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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재발견 - 내 속에 감춰진 진짜 감정을 발견하는 시간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현주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의 사진이 독특하다. 사진에는 앞을 바라보는 남자의 얼굴도, 옆을 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도 담겨있다.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처럼 감정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인가? 궁금했다.
감정이라고 하면 보통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등으로 분류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감정을 분노, 죄책감, 불안, 슬픔, 공감, 기쁨, 사랑으로 분류한다. 조금은 색다른 분류이다. 평상시 죄책감이나 공감 등은 감정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를 감정으로 분류한 저자의 기준이 무척 궁금했다.
저자는 과학적인 측면, 특히 뇌신경의 측면에서 감정을 정의한다. 뿐만 아니라 심리, 예술, 철학 등의 분야를 포괄하여 각 감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주변의 여러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설명하기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여러 감정들 중에서 분노라는 감정에 가장 많은 관심이 갔다.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는 분노의 원인이 신자유주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신자유주의 시스템에서는 끝없는 경쟁이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들어 결국 분노라는 감정이 쌓여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분노를 어떻게 바라볼까? 놀라운 것 중 하나는 분노라는 감정이 유전자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네덜란드 집안의 유전자를 조사할 결과 그들에게는 MAOA를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었다. 그런 유전적 결함이 분노라는 감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저자는 유전적인 문제로만 분노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유전자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가정 폭력의 문제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버지의 폭력이 아들에게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환경적 요인이 얼마나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다른 감정들을 설명한 내용도 무척 흥미로웠다. 읽는 내내 내 감정을 돌아보기도 하였다. 과연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또한 책표지의 사진이나 마지막 장에 담긴 그림을 통해 말하려고 저자의 의도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을 알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서. 이런 시각들이 합쳐져 촘촘한 인식의 그물망을 만든다는 것을. 무엇보다 이를 위해 끝없이 나 자신을, 내 감정을, 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