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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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니나 게오르게는 1973년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1992년부터 독일의 유명 매체 <함부르커 아벤트블라트>, <디 벨트>, <디 차이트> 등에서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칼럼니스트, 경찰 기자로 일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논픽션을 쓸 때는 앤 웨스트ANNE WEST, 스릴러는 니나 크레이머NINA KRAMER, 형사 추리 소설은 장 바뇰JEAN BAGNOL이라는 각기 다른 필명을 사용한다.

 

2013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종이약국>이 15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37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2012년과 2013년에 독일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델리아DELIA 상과 글라우저GLAUSER 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들며 26권의 책을 썼다. 2019년 유럽작가연합회EWC 회장을 맡아 작가들의 국제적 권리 신장을 위해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원해. 영원히, 아니 그 이상으로.

지금 생에서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이야기의 주인공 헨리 스키너는 종군 기자였다. 그는 종횡무진 전쟁터를 누비던 시절에 만난 한 여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샘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불행하게도 도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 즉 코마coma에 빠지고 만다. 여기서 '코마'란 그리스어로 '깊은 잠'을 의미한다. 따라서 눈치 빠른 독자는 벌서 이 소설이 향후 전개될 줄거리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충격적인 사고 장면에서 시작한다. 사고를 당한 주인공 헨리가 깊은 잠 속에 빠져서 꾸는 꿈, 그리고 상실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살아남은 이들 간의 과거와 현재가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한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불시의 사고였는지 헨리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아들 샘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를 만나지만 그저 병상에 누워 있는 채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아빠의 옛 연인이었지만 끝내 자신의 사랑을 거부당했다고 믿는 에디와 다른 병동에서 아빠처럼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는 또래의 여자아이 매디를 만난다.

 

깊은 잠에서 깨어날 가능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헨리를 곁에 둔 채, 아들 샘과 아빠의 연인 에디는 아빠에 관한, 옛 연인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놓는다. 에디는 아름다웠지만 가슴 아팠던 아빠 헨리와의 기억을 샘에게 털어놓는다. 타인의 영혼을 들여다볼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샘은 아빠와 자신이 첫눈에 반한 발레리나 매디의 깊고 어두운 꿈속을 유영하며 어느덧 경계가 희미해진 두 세계에서 상처의 이면을, 상실의 바깥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주인공 헨리의 존재를 통해 상처받은 기억투성이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깊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마음속으로만 품고 결코 말하지 못했던 언어들, 수많은 아픈 기억의 조각들이 마치 깊숙히 감춰 놓은 일기장을 펼칠 때처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내 헨리가 숨겨두었던 사랑과 헌신의 마지막 조각들이 퍼즐을 완성한다.

 

"그런 일이 있단다, 샘. 그런 일이 있어. 사랑은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 오로지 자기 자신하고 싸우고 늘 패배한단다. 하지만 때로는 반대일 수도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어. 또는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좋아하든지. 사랑은 미련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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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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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 시행착오들의 기록이다. 나는 어디 높은 의자 같은 데 앉아서 깨끗한 차림으로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모두와 다름없이 늘 문제들과 싸우고 또 화해하며 30년 넘게 삶의 진흙탕 위를 뒹굴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가 이번 생이 처음이다. 그리고 2회차라고 해도 지금보다 딱히 더 현명한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수학엔 정석이 있지만 인생은 그게 없으니까. - '프롤로그' 중에서

 

 

오마르의 삶을 살펴보다

 

책의 저자 오마르는 토크 유튜버로 활동하고 라디오에 출연하고 종종 강연을 다니고 집에서는 글을 쓰고 있다. 동아대학교 국문과를 중퇴한 전직 무명 랩퍼 출신으로 예명이 오마르다. 자신의 이름을 홍보할 요량으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듯 보이는데, 그의 본명은 양해민이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와 사촌 누나들이 불러준 별명은 '양똘'이었지만 본인은 정작 똘똘하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이미 그는 <어디까지나 내 생각입니다>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어서, 이 책도 전작의 연장선 느낌이 든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나를 '불편'하게 하는 속 '편한' 사람들)에서는 대인관계를, 제2장(연애도 '체력'이 필요해)에서는 연애 상담을, 마지막 제3장(안 만만해지기 연습)에서는 사회생활에서의 처세술을 각각 담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건 수학의 정석을 3년 내내 베개로 썼던 사람이 쓴 삶의 참고서다. 참고서니까 그냥 참고만 하기를"

