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그림들 -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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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들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마로니에북스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이 부제가 제목보다 더 마음을 두드렸던 책. 저자 조안나님의 일상과 잘 버무러진, 그래서 낯선 그림조차 친근하게 보게 했던 그림 에세이를 만났다. 제목은 《나의 다정한 그림들》.

부제처럼, 이 책은 저자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겪은 일,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명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때로는 아이와의 다툼에서,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하는 출발점이 되어 글이 이어진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책을 들었지만, 글을 읽다보면 이 분이 가정을 이룬 3인가족이며, 한 아이의 엄마, 전 편집자에 지금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이자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는 분, 내 또래의 나이구나...이런 것들을 알게된다.

동네에서 만나게 된 친구처럼, 그녀의 일상을 듣게되고 그 일상의 이야기와 어울려 연결되는 그림을 알게되는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

넷플릭스에서 보았다는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클로드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센강>그림이야기로 모네 그림 속의 바닐라 색 하늘에 시선이 가고, 저자가 그랬던 것 처럼 오늘 내가 만난 일상의 하늘을 한 번 더 보게된다.


 

뭉크의 그림 중 이런 작품도 있었나? <양귀비를 든 여인>이란 작품은 <절규>로만 기억하던 뭉크를 다시 알게한다. 단편적인 지식으로 한 사람을 규정짓는 것이 그가 남긴 작품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한계짓는 것인가 생각하며, 작가가 풀어놓은 일상에 버무러진 화가 뭉크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뜨게된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에서 떠올린 작품ㅡ 아이에게 소리지른 것에 대한 미안함, 고통이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했고, 어떤 고통이 와도 글로 바꿀 수 있다는 작가적 자신감이 강해졌다는 작가의 말에 내 일상도 이렇게 승화시킬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도 들었다.


 

짤막한 에세이 글과 함께, 글 속에 등장한 화가와 그 작품을 글 말미에 이렇게 다시 소개해주는 구성도 좋았다. 이제 정말 가을이네..하고 느낀 오늘, 옷장 깊숙히 넣어둔 긴옷을 꺼내며 곧 다가올 겨울에는 집 한켠에 이 그림이 걸려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모드작가님의 그림. 원작으로 걸어두진 못할지라도, 이 페이지를 한 쪽에 펼쳐두면 더 생기있는 겨울을 맞이할 듯한 느낌! 모드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싶어진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수 많은 화가들과 그림 뿐 아니라, 영화와 책에 대한 정보도 얻게된다. 모드 루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내 사랑>(2017), 니시카와 미와의 <유레루>(2006)...영상으로 나오는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정작 무엇을 봐야하는지 고민하게 될 때, 책에 등장한 영화를 추천영화 삼아 봐야겠다.

모든 것을 글처럼 다루어 본다는 저자.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아주 자세히 여러 번 들여다보는 일이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도 자신이 사랑하는 그림을 발견한 순간과 그것을 사랑하게 된 이유를 찾아 헤맨 과정을 담은 것이라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것은 비단 풀꽃만은 아닐테다. 일상 속에서 발견한 찰나같은 시간을 기록하며, 좋아하는 그림을 글로 표현하기위해 곱씹고 이면의 이야기를 찾고 기록하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육아로 정신없는 순간에도 그 속에서 만난 행복과 기쁨, 때로는 그렇지못한 다양한 감정들을 글로 써본다면 나도 나만의 에세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든'글을 만나게되는 책 《나의 다정한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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