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깨부수기 - 성차별의 역사와 여성의 투쟁 Philos Feminism 10
마르타 브렌.옌뉘 요르달 지음, 손화수 옮김, 권김현영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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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았을 때에는 마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10페이지에서 슬슬 빡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남녀를 떠나서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더라도 누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당장 뉴스의 댓글칸만 보더라도, 가끔은 네이버 뿜만 보아도 이런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보다 더 나은 권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 싶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여자를 하등하게 취급했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는 성차별적 망언을 내뱉은 유명인들을 하나씩 집어내어 소개합니다. 시대상으로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이해해 주기에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남자들로부터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 -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다룹니다.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칸트, 니체, 헤겔, 프로이트, 다윈, 우디 앨런 등 가부장제를 주장하며 남자의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또한 보도록 했던 그들을 고발합니다.




"모르는 게 약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성차별과 싸웠던 여성들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자!"


저는 과격하고 파괴적이거나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그릇된 일을 자행하는 페미니스트는 싫어합니다. 그렇기에 그냥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구도가 되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맙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에서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권리를 주장한 여자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페미니스트들은 전 세계에서 조롱이나 괴롭힘, 때로는 사냥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참정권을 갖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사회는 그리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자의 시선으로 본 사회가 얼마나 불합리했었는지 재조명하는데, 이를 보면서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100여 년 후에 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즐겁게 읽으며 힘을 내었는데 마지막엔 괜히 찡하고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성차별주의자가 지배하는 세상에 나는 여전히 존재하며 내 딸은 거기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속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데다가 그래픽 노블로 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상당히 묵직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여성에 관한 비하, 잘못된 관념, 혐오 등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차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성인은 물론 중고교생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성 평등 학습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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