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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보물들
제인 고드윈 지음, 안나 워커 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안녕, 나의 보물들
글: 제인 고드윈
그림: 안나 워커
출판사: 모래알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공통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 이야기는 나의 소중한 비밀 장소의 보물들이
예상하지 못한 일로 다시 만날 수 없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읽으며 떠오른 보물들은 아이들입니다.
슬픔보다 기쁨을 넘치게 주는 존재, 나의 분신들.
보물들이 사라지는 이야기
'안녕, 나의 보물들'의
앞표지와 뒤표지 색깔이...
앞표지는 어둡고, 뒤표지는 밝습니다.
주인공 틸리의 상실과 성장을 만나보아요.
틸리네 집에는 아무도 찾지 못할 만한 장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틸리의 언니, 오빠, 동생 들은 집 안을 휘젓고 다니면서 곳곳에
물건을을 늘어놓기 때문에 어떤 때는 틸리가 마음 편히 있을
만한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틸리는 자기 방에서 계단 속 비밀 장소에
좋아하는 것들을 적은 공책,
가장 잘 그린 새 그림,
바닷가에서 주운 매끈한 돌멩이,
작은 종이 들어 있는 은색 공,
줄무늬 포장지로 싼 과자,
쓰고는 부치지 않은 편지,
그리고 작은 나무 인형 네 개를 넣었습니다.
틸리와 저의 어릴 적 보물들이 겹쳐지는 게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부치지 않은 편지와 내가 만든 허술하고 못생긴 인형이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모릅니다.ㅠㅠ
우리 아이는 보물들이 들어 있는 비밀 장소가 박스입니다.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곳ㅋㅋ
아이의 성격상 본인이 더 아끼는 것은 분명 모르는 곳에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 궁금하지만 참아야지요.
이 책을 아이가 읽으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겠지요.
책을 다 읽을 동안 끝까지 비밀 장소를 이야기 하지 않았고,
저는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틸리의 비밀 장소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위를 지나다녔고,
언니, 오빠, 동생들은 거기에 걸터앉기도 했습니다.
틸리가 감쪽같이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요.ㅋㅋ
저는 늦게 물건이 아닌 마음을 숨긴 비밀장소가 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나만의 비밀 장소라고
얘기는 하지 않고 그 장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의 짜릿한 전율은 지금도 생각하면 흐뭇합니다.
슬플때도 자주 찾아가는 비밀장소지만 그때는 손에
책이 들려있습니다.
나만의 행복적금에 보탬이 되지요.ㅋㅋ
틸리네 집은 집수리를 합니다.
방마다 새로운 색이 칠해집니다.
속삭이는 흰색,
상큼한 귤색,
바다코끼리색,
옥수수수염색,
짙은대나무색,
신나는 빨강색.
안나 워커의 그림을 좋아하는 저는
이 페이지에서 오래 머물며 색깔을 상상했습니다.
어느 날, 틸리네 가족 모두가 외츨했다 돌아왔을 때,
복도에서는 새 카펫이 깔려 있었숩니다.
틸리는 폭신한 카펫을 밟으며 계단을 올라가는데
아, 설마......
틸리의 비밀 장소는 폭신한 카펫이 두껍고 단단하게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틸리의 보물들은 영영 갇혀 버린 거예요.ㅠㅠ
가끔씩 자기의 보둘들을 꺼내 갖고 놀았는데
하지만 틸리는 자신만의 비밀 장소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틸리는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 틸리는 어떻게 하면 보물들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요?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 틸리는 또 다른 보물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비밀 장소도 찾았습니다.
틸리의 보물들은 오늘도 카펫밑에 안전하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겁니다.
틸리의 보물들은 이제는 곁에 있어도 못 보지만 그 자리에
영원히 마음에 기억될 것입니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새로운 보물들로 인해
아름다운 성숙을 맞이하네요.
주인공의 이름을 딴 원제 <Tilly>와 달리 한국어판 제목을
<안녕, 나의 보물들> 로 정한 이유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보물들에
대한 조용한 작별과, 새롭게 맞이하는 보물들에 대한 화사한 환영을
동시에 담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독후활동지로 보물 바구니 만들기도 보내주셨네요.
필요하신 분들은 따라하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