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너를 만난 날 - 엄마의 사랑을 전하는 40주 태교 컬러링북
홍원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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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북이 대세입니다.

 색연필로 색칠하는 동안 손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고,

다양한 색깔로 그림을 채워나가는 동안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컬러링은 힐링입니다.

힐링과 정서안정이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필요한 사람. 바로 임산부.

아이를 품은 엄마의 정서와 감각은

태아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하니,

예비 엄마는 신경이 쓰입니다.

엄마의 스트레스는 태아의 스트레스,

엄마의 힐링은 태아의 힐링이지요.

컬러링으로 '태아의 오감을 자극하고 두뇌를 발달시키는' 태교법.

잔잔한 태교음악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컬러링북과 태교의 만남. 『선물 같은 너를 만난 날』입니다.  

 

 

 

세상의 모든 처음은 설렘과 기대,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그 행복한 감정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해 보세요.

 

사랑하는 태아에게 하고 싶은 말.

마의 사랑과 다짐을 적는 것으로 한 주가 시작됩니다.

아이를 안은 엄마의 모습은 아름답고 숭고합니다.

채색을 통해 마음을 채우고 아이와 보낼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 내 아이보다 더 이쁜 것은 없겠지요.

 

 

 

40주 간의 체형의 변화를 그림으로 알아봅니다. 선물 같은 너를 만난 날은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출산의 과정을 이해하도록 합니다.

 

 

하....돌잔치는 스트레스지만, 아이의 무병장수와 미래를 점쳐봅니다.

 

 

 

 

천사같은 모습


 

내 아이가 태어난 달의 꽃은 무엇일까요?

 

 

 

 

그림을 통해 육아용품을 챙겨봅니다.

 

 

 

 

영아기의 적당한 신체자극은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킵니다.

부드러운 발맛사지를 해 봅니다.

brain(뇌)와 head(머리), Digestive(소화기) 등

발반사구와 연결된 장기의 명칭이 보이네요.

 

..................................................................................

 

『선물 같은 너를 만난 날』은

한 주에 두 페이지씩 40주 간의 분량으로

색칠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컬러링 태교라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네요.

무엇보다

임신과 출산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다앙한 그림들.

태어날 내 아이를

색칠하면서 상상할 수 있는 시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 『선물 같은 너를 만난 날』 위즈덤 하우스 서평 이벤트

당첨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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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깊이를 겸비한 성석제 작가님의 투명인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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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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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내 말을 믿어보세요.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 

나미야 잡화점 드림 (p. 259)

  세 명의 빈집털이범들이 폐가로 은신한다. 이미 세월의 흔적이 그득한 간판에는 '나미야 잡화점'이 보인다. 갑작스런 인기척. 그러나 사람의 발자국은 없다. 그들은 놀란 마음으로 소리가 난 곳을 확인하다가 우편함에서 편지를 발견한다. 기이하고 뜬금없지만, 고민 끝에 익명의 상담 요청 편지에 답장을 해 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편함 편지는 답장에 답장이 거듭되고, 새로운 익명의 편지들로 채워진다. 사람의 발자취는 없음에도 끊이지 않고 우편함에 놓여 있는 편지들. 뿐만 아니라 익명의 상담 요청자들은 1980년대 말, 도둑들이 사는 현대와 무려 이십 여년 전 시대에서 편지를 부치고 있다. 우편함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여 소통하는 빈집털이범들과 익명의 상담자들.

 

  시한부 약혼남을 둔 운동선수, 무명 가수, 열아홉의 호스티스 등등. 상담자들은 각양각색이다. 도둑들은 익명의 편지에 자격지심을 느끼면서도 성실하게 답장을 보낸다. 신비로운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 그리고 그들의 삶은 알게 모르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벌어지는 이야기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로, 추리소설의 전형인 탐정, 형사들과 범인 간의 두뇌싸움을 다루지 않고, 미스테리와 추리의 형식은 차용하면서 휴먼드라마와 감동에 방점을 두었다.