 

 

 

꼰대에 대하여

 

저자는 꼰대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말이 잘 안 통하고 권위적이면서 뭐든 가르치려 들길 좋아하는 피곤한 인간이라고 말이다. 당연히 이들도 다른 누군가를 꼰대라고 불렀던 시절이 있었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꼰대화'되는 걸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셈이다. 어떤 사람이 꼰대가 될까? 제대로 살지 못하면 이렇게 된다. 즉 나이 들면서 시기에 걸맞는 자기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거다. 이것이 부실하면 '내 소싯적엔....'를 거론하면서 어린 사람들 앞에서 유독 말이 많아진다. 뭔가 가르치려 들고 조언하길 좋아한다. 상대방의 감정은 무시한 채로.

 

 

청춘이면 꼭 꿈이 있어야 하나?

 

우리의 청춘 시절을 되돌려보면, 우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음을 느낄 수 있다. "넌 꿈이 뭐니?" 질문자에게 어울릴만한 답이 전달되지 않으면 '김연아는 어떻고', '손흥민은 어떻고' 등등 그들과 비교 우위 심사대에 올려진다. 사실 꿈이 뭐 그리 대수냐?  내 경험을 굳이 들자면, 내 꿈은 외국 영화를 볼 때마다 바뀌었던 것 같다. 주인공 등 배우들이 멋져 보이면 그 사람들을 동경하는 꿈을 가졌던 것이다. 이런 꿈의 유효기간은 비교적 짧았고 수시로 변했다.

 

저자는 책에서 '꿈 중독'을 거론한다. 즉 우리 사회가 심할 정도로 이 꿈을 대단한 것으로 평가함을 지적한다. 젊은 청춘 모두가 김연아가 되고 손흥민이 되어야 하느냐고 문제 의식을 제기한다. 자꾸 '위대하고 빛나는 무언가가 되라'고 강요한다. 초등학교 교실 뒤편에 그려놓은 그림은 온통 '사'짜 직업 아니면 과학자, 정치가 등등이다. 이 대열에 합류해야만 선생님이 칭찬해주는 그런 풍토야말로 바로 '주입식 교육'의 병폐일 것이다.       
 

어쩌면 꿈이 없다고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적어도 분위기에 휩쓸려 엉겁결에 엉뚱한 길을 가게 되거나 꿈이 있는 척 연기하면서 '내가 아닌 나'로 살 일은 적을 테니까. 좋든 싫든 굶어 죽기 싫으면 뭐든 직업이 생길 테고 그러면 또 적당히 살아진다. 미지근하고 어중간해도 괜찮다. 그냥 그런 인생도 있는 거지. 아니 사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잖나. 좀 대충 살아도 된다. 그런다고 그 인생이 크게 망하거나 망가지는 거 아니다. 아무것도 안 하겠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30쪽)

 

 

결혼식 참석과 축의금의 기준은 뭘까?

 

사회초년병 시절에 제일 많이 접하는 현상이 주변 친구들의 결혼식 초대장이다. 당연히 축하해줘야 할 일임엔 분명하지만 사생활은 엄청 침해를 받는 셈이다. 쉬고 싶은 금쪽 같은 주말 시간에 대부분 이루어지니까 말이다. 게다가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많은 사람들 결혼식에 참석하면 눈치껏 내야 하는 축의금도 정말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만의 기준은 필요한 법이다. 평소에 별 연락 없던 동창이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다면 이 친구가 진정 나를 초대할 의사인지, 아니면 그냥 자리 채우고 축의금이나 달라는 의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세상만사는 '기브 앤 테이크'다. 내 결혼식에 참석해 줄 인사라고 판단되면 나중의 내 일을 생각해서라도 참석을 결정하는 게 좋다.

 

그리고 축의금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지만. 지인이나 보통 친구 사이라면 5만 원, 사는 곳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행한다면 그냥 송금만 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또 연인이나 일행과 함께 참석한다면 식권 가격을 감안해서 7~8만 원, 결혼식 전 미리 식사 초대를 받고 그 자리에서 청접장을 받은 사이라면 10만 원 등의 기준이다.    


