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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그랬다 ㅣ 사계절 1318 문고 92
스테포 난쑤.톰 라이코스 지음, 한현주 옮김 / 사계절 / 2014년 5월
평점 :
몇 년전 아이들과 함에 한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다. 나는 다른 일정 때문에 보지 못하고 아이들만 본 공연이 있는데 바로 <소년이 그랬다>이다. 그 당시 어떤 내용인지 보았지만 잊고 있다가 이 책을 보며 그 공연이라는 것이 생각난 것이다. 직접 보지 않은 공연이였기에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아이들을 통해서만 들었던 내용이 전부이다.
이 책은 원작인 <The Stones>를 각색한 작품이다. 제목도 달라졌을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도 민재, 상식이라는 인물들로 바뀌어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네 명이고 두 명이서 학생과 형사 역할을 각각 맡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의 민재와 중학교 3학년인 상식이 29세 형사 광해와 42세 형사 정도가 되는 것이다.
가끔 거리의 아이들을 보면 무기력해 보일때가 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더 그렇게 보인다. 우리때처럼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는 것이 아님에도 아이들의 무거운 짐을 메고 가듯 어깨가 처져있고 얼굴도 어두워 보인다. 온갖 고민을 짊어진 아이들처럼 보이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아무 생각없어 보이기도 하다.
상식이와 민재는 놀이터에서 지루한 일상속에서 자신들만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그것을 장난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인 것일까. 돌을 주워 고양이에게 돌을 던지고 장난 주문전화를 걸어 음식을 주문한다. 우리들의 눈에는 조금 위험해 보인다. 예전에 우리들이 하는 장난이라는 것은 남의 집 대문 초인종을 누르고 심장이 터지도록 도망을 가는 것이다. 지금은 모니터가 있어 누구인지 얼굴이 드러나고 대부분 아파트이기에 도망(?)갈 공간도 없다. 이런 장난을 했던 우리들에게 민재와 상식의 장난은 장난의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두 아이는 우리들이 장난이라 말할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육교 위에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아이의 오토바이가 지나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가 돌멩이를 던진다. 곯려주려던 아이는 무사하지만 다른 운전사가 사망한 것이다. 아이들의 장난으로 시작한 일에 누군가는 목숨을 잃은 것이다. 결과적을 보았을때 이 아이들이 한 행동은 장난이 아닌 것이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두 아이의 심리와 두 아이를 잡은 형사들의 심리적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사건 하나를 놓고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다.
광해 가해자를 엄벌한다고 해서 피해자의 분노와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정도 가해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범죄까지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 본문 86쪽
누군가를 죽음으로 이르게하기 위해 돌을 던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던진 돌을 장난으로 넘겨야하는 것일까.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매순간 신중을 기해 행동을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에 선택의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두 아이의 행동을 청소년기에는 있을수 있는 일이며 한번쯤 할수 있는 실수라며 토닥여 주어야 하는 것인지 조금은 혼란스럽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민재 이제 우린 더 이상 뛸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상식 혹은 더 빨리 뛸 이유를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 에필로그 중에서
표지에서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달리던 두 소년. 앞으로 이 일이 아이들의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멀리 도망쳐야하는 일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두 아이는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일들과 마주할게 될지 더 잘 알것이다. 평생 자신들의 사람을 옮아매는 일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호된 성장통을 앓는 아이들이다. 그들의 행동을 쉽게 용서할수 없지만 그 일로 인해 그 아이들의 삶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중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