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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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천빈, 겸손, 소박의 삶을 따르려하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책으로 만났다. 이 책에는 교황직을 시작한 2013년 3월부터 넉 달 간 행한 연설과 설교 중에서 주제별로 뽑아낸 글들을 만날수 있다. 사랑의 말들, 위로의 말들, 인도의 말들이라는 주제로 우리들에게 따뜻한 말들을 전하고 있다. 이제 다음달이면 책이 아닌 실제로 교황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표지속 인자한 웃음의 주인공을 이제 곧 보게 되는 것이다. 8월에 우리나라를 찾아온다고 하니 이 책을 읽는 기분이 남다르다.

 

 

판사에게 소환을 받거나 법정에 갈 때 사람들은 사건을 변호해줄 변호사를 찾습니다. 우리도 변호사를 하나 두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우리를 변호해주는 분입니다. - 본문 21쪽

 

슬프게도 난 아직 그 좋은 변호사를 두고 있지 못하다. 이 책을 읽기 전 종교적인 이야기가 깊어지면 내가 제대로 이해할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다. 거부감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온전히 이해를 하지 못해 생기는 오해들도 있을 것이기에 그런 부분들이 걱정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이 안에서 말하는 것들이 숙연하게 만든다. 종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이다.

 

이상하게도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들보다는 힘든 일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러다보니 얼굴을 찡그리고 화를 내며 슬퍼할때가 많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우리들에게 "기쁨!"을 전한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순간에도 평생 우리를 변호해줄 그 분이 있으니 힘들어하지 말라고 토닥거린다.

 

마리아의 태도를 간추리는 세 마디 말이 있다고 한다. 마리아는 경청의 여인, 결단의 여인, 행동의 여인이라 말한다. 종교를 가지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이 세가지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경청,결단, 행동. 우리는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을 다해 경청하고 내가 하는 일에 결단을 내려하 하는 것이다. 또한 행동으로 발을 내닫는 것이다. 마리아가 아니더라도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을 주는 말들이다.

 

삶이란 우리 자신을 위해 욕심스럽게 간수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사하라고 주어졌습니다. - 본문 116쪽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진심으로 전하는 말을 들으며 평안을 찾는다. 한마디 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다. 빈 말로 위로하는척 전하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 말이 들릴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전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어구로 우리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담백한 말들을 보며 우리는 그의 진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책속에 나오는 종교적인 이야기들은 종교를 가진 분들이라면 다 와닿을 것이다. 종교 안에서의 이야기다보니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걱정을 안고 보게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는 것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할수 있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날때 공감대 형성이 되면 쉽게 친해지듯이 같은 종교를 가진 분들이라면 이 책의 매력에 쉽게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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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그랬다 사계절 1318 문고 92
스테포 난쑤.톰 라이코스 지음, 한현주 옮김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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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아이들과 함에 한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다. 나는 다른 일정 때문에 보지 못하고 아이들만 본 공연이 있는데 바로 <소년이 그랬다>이다. 그 당시 어떤 내용인지 보았지만 잊고 있다가 이 책을 보며 그 공연이라는 것이 생각난 것이다. 직접 보지 않은 공연이였기에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아이들을 통해서만 들었던 내용이 전부이다.

 

 

이 책은 원작인 <The Stones>를 각색한 작품이다. 제목도 달라졌을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도 민재, 상식이라는 인물들로 바뀌어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네 명이고 두 명이서 학생과 형사 역할을 각각 맡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의 민재와 중학교 3학년인 상식이 29세 형사 광해와 42세 형사 정도가 되는 것이다.

 

가끔 거리의 아이들을 보면 무기력해 보일때가 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더 그렇게 보인다. 우리때처럼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는 것이 아님에도 아이들의 무거운 짐을 메고 가듯 어깨가 처져있고 얼굴도 어두워 보인다. 온갖 고민을 짊어진 아이들처럼 보이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아무 생각없어 보이기도 하다.

 

상식이와 민재는 놀이터에서 지루한 일상속에서 자신들만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그것을 장난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인 것일까. 돌을 주워 고양이에게 돌을 던지고 장난 주문전화를 걸어 음식을 주문한다. 우리들의 눈에는 조금 위험해 보인다. 예전에 우리들이 하는 장난이라는 것은 남의 집 대문 초인종을 누르고 심장이 터지도록 도망을 가는 것이다. 지금은 모니터가 있어 누구인지 얼굴이 드러나고 대부분 아파트이기에 도망(?)갈 공간도 없다. 이런 장난을 했던 우리들에게 민재와 상식의 장난은 장난의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두 아이는 우리들이 장난이라 말할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육교 위에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아이의 오토바이가 지나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가 돌멩이를 던진다. 곯려주려던 아이는 무사하지만 다른 운전사가 사망한 것이다. 아이들의 장난으로 시작한 일에 누군가는 목숨을 잃은 것이다. 결과적을 보았을때 이 아이들이 한 행동은 장난이 아닌 것이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두 아이의 심리와 두 아이를 잡은 형사들의 심리적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사건 하나를 놓고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다.

