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건강한 식습관
박민수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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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라면 주목해야 할 바로 그 책! 거꾸로 식사법 박민수 박사의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입니다. 원푸드 다이어트라거나 유명한 쉐이프업 방법을 사용했지만 결과가 별로였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같은 식사를 하더라도 순서를 바꾸면 살이 빠지는 신기한 방법이거든요.


먹고 싶은 걸 꾹꾹 참다 보면 어느 날 급발진하게 마련. 그러다 보면 요요가 오고 몸에서는 기아를 대비해서 조금만 먹어도 저장하려고 하니 정말이지 나와의 싸움을 격하게 벌여야 합니다. 20,30 대 때에는 옷 태가 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살과의 전쟁을 하지만 중년 이후로 들어가면 건강에 직결된 문제라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해요.


저는 20대 때 일주일 동안 굶어보기도 하고 점심만 먹는 다이어트도 해보았어요. 3일 동안 사과만 먹은 적도 있고 당시에 구하기 어려웠던 자몽을 구해가면서 덴마크 다이어트를 한 적도 있었죠. 그러나 모두 허사로 돌아갔어요.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포기했었죠.


먹고 싶은 대로 먹다 보니 결국 작년에 큰일이 났었고 그 뒤로는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꾸준히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탐색하다 보니 먹는 순서를 바꾸면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시작을 했어요. 이 책을 만나기 전부터 쭉 진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매 끼니마다 이렇게 먹으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실제로 그러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되도록 채소를 먼저 먹은 후 단백질 종류를 먹고 맨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거예요. 맨밥을 어떻게 먹나 싶을 거예요. 사실 완전히 맨밥으로는 저도 아직 무리에요. 그래서 사진처럼 참치를 먹는 날에는 아주 조금 남겨서 밥과 함께 먹기도 해요.


빵을 먹는 날에는 훨씬 수월해요. 기본 간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채소는 되도록 드레싱을 치지 않고 먹고 있지만 가끔 올리브유, 발사믹 정도는 뿌리고 있어요. 리틀포니 생일에는 소고기 미역국과 채소 등등을 준비했었는데요, 이럴 때에도 채소부터 먹고 맨 마지막에 밥을 먹는 거예요. 김밥을 먹을 때에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먹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다이어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혈당을 서서히 올리기 위함이에요.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의 박민수 박사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면 급격히 인슐린이 분비되고 그러면 허기가 몰려온다고요. 그럼 배고프니까 또 먹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채소부터 먹고 탄수화물을 후 순위로 미루는 습관을 들이니까 밥이나 빵을 먹을 때쯤 되면 너무나 배가 불러요. 아침 식단은 보통 300~350 칼로리 정도로 맞추고 있어요. 그런데도 다섯 시간 정도는 거뜬해요. 그래서 매 끼니를 이런 분위기로 먹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


대신 채소를 먼저 먹는다는 원칙만은 지키고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는데도 생각보다 체중 감량이 더디더군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문제가 뭔가 분석해 보았어요. 26페이지에 있는 '내 몸을 망치는 악성 다이어트'를 보고 판단해 보니 운동량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어차피 식후에 혈당도 소모해야 하니까 하루 세 번 간단하게라도 걷기를 실천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7천보 가량을 한 번에 걸었다면 지금은 3천 - 2천- 3천으로 나누어 걷고 있어요. 그리고 집에서 늘 점잖게 있었지만 요즘은 음악을 틀고 둠칫둠칫 하면서 일상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어요.


34페이지에 있는 나쁜 식사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니 저는 4가지가 해당되었어요. 식습관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지만 그래도 되도록 리스크를 없애도록 노력하기로 했어요. 박민수 박사가 하는 말들은 모두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니까 새겨둬서 나쁠 게 없죠.


채소의 양은 하루에 500g이 권장되고 있었어요. 식이 조절 시에는 700g까지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니 이점도 참고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채소 500g을 어떻게 먹나!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못 먹을 것도 아니더군요. 다만 부피에 관한 문제니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잘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채소의 7가지 장점이 있는데, 이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새겨두는 게 좋겠다 싶어요.


1. 식후 혈당을 낮춘다.


2. 천연 항산화제다


3. 항암 효과가 있다.


4. 장이 편해진다.


5. 독소 배출을 돕는다.


6. 혈액 순환을 돕는다.


7. 비만 치료제다.


거꾸로 식사법의 요점은 식사를 할 때

채소- 반찬 - 밥

순서로 먹는 거예요. 처음에는 진짜 어색하거든요. 그렇지만 생활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간이 약해졌어요. 젓갈류나 밑반찬은 찾지 않게 되었고요.


​저는 오랫동안 살과 함께 살아서 그런지 저항성이 커서 잘 안 내놓으려고 하나 봐요.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느끼게 된 게 있는데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도 안 부어요. 예전에는 부석부석했었거든요. 채소부터 먹는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거의 붓는 일이 없어요. 물론 전날에 무리했다거나 할 때에는 손이 붓긴 해요. 그렇지만 평소에는 그렇지 않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젓가락을 이용해서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좋아요. 사진 속의 아침 식사를 완료하는데 20분에서 30분가량 소요되거든요. 꼭꼭 씹어먹으며 채소 각자의 맛을 느끼는 시간이 좋아요.

