止觀 : 멈춰서 바라보기 IPKU 4
마인드랩 편집부 지음 / (사)마인드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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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시절을 살아가다 보니 우리는 때때로 너무나도 많은 것들에 쫓기며 버티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죠. 더 많은 걸 소유하고 남들보다 우수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은 놓치기 일쑤이기에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 거 같아요.

 

 

이런 분주함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다시 한번 정비하고 싶으시다면, 저는 마인드랩(IPKU)에서 출간한 무크지 <지관 : 멈춰서 바라보기>를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한 번 읽고 마는 - 좋은 글귀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숨어있는 성찰의 힘을 스스로 일깨우도록 자극을 주는 도서이기 때문이에요.

 

IPKU 스토리 4"잠시 멈추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 삶에 스며든 익숙하지만 낯선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시도로, 당연하다고 여겨온 감정들과 습관적으로 맺어온 관계들, 그리고 현실이라 믿어온 내면의 풍경들을 다시 보고자 합니다. 멈춤은 게으름이 아니라 삶을 돌아보기 위한 작은 쉼이며, 숨을 고르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지금 서 있는 자리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p.005 새로운 삶의 IPKU 편집부. 잠시 멈추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불교의 고전적인 수행법인 지관(止觀)에서 영감을 얻어,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잠시 잃어버렸던 본연의 평온과 지혜를 찾는 이정표가 되어준다고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중한 경험이 필요한 이때, 잠시 멈추고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 책의 초입에는 마인드랩의 이사장이자 <지관: 멈춰서 바라보기>의 발행인인 조성택 님이 지관(止觀)이란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두었어요. 평온과 행복을 위한 삶의 기술. 바로 그것이었죠. '그칠 지''바라볼 관'이라 얼핏 그저 멈춰서 바라보는 것만을 떠올릴 수 있어요.

 

 

하지만 눈을 감고 가만히 빈 공간을 주시한다거나 멍 때리는 것과는 다르다는걸,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마음 훈련이나 일종의 명상법이라고 생각하며 흥미를 갖고 책을 열었더랬어요.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책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지와 관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균형을 이루며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과연 내 삶에서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했답니다. 우리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분노와 슬픔, 괴로움 등의 감정들을 직면하고 그 마음 사이의 틈새에 들어가 객관적으로 관조(觀照) 할 수 있을지...

 

 

저는 이런 지관의 과정이 내면의 평화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성장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제 딸이 바라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 - 그러니까 여러 가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지혜롭게 다스리는 그런 경지에 가까워지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느꼈어요.

 

지난주, 저는 며칠 동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마음의 고통을 앓았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주 작은 씨앗이었을 뿐인데 그걸 싹 틔운 건 저였더라고요. 가끔씩 제겐 의지와 상관없이 과도하게 밀려들어오는 감정의 파도가 있어요. 주체할 수 없이 허우적거리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슬픔을 느끼곤 하죠.

 

 

부정적인 감정들은 정말 놀라운 증식력을 가지고 있나 봐요. 하나의 감정이 생기면 꼬리를 물고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번의 고통 속에서 올해 봄에 들었던 마케팅 강의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툭하고 떠오르더군요. '부정적인 감정의 흐름을 끊으려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장기화되면 더 큰 상처로 남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인상적인 말씀이셨어요.

 

이번에도 밀려드는 부정적인 감정들과 싸우며 저만의 논리로 왜곡된 심리를 하나하나 부숴가면서 결국 마음을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의 격렬한 전투는 몸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두었더군요. 극심한 두통과 무기력함, 그리고 속이 상해 아팠던 가슴에서는 흉통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당뇨인인터라 혹시라도 이러다가 객사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에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답니다. 그야말로 마음이 만들어낸 감옥에 육체가 갇힌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신선한 샐러드를 배달시켜 먹었더니 저를 괴롭히던 통증이 싹 사라지지 뭐예요. 꿈속에서는 잔영이 남아서 시끄럽게 떠들곤 했지만 모처럼 숙면도 했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쉽게 신체화(身體化) 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결국 정말 중요한 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렸더군요. 어쩌면 제가 무의식중에 경험했던 이 과정이 지관(止觀)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관(止觀)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 왜곡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관찰하면서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도록 하는 삶의 지혜라는 걸 제대로 깨달은 것 같아요.