처음에 잘해준다고 계속 잘해 줄까?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푹 빠져버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평소 자신의 본모습보다 과하게 여자에게 잘해준다. 따라서 여자들은 남자로부터 어떤 호의를 받을 때 이 남자의 호의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급조된 일시적 연기인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 이는 행동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킨 먹을 때 통통한 다리 두 개를 다 양보하는 호의에 대해선 날개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겠지만, 비싼 대게 집에서조차 자신은 한 입도 먹지 않고 내내 가위질만 하면서 게살 발라주는 남자라면 이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는 분명한 오버이므로. 과연 1년 후에도 이런 과잉 친절과 호의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따라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단순한 이런 호의적 행동보다는 어떤 충분한 매력 요소가 있는지에 달려 있어야 한다. 그냥 자신에게 잘해주는 행동 빼고는 굳이 이 남자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의 교제는 위험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교제는 정情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나중에 싫어도 헤어지지 못하는 오랏줄에 묶인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언제 사라질지도 모를 과한 호의가 그 사람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말이다.

썸을 탈 때는 콩깍지를 조심해야

 

왜 썸을 탈 때는 그 사람의 인성을 제대로 보기가 어려울까? 그건 그 사람과 나, 둘의 관계에만 너무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최근에 호감을 느낀 이성들이라면 이들의 행동이 얼마나 담백할 수 있을까? 그렇다. 마음은 진심이겠지만 그 행동에는 잘 보이기고자 한 가식이 붙을 수밖에 없다. 이를 호의로 받아들인다면 바로 콩깍지에 씌인 것이다. 

 

썸을 타는 동안 남녀 두 사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확실히 과잉되어 있다. 썸을 타는 지금,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잘해주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진짜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문제와는 사실 별 개연성이 없다는 말이다.(121쪽)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첫째, 미친놈은 아무도 안 거드린다

둘째, 반응하지 않는다

셋째, 웃어주지 말자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아닌 것들

 

첫째, 때리지 마라. 남자도 맞으면 아프다

둘째, 섣불리 스킨십하지 말자. 남자라고 다 좋아하는 거 아니다

 

 

유튜브나 해볼까?

 

"나도 그냥 유튜브나 한번 해볼까?"

 

요즘 1인 방송이 대세인 건 맞다. 내 주위에도 주식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시청자수가 늘지 않는다. 마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걸리는 것처럼, 초기에 급속하게 숫자가 늘다가 어느 시기 후부터는 정체기를 걷다가 나중엔 오히려 시청자수가 감소하는 국면으로 접어든다. 실제로 유튜브 방송을 포기한 지인들도 있다.

 

저자의 주변만 봐도 유튜브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 유튜브 할 거라고 하고선 10명 중에 8명이 안 한다. 그 8명은 이런 거부터 물어본다. "한 달에 얼마나 벌어?", "얼만큼 해야 구독자 너만큼 모을 수 있어?" 등등. 이처럼 간을 먼저 보는 스타일은 공부를 정말 못하는 애들의 특징과도 비슷하다. 계획만 세우다가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튼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유튜브 방송은 없다.

 

 

오늘, 행복한가?

 

행복을 특별한 무언가로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행복할 가능성은 적다. 오늘 친구와 게임 한판 재미있게 하는 것, 퇴근하고서 동료들과 맥주 한잔하는 것, 가족들과 베란다에서 삽겹살 구워 먹는 것 등의 일상 속에 행복이 있다.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이를 발견할 수 없다면 연봉이 두세 배로 올라도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힘들고 괴롭더라도 하루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 지금, 오늘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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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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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은 <심연>, <수련>, <승화>아 함께 네 권으로 이루어지는 '위대한 개인'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자신의 '심연'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감지하고,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수련'을 거친사람은 '정적'을 통해 자기 자신이 변화하는 고요한 울림을 들을 수 잇을 것이다. 이 책이 여러분의 삶의 여정 가운데 스스로 개성을 발견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고요한 울림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은 인류 최초 문자들의 언어인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전공했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제국의 다리우스 대왕이 남긴 삼중쐐기문자 비문에 관한 연구로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 <심연>과 <수련>을 잇는 이 책 <정적>은 세 번째 책이다. 성서에 나오는 질문들을 다룬 <신의 위대한 질문>과 <인간의 위대한 질문>, 호모 사피엔스 등장의 원인을 '이타심'에서 찾은 <인간의 위대한 여정>을 출간했다.

