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시간, 엄마의 시간 - 삶과 육아의 균형을 되찾는다
김지혜 지음 / 길벗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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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나만을 위한 한 시간

  누가 보면 엄마 혹은 임산부인지 알겠다. 왜 이런 책이 자꾸 끌리지. 시어머님은 좋아하시겠다. 전에 애 낳으면 하면 봐주시겠다며 은글슬쩍 변죽 올리시는 것, 모르는 척 외면하느라 고생했는데.
 대놓고 말씀하시지 않으면 끝까지 모르는 척 할 테다. 대놓고 말씀하셔도 모르는 척 할 테지만.
 ‘엄마 반성문’을 매우 감명 깊게 읽었다. 이 블로그에서 책 한 권만 골라주세요. 부탁을 받는다면, ‘엄마 반성문’을 들 터. ‘엄마 반성문’의 저자 ‘이유남’이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혹한 이유다. 잘 혹한다. 재미있게 읽지도 않았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저자 김신회가 번역했다는 이유만으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빌려버린 나다. 아,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은 재미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보다 나았다. 어디까지나 내 취향에서.
 육아에 매몰되어 ‘나’를 잃어버리고 있는 엄마에게, 나만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든 찾아내라고 조언하는 책. ‘엄마’가 아닌 ‘나’에게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 있어야, 아이와의 관계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단다.
 엄마에게 짐을 내려놓을 것을 권한다. 완벽한 엄마를 요구하는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나라고. 사회의 요구에 모두 맞출 필요는 없다. 나와 아이가 행복하다면, 충분하다.
 완벽한 엄마를 포기한다면, 얼마간의 여유가 생길 터. 이제 나만의 시간을 찾아내야 한다. 아이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새벽, 낮잠시간, 자정 중 하나가 될 텐데. 어느 쪽이든 이기적으로 시간을 쟁취해야 한다고. 자신을 돌보는 건 원래 이기적.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다.
 한 시간의 자유 시간을 확보하면, 자신을 위해 쓰면 된다. 책을 읽든지 글을 쓰든지. 수공예를 하든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엄마도 아내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를 위한 일.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한 조언도 있다. 미리 1년 치의 일기를 써보며 목표를 명확히 한다든지.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덮을 수 있는 방도를 찾는다든지. 자신 내면의 아이를 바라보고, 그 아이가 힘겨워 할 때 왜 힘겨워하는지 바라본다든지. ‘조금 더 편해지고 싶어서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를 읽는다면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아이를 기른다는 건, 내가 어린 시절 바랐지만 충족되지 못하고 억압되었던 무언가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과 같단다. 그렇다면 ’거의 정반대의 행복‘에서 난다가 왜 그리 딸인 쌀이에게 빠졌는지 알 것도 같다. 나도 대책 없이 빠져버리려나. 냉정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하루 한 시간, 엄마의 시간. 분명 엄마를 위한 책이지만 책 중반 이후로 넘어가다면 굳이 독자 엄마가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 목표를 확고하게 하고 세부 계획을 짜는 것. 모두에게나 필요한 조언이다.
 육아에 모든 힘을 쏟다 보니,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은 온데간데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계기를 찾는데 도움이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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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27년 동안 영어 공부에 실패했던 39세 김과장은 어떻게 3개월 만에 영어 천재가 됐을까
김영익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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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라이트 노벨인지 알았다. 제목이 왜 그리 기니. 요즘 무슨 책 재미있게 읽으시나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참 곤란한 책이다. 책 제목 절반 정도 말하고 나면 듣는 사람이 짜증 내며 그래서 무슨 책 읽으시는데요되물을 것 같다.
 
  새벽 640분에 전화 영어를 한다. 일주일에 5, 10. 월요일에는 보통 주말에 있었던 일을 질문받는다. ate. ate. ate.만 계속 반복하다, 화제를 바꾸었다. I start to study foreign language. Why? 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I like game. But it don't translate Korean. That`s why I study foreign language. 아마 지금까지 강사가 수업하면서 들어본 제일 황당한 동기가 아니었을까.
  재미있다. 즐겁다. 내 인생에서,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은, 처음이다. Don`t starve를 시작한 뒤, 간간이 영어로 게임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말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데. 어쩌다 영어로 게임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꼬.
 