 

 

몸의 반응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습관은 자기 돌봄의 출발점이 됩니다. 감정은 때로는 말로 표현되기보다 몸을 통해 더 먼저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몸이 전하는 작은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들여다보는 건 더 균형 있는 삶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p.159 박수빈. 삼킨 감정, 소리치는 몸, 이제는 들어야 할 때

 

<지관 : 멈춰서 바라보기>는 우리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안내자가 될 만한 책이었어요.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이름표 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면의 지혜를 키우는 계기를 전해주니까요. 어쩌면 지관(止觀)이란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삶의 기술이며, 스스로를 돌보는 치유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책으로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잊지 않고 실천하며 성장하길 원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딸이 말하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겠죠.

 

 

바쁜 삶 속에서 진정한 자신과 만나고 싶은 분, 마음 훈련으로 평온을 찾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잠시 멈춰 서서 삶을 바라보는 성찰의 여정에 <지관: 멈춰서 바라보기>는 큰 힘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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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 - 사회 운동과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지점
야마구치 슈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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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슈의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비즈니스 활동의 근본을 들여다보며 철학적으로 고민하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설명하는 도서에요. 기업의 성공 방정식을 소비자 심리 분석에 바탕을 둔다면 어느 선까지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기 힘든 이유를 특유의 통찰력을 들어 표현하고 있죠.



소비자 심리에 부응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효율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게 과연 미래성이 있는 사고방식인지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를 던져주고 있답니다. 더불어 지금의 기업들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있죠.


올해 마케팅 심리 관련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소비자 심리에 대해서 배우면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즈니스와 인간관계의 원리를 나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식을 뒤집는 것이야말로 미래지향적인 기업이 가져야 하는 자세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구글이나 테슬라, 파타고니아 같은 회사들이 어떻게 기존과는 다른 비판적 시각으로 시장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비즈니스가 우리의 삶과 어떤 철학적인 연결 고리가 있는지를 다루는 책이니까 경제, 경영에 대해서 전혀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대개 마케팅이라고 하면 고객의 심리를 분석하고 숨겨진 니즈를 찾아내어 충족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심지어 한 번 실수를 했더라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고객의 신뢰도가 이전보다 확고해질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야마구치 슈는 이런 접근 방식이 미래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요.



생각해 보면 우리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대부분 이전의 경험 혹은 상상할 수 있는 것들 안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고객 심리를 열심히 분석해 봤자, 결국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틀 안에서만 움직이게 될 확률이 높은 거죠.



그래서 작가는 크리티컬 비즈니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나왔어요. 이는 고객의 필요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직까지 생각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가치를 기업이 먼저 제안하고 창조하는 방식이에요. 즉 무언가를 많이 팔아야겠다는 측면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존재 이유,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거라고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고객 심리 분석을 넘어선 비전이 어떻게 시장을 바꾸었는지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어요.



구글은 "검색 엔진을 멋지게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출발한 게 아니에요.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누구나 쉽게 찾아서 쓸 수 있게 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죠. 뭘 검색하고 싶어 하는지를 분석하기보다는 접근성 자체를 바꿈으로써 나가아서는 세상을 바꾼 거죠.



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세상을 바꿔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화석 에너지의 고갈과 관련한 이슈가 계속되어 왔음에도 사람들은 오히려 점점 더 큰 차-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차를 원했잖아요. 그런데 테슬라는 인류의 미래라는 윤리적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고객들이 전기차를 구입하고 나아가서는 미래를 생각했다는 만족감을 갖게 했어요.



이런 예를 들어가면서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객이 뭘 원하는지 분석하기보다는 고객이 앞으로 무얼 신념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먼저 제시한 셈이죠. 이게 바로 시장을 창조하는 힘이라고 해요.


책을 읽다 보니 ESG 경영이 자연스레 떠올랐어요. 작가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 없는 어젠다를 가지고 시장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요즘 기업들이 왜 ESG에 집중해야 하는지와 연결되고 있거든요. 책에서 기업은 이윤만 좇는 경제적인 주체가 아니라 사회와 인류 전체에 미치는 영향 및 윤리적 책임과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요.



이런 관점은 ESG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 철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과 딱 맞아떨어지는 거 같아요.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투명하게 운영하는 건 국가나 투자가들의 규제 혹은 제한 때문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지향해야 하는 본질적인 가치에서 나와야 한다는 거죠.


