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숲의 전설
최원현 지음 / 북나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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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숲.. 그래서일까? 제목부터 설렘을 준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가끔 만나는 책들에서 따뚯한 글들을 만나기도 한다. 거의 평생을 수필만 써온 작가다. 30년간 삶속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그는 수필에 담아 왔다. 수필.. 에세이라는것은 저자의 삶에 대한 성찰에 따라서 그 깊이와 울림은 달라진다. 한없이 가벼워 질수도 있고 반대로 어떠한 책보다도 강한 울림을 전달해 주기도 한다.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이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초록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몇달간의 회색빛 공기는 봄을 더 기다려지게 한다. 최근 몇년간에 저자가 쓴 글들이 책으로 묶여졌다. 전설은 한참 시간이 흐른 후 후세의 사람들이 과거의 영광된 시간을 회자하면서 가공되어 만들어지는것. 따라서 전설이란것은 지나가야만 가능하다. 지나간 삶은 모두 전설이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늘어가는 건망증을 그놈이라 말한다. 바비 킴은 사랑을 그놈이라 불렀었지. 어느 대상을 그놈이라 부르는것도 애와 증이 혼재할때 가능하다. 대상에 애정이 있어야 의인화를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단지 버티어 가거나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며 살게 될때가 있다. 목적을 잃어버린것일수도 있고 목적에 다가가기 위해 인내해야만 하는 시간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힘겨운 시간은 닥쳐 온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개인의 몫이다. '그냥 살아요'에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읽게 됐다. 기대했던 설렘은 아니지만 대신 머지않아 다가올 봄의 향기를 맡는다. 설렘의 봄이 저만치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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