이자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는 분, 내 또래의 나이구나...이런 것들을 알게된다.

동네에서 만나게 된 친구처럼, 그녀의 일상을 듣게되고 그 일상의 이야기와 어울려 연결되는 그림을 알게되는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

넷플릭스에서 보았다는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클로드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센강>그림이야기로 모네 그림 속의 바닐라 색 하늘에 시선이 가고, 저자가 그랬던 것 처럼 오늘 내가 만난 일상의 하늘을 한 번 더 보게된다.


 

뭉크의 그림 중 이런 작품도 있었나? <양귀비를 든 여인>이란 작품은 <절규>로만 기억하던 뭉크를 다시 알게한다. 단편적인 지식으로 한 사람을 규정짓는 것이 그가 남긴 작품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한계짓는 것인가 생각하며, 작가가 풀어놓은 일상에 버무러진 화가 뭉크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뜨게된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에서 떠올린 작품ㅡ 아이에게 소리지른 것에 대한 미안함, 고통이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했고, 어떤 고통이 와도 글로 바꿀 수 있다는 작가적 자신감이 강해졌다는 작가의 말에 내 일상도 이렇게 승화시킬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도 들었다.


 

짤막한 에세이 글과 함께, 글 속에 등장한 화가와 그 작품을 글 말미에 이렇게 다시 소개해주는 구성도 좋았다. 이제 정말 가을이네..하고 느낀 오늘, 옷장 깊숙히 넣어둔 긴옷을 꺼내며 곧 다가올 겨울에는 집 한켠에 이 그림이 걸려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모드작가님의 그림. 원작으로 걸어두진 못할지라도, 이 페이지를 한 쪽에 펼쳐두면 더 생기있는 겨울을 맞이할 듯한 느낌! 모드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싶어진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수 많은 화가들과 그림 뿐 아니라, 영화와 책에 대한 정보도 얻게된다. 모드 루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내 사랑>(2017), 니시카와 미와의 <유레루>(2006)...영상으로 나오는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정작 무엇을 봐야하는지 고민하게 될 때, 책에 등장한 영화를 추천영화 삼아 봐야겠다.

모든 것을 글처럼 다루어 본다는 저자.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아주 자세히 여러 번 들여다보는 일이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도 자신이 사랑하는 그림을 발견한 순간과 그것을 사랑하게 된 이유를 찾아 헤맨 과정을 담은 것이라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것은 비단 풀꽃만은 아닐테다. 일상 속에서 발견한 찰나같은 시간을 기록하며, 좋아하는 그림을 글로 표현하기위해 곱씹고 이면의 이야기를 찾고 기록하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육아로 정신없는 순간에도 그 속에서 만난 행복과 기쁨, 때로는 그렇지못한 다양한 감정들을 글로 써본다면 나도 나만의 에세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든'글을 만나게되는 책 《나의 다정한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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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과학의 역사가 보이는 원소 어원 사전
김성수 지음 / 보누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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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어원 사전

읽자마자 과학의 역사가 보이는

어원을 알면 쉽게 이해하는 화학원소118

김성수 지음

보누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면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는 '이름'일거다. 마주하는 이의 정체성을 가장 쉽게 정의내리는 '이름'. 사물이나 생물의 특성, 지역을 알아갈 때도 가장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이름인데, 왜 그동안 화학을 대할때 원소 주기율표는 외우면서도 왜 그 원소를 그렇게 부르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원소 어원 사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질문이 그것이었다. 왜 한번도 원소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왜 그렇게 지었는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이 고민을 하고 자료를 모아 이 책을 지은 김성수 연구원님께 먼저 감사인사를 드린다. 과학분야나 화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기 쉽고 재미나게 각 원소의 특성은 물론, 그 이름의 근원과 현재 어떻게 사용되어지는지 풀어주셔서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원소 주기율표를 보고 무작정 쉽게 외우려고 첫글자로 말놀이를 만들어 친구와 되뇌었던 중등학교 시절의 나에게, 이 책이 있었더면 반 친구의 이름과 성격을 알 듯 원소들을 기억할 수 있었을텐데. 일반인들은 물론 화학을 공부하며 주기율표를 기억하려 애쓰는 학생들에게 더욱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에는 총 118종의 화학 원소가 알려져 있다. 1이라 적혀있는 수소로 시작하여 숫자와 함께 각 원소를 나타내는 기호로 적혀있는 원소 주기율표로 한 눈에 정리되어 있다.

화학 원소는 무엇인가.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말하는 것이다. 원자핵 내의 양성자 수와 원자 번호가 같다. 1이라고 적혀있는 수소는 원자핵 내의 양성자 수가 1이라는 말이다. 이 개념이 발전한 서양에서 우리나라에 이 개념이 들어온 역사를 들여다보면, 근대 일본과의 관계를 살펴봐야 하고, 자연스럽게 우리가 말하는 원소 이름이 어떻게 정해지게 되었는지 알게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사용한 원소들은 우리 말로 표현하는 이름이 있었고, 그 중 구리와 납은 순우리말 이름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정보였다.

 

일본에서 들여온 이름이 많은 만큼, 서구와 직접적인 교류가 많아지면서 이름이 새롭게 바뀌게 된 원소도 알게되었다. 1998년 <무기화학물 명명법>에 따라 불소(F)가 플루오린으로, 칼륨(K)이 포타슘으로 나트륨(Na)이 소듐으로 여러 원소들이 새 이름을 가지게 된 것도 보았다.

이어서 인간의 역사를 만든 7가지 금속 - 구리, 납, 주석, 금, 은, 철, 수은 -으로 시작하여, '소'가 붙지 않은 원소 - 인, 황, 아연, 백금-, '소'가 붙은 원소 - 산소, 수소, 질소, 탄소, 붕소, 규소, 비소-, 염을 만드는 원소, 기체원소 등등 점점 낯선 원소들에 대한 소개로 이어졌다. 풀꽃을 자세히 보아야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듯, 원소도 그러했다. 우리 가까이 존재하지만 잘 알지못했고, 우리의 말과 삶에 녹아있고 역사속에 큰 변화를 이끈 것이지만 모른채 넘어갔던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중간중간에 있는 화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란도 있어 유익했다.

과학을 직접 공부하는 이들에게나 일반인에게나 원소의 어원을 통해 과학의 역사를 보게해주는 《원소 어원 사전》

원소 주기율표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외우려는 이들에게, 단순히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이해하도록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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