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 -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불복종자
아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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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불복종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한 인물의 평전. 그 인물은 하워드 진이라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난 그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었다. 어디선가 들어본것 같은 이름.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그의 업적은 무엇인가?

2010년 사망한 하워드 진은 100년전인 1922년 브룩클린의 가난한 유대이민자의 집에서 태어났다. 배운것 없고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했던 노동자 부모를 보며 성장한 그의 미래는 이미 그때 정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느꼈던 처절한 가난과 그에 따른 불평등한 사회의 부조리함들을 그는 너무 일찍 깨달아 버렸다. 온몸으로 겪은 가난의 고통과 절망과 분노는 그를 노동자를 위한 민권운동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지금의 미국은 나아졌지만 과거 미국도 우리와 같은 시절을 겪었다. 불합리한 사회는 반대급부로 저항세력을 양산해 낸다. 가난과 차별과 절망은 계급적 분노가 되고 불공정은 불복종으로 저항하게 만든다.

저자 아거는 외국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다. 처음 이름만 보고 외국저자로 알았지만 그는 여러 책을 낸 토종 작가다. 그런 그이기에 우리의 역사 속 굴곡의 시간들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폭압과 분노의 시절들을 겪어 왔던가? 우리 역사 속에는 하워드 진 같은 이가 훨씬 더 많음에 하워드 진의 인생이 어느정도 그려진다. 불공정과 억압의 역사라면 미국보다 우리는 몇십배 더 고수이고 훨씬 더 선배이기에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한국판 하워드 진들은 수도 없이 많다. 아픔의 역사다.

우연적 재난이 아닌 법이 승인한 재난이라고 한 그의 말이 와 닿는다. 시민불복종이라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선 저항운동을 평생을 통해 행하고 가르친 그의 인생은 감동을 주며 사람을 숙연하게 만든다. 하워드 진도 책도 저자도 좋은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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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숲의 전설
최원현 지음 / 북나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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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숲.. 그래서일까? 제목부터 설렘을 준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가끔 만나는 책들에서 따뚯한 글들을 만나기도 한다. 거의 평생을 수필만 써온 작가다. 30년간 삶속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그는 수필에 담아 왔다. 수필.. 에세이라는것은 저자의 삶에 대한 성찰에 따라서 그 깊이와 울림은 달라진다. 한없이 가벼워 질수도 있고 반대로 어떠한 책보다도 강한 울림을 전달해 주기도 한다.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이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초록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몇달간의 회색빛 공기는 봄을 더 기다려지게 한다. 최근 몇년간에 저자가 쓴 글들이 책으로 묶여졌다. 전설은 한참 시간이 흐른 후 후세의 사람들이 과거의 영광된 시간을 회자하면서 가공되어 만들어지는것. 따라서 전설이란것은 지나가야만 가능하다. 지나간 삶은 모두 전설이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늘어가는 건망증을 그놈이라 말한다. 바비 킴은 사랑을 그놈이라 불렀었지. 어느 대상을 그놈이라 부르는것도 애와 증이 혼재할때 가능하다. 대상에 애정이 있어야 의인화를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단지 버티어 가거나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며 살게 될때가 있다. 목적을 잃어버린것일수도 있고 목적에 다가가기 위해 인내해야만 하는 시간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힘겨운 시간은 닥쳐 온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개인의 몫이다. '그냥 살아요'에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읽게 됐다. 기대했던 설렘은 아니지만 대신 머지않아 다가올 봄의 향기를 맡는다. 설렘의 봄이 저만치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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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국, 일본다루기
김현구 지음 / 이상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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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책 하단에 적혀져 있는 부제다. 책의 제목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할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일본은 우리의 역사속에서 항상 침략자였고 현재까지도 과거사를 외면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거기에 끊임없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위안부라 폄하하는 전쟁성노예 문제조차도 자발적인것이기에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 정권에 들어와서는 더욱 더 집요하고도 용의주도하게 그것들을 외면하고 오히려 경제보복이라는 후안무치함으로 두 나라의 관계를 악화 시키고 있다. 군군주의를 부활 시켜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그들의 속내는 너무나 뻔하다. 국제 사회에서도 두 나라의 정세를 교란 시키고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는 그들의 저급한 외교는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오랜 세월 늘상 당해만 오던 대한민국의 모습이 과거와 똑같을까? 정치를 제외하고 모든면에서 일본에게 뒤져왔던 우리였었다. 일본 밥통을 사재끼는등 일제라면 환장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전자제품이 일본을 재껴버린건 이미 오래전이다. 그나마 자동차정도나 선호를 했지만 아베의 경제전쟁 선전포고에 그나마도 한국으로부터 예전 같지 않은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을 대하고 바라보던 우리의 자세는 과거와는 달라졌다. 한마디로 그들이 우습게 보이기 시작했다는것이다.