 

'위대한 인간' 시리즈의 세 번째 단계인 이 책은 '경청'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여기서의 말하는 '경청'의 핵심은 남의 소리가 아닌 나 자신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즉 외부의 소리가 아닌, 자기 내면의 소리에 '경청'하는 삶을 강조한다. 책은 평정, 부동, 포부, 개벽이라는 4부에 걸쳐서 완벽, 인과, 무위, 대오, 절제 등 총 28개의 소주제어와 함께 짧은 문장을 통해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적은 고요한 마음의 상태로, 이를 유지하려면 '정중동靜中動'이 요구된다. 즉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고요할지라도 내면에서는 쉼 없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자기 자신의 내면에 정적을 품은 사람은 외부음의 유혹을 거부하고, 내면의 미세한 소리를 듣기 위해 의도적으로 침묵을 유지한다. 이런 과정이 거듭됨으로써 자기 자신을 나답게 만드는 개성이 만들어진다.

평정平靜~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시간
부동不動~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포부抱負~ 내가 나에게 바라는 간절한 부탁
개벽開闢~ 나를 깨우는 고요한 울림

요즘 '조국 이슈'를 보노라면 내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음을 느낀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정답이 없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에 저자는 총 28개의 소주제어를 제시하여 이를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방법들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는 셈이다.

 

 

 

평정 平靜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표출되는 내 마음은 진정되기는커녕 점점 더 큰 물결을 이룬다. 이런 소용돌이를 잠재우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책은 완벽, 간격, 명심, 의도, 사소, 스타일, 인과 등 7가지 소주제어를 통해 우리들에게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즉 가능의 한계를 시험하는 '완벽', 심장에 생각을 새기는 '명심' 등의 참뜻을 살피면서 이를 통해 우리들은 배우게 된다.

 

머리로만 배운 것이 가슴에 새겨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대부분 착각에 빠진다. 학습을 통해서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머리에 새겨지는 것이지 실제로 체험이나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깨달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깨달음이 바로 가슴에 새겨지는 '명심銘心'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 과거라는 현상 유지의 단계에서 자신이 열망하는 미래의 단계로 진입한다. 배움은 과거의 자신에게 안주하려는 이기심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이며,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자기혁신의 분투다.(38쪽)

 

학습은 '배움의 습관'이다. 정신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순간은 육체적인 노동을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서 완성된다. 이는 한자어 '습習'이란 말에 그 뜻이 담겨 있는 셈이다. 파자破字를 해보면 '일백 번의 날개짓'이 된다. 즉 어린 새는 어미 새의 비행 모습은 오래토록 목격한 후 비로소 자신의 날개를 퍼덕이며 직접 비행에 들어간다. 비록 처음엔 서툴지라도 계속 시도하고 연습함으로써 자신만의 비행술을 습득한다. 그리고 비로소 새롭게 태어난다. 이처럼 실제의 행동을 거치지 않은 배움은 거짓이다.   

 

 

 

부동不動

 

우리들이 천하장사 결정전이 진행되고 있는 씨름판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들 눈엔 거구의 두 장사가 서로 샅바를 맞잡은 채 튼실한 두 다리로 서서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서다. 하지만 정말로 지금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걸까? 결코 아니다. 현재 두 장사는 자신의 몸으로 전해오는 상대 선수의 기氣의 흐름을 느끼면서 이에 상응하는 맞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책은 준비, 디자인, 고유, 중심, 내성, 무위, 안정장치 등 7개 소주제어를 통해 우리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자신만의 고유색깔을 수놓는 '디자인',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근인 '중심', 그리고 나 자신을 보호해주는 요새 같은 '내성' 등을 통해 우리들은 부동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된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내게 한 그루를 베는 데 여섯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먼저 네 시간 동안 도끼날을 날카롭게 갈겠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바로 준비자세를 강조하는 것으로 수많은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이런 준비를 해오고 있다. 즉 동료 선수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훈련을 기꺼이 수행해냄으로써 미래의 더 나은 자신을 만들고자 준비한다.

 

유대인들은 오래전부터 하루의 중요성을 깨닫고 일주일 중 하루는 의도적으로 구분했다. 겉으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이런 행위를 '거룩'이라 부르는데, 음악 경연 대회에 출전한 피아니스트가 건반 위에 손을 올리고 첫 음을 치기 전에 의자에 앉아 조용히 정성을 모으는 순간과 같다.

