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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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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을 통해보는 발해의 역사]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단지 배경은 실크로드겠지만 그 길을 걷는 이는 고려의 개성 상인이거나 아니면 신라의 상인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우리 역사책에서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는 발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점이 특이하고 놀라웠다. 사실 승리자의 역사만 기록으로 남겨지기 때문에 삼국에서도 고구려나 백제의 역사 자료는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더구나 신라의 통일 이후 형성된 발해는 피지배층의 대다수가 고구려인이 아닌 말갈족이었고 그 역사는 200년 남짓 지속되었을 뿐 남아있는 역사 자료나 유물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고조선을 비롯해 고구려나 발해를 중국의 변방 소수민족의 역사로 통합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그나라 가서 볼 수 있었던 유적이나 자료도 볼 수 없는 상태라고 알고 있다.그런 가운데 발해의 13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이야기는 흥미로움과 낯설음을 동시에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어미니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어머니가 이끌던 상단을 맡아야 하는 위기에 처한 소녀는 13세의 홍라이다. 지금의 13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당찬 면모를 지니고 있는 홍라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 전에 어머니가 남긴 상단을 지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비단을 바치기 위해 빌린 돈 때문에 상단이 섭씨영감의 손에 넘어가 위기에 처하자 홍라와 그 일행은 비밀리에 남겨진 은화를 팔아 이문을 남기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결국 자신의 상단이 섭씨 영감의 손에 넘어가지만, 홍라는 좌절하는 대신 자신만의 장사를 시작한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비단길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낯설어하는 부분도 적지 않을 듯하다. 역사를 배운 초등 고학년들에게도 주류의 역사가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과서에서 비록 다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이런 작품을 통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숨겨진 발해의 또 하나의 역사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과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대강의 줄거리에만 의지하지 않고 책을 직접 읽으면서 배우거나 궁금하게 되는 점이 많을 것이다. 평소 좋아하던 아동작가 이현이 꼼꼼하게 챙긴 역사자료가 내용 곳곳에 묻어나고 그로 인해 이런 것도 있었나 하는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밋밋하지 않고 생동감있게 스토리 전개가 가능한 것도 그런 꼼꼼한 자료 수집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발해,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작품을 통해서 잊혀져가고 가볍게 다뤄지는 역사를 만날 수 있음에 강추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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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24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