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박한 기억력으론 아주 옛날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언제던가, 소셜네트워크의 초창기에,

여자는 둘만 모이면 수다를 떨고, 남자는 둘만 모이면 '네트워킹'을 한다는 소릴 주워 들었었다.

그때고 지금이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세상만사에 귀차니즘이 발동하는 시큰둥 부류인데다가,

운동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건 여성이나 인권, 환경, 노동 등 많고 많지만 전혀 관심이 없는,

몸소 실천하는 것이라곤 숨쉬기 운동이 고작이지만,

저 소리를 듣고는 조국을 구한 잔다르크의 기세로,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발끈 했었다.

 

그때의 '발끈'을 생각한다면,

내 사전에 수다고 네트워킹이고 절대 금지 목록 되시겠지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건,

저 '발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올드한 관계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작금의 현실을 변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난 '북플'의 에 매력에 제대로 빠져들고 말았다.

 

작년, 그러니까 2014년 12월 8일 '북플 3일 사용기'(=>링크)를 올린 적이 있다.

그 전에 알라딘 '나의 서재'에 올라온 여러 통계 자료 서비스를 맛보기로 뵈준걸 가지고,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미루어 짐작하였었다.

이건 잘못하면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않고 트집을 잡기 위한 트집이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니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그동안 이용하지 않았던 것은,

강한 중독성이 두렵거나 저 '발끈'과 관련해서 라기 보다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인데,

'북플'이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런 의미에서 나의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었다.

 

그동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사람들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공통의 관심사 별로 뭉쳤었다면,

이 북플은 사람과 책이 공통의 교집합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자주 노출될수록, 독서를 할 시간이 줄어들어 독서 인구가 줄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을,

북플은 북(book)과 사람(people)을 공통기반으로 함으로써 종식시켜버린다.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는데,

기존의 대형 포털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것의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이용을 할 수는 있지만,

그 모두를 독서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보는 데엔 무리가 따른다.

 

반면, 기존의 알라딘 서재는 규모는 작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는 있지만,

활동이 뜸하거나 메인에 노출되지 않으면,

다시말해 내가 활동을 열심히하여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든지,

내지는 내가 구석구석 찾아다니지 않는 이상,

알라디너이고 책이고 간에 일치하는지 어떤지 알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나랑 공감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빈도수가 높아진다는 거지,

빈도수 만큼 많은 사람들과 공감과 소통을 한다든지,

빈도수에 비례해서 공감과 소통의 정도가 깊어지는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북플은 북(book)과 사람(people)이 합쳐친 조어에 걸맞게 책과 사람을 공통의 변수로 하는데,

가족같은 끈끈한 인간애를 자랑했던 알라딘 서재와 연동되어 '책을 좋아하는'이라는 장점을 끄집어내었으며,

핸드폰을 이용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라는 면에서 사람들이 편히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때문에

그동안 알라딘을 통해 구입한 책이 많을수록,

알라딘 서재에 쓴 리뷰나 페이퍼가 많을수록,

북플을 통해 입력하는 자료가 추가되어, 내 취향에 가까워져 간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 둘 까먹는게 생겨 좌절했었는데,

그런 나같은 부류에겐 어찌보면 행운이고 축복이다.

 

북플을 통하여 알게된 숨어있던 책들과 그동안 몰랐던 친구들,

그들이 소개하는 책과 리뷰, 페이퍼를 볼 수 있게 된게 좋다.

 

알라딘서재는 컴을 통하여 짬짬이 접속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목적이 있을때 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게 용이했다면,

북플은 관심을 갖는 새로운 정보에 알람이 설정되어 있어서 그때그때 반응하기가 쉽다.

 

간혹 그때그때 바로 반응하여,

생각이나 깨달음이 없이 경솔해지거나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게 아닐까 염려스럽지만,

아직까지는 북플의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한의사는 무당이 아니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제목은 다소 도발적이지만, 윗글의 내용의 연장선 상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준다.

거기 보면, 서로에 대한 오해라고 하여, 문과와 이과에 대한 선입견이 등장한다.