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마케팅 업계 종사자도 아닌데…그렇다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 없는 건 아닐까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읽어보니까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도서가 아니더라고요.



'제6장 활동가를 위한 10개의 총알'이라는 챕터가 있는데요, 이 파트를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소비자 심리를 공부할 때에도 이건 마케팅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인간 심리에도 적용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 책도 마찬가지였죠.



7장부터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 소비자들이 이런 크리티컬한 사고방식을 일상에 적용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상세히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비즈니스 세계의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 뿌리에는 개개인의 삶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했어요.


야마구치 슈의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비즈니스 관점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개인의 인생, 소비자로서의 크리티컬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한 교양 비즈니스 철학서라 하겠어요.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마케팅의 본질과 기업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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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 - ‘부동산발 대공황’ 시장의 재편과 투자 전략
박감사(박은정)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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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목이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이라 솔직히 말해서 집을 살 계획이 없는 - 아니 살 수 없는 - 저에게는 별로 필요치 않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아는 것이 힘!이니까 일단 읽어보자고 했죠. 하지만 완독한 후에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부동산 추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부동산 서적이라고 하면 으레 전문가나 투자자만을 위한 경제학 도서인 경우가 많은 반면, 이 책은 대한민국의 경제 흐름과 우리의 삶과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상황을 지적하는 방향을 갖고 있더군요.


저자인 박감사(박은정)은 오랫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과 경제 동향 분석으로 부동산 최저점 매수 시점을 읽는 통찰력을 기르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집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이 정도 흐름은 반드시 알아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복잡한 경제 용어와 이론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 준다는 점이에요. 평소 경제 뉴스에 무관심했던 저조차도 막힘없이 술술 읽어가며,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던 경제 원리와 부동산 동향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조금 상식이 있다면 분명 빠르게 주요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저는 주변에 오랫동안 공실로 남아있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 상가나 유치권 현수막이 걸린 채 방치된 신축 건물들을 보면서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었어요. 알고 보니 정말 큰 문제더라고요.


바로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대출이라는 핵심적인 키워드와 결부되어 있었는데요,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에 기대어 조달되는 대규모 자금이 시장 불황과 맞물려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미분양과 공사 대금 미지급, 유치권 행사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는 거였죠.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을 읽으며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많은 경제 이슈들에 무지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제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사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실적인 위기들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거죠.


사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2025년 10월 16일부터 새로운 주담대 한도 조정이 시작되었다는 소식도 모를 뻔했어요. 물론 출간일이 있으니 이 책에서 다룬 건 아니지만, 거론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의 뉴스 기사를 검색해 보다가 알게 되었거든요.



이제는 집값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고,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된다고 해요.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는 최대 4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되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와 6억 원 한도 중 더 적은 금액이 적용된다더라고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지만, 내 집 마련이나 주택 거래를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2022년 강원 레고랜드 개발사업 부실 사태


솔직히 저야 SNS를 보면서 레고랜드에 사람 정말 없네...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만 했었을 뿐, 2022년에 개발사업 부실 사태가 있었던 것도 몰랐더랬어요. 그런데, 2022년 9월, 강원도가 레고랜드 개발사업을 위해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전국적인 자금 시장 경색을 초래했던 사건이라더군요.  지자체의 보증이 있어도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금융권 전체에 신용 위기를 불러온 큰 사건이었대요.


◆ 2024년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2023년 7월에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즉 뱅크런이 발생했다는데요, 당시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싶어 돈을 찾겠다고 길게 줄을 섰던 엄청난 일이었더라고요... 그런데, 아니 저는 그런 것도 전혀 몰랐어요. 다행히 새마을금고는 2024년에 고강도 구조 개선을 통해 24개 금고를 합병하는 조치를 하면서, 자산건전성 지표인 전체 연체율은 2024년 말 기준 6.81%로 2023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요.