  영어에 흥미를 붙였던 건, 작년. 모바일 게임인 전설의 여관을 시작한 뒤. 마이너 게임이지만 외국인 유저도 있었다. 심심할 때면, 외국 서버로 가서, 채팅을 시도했다. 엉터리 문법이어도, 외국 유저들은 친절하게 대화에 응해주었다. 영어 별 것 없네. 자신감이 확 붙었다. 전화 영어 시작한 뒤로, 한동안은 매우 의기소침했지만, 요즘은 다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 계속 말하다 보니, 영어가 익숙해진다.
 
  이 책에서 목표로 삼는 건 20분 동안, 외국인과 자유롭게 영어로 대화하기. 어려운 문장 쓰지 않아도 된다. 심각한 주제로 골머리 앓지 않아도 된다. 중학교 수준의 쉽고 짧은 문장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우리는 외국인. 원어민 수준은 불가능하지 않나.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이 있다. 필수 패턴 외우기. 회화 외우기. 많이 말하기. 하루에 두 시간 정도 투자할 것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너무 많다. 석 달 10분만 하세요. 이런 책이 유행하는 이유가 알겠다. 영어만 하다 하루를 다 보내라는 건가. 영어 외에도 할 것 많다고. 독서라든지. 블로그라든지. 남편 괴롭히기라든지. 버럭.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한 여러 조언이 있다.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앱을 소개해 준다든지. 외국어 공부를 위한 좋은 사이트를 알려준다든지. 중학생 수준의 단어만 사용한 뉴스 사이트가 있단다. 우와.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없으면 혼자라도 떠들라든지.
  일본어로는 정말 자주 하지만 영어로는 거의 하지 않아서 부끄러워하며 해보았다. 내 머릿속에서 외국어는 일본어를 가리키기 때문에, 영어로 전환하느라 고생했다. 사실 매일 전화 영어 때도, 가끔 일본어가 튀어나오려는 걸 자제하느라 고생한다. 데헷.
 
  필수 패턴도 알려주지만, 전자책, 그것도 빌린 책이라 그 부분은 조용히 넘어갔다. 이미 11패턴 영어회화 책을 공부하고 있는 만큼, 그걸 열심히 외우면 될 것 같아서. 이 책으로 영어 공부 하고 싶다면, 이 책 사보기 바란다. 전자책 말고 종이책.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책. 방법론보다는, 외국어 그것 별 것 아냐. 그냥 의사소통만 되면 돼. 자신감을 팍팍 불어 넣어 주는 책이다. 외국어는 개인의 노력으로 되는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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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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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존감, 엄마가 키운다.

 

  ‘김미경의 인생미답이런 책은 거의 읽지 않는다. 이런 강사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책은 좋아하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책을 읽는 건 부담스럽다. 어디에 무슨 지뢰가 툭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다.
  다 읽고 나니 재미있었다. 김미경이라는 사람의 실제 인생은 모른다. 책에 나온 모습이, 그녀의 본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고른 사람이, 왜 눈까지 반짝이며 책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는지. 어째서 김미경의 강의를 직접 들어보라고 권했는지는 알 것 같다. 저번 주 세종시 종촌동에서 김미경의 강의가 있었다는데, 미리 알았으면 나도 한 번 가볼 걸 그랬다. 유익한 시간이었을 텐데.
 
  이 책은 남편 회사 전자도서관에서 발견했다. 간만에 가보니 새 책을 이것저것 사두었다. 대부분이 부동산 책. 회사 자료실에도 부동산 서적 코너가 따로 있다. 이쯤 되면, 부동산 투자는 하지 않더라도, 책은 읽어야 할 것 같다는 강박관념이 슬슬 밀려온다.
 