 

 

'디자인(de-sign)'은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하나는 전치사 '데(de)'이고, 다른 하나는 라틴어 동사 '시그나레(signare)'에서 파생한 '사인(sign)'이다. 디자인은 내가 이미 지니고 있는 어떤 것을 밖으로 꺼내는 작업이다. 나만이 갖고 있는 어떤 것을 표현할 때, 그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독보적일 수밖에 없다.(108쪽)

 

"손으로 만질 수 없고 눈으로 볼수 없는 미묘한 것을 포착하려는 통찰이며,

그 통찰을 표현하려는 이다. 

 

삶은 생계를 위한 노동이 아니라 내 중심의 소명에 부응하는 의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감동적인 것을 선별해 헌신하는 의연함이다. 나는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경청한 적이 있는가? 그것을 내 것이라는 이유로 무시하지는 않았는가? 나의 심장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132쪽)

 

 

 

포부抱負

 

자기 자신에게 간절하게 건네는 부탁이 바로 '포부'이다. 책은 나의 세계가 불완전함을 깨닫는 '대오', 즉흥적이고 자발적인 '자발', 영혼을 다스리는 능력인 '재능', 해야 할 일을 아는 '의무', 자신을 겸손하게 하는 무언의 신호인 '위험', 과거의 세계로부터 탈출하는 '교육',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복할 줄 아는 용기인 '경쟁' 등 7개의 소주제어로 포부를 살펴본다.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훈련이다. 배울수록 생겨나는 확신이 생긴다. 바로 '무지無知에 대한 고백'이다. 일찌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가르침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렇다. '앎知'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가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개벽開闢

 

자기 자신을 깨우는 고요한 정신적 울림이 개벽이다. 책은 눈물, 정복, 부사, 절제, 중간, 우직, 회복 등 7개의 소주제어를 통해 우리들이 울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도록 도와준다. 먼저 눈물의 의미를 살펴보자. 부모로서 어린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나무라면 여지없이 순진한 아이들은 이내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울음을 터뜨린 후 비로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수 있는 법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는 '조국 가족 사태'이다. 현행 법을 어기고, 사실을 은폐 내지 조작을 하고, 거짓말을 쉽게 하면서도 이들은 절대로 울지 않는다. 이는 위선의 탈을 쓰고 끝까지 버팀으로써 자신들의 결백을 우기겠다는 행동이므로 소위 '개과천선改過遷善'을 하지 않겠다는 잘못된 결의인 것이다. 남이 이런 일을 벌였을 때는 온갖 방법으로 그 당사자를 비난하던 사람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치사한 궤변을 늘어놓는다. 이런 현상을 이 사회는 '내로남불'이라고 말한다.     

 

"매일 밤 저는 죽습니다. 매일 아침 저는 다시 태어납니다"

- 마하트마 간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책에 소개되는 28개의 화두는 '다이몬'이다. 다이몬이란 고대 그리스어로 '악마이면서 동시에 천사'로 번역된다. 다이몬은 스스로 완벽한 자가 되도록 수련시키는 도우미인 셈이다. 즉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이는 악마이자 이전과는 다른 인간이 되기를 요구하는 천사인 것이다. 현재보다 한 단계 더 레벨업된 자신을 만들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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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인문학 - 천천히 걸으며 떠나는 유럽 예술 기행
문갑식 지음, 이서현 사진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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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는 버릇이 하나 있다. 여행하는 곳과 관련 있는 예술가와 작품을 찾아보는 것이다. 시, 소설, 그림, 조각, 음악 등 우리가 걸작이나 명작이라 부르는 작품을 한껏 감상하고 여행지로 떠나면, 단지 눈에 보이는 그 공간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까지 여행할 수 있다. 마치 카페 센트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프로이트, 폴가, 츠바이크, 로스가 한자리에 모여 열을 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인문학 여행을 떠나다

 

책의 저자 문갑식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며,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계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산책자로 사진작가인 아내와 함께 예술이 깃든 명소를 여행하고 거기에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울프손칼리지 방문교수와 일본 게이오대학교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1998년 조선일보에 입사, <월간조선> 편집장 등을 지냈다.