이 책은 건강한 식단 짜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요. 숙면과 스트레스 관리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마음 챙김에도 도움이 되고요. 갑자기 살을 확 빼려는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요 없이 장기적으로 건강까지 관리하면서 진행할 사람에게는 딱 좋은 책이에요.


직접 실천하고 있는 와중에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를 읽었더니 공감할 내용이 참 많았어요. 그러므로 꾸준한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분이나 혈당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만나보는 게 좋겠어요. 가볍게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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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깨부수기 - 성차별의 역사와 여성의 투쟁 Philos Feminism 10
마르타 브렌.옌뉘 요르달 지음, 손화수 옮김, 권김현영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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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았을 때에는 마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10페이지에서 슬슬 빡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남녀를 떠나서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더라도 누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당장 뉴스의 댓글칸만 보더라도, 가끔은 네이버 뿜만 보아도 이런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보다 더 나은 권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 싶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여자를 하등하게 취급했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는 성차별적 망언을 내뱉은 유명인들을 하나씩 집어내어 소개합니다. 시대상으로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이해해 주기에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남자들로부터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 -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다룹니다.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칸트, 니체, 헤겔, 프로이트, 다윈, 우디 앨런 등 가부장제를 주장하며 남자의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또한 보도록 했던 그들을 고발합니다.




"모르는 게 약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성차별과 싸웠던 여성들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자!"


저는 과격하고 파괴적이거나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그릇된 일을 자행하는 페미니스트는 싫어합니다. 그렇기에 그냥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구도가 되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맙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에서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권리를 주장한 여자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페미니스트들은 전 세계에서 조롱이나 괴롭힘, 때로는 사냥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참정권을 갖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사회는 그리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자의 시선으로 본 사회가 얼마나 불합리했었는지 재조명하는데, 이를 보면서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100여 년 후에 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즐겁게 읽으며 힘을 내었는데 마지막엔 괜히 찡하고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성차별주의자가 지배하는 세상에 나는 여전히 존재하며 내 딸은 거기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속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데다가 그래픽 노블로 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상당히 묵직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여성에 관한 비하, 잘못된 관념, 혐오 등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차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성인은 물론 중고교생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성 평등 학습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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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과학자들 - 인류 최초 블랙홀 촬영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애나 크롤리 레딩 지음, 권가비 옮김 / 다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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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 최초로 빛까지 삼키는 블랙홀을 촬영해낸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블랙홀이 무엇인지부터 알려주며 시작하고 있으므로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블랙홀이라는 개념은 아주 어릴 때 SF 영화였나 아니면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주 공간에 존재하며 세상 모든 것을 빨아들이다 못해서 빛까지 모두 흡수해버리는 무시무시한 공간이었죠.



블랙홀은 저에게 있어서는 두려우면서도 신비한 미지의 공간이었습니다. 마치 버뮤다 삼각지역과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빛마저 빨아들이는 그곳은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하는 신화의 영역이었으나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들이 꾸준히 그래왔듯 탐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빛과 어둠을 이용하여 평면에 그려내는 것을 사진이라고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텐데, 감히 블랙홀을 촬영하겠다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선을 넘는 과학자들>은 그런 시도를 하고 마침내 성공해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블랙홀을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셰퍼드 돌먼이라는 과학자는 이런 프로젝트를 제안하였습니다.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지만 끈기와 기술의 발전, 팀워크 등으로 드디어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2019년 4월 인류 최초로 블랙홀 핵심부를 영상으로 확인했다는 기사를 읽을 때에도 허황된 가짜 뉴스가 아닌가 했습니다. 그야말로 제가 가지고 있던 개념을 단번에 부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EHT로부터 공개된 사진은 마치 밝게 빛나는 던킨 글레이즈드 도넛 같았습니다.



이 블랙홀은 블랙홀 후면에서 온 빛이나 주변에서 발생한 빛이 강한 중력에 의해서 둥글게 휘감긴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름 1000억 Km의 약간 기울어진 고리 모양의 구조 내부에 존재하는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보고서도 믿기 어려운 사진이었습니다. 센터의 어두운 공간은 내부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해서 형성된 곳으로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불립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할 때는 과연 미래에 촬영까지 가능하리라 예상했을까 생각하니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EHT는 거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하였는데 지금까지는 성능이 훌륭한 전자 망원경으로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성능 개선을 통해서 해내게 되었습니다. 파장을 작게 만들면서 스페인, 미국, 남극, 칠레 등지에 흩어져있는 8대의 전파망원경과 망원경들을 동시에 사용하여 엄청난 크기의 망원경처럼 이용했습니다.