빤스만 입고 돌아 다니던 미개한 족속들을 사람 꼴로 만들어준것이 우리의 조상들이었다. 엊그제 읽은 이천도자기의 책을 통해서도 우리의 기술이 그들에게 전파 됐음을 다시 확인 할수 있었다. 그들의 현재는 많은 부분 우리가 있었음에 가능했다. 고대 일본은 분할된 수십개의 소국가가 병립했었고 그것이 하나로 통일될 때마다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했던 역사가 있다. 통일의 어수선함과 각 지방국의 불만을 또 다른 목적을 부여하며 시선을 돌려 정치로 이용하기에 한반도는 늘 알맞는 대상이었고 침략이라는 행위로 그것을 실현 시켜왔다. 역사에 있어서 가정이란 없지만 우리 조상들에게 그들처럼 호전적 기질이 있었다면 고구려,신라,백제시절에 그들에게 문명을 전파하는것이 아닌 거꾸로 일본을 괴멸시키고 한민족의 나라를 세웠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아주 재밌고 흥미로우며 공부가 되는 책이다. 과거 역사에서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한반도와 그를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갈등과 힘과 실리의 논리들을 담아 놓았다. 동아시아의 미래에 우리는 어떤 위치에 있을것인가? 짐 로저스는 향후 동아시아에서 한반도의 부상을 예측하고 있다. 통일이 전제된 가정이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영향력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수 있다. 그것은 대통령 및 정치권의 절대적 영향과 경제문화적 파괴력 또한 달라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 영국은 유럽 연합에서 브렉시트가 확정 됐다. 브리티쉬 엑시트로 이렇게 동맹에서 이탈 했다. 영원한 연합도 적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현대는 자국의 이익이 동맹보다 우선하는 세상이다. 결국 힘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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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도자 이야기 - 유네스코 세계 공예 도시 이천 도자의 어제와 오늘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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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도자기의 고장 이천. 그곳에 가면 우리의 전통부터 현대의 미가 담긴 도자기까지 도자기의 모든것을 볼수가 있다.

공예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처음엔 도자전공을 선택했지만 이내 금속공예로 전공을 바꾸었기에 물레 몇번 차 본것으로는 도자기 예술의 맛만 겨우 보았던 정도라고 할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이라면 일반인은 도자기에 대해 아는것이 있을까? 머리글에서 저자는 비슷한 내용을 언급한다. 고려청자와 이조백자가 세계 최고라는 주입식 교육만 받았지 정작 그것에 대해 기초적인 것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는가에 대한 회의. 과연 우리는 우리의 도자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것인가.

청색 안료를 써서 청자로 불리고 있지만 초록에 가까운 고려의 청자. 책속 청록색 청자의 화려함과 조선의 백자는 문외한에 가까운 내가 보아도 너무나 아름답고 멋스럽다. 조선청화백자의 그 수수하고도 수더분한 청색과 백색의 조화. 세계최고라고 자부하지만 국제미술품경매에서 고가로 경매되는것들은 일본의 도자기이고 중국의 현대작품들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실이다. 400년전 우리의 도공들을 납치하여 기술을 습득하고 이제는 세계 최고의 도자기로 인정받는 일본이 우리에게 해온 수탈의 역사는 책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왜란들을 거치며 사라져 간 우리의 도자기들과 제작기술은 어떻게 다시 살아나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는가? 이천의 역사에 그것들이 있다. 오랜 세월동안 이 땅의 도자기들을 생산해 낸 가마터가 있는 이천이다.

책은 이천에 관한것 뿐만이 아니라 우리 도자기에 대한 전반을 다루고 있어 우리의 역사와 도자예술까지 모든것을 알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도자기에 관한 제대로 된 책 하나 없음에 안타까웠다는 저자가 우리 도자기에 관한 기록을 담은 소중한 책이다.

이천 도자기 축제를 한번 간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이라 기억도 희미한데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간다면 이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들을 받을것 같다.

단지 흙일뿐이던 덩어리는 공기가 빠지고 유약이 발라지고.. 가마속 천도가 넘는 불길에 수분등 남겨진 모든것을 태운다. 흙에서 예술품으로 탄생하는 도자기다. 단순 세라믹을 넘어서는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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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 와인 1 - 영어로 배우는 호텔리어의 일상 및 와인 스토리 호텔리어 & 와인 1
최양수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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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여러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해준다. 여러가지 교재로도 활용 될 수도 있고 단순히 그냥 하나의 독특한 만화책으로도 존재 할수도 있다. 어떻게 받아 들이고 활용하는지는 독자의 몫이다.

제목 그대로 호텔리어와 와인에 관한 책이기에 두 분야에 대해 알수 있게 해준다. 부수적으로 커피등에 관한 지식도 담겨 있지만 책이 전달하려는 가장 큰 지식은 와인에 관한 것이다. 호텔리어인 주인공이 신입으로 겪는 호텔리어로서의 생활과 그러면서 배우고 알게되는 와인의 세계. 그것을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하고 만화로 표현하여 쉽게 접근하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게 해준다. 거기에 한가지 더 흥미롭고 이 책만의 독특한 요소라면 그것을 영어로 병행하여 영어공부도 할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을 영어로 따로 리마크하여 놓았다. 독자가 마음만 먹으면 좋은 영어 교재로 쓸수 있게 만들었다. 이 책의 특색이자 장점인 부분이다. 그래서 부제가 '영어로 배우는 호텔리어의 일상 및 와인 스토리'다. 현재 호텔 지배인이자 여러권의 영어회화책을 저술한 저자의 또 다른 저서이자 교재라 할수 있는 책이다.

호텔리어의 일상은 드라마등을 통하여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와인에 대한것은 자세히 알지 못했기에 좋은 와인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만화이기에 재밌고 지루하지 않게 와인과 영어를 공부할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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