  독서 모임에서 김미경의 인생미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미경이 정말로 좋은 어머니일까.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강의 준비에 바빠 집에 있을 시간 자체가 적었을 텐데, 어머니 노릇 했으면 얼마나 했을까.
  이 책을 빌린 건, 그 이야기 때문. 당당하게 엄마의 자존감 수업이라고 내세운 만큼, 이 책을 빌리면 그에 대한 의문을 어느 정도는 풀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을 덮은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녀는 분명, 좋은 어머니였다고.
 
  요즘 어머니의 소망은, 내가 하루빨리 일인분을 하는 직장인이 되는 것. 포기하라는 말에 어머니는 정색했다. 어떤 어머니가, 자녀를 포기할 수 있느냐고. 일인분을 하는 착실한 직장인 딸을 포기하라고 한 거지, 나 자체를 포기하라고 한 적은 없는데. 그래도 기뻤다. 어떤 순간에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유치원 때부터, 집 문은 내가 열었다. 집이 텅 비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숙제도 준비물도, 내가 챙기는 것이 지극히 당연했다. 왜 준비물 챙겨주지 않아? 이런 걸로 화내 본 기억은 없다.
  어머니는 매우 쿨하다. 어릴 때부터 말했다. 네 인생 네 것이라고. 네가 살면 된다고. 이런 인생을 살아보면 어떻겠니. 조언은 해주었지만 강요하지 않았다. 기나긴 방황 속에서도 재촉하지도 다그치지도 않았다. 부딪치고 깨지면서도 딱히 굴하지 않는 건, 그 때문. 내가 선택한 인생.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는 자긍심이, 나를 뒷받침하고 있다.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힘겨운 인생 속에서도, 내게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가장 강한 사람은 어머니다.
 
  김미경은 매우 좋은 어머니다.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았다. 엇나가는 자식들의 머리채를 끌고 자신이 원하는 인생으로 끌고 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았다. 옆에 붙어있지는 못해도. 집안일 전부 해주지는 못해도. 가끔은 화내고 원망해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끝까지 자녀 편이었다. 그 이상의 어머니 노릇이 대체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육아서가 너무 많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정말 꼬치꼬치 설명한다. 전부 읽다 보면, 그 요구사항에 치여 쓰러져 버린다.
  놓아버리면 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한 뒤, 할 수 있는 것만 선택하면 된다. 완벽할 수 없다. 하물며 처음 해보는 엄마 노릇, 완벽하면 얼마나 완벽할까. 헉헉거리며 아등바등 따라가는 게 고작이지 않을까.
  완벽하지 않아도.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스스로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 주눅 들지 않는다면. 서툴러도 어색해도 괜찮아. 단 한 마디로 자신을 위로한다면. 좀 더 여유 있게 아이를 돌볼 수 있지 않을까. 절대 되고 싶지 않은 부모상들을 몇 개 떠올리며,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한 번 더 정리해 본다.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사회가 강요하는 이상적인 어머니상 때문에 고민하는 어머니라면, 이 책을 읽고 위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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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인생을 말하다 - 평범한 삶을 비범하게 바꾸는 한자(漢子)의 힘
장석만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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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를 통해 보는 삶의 지혜

 

  간혹 머리가 정말 복잡하면, 일본어로 마구 떠든다. 조악한 일본어로 할 수 있는 말은 한계가 있다. 한계 속에서 해결책을 찾다 보면, 생각보다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각이 언어에 구속받는다는 좋은 예시다.
  10주 과정인 일본어 회화 강의가 지난 주 종강되었다. 전화 일본어를 신청할까 고민한 끝에, 구몬 일어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무료로 상하반기 회화 강의를 제공해주는 만큼, 회화는 그 정도로 충분할 것 같고. 일본어로 게임을 하고 싶은 이상, 일본어 독해 공부도 해야 한다.
  문제는 한자. 일본어는 좋아하지만 한자는 싫어한다. 일본어를 써야 할 때가 간간이 있는데, 그때마다 한자 때문에 식겁을 한다. 구몬 일본어와 중국어 신청하면서 한자까지 할까 5초 고민했는데, 일본어와 중국은 우리와 한자 다르잖아? 아름다운 핑계와 함께 고민을 마쳤다. , . 하지만 한자 싫은 걸
     
 한자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부채감은 어디선가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사실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자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쏙 빼온 건 한자를 배워야 한다는 부채감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직접 책을 만져보며 고른 것이 아니라,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뒤, 관외 대출 신청한 터라, 책 내용은 예상과 약간, 아니 많이 달랐다. 내가 예상한 건, 한자를 소개하고, 그 한자의 상형 방식이나 유래를 소개하며, 소소한 인생의 진리를 전달해주는 책이었는데.
 