만화에서 느끼던 바로 그런 느낌입니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서 하나로 사용한다는 건 - 손오공이 원기옥을 쏘는 것처럼 여겨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들은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사이에 그들이 기울여야 했던 노력이라거나 갈등, 좌절과 행동력은 어벤저스 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 못지않은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을 넘는 과학자들>은 이렇게 블랙홀을 촬영했다!는 것보다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블랙홀 촬영 이야기가 쏙 빠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해냈는지 그 단계를 차곡차곡 밟으면서 설명해나갑니다. 그래서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을 넘는 과학자들>은 블랙홀 촬영에 성공했음을 함께 기뻐하는 성인이나 천체물리학 혹은 우주과학에 흥미 있는 청소년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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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 한 시절 곁에 있어준 나의 사람들에게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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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달님은 따뜻한 눈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그런 시선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에는 좋은 것만 보고 자랐기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서 크나큰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름 삶의 우여곡절이 많다고 생각해왔던 나만큼이나 복잡한 사연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삶 속에 들어온 이들을 밀어내거나 내치는 대신 그들이 선사한 소중함을 꼬옥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저는 막냇동생과 비슷한 또래의 작가를 보며 배움을 얻습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미워할 대상을 찾고, 소중함을 잊어버린 채 꿈속에서라도 싸우고 마는 저와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모습은 이름 그대로 달님을 닮았습니다. 역시 이름은 정성껏 지어야 하는 거로구나 했습니다.

첫아이라 신중하게 생각하며 지어주신 이름을 싫어하게 된 건 불릴 때마다 쌓여온 불편함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요즘은 중요하게 그리고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기에 점점 이름에 대한 의미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환되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삶의 뒤안길쯤에 서게 되니 변화를 느끼며 따스함과 견고함을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된 것들을 김달님은 벌부터 깨닫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함도 담겨있었고, 얼굴도 모르는 엄마에 대한 아련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도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애착형성이 잘 안되면 많은 곤란함을 겪게 된다던데 저자에게는 그런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과의 관계 역시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건 할머니의 사랑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넓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몸 주변에 실드를 치면서 단단히 방어하는 나와는 상당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아름답습니다. 책은 폰트마저 사랑스럽습니다. 딱딱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격식을 파괴한 것도 아닌 중심의 멋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제를 하면서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문장과 닮았습니다.

이 책을 만든 편집자는 이런 것까지 고려했던 걸까요? 소중하게 한 자 한 자 적어내려간 것처럼 예쁘게 또박또박 놓여있어서 더욱 마음에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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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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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할 책은 틱낫한 스님이 지구별 여행을 마치면서 남긴 마지막 당부입니다. 삶을 여행이라고 표현하였지만 그의 생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영적 지도자이며 살아있는 부처라고 불리는 틱낫한 스님의 유고작입니다. 종교를 떠나서 삶을 살아가며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인류의 영적 스승 타이이자 종교지도자였으며 평화운동가였던 틱낫한 스님이 자신이 사랑했던 세계와 인류에게 작별을 고하며 마지막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와 생태계는 모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융합하며 서로 사랑해야만 하는데도 끊임없이 상처를 입히며 갈등합니다. 아주 크게 보기에는 지구적인 문제부터 작게는 내 주변에 벌어지는 일들까지 여러 가지 갈등 요소가 있습니다. 스님은 팬데믹을 느끼지 못하셨을 것 같지만 이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아울러 말씀하십니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미래에서 잠시 빌려온 지구의 환경을 우리는 파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하여 애쓰며 갈등하다 보니 점점 위험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은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는 길은 지구가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 듣고 그에 응답하는 것이라 가르칩니다.



지구는 우리를 사랑하는 존재이며 우리를 위해서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삶의 방식이 그릇된 탓에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합니다. 명상을 통하여 마음 다함의 자세를 지키다 보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합니다. 불안하고 초조할수록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존재를 느끼고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속해있는지 왜 이곳을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지구의 일부라는 사실을 느끼면 불안함과 고통에서 벗어나 비로소 진정한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지구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 속해있습니다. 그러므로 명상과 마음다함을 통하여 조용히 머무르다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는 가르침을 줍니다. 나와 미래세대 그리고 지구는 각각의 별개의 것이 아니라 어울려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다함의 수련법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정표를 찾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면 지구를 구하는 변화와 치유에 접근하였음을 알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을 궁리하였습니다.



깨달음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만큼 지속적으로 수련을 하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구에 닥친 어려움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마음을 먼저 고요하게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지금부터 당장 해야겠다는 조급함은 내려놓고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고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수련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씀하신 대로 어느 순간 방법은 저에게 찾아올 테니까요.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는 가이드는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불교는 아니지만 좋은 말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존재함의 근본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지구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다섯 가지 마음다함의 수련법을 따라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조금씩 가까이해보며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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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두려움에 맞서고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다섯 가지 명제 - 이를 암송하며 명상을 합니다. 호흡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며 '다섯 가지 명제'를 암송하면서 평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늙도록 태어났다. 늙음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아프도록 태어났다. 병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죽도록 태어났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나에게 귀중한 모든 것과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변하도록 태어났다. 그들과 헤어짐을 피할 길은 없다.

내 행동과 말, 마음은 스스로 행한 것이다. 내 행동은 나의 연속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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