 

 

 

 

 

 

 

 

 한의사는 무당이 아니다
 이하림 지음 / 에이치하우스 /

 2014년 12월

 

 

극단적인 예를 제외하면 알고 있는 지식은 비슷비슷하다.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관심이 있으면 정확한 지식을 알고자 하지만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거나 틀리게 알고 있으면 알 생각도 안하게 된다. 그래서 탐구의 최대의 적은 나태와 오만이다. 문과, 이과를 떠나서 자신이 아는 분야와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는 분야에 대해 어떤 점이 다른지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고 눈과 귀를 닫아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다.(70쪽)

 

'서로에 대한 오해'는 문과와 이과 사이에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서로 상응하거나 상반되는 점이 있는 것들 사이에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자신이 알고있는 그것이 정확한지 아닌지, 는 차치하고라도,

자신에게 길들여지고 익숙한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고,

눈과 귀를 닫아버리는 편견과 선입견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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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5-03-31 14:14   좋아요 0 | URL
북플 정말 좋아요. 컴을 켜지 않아도 쉽게 알라딘 소식과 서재 소식을 접하니 편리하네요. 글은 잘 올리지 않아도 읽은 책 관리도 편하구요.

양철나무꾼 2015-04-01 13:30   좋아요 0 | URL
네, 장단점이 있겠지만,
전 꿈섬님의 이모티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꿈섬님인양 반갑다나 어쨌다나~^^

2015-03-31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0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5-03-31 18:50   좋아요 0 | URL
북플 즐겨 쓰시나봐요.
저는 조그만 화면으로 글을 읽는게 영 답답해서 자주 안 보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맘 먹고 컴퓨터로 접속하지 않으면
평소엔 알라딘에 신경도 못 쓸 정도로 여유가 없기도 하구요.

오늘은 야근을 핑계로 잠시 알라딘 나들이를 해봅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이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드네요.

양철나무꾼 2015-04-01 13:57   좋아요 0 | URL
전 양쪽 1.5 1.5의 시력을 자랑하고 있지만서도,(음화화화~^^)
그래서는 아니고...ㅋ~.
직장에서 여러개의 창을 띄어고 열었다 닫았다 할려면 불편해서,
오히려 알람이 있을때마다 찾아서 마실을 다니는게 더 효율적이고 편한것 같더라구요.

창밖으로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이라면, 개와 늑대의 시간인가요?
근데 어제 페이퍼도 어제 일이 아니라면서,
매일 매일 야근이시면 금방 부자되시는건가요?헤엣~^____^

해피북 2015-04-01 01:24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글 읽으니 속이 다 시원해져요 북플의 장단점에 관해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데 그중 좋은 글들 이야기를 그 시간에 놓치면 보기 힘들어진다는게 참 아쉽더라구요 그리구 책 읽고싶어요 읽었어요 방은 따로 만들었음 좋겠다는 생각을했어요

물론 좋은 책 발견했을때 기쁨도 크지만 그만큼 이웃님들의 글이 멀리 내려가서 보기 힘들면 참 아쉽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5-04-01 14:01   좋아요 0 | URL
저도 책 읽고 싶어요, 읽었어요 코너는 따로 관리했으면 좋겠어요.
이를테면 책 화면에 놓고 커서를 활성화시키면,
책 메인 홈으로 연결되어 책 정보와 함께 책을 읽은 사람 읽고 싶은 사람 등과 그 책 관련 매니아 정보가 함께 뜬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역쉬 책을 꾸준히 읽으시는 분 답게, 북플에 대해서도 꾸준히 고민을 하시네요~^^

詩21 2015-04-02 07:02   좋아요 0 | URL
어쩌면 이리 좋은 북풀을 만나다니....... 감사에 감사입니다.
99% 나와 같은 느낌과 자랑.......다음에 또 자랑 하렵니다.

양철나무꾼 2015-04-02 18:20   좋아요 0 | URL
북플을 북프렌드로 읽었습니다여.
저의 문자해독력은 거의 장해 수준입니다~--;

암튼, 저도 감사드리구요.
반갑습니다, 귀하게 아껴뵐 수 잇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분이 좋아 자꾸만 어깨를 으쓱으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