 

광해 가해자를 엄벌한다고 해서 피해자의 분노와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정도 가해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범죄까지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 본문 86쪽

 

누군가를 죽음으로 이르게하기 위해 돌을 던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던진 돌을 장난으로 넘겨야하는 것일까.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매순간 신중을 기해 행동을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에 선택의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두 아이의 행동을 청소년기에는 있을수 있는 일이며 한번쯤 할수 있는 실수라며 토닥여 주어야 하는 것인지 조금은 혼란스럽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민재 이제 우린 더 이상 뛸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상식 혹은 더 빨리 뛸 이유를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 에필로그 중에서

 

표지에서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달리던 두 소년. 앞으로 이 일이 아이들의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멀리 도망쳐야하는 일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두 아이는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일들과 마주할게 될지 더 잘 알것이다. 평생 자신들의 사람을 옮아매는 일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호된 성장통을 앓는 아이들이다. 그들의 행동을 쉽게 용서할수 없지만 그 일로 인해 그 아이들의 삶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중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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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너머 1318 그림책 2
이소영 글.그림 / 글로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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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너머>는 청소년 위한 그림책이다. 그림책이라고 그 내용을 만만히 봐서는 안될 것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어느 책보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고 그림 하나만으로도 위안과 행복을 줄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 책을 만나면서 큰 기대감을 갖게 된다. 2014 볼로냐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품'으로 선정된 이 작품의 그림들은 실크스크린으로 작업한 것이라고 한다. 실크스크린은 판화 기법 중 하나로 천의 종류인 '실크'라는 재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이 책의 그림들이 어떤 식으로 작업되었는지 자세히 볼수 있다.

 

 

사춘기의 아이를 키워본 분이라면 어느 시기보다 참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큰 문제없이 항상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 그리 마음 아프게 하는일이 없던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사춘기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 시기를 보내고 나서 엄마인 나보다 아이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쓴웃음을 짓는다.

"엄마,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

아이가 어느날 나에게 한 말이다. 말과 행동이 자신의 의지로는 어쩔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고 스스로도 그런 것들을 많이 힘들어했다. 지금은 그 시기를 자신의 흑역사라 담담히 말한다. 그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장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지만 가끔은 혼자서 그 시기를 보내기 힘든 경우가 있기에 우리들은 꾸준히 아이들을 간섭이 아닌 관심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가는 곳으로 따라간다. 다른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자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몸과 분리된 머리만으로 움직이는 아이의 모습으로도 우리들은 이 아이가 불완전해 보인다는 것을 안다. 자신조차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여기 서 있지만 이것이 진정 나의 모습인지 알지 못할때가 있다. 스스로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그런 마음이 더 클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모든 아이들의 거의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나는 나인데 다른 아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있는 아이들. 보일듯말듯 잡힐듯 잡히지않는 자신의 실체를 누구보다 열심히 찾아가는 아이다.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찾은 너.

수많은 너의 마음들을 지나 찾아온 너.

그리고 점점 자라나는 너.

한층 더 환한 너. - 본문 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이다보니 글이 주는 힘보다 확실히 그림이 주는 힘이 크다. 그림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으려 하기보다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안개속을 걷듯 아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방황이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이 누군가를 따라가듯 가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가지고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가기를 격려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너희들이 가는 길이 옳다고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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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철학하는 아이 1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민유리 옮김 / 이마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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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고향은 '시골'이라는 부르는 곳의 모습일 것이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근처 강가에서 멱을 감고 산을 누비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제 그런 모습의 고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조금은 삭막해지는 느낌이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나의 고향은 서울이다. 다른 지역에서 태어난 친구들에 비해 확실히 추억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나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 있다면 아빠와 엄마의 고향이다. 항상 바쁘신 부모님이였기에 방학때마다 친할아버지댁과 외할머니댁에 머물곤 했다. 한 번은 강원도 산골에서 보내고 다음번에는 경상북도 한 시 골마을에서 보낸 것이다. 겨울이면 산에 가서 토끼를 잡으려 뛰어다니고 여름이면 강가에서 그곳 친구들과 놀던 기억은 아직도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추억을 많이 만들어 줄수 있는 고향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들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지만 늘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향이라는 말과 함께 떠오르는 것은 부모님과 사랑하는 가족들이다. 그런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을 만날수 있는 책이다.