저자는 중국에서 대학을 나와, 중국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한국인. 한자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책에 나오는 한자들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독자를 배려했기 때문인지, 저자는 익숙한 한자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중요한 건 한자가 아니다. 글을 시작하기 위한 화두 역할만 한 뒤 한자는 스리슬쩍 사라져 버린다. 저자가 정말 하고 싶은 건, 그 한자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쓴 뒤, 어울리는 한자를 찾은 건 아닐까, 그 생각마저 든다.
  과하게 말하자면, 한자는 장식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아마 건담에 나오는 다리는 장식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패러디가 아닐까 싶다. 건담은 시드와 데스티니라는 괴작만 봐서 자세히는 모른다. 난 재미있게 봤는데, 다들 괴작이라고 해서 슬프다. 내 사랑 아스란 커플이 아닌 키라 커플이 대세여서 더더욱.
 
  ‘도전과 성취’, ‘인간관계’. ‘위기와 성장’, ‘품격과 혜안4가지 소주제에 대해, 관련 한자를 소개하고 저자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책 아무 곳이나 펼쳐, 읽고 싶은 부분을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책이니만큼, 세 줄 요약 같은 건 딱히 의미가 없을 듯하고. 마음에 들었던 문장 정도만 몇 개 인용해볼까.
여기서 막간 광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은 성향이 다르다. 블로그는 주로 장문 서평을 올린다면, 인스타그램은 짤막한 감상과 함께 인용구 위주로 올린다. 독서노트에 기록해둔 인용구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니, 책에 무슨 이야기가 있나 궁금하면 인스타그램을 찾아가도 좋을지도.
 
  가장 마음에 든 건, “당장 결론을 내고자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지켜볼 수 있는 인내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난 매우 성급하다보니, 자꾸 단기간에 결판을 내려고 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은, 인내심과 함께 꾸준히 노력해야 성과를 거둔다. 그러면 안 된다고,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고, 스스로를 매번 토닥이고 있다.
  “실수나 실패의 사례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도 있고. 성공보다는 실패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단순한 실수나 실패로는 부족하고, 그 실수와 실패에서 배워, 더 나은 무언가를 달성할 필요는 있겠지만.
  ‘엄마의 자존감 수업에서, 저자가 자녀와 잘 지낸 이야기보다, 계속 벽에 부딪치고 고민했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했는지도. 아마 단순한 성공 이야기만 계속 했다면, 자랑으로 생각하고 적당히 듣다 말았을 텐데
     
 한자 공부도 하고 싶고, 교훈도 얻고 싶다면 좋은 책. 한자가 보릿자루인 건 아쉽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관을 보며 배우는 것도 있는 만큼, 읽어보아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다만. 이 책에 나오는 마시멜로 실험의 경우, 현재는 그 실험에 오류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인내심이 없어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게 아니라, 기다리면 하나 있는 마시멜로마저 빼앗길 것이라고 믿었기에, 마시멜로를 먹은 것이라고.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책은 많은 사람이 보는 만큼 좀 더 알아보고 찾아본 뒤에 쓸 필요가 있는 듯하다. 이럴 때 나를 한 번 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내 일에 치열함을 보이고 있는지. 갑자기 쥐구멍이 그리워졌다. 회사에 하나 몰래 파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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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가 3년 차에게 - 직장생활의 모든 것은 3년 차 때 결정된다!
이강은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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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지만. 겨우 껍데기를 깨고 태어난 병아리지만. 삐악삐악 우는 것도 아직 서툴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이런 기분으로 슬쩍 도서관 서고에서 빼 왔다. 관외 대출 서비스를 신청해서, 도착 문자를 받은 뒤, 무인 대출함에 가서 회원증을 찍고 책을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써야 정확하지만.
 