 

 

 

피렌체와 베키오 다리

 

아르노강을 가로지르는 베키오 다리피렌체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그 의미가 '오래된vecchio 다리'인 이 다리는 1345년에 지어져 7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 모습 그대로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 이 다리에는 몇 가지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이 다리가 연인의 명소가 될 수 있었던 일, 바로 피렌체와 중세 유럽을 대표하는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가 평생 연모했던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장소가 이 다리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단테는 자신의 연인을 <신곡>이라는 불멸의 작품 속에 담아 영원한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 다리를 찾는 연인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자물쇠를 걸어 다리에 매달거나 아르노강에 던진다고 한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연인들이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버림으로써 헤어짐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행동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별을 막는 영원한 안전장치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베키오 다리

 

 

오스트리아 빈,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

 

화려한 왕족과 귀족을 대신해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주인공이 된 것은 수많은 천재와 예술가였다.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와 표현주의의 시조 오스카어 코코슈카, 그리고 끔찍한 대학살을 저지른 전범이자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 등이 세기말의 빈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세기말 불꽃처럼 등장한 이들의 주요 무대는 어디였을까? 바로 살롱과 카페다. 빈이라는 도시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커피라는 단어와 무척 밀접하게 느껴진다. 빈의 카페를 누비고 다녔던 수필가 알프레트 폴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카페란 혼자이고 싶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 동시에 옆자리에 벗이 있어야 하는 곳이다" 이처럼 예술가와 지식인에게 살롱과 카페는 자유롭게 작품을 구상하고,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설파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p.53-54,

빈을 대표하는 최고의 예술가는 누구일까? 이 도시를 빛낸 이는 화려한 색채감을 자랑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다. 1862년 빈 인근의 움가르텐에서 귀금속 세공사인 아버지와 오페라 가수였던 어머니 사이에 7남매의 둘째로 태어났다. 유럽과 미국을 덮친 장기 '대불황'으로 가세가 기운 탓에 일자리를 찾던 중 그의 데생 솜씨를 눈여겨본 친척의 도움으로 빈 응용미술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여기서 거의 모든 미술 분야 공부를 했다.

 

그런데, 그는 '빈의 카사노바'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여성 편력이 대단했다. 그의 작품엔 대부분 여성이 등장한다. 유대인 금융업자의 딸인 아들러, '빈의 꽃'으로 불린 알마 말러, 작품 '다나에'의 모델이 된 미치 짐머만, 정신적 사랑을 나눈 에밀리 플뢰게 등이 대표적이다. 클림트의 대표작은 벨베데레 궁전에 가면 감상할 수 있다.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 '키스'도 이곳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잇다.

 

  

 

 

잘츠부르크와 모차르트

 

오스트리아의 역사는 기원전 2세기 경 시작된다. 기원전 179년 켈트족이 현재의 오버외스터라이히로 몰려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곳엔 암염, 즉 소금 광산이 지천에 널렸기 때문이다. 켈트족이 처음 왕국을 세운 곳이 바로 잘츠부르크다. 독일어로 '잘츠'는 바로 '소금'이다. 고대의 소금은 '돈'으로 직결되는 인간의 필수 식재료였기에 켈트족이 세운 고대 왕국(노리쿰)은 넓은 영토를 지닌 강력한 왕국이었다. 14세기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중심지가 되었고, 16세기엔 전성기를 맞았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잘츠부르크 궁정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이었다. 모차르트는 고작 3살 때부터 건반을 다루고 연주할 줄 아는 음악 천재엿다. 그랬기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5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며, 뮌헨, 런던 등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고, 걸출한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매우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1787년 어느 날, 그의 집에 한 소년이 찾아왔다. 바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었다. 서른한 살의 모차르트는 갓 열일곱 살이 된 소년에게 반해 이렇게 말했다. "이 젊은이를 주목하십시오. 곧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릴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둘의 관계는 베토벤의 어머니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고작 한 달 만에 끝나고 만다. 베토벤이 다시 빈을 찾은 것은 모차르트가 죽은 지 1년 뒤인 1793년의 일이다.

 
하지만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관한 극적인 일화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모차르트의 전기 작가 오토 얀의 일방적 주장 외에 둘의 만남을 증명할 증거나 증언이 없기도 하거니와, 당시 모차르트는 오페라 '돈 조반니' 작곡에 열중하느라 무명 소년을 만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거짓이라 할지라도 무척 매력적인 이야기여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보카치오와 데카메론

 

그리스어로 '데카'는 열(10), '메론'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데카메론>은 열흘 동안의 이야기인데, 7명의 숙녀와 3명의 신사가 하루에 10개씩 총 10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로마제국이 붕괴되고 유럽은 천 년 가까이 암흑기인 중세 시대를 겪게 된다.당시 세상의 모든 중심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었기 때문에 '암흑기'라 불린다. 이후 르네상스 국면으로 인간이 점차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다.

