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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 - 조달청장 정양호의 직장별곡
정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무서울 정도의 독서량을 자랑하시는 분이 있어 종종 무슨 책을 읽고 계신지 훔쳐보곤 했다. 나도 나름 독서량이 적진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두배가 넘는 독서량에 책 한권을 읽고 나서 남기시는 글의 깊이 또한 비교도 안되게 훌륭했던 터라 독서를 즐기시는 한량이거나 은퇴후 본격적으로 책을 탐독하시는 분이 아닐까 짐작해본 적도 있는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니 전혀 아니었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하신 후 통상산업부와 대통령비서실 등 여러 부서를 거쳐 얼마전에는 조달청장에 취임하셨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취임 이전부터 써왔던 여러 꼭지의 글을 책을 출간하기 위해 다듬고 보완하여 출간한 것이다. '30년차 직장선배의 직장생활백서'라는 부제가 전혀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저자의 경험과 식견이 책 전반에 걸쳐 녹아있었다. 직장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류의 책을 적지않게 읽어본바 있으나 고위 공무원이 쓴 책은 접하기 쉽지 않기에 조금은 색다르게 읽어나갔다. 몇몇 부분에서는 저자자신이 공무원사회의 특성일지도 모른다고 직접 언급한 부분도 있었고.
책에 실린 많은 토막글중 딱 한가지를 꼽자면 제네랄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글이었다. T자형 인재니 A자형 인재니 U자형 인재니 하는 개념들이 많은데 저자는 T자형 인재의 통합력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른 전문분야와의 결합, 연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더한 정(丁)자형 인재상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는데 알파벳이 아니라 한자여서 생경하기도 하고 그 착안력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방대한 독서량 답게 책 곳곳에 그 흔적이 묻어있는데 아예 마지막 챕터에는 직장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엄선해 놓았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은 도끼다, 습관의 힘, 프레임, 문학의 숲을 거닐다, 강의, 열하일기, 강신주의 감정수업, 안나 카레리나, 축적의 시간, 어쩌다 한국인, 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사회, 제4차 산업혁명까지 15권. 이중 5권 정도만 본것 같은데 눈여겨보다가 지나치고만 책들이 여러권이었다. 좀 더 분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