  신입 직원에게 직장 생활은, 얼마나 무능한지 매일매일 확인하는 작업과도 같다. 저번주 수요일. 부장님 최종 결재를 받고, 와 하며 공문을 보내려다 일순 멈칫했다. 터무니없는 오타가 몇 개나 숨어 있었다. 오타를 절대 내면 안 되는 사안인데. 수정해서 공문을 보낸 뒤 등골이 서늘했다. 혹시 잡아내지 못한 오타가 또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피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시간이 지나고 일이 익숙해지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 그래도 반 인분 몫마저 못하는 건 어침울하고 우울하다. 대체 언제나 괜찮아지는 거야. 하루하루 꾸준히 경험을 언젠가는 쌓다보면 괜찮아지겠지. 괜찮아지려나. 괜찮아질 거야.
 
  3년 차. 어느 정도 적응한 시기. 이제 어엿한 한몫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 그 때문에 신입 때 전혀 보지 못했던 점, 회사의 문제점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이대로 계속 회사에 있어도 괜찮을까. 자신의 미래도 걱정되고. 이직을 생각하는 시기라고도.
  이직하면 달라질까. 전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해 좋은 평판을 쌓았고 특출한 경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평범한 사람이 구할 수 있는 직장은 고만고만할 텐데. 특히 직장이 힘든 건, 인간관계 때문인데. 세상에는 또라이 불변의 법칙이 있다. 어딜 가든 이상한 인간은 나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선 마음가짐에 대한 충고로 시작한다. 3년 차의 실수는 애교가 아니다. 일에 완벽을 기할 시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고백하고. 가장 좋은 건 빈틈을 안 만드는 것이겠지. 담당자가 모르면 대체 누가 알겠나. 이렇게 말하면서도 매번 몰라서 찾아보는 게 일상이지만.
  인간관계에 관한 충고. 상사에 대한 충고가 가장 인상 깊었다. 상사에게 큰 기대는 걸지 말라고. 언젠가는 날 알아주는 멋진 상사가 있을 거야. 있겠냐. 좋은 상사를 원하면, 자신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 일에 열정을 보이고.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질문하면 민폐 같아서 참게 되는데, 의외로 질문하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상사의 존경할 만한 점을 찾으라고. 그 자리에 오를 만한 이유가 분명 있을 터. 과장님 좋은 분이다. 신입 직원의 온갖 실수에도 화 한 번 안 내시고. 왜 이렇게 하면 안 되는지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고. 설명해 주시는 것 전부 기록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일을 도제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적다 보니, 따로 교육할 여유가 없다. 어디서든 일손 부족이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문제는 뽑을 돈도 없다. . 내 부서는 야근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것도 경우마다 다른 듯.
 
  회사에 도입했으면 하는 제도도 있다. 멘토와 멘티. 일에 관한 멘토 멘티 제도는 있지만, 순수하게 고참 직원과 신규 직원을 이어주는 제도는 없다. 동아리 등을 통해 만나기는 하지만, 모든 직원이 동호회 하는 것도 아니고. 힘들 때 멘토 멘티 제도를 통해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사실 조만간 사장님 모시고 간담회를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과에서 내가 나가게 되었단다. 회사 사정도 제대로 모르는 병아리를 왜 하필 거기에. 여러 가지 생각해 보았는데, 정 말할 것 없으면, 저 이야기나 할까 한다. 일에서의 멘토 멘티 제도도 중요하지만, 일 외의 부분에서도 의지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회사 내에서 만들어 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3 년 차, 질풍노도의 시기에 읽으면 가장 좋은 책. 아니면 나처럼 신규 직원이 예방 주사 맞을 겸 미리 읽어도 좋을지도. 취직도 잘 안 되는 나라에서, 괜히 기웃거리다 역풍 받으면 주저앉고 싶지 않아도 주저앉게 될 테니, 현실 직시를 빠르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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