◆ 저축은행 PF 연체율 심각성


그런데 새마을금고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 문제도 무척 심각하다고 해요. 2025년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은 18.9%로 지난해 말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고, 특히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36.42%에 달하기도 했으니까요. 저축은행들도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서 대규모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산 건전성 확보에 충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아무것도 몰랐다는 건, 부동산, 투자와 관련이 먼 제게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경제 시스템과 개인의 가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대 이슈였던 만큼 삶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금 깨달았어요.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은 중후반부까지 현재의 위태로운 부동산 경기와 그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주기 때문에, 읽다 보면 이제는 내 집 마련은 글렀구나 하며 실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의 포인트이자 희망의 메시지가 바로 '특별부록' 부동산 격랑 시대 생존 필수 노트에 담겨있더라고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현명하게 생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으니까 끝까지 읽으면서 희망을 다시 찾아오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불안한 전세 시장에서 세입자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전세 체크리스트'는 물론, 위기 상황에서 나의 자산을 지키고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갈아타야 하는 이유와 최적의 타이밍', 그리고 이에 대한 상세한 '체크리스트'까지 안내하고 있으니까 매입은 물론  안전한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까지 모두에게 도움 될 거예요.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은 시장의 동향만을 알려주는 서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 경제적 지형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도록 가이드 하는 책이었어요. 그렇기에 최저점 매수 타이밍을 재며 투자를 목적으로 하든 그렇지 않든,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부동산 추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부동산은 단지 재화의 가치만을 갖는 게 아니라 사회 문제, 가계 경제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불안한 시기일수록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다가올지도 모르는 위기에 대비하는 힘을 기른다면 미래를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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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 - ADHD인이 ADHD인을 위해 쓴 책
메러디스 카더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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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러디스 카더의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는 ADHD 진단을 받은 이들은 물론이고, 일상에서 다양한 어려움이나 혼란을 느끼는 분들에게 공감 될만한 내용이 담긴 도서예요. ADHD란 무엇인가를 낱낱이 분해해서 짚어주는 타입이라기보다는 ADHD라도 자신의 뇌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면 이전보다 편안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뇌가 고장 났다거나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자책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우울증까지 겹칠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요지죠.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는 심리 도서이자 자기계발서로서 혼란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 되는 도서이므로 성인 ADHD는 물론 아동 ADHD 자녀를 케어하는 부모님께도 좋을 거 같아요.


저자인 메러디스 카더는 성인 ADHD를 진단받은 후, 오히려 그동안 - 스스로 엉망이라고 생각했던 -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생각과 생활 패턴을 정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다가 마침내 ADHD 코치까지 되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는 - 어떻게 생각하면 스스로 드러내기 힘든 부끄러운 흑역사까지 포함해서 자신의 경험과 직접 만났던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토대로 해서 이 책을 정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챕터 하나하나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그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며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ADHD가 뇌의 결함이라고 생각해온 분들도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를 읽는다면, 결함이 아니라 세상에 반응하는 특별한 방식임을 알게 될 거예요. 타인과 다른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고 움츠러드는 대신, 자기를 이해하고 생활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는 ADHD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 일상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예시로 들면서 왜 그런지를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죠.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충동구매, 돌발 행동, 시간 관리의 어려움,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문제 등 ADHD의 주요 특징이 삶에 어떻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매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도구, 연습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어요. 주의력을 관리하는 방법, 시간 관리 라거나 일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법 같은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으니까 필요한 부분은 차근차근 따라 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저는 ADHD가 아니지만 정말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책을 읽었어요. 특히 다음의 세 가지 내용이 퍽 와닿았는데요, 거절과 완벽, 가면으로 인해 고민하는 분들께도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가 도움 될 거 같아요.



거절을 못 해서 손해 보는 성격

완벽을 추구하느라 늘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

솔직한 자신을 내보이지 못해 가면을 쓰고, 그로 인해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안는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따라 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1. 거절을 못 해서 손해 보는 성격


저자 역시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어서 머리가 터질 정도로 힘들어했던 적이 있더라고요. 심지어 자신의 일이 버겁다는 걸 알면서도 솔직하게 - 생각해 보니 능력 밖이네요, 죄송해요...라고 할 용기도 내지 못했고요. 결국 시간과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되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자기 경계를 설정하고 우선순위를 명확히 잡음으로서 불필요한 부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답니다.



2. 완벽을 추구하느라 늘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


ADHD라고 하면 산만해서 집중을 못 한다고 오해하시는데요, 오히려 과몰입이나 초집중을 하면서 완벽주의적인 면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사실 '완벽'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기란 힘들다는 거 우리 모두가 알잖아요. 그러므로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충분히 잘 했다고 스스로를 응원할 필요가 있어요.