 

  익명의 상담자들과 빈집털이범들, 그리고 삼십 년 전에 작고한 나미야 잡화점 주인 나미야 할아버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생각지도 못한 관계가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감동을 준다. '환광원'이라는 고아원을 중심으로 맺어진 그들. 생면부지 상태에서 익명의 편지를 통해 소통하면서, 스스로 깨닫지 못했지만 시공간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빛과 희망이 되고  삶의 이정표로 남게 된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익명의 편지들은 1980년대 말에 부쳐졌을까. 당시 일본은 희대의 버블경제를 맞이했다. 자고 일어나면 부동산과 주식이 급등하는 상황. 그러나 불과 몇 년 뒤 대장성의 긴축정책을 시발점을 이른바 '잃어버린 세월'을 감내해야 했고, 여파가 남아 있는 실정이다. 편지를 보낸 사람들에겐 현실이었고, 도둑들에게도 역사이자 현실이다. 가업과 음악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무명 가수에게, 도둑들이 냉소와 비아냥, 호통으로 답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편지를 통해 선의善意 와 인간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는 그들. 시대와 삶의 처지를 넘어 서로의 고민과 아픔에 잇속이 아닌 마음으로 답하는 사람들. 익명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들. 작가가 시대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경제의 흥망과 부침이 인간을 힘들게 하고 속물로 만들더라도, 선의와 믿음은 살아있고, 소신을 가져보자고.

 

부디 내 말을 믿어보세요.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 

나미야 잡화점 드림 (p. 259)

  그러한 가치는 '환광원'이라는 고아원을 중심으로 결속된다. 마치 소설의 인물들이 환광원과 땔 수 없는 연관을 맺은 것처럼. 결국,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쓰러져가는 고아원 '환광원'을 살리고,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과 지금의 원생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잡화점 주인 나미야 할아버지와 환광원 설립자의 염원이 아니었을까. 할아버지는 자기 성姓 '나이먀'를 '나야미(일본어로 고민)'로 놀리는 동네 아이들의 장난에 우연히 고민 상담을 하기 시작했고, 신문 기사로 나기도 했다. 삼십 년 후 기일(9월 13일)이 되면 나미야 잡화점을 하룻동안 열어달라고 유언했는데, 삼십 년 후 기일 하루 전 9월 12일에 환광원 출신인 도둑 셋이 폐가가 된 나미야 잡화점에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밝혀지는 나미야 할아버지와 환광원에 얽힌 애틋한 사랑. 환광원이 영원히 고아들의 버팀목이 되길 바라는 원생 출신 어른들의 마음. 알 수 없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러한 소원들이 모여 이루어진 동화였다.

 

 "어린시절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p. 453)는 작가의 소신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도 여실히 들어난다. 450여 페이지의 소설을 하룻밤에 다 읽게 만드는 구성력. 휴머니티를 살린 감동. 작품이 아직까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있는 이유가 아닐까.

그 기사의 제목은 인기폭발! 나야미('고민'이라는 뜻의 일본말 - 옮긴이)를 척척 해결해주는 잡화점이었다. (p.23)


"해코지가 됐든 못된 장난질이 됐든 나미야 잡화점에 이런 편지를 보낸 사람들도 다른 상담자들과 근본적으로는 똑같아. 마음 한구석에 굼어이 휑하니 뚫렸고 거기서 중요한 뭔가가 쏟아져 나온 거야." (p. 158)


부디 내 말을 믿어보세요.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 //나미야 잡화점 드림 (p. 259)


돈이 문제가 아니야. 돈 버는 일이 아니니까 오히려 더 좋은 거야. 이익이니 손해니 그런 건 다 뺴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진지하게 뭔가를 고민해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어."(p. 330 )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p.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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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방울새 2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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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 

전세계 32개국 출간 후 베스트셀러

작가 도나 타트,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14년 퓰리처상(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 분야상) 수상

완독률 98.5%(호킹지수 기준 : 아마존 킨들 완독률 지수)

워너브라더스사의 영화화 예정작


소설 한 편이 이룩한 성과다. 베스트셀러이자 완독률 98.5%의 재미와, 퓰리처상의 작품성과 깊이를 동시에 가진 소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포함해 단 세편의 소설을 쓴,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작가가 타임지 선정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니. 도나 타트가 10년 간의 집필 끝에 탈고한 소설,『황금방울새』가 궁금했다.