 

높이 솟은 건물들과 반듯반듯한 바둑판 모양의 거리들이 쭉쭉 뻗어 있는 뉴욕에 살고 있는 아이가 가족들과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에 도착해 배를 타고 섬에 도착한 아이의 가족. 섬의 가장 중심에는 골짜기가 있고 그 안에 오라니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이 아이의 아버지가 태어난 곳이다. 아이는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의 고향으로 여행을 온 것이다. 

 

아이가 아버지의 고향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은 어쩌면 그리 특별하지 않을수 있다.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사촌들이 궁금해하는 미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시와 달리 좁은 골목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 마을뿐만 아니라 산기슭을 달리며 차갑고 깨끗한 샘물을 만나며 이곳저곳을 다닌다. 도시와 달리 작고 조용한 아버지의 마을. 이렇게 작고 도시에 비해 많은 것이 없음에도 아이는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소중한 추억을 안고 자신이 사는 도시로 돌아온 아이. 아이는 마음속에 아버지의 마을을 품고 언제든 꺼내어 볼것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이 중에 오라니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저 사람들에게도 자기만의 오라니가 있을까? - 본문 52쪽

 

고향이라는 말만으로도 우리들의 마음은 먹먹해진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낸 그곳은 기억 이상의 것이다. 단순히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추억도 함께 만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살아나가는 힘을 만들어 주는 고향의 추억들이다. 눈에 보이는 오라니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마음속의 오라니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오라니가 있기에 힘든 일이 다가와도 마음속 고향을 생각하며 한걸음씩 내디딛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이 책에서 이야기만큼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삽화들이다. 화가이자 조각가로 활동중인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의 그림을 직접 그렸다. 이렇게 글과 그림을 직접 쓰고 그리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그림 하나만으로도 전달력이 빠르다. 자신의 이야기속에 담긴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이렇게 한 사람이 쓰고 그린 작품을 만날때 쉽게 빠져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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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사서
조쉬 해나가니 지음, 유향란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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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방송에서 틱 장애와 관련된 내용을 본적이 있다. 일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움을 겪고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한 학생은 계속해서 나오는 음성틱을 잠시라도 막고자 입을 테이프로 막고 마스크를 착용하기까지 한다. 사람들이 쳐다보면 더 긴장이 되어 틱 증세가 심해진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갈때는 칸과 칸 사이에 있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소소한 일상들조차 그들에게는 힘겨운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무 상관이 없는 내가 봐도 따가웠다. 희한한 광경을 보는 것처럼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사람들이 틱 장애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방송을 할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그들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지니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은 것이다.

 

 

'세계 최강 사서'는 투렛 증후군과 힘겨운 싸움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서의 꿈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 '조쉬 해나가니'는 운동틱(근육틱), 음성틱의 두 가지 증세를 가지고 있는 투렛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들던 아이가 어느날부터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윽!, 헉!, 헥!, 스스스!. 니 나, 흠 햄, 쭈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상한 소리들이 나온다.빠르게 눈을 깜박이고 그 사이사이 두 눈을 심하게 찡긋거린다. 마치 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기라도 하려는 양 머리를 앞뒤로 홱홱 흔들고 있다. 우리들은 아이들이 이런 증세를 보이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힘들어할 것이다. 조쉬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헤쳐나가는 것도 대견하지만 그의 뒤에 있는 부모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쉬의 부모님은 믿음으로 이러한 상황들을 의연하게 대처한다. 조쉬를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불쌍하게 여지지 않는다.

 

어린시절 그의 곁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아이를 둔 부모라 그런지 선생님이 조쉬의 어머니에게 한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자신의 학급에 특별한 아이들이 있으면 신경이 쓰이고 힘든 것이 분명하다. 여러명의 아이들을 보는것도 힘든데 거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것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 하지만 조쉬의 선생님의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 자신이 그리치는 학생 중 한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하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머님께서 조쉬를 다른 애들과 다른 것처럼 대하시면 조쉬도 제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조쉬가 제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말 다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할거고요. 조쉬에게 필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 본문 81쪽

 

장애를 이겨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혼자만의 문제라면 담담히 받아들일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장애가 드러나고 그로 인해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을 이겨내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무거울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저자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가고 있기에 우리들도 덩달아 웃으며 보게 된다. 장애는 우리앞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넘을 수 있는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희망이 가득찬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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