3. 솔직한 자신을 내보이지 못해 가면을 쓰고,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안는다면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를 읽어보셔요. 다른 사람들이 내 허점을 눈치채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늘 무리하고 그러다 보면 분명 어디선가 폭발해버리기 마련이거든요. ADHD 건 아니건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태도인 거 같아요.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는 성인 ADHD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에요. 서두에서도 작가가 일러두고 있지만, ADHD가 있는 분이라면 하나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때로는 힘들 거예요. 그래서 작가는 순서에 상관없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을 수 있게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그러니 ADHD로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책과 함께 행복한 여정을 떠나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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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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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이 저 역시 ‘나는 누구일까?’, ‘지금의 나는 왜 이런 성향을 갖게 되었을까?’하는 질문을 품고 살아왔어요. 그리고 자식이 커가는 걸 보면서는 ‘혹시 내가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잘 못한 건 없을까?’하는 생각도 하곤 했죠.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 있다면 그건 또 어디서부터 기인한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막연하기만 했던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답니다. 바로 케빈 J. 미첼의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라는 도서였는데요, 뇌 과학과 유전학이라는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해서 인류, 나아가서는 개인의 존재를 탐색하는 우수도서였어요.


이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 과학 도서라서 처음부터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파악하고 들어가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런데 다행히 독자에게 무척 친절한 책이라서 개요를 이해하고 시작할 수 있답니다. 서문을 건너 뛰고 읽는 분들도 많겠지만, ‘안내의 말’에 간단한 개요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모쪼록 읽어주셨으면 해요.


책의 성격을 미리 파악하고 독서를 시작하고 싶거나, 이과 지망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반드시 이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걸 추천해요. 그러면 책 전체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데다가 끝까지 다 읽고 돌아와 다시 서문을 보면 모든 내용이 한 번에 정리되거든요.


이 책의 핵심은 인간의 본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과학적인 내용으로 풀어나간다는 데에 있어요. 누구나 타고나는 천성이 있다며 유전자가 모든 걸 결정한다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환경에 따라서 많이 좌우된다고 하죠.


 


그런데 저자는 이 두 가지 관점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복합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어요. 유전적 요인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그리고 직접 겪는 경험들이 놀랍도록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우리의 내면을 빚어낸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계속 반복해 전하고 있었죠.



우리는 태아 일 때부터, 아니 성염색체 시절부터 수많은 가능성과 오류를 안고 있어요. 그리고 태어난 후에는 환경 속에서 이런 부분들이 발현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하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면이 있으니까 그건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셔요.

 


그래도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 거 같아서 살짝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복잡한 인간 내면세계의 지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요. 덕분에 방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 전반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기초적인 접근과 유전 연구의 기본적인 방법론을 다룹니다. 우리가 흔히 '타고난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규명되는지, 그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 후반부: 뇌의 복잡한 작용과 환경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유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의 행동과 성격, 인지 능력 등이 뇌과학적 관점과 환경적 요인과 결합하여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다루죠.


 


- 마지막: 책 전체를 아우르며 유전과 환경, 경험이 정교하게 엮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점을 여러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경이로운 과정 속에서 탄생했는지 성찰하게끔 이끌어 줄 거예요.



솔직히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라는 도서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분량과 흐름, 보조 설명 그림까지 확인하고서 큰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마치 대학 때 품고 다녔던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방대한 분량에 전문적인 내용을 보고서 완독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리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며 읽기 시작하자마자 괜한 염려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자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부터 섬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전혀 걱정할 게 없더라고요. 통계나 신경계 발달, 유전 법칙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기초부터 잡아주니까 깊은 내용까지 서서히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어요.


각 단계를 꼼꼼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이 정말 대단해서 저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들더라고요. 덕분에 잊고 있었던 용어들이 개운하게 정리되었기에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기쁨도 느꼈다는 게 좋았어요.



책을 덮고 나서는 정말 읽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품어왔던 의문 그리고 저 자신이 원죄처럼 느꼈던 문제들이 어느 정도 길을 찾은 듯했거든요. 마치 뇌 과학의 사피엔스 같은 충격도 받았답니다.



읽는 동안 설득력 있는 문장과 내용에 푹 빠져들었던 거 같아요. 알고 있던 내용은 명료하게 정리되고, 몰랐던 내용은 새롭게 파악하면서 무언가가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으로 지식도 얻었지만, ‘존재’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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