 


 


이 새는 왜 자신이 그토록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지, ... 더엎이 짧은 사슬에 묶여 날지도 못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라도 이 새의 존엄성을, 아주 자그마한 용감함을, 솜털과 연약한 뼈를 볼 수 있다. 두려워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새. 세상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하는 새. 

- p. 474 , 2권

 

 

황금방울새』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명화이자, 그림을 둘러싼 한 청년 시어도어 데커(시오)의 회고록이다. 1권은 테러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뀐 소년 시오의 삶을, 2권은 8년 후 성인이 된 시오가 황금방울새와 함께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를 그린다.

 

 

 

 

시간을 거슬러, 14년 전 소년 시오는 엄마와 미술관에 들러 잠시 관람하던 중, 폭탄 테러에 휘말려 엄마를 떠나보낸다. 사고 현장에서 당시 시오는 엄마를 찾기 위해 엄마가 좋아하던 황금방울새 전시실을 찾아갔고, 거기서 우연히 죽어가는 한 노인의 간청으로 그림을 몰래 들고 나온다. 그 후, 황금방울새는 시오에게 엄마를 되새기게 하는 유품인 반면, 걱정과 불안의 원천이 된다. 조금 악동같지만 재기발랄했던 한 소년의 평범한 삶은 그림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사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죽었고 그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은 전부 나의 잘못이지만, 엄마를 잃은 순간부터 나를 더 행복한 곳으로, 사람들이 더 많거나 나와 더 잘 맞는 삶으로 이끌어줄 지표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 p. 14, 1권

 

소설은 한 소년의 삶이 우연한 사고로 인해 어떻게 바뀌고 꼬이는지를 섬세한 구성과 묘사로 그린다. 편모 가정에서 갑작스레 엄마를 잃고, 고아나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 시오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자주 회상한다. 애잔하고 안타까워서, 평범한 소설처럼 결국 시오가 삶의 희망과 의미를 찾고 행복해지길 바랐지만 순탄치가 않았다. 우연같은 사건들과 사소하게 넘어갔던 것들이 나중에 운명이 되어 삶의 궤적을 바꾸는 것을, 때로는 마구 웃으면서, 때로는 가슴 아프게 바라봐야 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전개를 예상 하지 못했다. 100%에 가까운 완독률의 이유가 아닐까.

 

 

작품의 말미에 시오의 회고는 과연 인간의 운명이란 무엇이고, 그 인간의 손에서 만들어진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했다. 친구 보리스의 말처럼, 선행이 항상 선을 낳지도 않았고, 악행이 항상 악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시오의 삶은 종잡을 수 없었다.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은 운명의 사슬처럼 시오를 옭아맸다. 엄마를 잃은 상실감과 비례해서 커지는 명화 황금방울새에 대한 집착에 시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현실은 점점 어긋나가고, 시오는 그러한 상황에서 비상하려 했지만, 때로는 사기, 범죄의 늪에 빠지기도 했고, 약물중독에 걸려서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처지에 번민하기도 했다. 마치 그림 황금방울새처럼, 날개를 가졌지만 홰에 묶인 채 날지 못하고, 퍼덕일수록 어리석은 상처만 남기는 것이 운명인가.

 

그러나 시오는 그러한 날갯짓과 비정한 운명 같은 홰의 간극에서 아름다움과 예술이 만들어진다고 역설한다. 그 중간 지대에서 숭고함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중간 지대에 모든 사랑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삶에 몰두하고, 이상을 꿈꾸고, 영원과 불멸을 추구하지만 운명- 죽음 등- 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몸짓들과 현실의 운명 사이에서 마치 스파크처럼 사랑, 숭고함, 비장미와 같은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 운명에 체념하기보다 삶에 몰두하고 개똥밭같은 현실을 똑바로 해쳐나가야 한다. 아름다움은 거기에 있다. 그리고 예술은 그러한 아름다움을 영구적으로 보존해 가려는 인간 욕망의 한 자락이다.

