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경쟁력은 '데이터'와 '기술'에 대한 신뢰 아닐까? 넷플릭스는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고 한다. 작품 추천, 개인화 페이지, 네트워크 운영 최적화 등 우리가 바라보는 넷플릭스 화면 속 기능들은 모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그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작품을 보여줄까?'보다 '어떻게 더 정확하게 보여줄까?'에 집중한다. 트렌드, 기술력, 소비자 요구 등 보다 본질적인 니즈보다 기업의 (임원 혹은 오너의)의사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되는 국내 콘텐츠 시장과 상당히 비교되는 지점이다.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넷플릭스의 유료 서비스가 무료 비디오 시장의 장벽에 부딪힐 거라는 것과 제한된 국내 콘텐츠의 수가 그 근거였다. 하지만 지금 완전히 뒤바뀌었다. 비디오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넷플릭스 계정만 있다면 국내 콘텐츠는 물론, 일본, 중국을 넘어서 독일,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미주지역의 작품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가 고품질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릴리즈하고, 어떤 취향도 만족시킬것만 같은 라이브러리를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은 온전히 그들에게 집중하며 '정주행'한다.
책은 넷플릭스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을 고무시킨다. "AI의 새로운 혁신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인간이 할 일과 기계가 할 일을 정확히 구별해 협업하도록 해야한다."고 책은 말한다. AI에 압도되는 것보다 효용가치에 따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자는 선언은 넷플릭스의 자신감으로 읽힌다. AI가 이끄는 디지털 산업의 한 축은 이미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주차장에서 컴퓨터를 개발하고, 모바일로 IT기기를 조정하는 서비스도 이제는 진부하다. 디지털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고 싶은 기업,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 비지니스를 선도하고 싶은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