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식품 -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
이한승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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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의 재미를 안겨주었다. 매스컴을 떠들석하게 했던 식품관련 뉴스는 물론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당연한가?) 다양한 식품에 대한 이야기들을 칼럼 형식으로 맛깔나게 풀어놓은 책이다. GMO의 유해성에 대해서나 나라별 금지하고 있는 성분에 대한 이슈 등 쉽게 판단하기 힘든 이슈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동의보감에 실린 얼토당토않은 처방에 대한 부분까지 인용한 부분에서는 빵터지기도 했고. 동의보감에 투명인간이 되는 법이 실려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중에 가장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은 '천연'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제품과 '인공', '합성'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식품들의 차이를 논하는 부분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우리는 전자를 더 건강에 좋은 것으로, 더 비싼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부분이었다. 자연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으며 심지어 더 안전하게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농사와 목축을 발전시켰다는 것. 자연의 대부분은 인간이 먹을 수 없거나 먹어봐야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천연보다는 인공이나 합성이 더 정교하게 인간에게 필요한 성분을 조합할 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는.


이 같은 측면에서 MSG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도 마찬가지였다. 모노소듐 글루타메이트?(monosodiom glutamate)로서 글루탐산에 나트륨을 하나 붙인 이 성분은 가장 흔한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에 하루에 먹는 소금의 양보다 훨씬 적은 나트륨을 잘 녹을 수 있도록 덧붙인 물질로 몸에 들어오면 두개로 분해되기에 이게 몸에 나쁘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몇해전 커피업계에서 이슈가 되었던 카제인산나트륨도 마찬가지라고.


이밖에도 해썹인증에 관한 이야기나 횟집에서 싱싱한 고기임을 증명하기 위해 수족관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이유 등 언뜻 들어보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책이었다. 사진같은게 담겨있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교양서로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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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한 세계 명작의 첫 문장
김규회 엮음 / 끌리는책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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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국내 주요 소설의 첫문장만을 따서 엮은 책을 본적이 있는데 같은 작가가 이번에는 세계 명작, 그러니까 노벨상 수상작가를 중심으로 주요 작품의 첫문장 만을 따서 3개월여 만에 다시 책을 출간했다. 책에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는지는 차치하고 이정도 시간차라면 같이 묶어서 출간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잠깐 해본다. 저자의 깊은 생각이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큐레이션에 가까운 책이기에.


당연하게도 한국인이 사랑한 세계명작이기에 한국어로 번역된 첫 한두문장과 더불어 원문을 함께 실어놓았다. 물론 원작이 아닌 작품들은 그나라 언어로 병기되어 있었는데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한국인이라면 그나마 영어가 아니고서는 해석은 커녕 읽지도 못할텐데 차라리 원문과 더불어 영어로 번역된 문장이라도 함께 넣어주었으면 친절하지 않았을까. 그러고보니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을 읽고 심사하는게 아니려나? 아닌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 그럴것 같은데 추측이 맞다면 더더욱 영문번역자료까지 넣어줬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문학적 냄새가 짙은 소설은 커녕 일반 소설도 한권을 제대로 읽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도 서두에 몇마디 적어두긴 했지만 내 생각에는 소싯적에 이런 책들 좀 읽어보려다가 세상사는데 바빠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어른들에게 작은 미끼들을 대량으로 던져서 이 중에 네 삶의 궤적에서 연관있었던 책이 있다면, 알게모르게 마음의 짐으로 느끼고 있었던 책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그 기회를 다시 가져보는건 어떻겠니라고 질문을 던지고자 함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나에게 갈매기의 꿈을 무척이나 감명깊게 보았다던 친구가 생각나게하고 뜬금없이 엊그네  안나 카레리나를 읽기 시작했다는 상사에서부터, 나쓰메 소세끼의 책을 나에게 권해주었던, 그래서 이름도 모르다가 몇권이나 연속해서 읽다보니 내가 팬이 되게 만들었던 오래전 후배를 비롯해 얼마전 아이를 갖게된 친구가 태명을 모모로 지었다는 사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의 편린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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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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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현직 판사이다. 전에 판사유감이라는 책을 낸적도 있는데 그 책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 주저없이 집어들었다. 전작은 판사로서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건들에 대한 단상을 담은 책이었다면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의 함무라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에서와 같이 정의감이 넘치는 판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 부장판사와 좌배석 판사, 우배석 판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한토막 들려주고 저자가 개입해서 일종의 논평을 해주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이긴 하지만 문학작품이라기 보다는 저자가 사법제도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펼치기에 앞서 밑밥이 되는 스토리를 앞아 깔아주는 형태랄까. 아무튼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게 무난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자잘한 사법제도에 대한 상식도 덤으로 얻어가면서.