 

시오가 황금방울새를 집착하고 사랑한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엄마를 잃은 후에 겪은 지독한 상실감, 예측할 수 없고 유한한 삶은 시오를 늘 불안과 번민에 빠뜨렸다. 그러나 17세기에 그려진 황금방울새는 오랜 세월에도 불변인 채로 세상에 남아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 1654'라는 글자와 함께. 그 존재 자체가 시오에게 위안이 되었고, "덜 유한하고 덜 평범한 사람"으로 남게 했다. 그리고 예술작품 황금방울새를 사랑했던 자신의 마음 한 조각도 그림이 존재하는 한 불멸할 것이라고 회고는 끝을 맽는다.

 

 

 

시오의 회고를 읽으면서, 마치 100세 노인 같은 스칸디나비아 소설의 위트, 러시아 소설에 담긴 진지한 인간 성찰, 그리스 비극이 주는 운명의 비장함이 한 작품에 녹아있는 듯했다. 소설은 운명, 실존의 불안과 번민, 예술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너무나도 섬세한 구성과 묘사로 풀어내었다. 운명은 어떤 형태이고, 예술은 무엇이며, 인간과 운명, 예술은 어떤 관계인가. 문학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두루뭉술해서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잡히지 않는, 말하고 싶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영역을 허구를 통해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드러낸 느낌이다. 소설이 삶의 진실을 추구한다는 명제가 적어도 황금방울새만큼은 옳다.

 

사실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를 직접 읽고 나니, 처음 완독률 98.5%라는 광고를 접했을 때와는 인상이 달랐다. 문체는 가독성 높고 평이하다기보다 한땀 한땀 바느질하듯 섬세하고 세밀했다. 마치 고전명작소설을 읽는 듯했다.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무겁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섬세한 문장은 작품의 무게감을 살렸고, 무게감은 독자를 몰입하게 했다. 근래 읽었던 동시대 소설 중에 가장 신기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장을 덮고, 아마 세월이 지나면 세계명작문학전집의 작품으로 꽂혀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들었다. 적어도 도나 타트와 『황금방울새』 독자들의 사랑은 작품이 보존되는 한 불멸할 것이다.

선한 행동이 항상 선을 낳는 건 아니고, 악한 행동이 항상 악에서 나오는 건 아니야. 안 그래? 현명하고 선한 사람도 모든 행동의결말을 알 수는 없어. 무시무시하지! - p. 442, 2권

왜냐하면, 만약 우리를 정의하는 것이 우리가 세상에 보여주는 얼굴이 아니라 우리의 비밀이라면, 그렇다면 나를 삶의 표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나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꺠닫게 하는 비밀은 바로 그 그림이었다. - p. 470, 2권

나는 환영 뒤에 진실이 있다고 정말 믿고 싶지만, 결국 환영 너머에 진실은 없다고 믿게 되었다. 왜냐하면, 마음이 현실을 내모는 지점과 현실 사이에는 중간 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곳, 두 가지 다른 면이 뒤섞이고 흐릿해져서 살밍 주지 못하는 것을 제공하는 무지개의 가장자리 같은 곳이다. 바로 모든 예술이, 모든 마술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 p. 479, 2권

 

그리고 나는 모든 사랑이 존재하는 곳이라 주장하고 싶다. - p. 479, 2권

 

운명은 잔인하지만 제멋대로는 아니라고. 자연(즉, 죽음)이 항상 이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굽실거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삶에 몰두하는 것. 눈과 마음을 열고서 세상을, 이 개똥밭을 똑바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p. 480, 2권

죽음이 건드릴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은 영광이고 특권이다. 지금까지 이 그림에 재앙과 망각이 뒤따랐다면 -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이 불멸인 한 (그것은 불멸이다) 나는 그러한 불멸성에서 밝게 빛나는, 변치 않는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 p. 480,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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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방울새 1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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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 

전세계 32개국 출간 후 베스트셀러

작가 도나 타트,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14년 퓰리처상(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 분야상) 수상

완독률 98.5%(호킹지수 기준 : 아마존 킨들 완독률 지수)

워너브라더스사의 영화화 예정작


소설 한 편이 이룩한 성과다. 베스트셀러이자 완독률 98.5%의 재미와, 퓰리처상의 작품성과 깊이를 동시에 가진 소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포함해 단 세편의 소설을 쓴,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작가가 타임지 선정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니. 도나 타트가 10년 간의 집필 끝에 탈고한 소설,『황금방울새』가 궁금했다.