 

<데카메론>의 탄생 배경은 흑사병(페스트)이다. 쥐벼룩이 옮기는 전염병인 페스트는 14세기 유럽을 강타했다. 당시 유럽인구의 33%~25% 정도가 이 유행병으로 죽었던 것이다. 치료법이 없었기에 막연히 사람들은 신의 징벌로 여겼다. 마치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의 파멸처럼, 유럽에 밀어닥친 페스트는 세상의 종말을 고하는 듯했다. 이 종말의 순간은 보카치오는 <데카메론> 서두에 기술하고 있다.

 

마흔의 나이에 <데카메론>(1353년)을 완성한 보카치오는 집필 활동을 이어간다. 1359년에는 밀라노에서 아홉 살 연상인 페트라르카와 만나 친교를 맺게 되는데, 이들의 인연으로 인류는 큰 선물을 얻게 된다. 말년에 신앙에 몰두한 나머지 비종교적인 작품을 모두 불태우려고 했던 보카치오에게 페트라르카는 세속 학문과 기독교 신앙은 별개이기에 굳이 작품을 태울 필요가 없다고 만류한 것이다. 이들의 친교는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데, 1374년 페트라르카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 보카치오가 그 뒤를 따른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하마트면 불에 모두 타버릴 뻔했다. 정말 아찔한 장면이었다.

베네치아와 카사노바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한 베네치아'물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다. 수많은 섬이 수백 개의 다리로 이어진 항구 도시다. 한때 조만간 수면 아래로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떠돌았지만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베네치아에는 이탈리아 최초의 카페 '플로리안'이 있다. 카사노바가 자주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자유로운 삶을 추구햇던 그는 '바람둥이'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들이 많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돈 조반니'를 작곡하고 있을 무렵, 예순 중반이 된 노년의 카사노바가 그를 찾아간 적이 있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모차르트에게 자신의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며, 문란한 주인공 돈 조반니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카사노바보다는 돈 조반니가 훨씬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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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의 미래가 되다 - 아이의 세계를 넓혀주는 미래형 교육법
김은형 지음 / 라온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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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입시 제도가 당장 변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부모들이 일상 속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며 다양한 삶의 기술을 자녀들에게 교육해나간다면 상상하지도 못할 교육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다. 딱 3년만 사랑과 믿음을 기반으로 아이와 함께 삶의 품격이 담긴 라이프스타일 교육을 진행해보자. 격조 있는 부모의 라이프스타일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고 혁명적인 교육의 미래를 만든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엄마의 라이프스타일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

 

책의 저자 김은형라이프스타일 교육 전문가고, 30년간 교육현장에서 온몸으로 변화를 이끌어온 '스쿨 혁명의 아이콘'이다. 라이프스타일을 교육에 접목하는 '삶으로서의 교육, 교육으로서의 삶, 일상이 교육이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미래형 라이프스타일 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현재는 전국의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과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 대전 문화예술교육 연구회를 발족시킨 이후 〈카메라로 읽고 생각하기〉, 〈음악으로 다시 생각하기〉, 〈행복한 책과 사유, 독서교육 다시 쓰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지속해왔으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자문위원, 평가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2018년에는 FCD 아시아 국제 댄스 페스티벌 레지던시 서브디렉터를 맡았으며, 2019년 ETRI 인문학 연구 새통사(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사로 활동 중이다.

'라이프스타일 교육'이란 일상생활에서 통합적인 배움을 얻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스스로 자기 삶의 스타일을 책임지는 리더로 성장하는 교육을 말한다. 전통적인 가정교육이 통제와 처벌에 기반한 훈육 중심의 정적인 교육이었다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교육은 자유와 사랑을 기반으로 삶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동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실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를 기본으로 하여 패션, 푸드, 리빙, 예술, 독서, 미디어, 놀이, 파티 등 융합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모든 일상들을 교육 코드로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전수한 라이프스타일에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을 덧붙여 또 다른 스타일의 삶을 디자인해나가게 된다. 아이들의 일상 자체가 교육이 되는 마술인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교육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으로 키워진 포노 사피엔스들이다. 옷을 구매하더라도 디자인, 색상, 가격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 후 주문한다. 수령하고 보니 맘에 들지 않으면 이를 즉시 반품하거나 중고 장터에서 되팔기도 할 정도로 자발성과 능동성이 돋보인다. 어쩌면 학습, 즉 공부보다는 상품 구매에 더 많은 동기부여를 받는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기업 중심이 아니라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 권력 시대로 말이다. 이렇게 새로운 사회로 접어들었기에 교육 또한 고객인 학생들의 입장에서 혁신적인 전략이 수립되어야 함이 분명하다. 즉 소비자 중심의 소비사회 특성을 감안, 학습자 욕구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혁신적인 발걸음을 내딛을 때라는 얘기다.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도 설립자 제프 베조스의 경영 원칙이 반영되어 '고객 중심'으로 경영되고 있다.