특히 국민참여재판을 다루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런게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으나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배심원들을 어떻게 선발하는지에 대해서부터 그들의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설사 만장일치로 유죄 또는 무죄로 판단을 내리더라도 재판관은 이를 참고할 뿐이지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다라는 것. 배심원단 후보중에서 검사와 변호사측 모두 이유를 밝히지 않고 탈락시키는 제도는 왜 적용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사전에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접했는지 여부와 심리중 사건에 대한 뉴스를 검색하는 것을 막는 것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소설에서는 다른 배심원이 판사에게 일러서 들키는 것으로 나온다.) 또 배심원제는 미국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비교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 수트(suits)라는 미국 드라마를 통해 배심원단을 선정하는 장면을 본 기억도 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함무라비를 끄트머리에서 다루며 언뜻 들으면 당한만큼 똑같이 복수해주는 이 법이 잔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복수를 막고 자제시키는게 아닐까라고 해석하는 부분 또한 아주 인상적이었다. 안그러면 서로에게 입히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멸하고 말기 때문일까나. 아, 어떤 맥락이었는지 살펴보려고 이부분 다시 찾아보려했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는. -_-; 하여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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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 - 조달청장 정양호의 직장별곡
정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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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울 정도의 독서량을 자랑하시는 분이 있어 종종 무슨 책을 읽고 계신지 훔쳐보곤 했다. 나도 나름 독서량이 적진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두배가 넘는 독서량에 책 한권을 읽고 나서 남기시는 글의 깊이 또한 비교도 안되게 훌륭했던 터라 독서를 즐기시는 한량이거나 은퇴후 본격적으로 책을 탐독하시는 분이 아닐까 짐작해본 적도 있는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니 전혀 아니었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하신 후 통상산업부와 대통령비서실 등 여러 부서를 거쳐 얼마전에는 조달청장에 취임하셨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취임 이전부터 써왔던 여러 꼭지의 글을 책을 출간하기 위해 다듬고 보완하여 출간한 것이다. '30년차 직장선배의 직장생활백서'라는 부제가 전혀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저자의 경험과 식견이 책 전반에 걸쳐 녹아있었다. 직장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류의 책을 적지않게 읽어본바 있으나 고위 공무원이 쓴 책은 접하기 쉽지 않기에 조금은 색다르게 읽어나갔다. 몇몇 부분에서는 저자자신이 공무원사회의 특성일지도 모른다고 직접 언급한 부분도 있었고.


책에 실린 많은 토막글중 딱 한가지를 꼽자면 제네랄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글이었다. T자형 인재니 A자형 인재니 U자형 인재니 하는 개념들이 많은데 저자는 T자형 인재의 통합력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른 전문분야와의 결합, 연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더한 정(丁)자형 인재상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는데 알파벳이 아니라 한자여서 생경하기도 하고 그 착안력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방대한 독서량 답게 책 곳곳에 그 흔적이 묻어있는데 아예 마지막 챕터에는 직장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엄선해 놓았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은 도끼다, 습관의 힘, 프레임, 문학의 숲을 거닐다, 강의, 열하일기, 강신주의 감정수업, 안나 카레리나, 축적의 시간, 어쩌다 한국인, 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사회, 제4차 산업혁명까지 15권. 이중 5권 정도만 본것 같은데 눈여겨보다가 지나치고만 책들이 여러권이었다. 좀 더 분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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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 - 세계 경제를 장악했던 동양은 어떻게 불과 2백 년 사이에 서양에게 역전당했는가
로버트 B. 마르크스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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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대한 결론만 말하자면 운이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이 유전적으로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고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고 말그대로 어쩌다보니, 자기네들 이익을 위해 움직이다보니 같은 사람을 노예로 삼아 플랜테이션 농업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 이용하고 아편을 만들어 팔아재끼고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마음대로 국경선을 그어 원자재 공급처로 삼아 돌려대다가 이제 좀 정신차리고 같이좀 살아보자고 올라가려하니 사다리 걷어차기를 열심히 한 결과라는 것.


서양과 동양이 어떻게 각자에게 영향을 미쳐가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거기에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다룬 역사서로서 재밌게 볼 수 있었는데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읽혀졌다. 중국에서 내부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계속 정화를 통해 해양권력을 확대해나갈 수 없었던 이유가 내부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싸움이었다라던지, 아편전쟁 같은 경우 중국과 영국간의 관계속에서의 충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미국도 터키를 통해 상당한 아편을 수출하면서 이익을 취해왔다는 사실 등 생각해볼 꺼리도 많고 새롭게 알게된 부분도 많았다는. 


증기기관이 영국에서 일어나긴 했지만 그 기반이 되는 기술들은 이미 중국도 진작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기술발전, 즉 혁신이란 어느정도의 제약과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닐까 싶었고 영국이 인도를 얼마나 착취하고 발전을 가로막았는지에 대해서도 새삼스래 다시 인지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그러고보면 인도 사람들은 영국을 엄청 싫어할 것 같은데 파키스탄 말고는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것 같기도 하고. 영국이 빠져나오면서 종교간 갈등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증오의 대상을 의도적으로 돌린건가 싶기도.


뜬금없는 말이지만 오늘 일본과 미국과의 전쟁을 다룬 태평양전쟁 다큐멘터리 3부작을 보았는데 물론 일본이 이겨서는 안되었겠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일찍 항복해버리는 바람에 주권을 정당하게 되찾는데 악재가 되었다는 분석이 생각났다. 그 한가운데 계셨던 장준하 선생도 떠올랐고. 그러고보면 그 전쟁에서 일본은 물론 미군도 수만명의 사상자가 나왔는데 한세기도 지나지 않은 지금 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서 전쟁의 앙금이라는 것은 전혀 없는 듯이 보이는데 양쪽 모두 국가와 개인을 분리해서 보기 때문이려나. 아니 바로 뒤이은 6.25때문에 서둘러 봉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아 이부분은 너무나 복잡할것 같아 서둘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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