 


 


이 새는 왜 자신이 그토록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지, ... 더엎이 짧은 사슬에 묶여 날지도 못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라도 이 새의 존엄성을, 아주 자그마한 용감함을, 솜털과 연약한 뼈를 볼 수 있다. 두려워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새. 세상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하는 새. 

- p. 474 , 2권

 

 

황금방울새』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명화이자, 그림을 둘러싼 한 청년 시어도어 데커(시오)의 회고록이다. 1권은 테러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뀐 소년 시오의 삶을, 2권은 8년 후 성인이 된 시오가 황금방울새와 함께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를 그린다.

 

 

 

 

시간을 거슬러, 14년 전 소년 시오는 엄마와 미술관에 들러 잠시 관람하던 중, 폭탄 테러에 휘말려 엄마를 떠나보낸다. 사고 현장에서 당시 시오는 엄마를 찾기 위해 엄마가 좋아하던 황금방울새 전시실을 찾아갔고, 거기서 우연히 죽어가는 한 노인의 간청으로 그림을 몰래 들고 나온다. 그 후, 황금방울새는 시오에게 엄마를 되새기게 하는 유품인 반면, 걱정과 불안의 원천이 된다. 조금 악동같지만 재기발랄했던 한 소년의 평범한 삶은 그림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사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죽었고 그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은 전부 나의 잘못이지만, 엄마를 잃은 순간부터 나를 더 행복한 곳으로, 사람들이 더 많거나 나와 더 잘 맞는 삶으로 이끌어줄 지표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 p. 14, 1권

 

소설은 한 소년의 삶이 우연한 사고로 인해 어떻게 바뀌고 꼬이는지를 섬세한 구성과 묘사로 그린다. 편모 가정에서 갑작스레 엄마를 잃고, 고아나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 시오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자주 회상한다. 애잔하고 안타까워서, 평범한 소설처럼 결국 시오가 삶의 희망과 의미를 찾고 행복해지길 바랐지만 순탄치가 않았다. 우연같은 사건들과 사소하게 넘어갔던 것들이 나중에 운명이 되어 삶의 궤적을 바꾸는 것을, 때로는 마구 웃으면서, 때로는 가슴 아프게 바라봐야 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전개를 예상 하지 못했다. 100%에 가까운 완독률의 이유가 아닐까.

 

 

작품의 말미에 시오의 회고는 과연 인간의 운명이란 무엇이고, 그 인간의 손에서 만들어진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했다. 친구 보리스의 말처럼, 선행이 항상 선을 낳지도 않았고, 악행이 항상 악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시오의 삶은 종잡을 수 없었다.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은 운명의 사슬처럼 시오를 옭아맸다. 엄마를 잃은 상실감과 비례해서 커지는 명화 황금방울새에 대한 집착에 시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현실은 점점 어긋나가고, 시오는 그러한 상황에서 비상하려 했지만, 때로는 사기, 범죄의 늪에 빠지기도 했고, 약물중독에 걸려서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처지에 번민하기도 했다. 마치 그림 황금방울새처럼, 날개를 가졌지만 홰에 묶인 채 날지 못하고, 퍼덕일수록 어리석은 상처만 남기는 것이 운명인가.

 

그러나 시오는 그러한 날갯짓과 비정한 운명 같은 홰의 간극에서 아름다움과 예술이 만들어진다고 역설한다. 그 중간 지대에서 숭고함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중간 지대에 모든 사랑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삶에 몰두하고, 이상을 꿈꾸고, 영원과 불멸을 추구하지만 운명- 죽음 등- 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몸짓들과 현실의 운명 사이에서 마치 스파크처럼 사랑, 숭고함, 비장미와 같은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 운명에 체념하기보다 삶에 몰두하고 개똥밭같은 현실을 똑바로 해쳐나가야 한다. 아름다움은 거기에 있다. 그리고 예술은 그러한 아름다움을 영구적으로 보존해 가려는 인간 욕망의 한 자락이다.