 

일상에서 배움을 얻는 라이프스타일 교육은 교육 혁명의 시작이다. 아이들의 나이 수준에 꼭 배워야 할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분류해서 필수과목은 학교에서, 선택과목은 에듀테크 플랫폼에서 교육한다.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학생들이 함께하는 각각의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체험수업으로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교육, 이런 혁명은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게 한다.

 

에듀테크'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신조어'이다. 이는 오프라인 교실을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을 통해 교육을 혁신시킨다. 예를 들면 '미네르바 스쿨', '칸 아카데미', '에콜 42'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에듀테크는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직접 눈앞에 두고서 실행하는 것처럼, 가상의 교실을 만들어낸다. 

 

지구촌의 최강국인 미국은 물론 국가 디지털화 사업에 앞장섰던 인도, 중국과 유럽연합 등은 디지털 중심의 미래 사회를 미리 예견하고 미래 사회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인공지능 및 에듀테크 중심 교육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의 중독성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만 사로잡혀 학습 도구로의 사용을 가정과 학교 모두에서 막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각성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미래 교육의 핵심이다

 

글자, 영상, 디지털 등 기호를 매체로 한 의사소통은 모두 문해력과 독해력인 리터러시를 기반으로 한다. 1930년대만 해도 경상남도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들의 문맹률은 86.73퍼센트로 매우 높았지만 당시엔 1차 산업인 농업이 제일 비중이 컸던 시대인지라 문맹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 시대에도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꽤나 존재한다고 한다. 

 

난독難讀증의 경우 지능과 관계없이 문맹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도 1930년대 농업이 주업이던 경상남도의 문맹자들처럼 읽고 쓰지 못하는 것이 그다지 문제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 원주민들인지라 생활의 기본이 되는 스마트폰 기능은 모두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생필품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엔 디지털 시대의 각종 미디어 활용 능력이 곧 사회 참여와 기회로 연결된다. 이제 모든 학습은 종이책, 종이 노트가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중심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아이들은 각종 영상 미디어를 다루면서 스스로의 인성과 창의성을 성장시켜나갈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들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 안에는 생노병사, 희로애락喜怒哀樂, 의식주까지 몽땅 들어 있다.  

2030년에는 80억 지구촌 인구의 절반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한다. 왜냐하면 그런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은 기계와 인간다움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기존 인간들이 수행했던 일들을 대신한다. 따라서, 미래 세대를 위한 창의 인성 교육은 단순히 인성과 창의성의 함양이라는 명제를 뛰어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공격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공부하는가? 지구촌의 어떤 민족보다도 지혜롭다고 평가받는 유대인들의 하브루타 교육 방법을 우리 교육에 접목시켜 교육 방법을 다양화시키는 것까지는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질문하는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의 필수 요소

 

패션~ 패션 융합 라이프스타일 교육

요리~ 푸드 라이프스타일 교육

공간~ 리빙 라이프스타일 교육

 

부모의 리빙 스타일은 마치 DNA 인자처럼 자녀들의 라이프스타일로 카피되며 삶의 지향점을 만든다. 집을 통해 최초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자세와 태도를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더 많이 대신하게 될 4차 산업혁명 이후는 우리 인간들은 더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집에서 보내야만 한다. 비록 1인가구로 혼자 살아갈지라도 자기 삶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활용할 것인가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집안은 아이의 운명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아이 방 벽지 디자인하기~ 방 한족 벽면에 한지를 붙이고 아이가 스스로 그림이나 글로 디자인

픽토그램 만들기~ 가족들의 방문 앞에 각 방의 쓰임새와 방 주인의 특징에 맞는 픽토그램

목공 가구 만들기~ 테이블과 의자를 목공 DIY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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