 

시오가 황금방울새를 집착하고 사랑한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엄마를 잃은 후에 겪은 지독한 상실감, 예측할 수 없고 유한한 삶은 시오를 늘 불안과 번민에 빠뜨렸다. 그러나 17세기에 그려진 황금방울새는 오랜 세월에도 불변인 채로 세상에 남아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 1654'라는 글자와 함께. 그 존재 자체가 시오에게 위안이 되었고, "덜 유한하고 덜 평범한 사람"으로 남게 했다. 그리고 예술작품 황금방울새를 사랑했던 자신의 마음 한 조각도 그림이 존재하는 한 불멸할 것이라고 회고는 끝을 맽는다.

 

 

 

시오의 회고를 읽으면서, 마치 100세 노인 같은 스칸디나비아 소설의 위트, 러시아 소설에 담긴 진지한 인간 성찰, 그리스 비극이 주는 운명의 비장함이 한 작품에 녹아있는 듯했다. 소설은 운명, 실존의 불안과 번민, 예술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너무나도 섬세한 구성과 묘사로 풀어내었다. 운명은 어떤 형태이고, 예술은 무엇이며, 인간과 운명, 예술은 어떤 관계인가. 문학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두루뭉술해서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잡히지 않는, 말하고 싶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영역을 허구를 통해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드러낸 느낌이다. 소설이 삶의 진실을 추구한다는 명제가 적어도 황금방울새만큼은 옳다.

 

사실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를 직접 읽고 나니, 처음 완독률 98.5%라는 광고를 접했을 때와는 인상이 달랐다. 문체는 가독성 높고 평이하다기보다 한땀 한땀 바느질하듯 섬세하고 세밀했다. 마치 고전명작소설을 읽는 듯했다.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무겁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섬세한 문장은 작품의 무게감을 살렸고, 무게감은 독자를 몰입하게 했다. 근래 읽었던 동시대 소설 중에 가장 신기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장을 덮고, 아마 세월이 지나면 세계명작문학전집의 작품으로 꽂혀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들었다. 적어도 도나 타트와 『황금방울새』 독자들의 사랑은 작품이 보존되는 한 불멸할 것이다.

선한 행동이 항상 선을 낳는 건 아니고, 악한 행동이 항상 악에서 나오는 건 아니야. 안 그래? 현명하고 선한 사람도 모든 행동의결말을 알 수는 없어. 무시무시하지! - p. 442, 2권

왜냐하면, 만약 우리를 정의하는 것이 우리가 세상에 보여주는 얼굴이 아니라 우리의 비밀이라면, 그렇다면 나를 삶의 표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나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꺠닫게 하는 비밀은 바로 그 그림이었다. - p. 470, 2권

나는 환영 뒤에 진실이 있다고 정말 믿고 싶지만, 결국 환영 너머에 진실은 없다고 믿게 되었다. 왜냐하면, 마음이 현실을 내모는 지점과 현실 사이에는 중간 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곳, 두 가지 다른 면이 뒤섞이고 흐릿해져서 살밍 주지 못하는 것을 제공하는 무지개의 가장자리 같은 곳이다. 바로 모든 예술이, 모든 마술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 p. 479, 2권

 

그리고 나는 모든 사랑이 존재하는 곳이라 주장하고 싶다. - p. 479, 2권

 

운명은 잔인하지만 제멋대로는 아니라고. 자연(즉, 죽음)이 항상 이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굽실거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삶에 몰두하는 것. 눈과 마음을 열고서 세상을, 이 개똥밭을 똑바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p. 480, 2권

죽음이 건드릴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은 영광이고 특권이다. 지금까지 이 그림에 재앙과 망각이 뒤따랐다면 -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이 불멸인 한 (그것은 불멸이다) 나는 그러한 불멸성에서 밝게 빛나는, 변치 않는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 p. 480,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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